꿈결인듯 새들이 재잘대며 잠을 깨운다.
창밖의 산수유 노란꽃망울도 봉긋거린다.
다시 온 봄의 태동에 한껏 기지개를 편다.
복잡한 일들로 한동안 걸음을 쉬었더니
금세 나른함과 졸음이 체중에 올라탄다.
가볍게 살기로 결심, 훌쩍 길을 떠난다.
경흥길 5코스, 6코스를 이어 걸어보자.
경기옛길 앱에서 두코스의 길을 탐색한다.
반월산성길 10.4km, 4시간10분의 산길,
만세교6ㅡ1길은 11.8km, 4시간 평지길,
장장 22km가 넘고, 8시간이 넘게 걸린다.
교통시간을 줄일 양으로 자차를 이용한다.
경흥5길 시작점인 포천버스터미널까지
노원중계동 집에서 운전 40분 소요된다.
포천시청 포천천변에 안전하게 주차한다.
공영주차요금을 코로나로 받지 않는단다.
3월12일 토, 오전9시, 걸음을 시작한다.
'행운의 도시 포천' 네잎 클로버가 반긴다.
오늘은 포천의 속살을 속속들이 보려한다.
1. 경흥5길 반월산성길을 걸으며
오랜만에 경흥길 보랏빛리본이 팔랑댄다.
청성공원 가는 한내교 아래 물빛이 맑다.
피카소느낌 벽화길을 나란히걷는 세 여인
청성공원 소녀의 상에서 사진을 부탁한다.
아침햇살 받는 그소녀를 나도 안아드렸다.
그녀들은 청성산 둘레길을 걷는다고 한다.
포천은 '천을 아우르는 고장'임을 설명한다.
포천에 사는 그녀들의 포천 사랑이 뜨겁다.
경흥2길 축령고개에서 만난 충혼탑과
경흥5길 청성공원 안 충혼탑이 흡사하다.
오름길을 따르니 반월산성 반월각의 종,
포천시민기념탑 타임캡슐이 인상적이다.
반월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성, 통일신라 후
고려시대에는 폐성이 되었으며, 조선시대
광해군10년 후금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개축되었다는 설명, 역사시간이 떠오른다.
왕방산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간다.
반월산성길은 서울 광진구 아차산성길을
걷는 삼베가마니 깔린 느낌까지 비슷하다.
산성을 내려오니 소나무 전나무 흙길이다.
딱따구리가 연신 봄집을 짓는 소리 정겹다.
보랏빛꼬리리본이 춤추기에 따라내려가니
포천향교는 철기둥을 세우고 공사중이다.
마을로 한참 내려가는데 리본이 안보인다.
긴 걸음 폰배터리 걱정에 잠시 꺼둔 앱은
코스이탈 안내 못하고, 알바로 길 찾는다.
포천향교 표지판에 'U턴 안내' 필요할 듯.
구읍리 석불입상을 찾아 다시 산길 오른다.
둘레길과 경흥보라리본이 함께 반겨준다.
오르내림 있는 산길 숲길이 리듬을 탄다.
인삼밭도 검은 천들을 열고 봄맞이를 한다.
벧엘기도원을 지나니 찻길 소리 요란하다.
서울북부고속도로 옆으로 난 길을 걷는다.
커피가 그리운 시간, 진스Jin's 카페에서
보라색 실내풍경, 경흥 보라커피를 마신다.
4시간 반을 걸어 반월산성길 5코스 종점
만세교길 6코스 시점에 다다른다.
근처 중국집 자장면 어찌 그리 맛있는지.
행운의 도시 포천의 품에 안긴다
한내교 아래 포천천 반영이 그림같다
청성역사공원 가는 상큼한 벽화길 세여인
저 어린 소녀의 한을 정녕 풀어주고 싶다.
나라를 지킨 충성의 빛이시여,
이 나라를 도우소서!
포천600년 기념탑아래 100년후 타임캡슐
반월산성 반월각이 한가로이 맞아준다
반월산성은 개축되고 단장되어 보기좋다
전나무 소나무 마른 솔잎 폭신거리는 길
딱따구리가 따그닥딱 봄집 짓는 소리
경흥길과 청성산 둘레길 나란히 예쁜 표식.
아무도 없는 길, 산불감시원 한분을 만나다
포천향교는 공사중으로 구경도 못하고
구읍리 석불입상 부처님 은밀하시다
반사경에 비친 내모습 셀카 풍경
* 경흥5길 완보후 먹은 중식집 자장면
2. 경흥6길 백로주, 만세교길의 풍경
혼자 걷는 걸음 안타까웠을까, 시샘했을까
봄바람이 신바람과 춤바람을 동행해온다.
폰을 열어, 이 무지치의 비발디 사계의 봄
연주를 볼륨 크게 하고, 춤을 추며 걷는다.
포천천의 냇물이 소리를 내며 따라온다.
평화누리길의 사미천 연상하는 돌다리를
버들강아지 봄마중으로 사뿐사뿐 건넌다.
운치있는 다리들 여러개를 지나도록
포천천은 돌고 돌아와도 아직 포천천이다.
농촌마을엔 경운기들이 쉼없이 움직이고
밭고랑마다 특유의 거름냄새가 진동한다.
비닐하우스를 손질하던 아저씨 한 분이
열심히 걸어가는 날 멈춰세우고 물으신다.
''거 좀 물어봅시다. 등산복과 배낭을 보니,
산에 가시나? 아마 지난 늦가을인가
몇 사람들이 리본을 매달고나서부터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이길을 다니던데,
여긴 산도 없어요. 대체 어디를 가는거요?''
''아. 네. 밭일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길이 경기옛길 중의 경흥길입니다.
작년 11월부터 의정부, 포천, 연천으로
경치가 좋은 곳을 이어서 걸을수 있도록
경기관광공사에서 개발해 주셨어요.
여기는 경흥길 6코스가 지나는 길이에요.
농촌 풍경이 아름답고 평화로와 보이네요.''
그 아저씨 신바람 나서 추천해주신다.
나보다 한두살 위일 것도 같은 연배시다.
''조금 더 가면 백로주라고 유원지있어요.
아주 경치가 근사해요. 꼭 가보시우.''
''아. 네. 그렇잖아도 지금 백로주를 향해
가고 있어요. 만세교도 갈 거에요.''
''만세교는 뭐 볼게 있다고 가시나?''
''네. 삼일운동 때 만세를 불렀다고 하는
역사적인 장소라 걷는길에 포함돼있어요.
길을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배낭에서 빵과 두유를 꺼내어 드리니
삽을 내려놓고 받으며 고마워하신다.
궁금증이 풀렸다면서 손도 흔들어주신다.
마을을 뒤로 하고 큰길 차도로 나온다.
빨간 건물인 라스베가스 호텔을 지난다.
선답자들 포스팅에서 본 포천의 상징인
구릿빛 산천 형상탑이 햇살에 눈부시다.
다시 마을길로 접어드는 길에 미륵박물관,
미륵세상의 넓고 웅장한 광경이 놀랍다.
미륵성지 조성 중이라며, 동양 최대의
미륵부처와 전국각지 미륵불을 모두
모셔 와서 미륵세상을 만든다고 써놓았다.
참나무를 쌓아놓고 판매하는 곳을 지나
굽은 마을길을 돌고, 횡단보도 앞에 선다.
백로 몇마리 앉은 백로주 유원지가 보인다.
백로주마을 게시판을 보며 백로주교에서
포천천 물위로 백로 닮았다는 바위 풍경을
시원한 바람에 살포시 안겨 바라본다.
금주산과 만세교에서 흘러나온 물 합류로
절경이어서 포천의 이름난 휴양지라 한다.
종점이 가까워오자, 걸음이 빨라지면서도
흰둥이들이 컹컹 짖거나 빤히 보는 모습,
오후 햇살 속에 희망을 심은 검은 인삼밭,
비닐하우스 안에 물길이 솟구치는 장관,
무밭에서 무청이 머리칼처럼 늘어진 모습,
신기한 풍경들을 연신 사진 찍고 있었다.
말을 걸어오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걸음이 빠르시던데, 경흥길 같이걸읍시다.''
2km 남은 지점에서 경흥길 남은 발걸음
리듬 맞춰 걸으니, 한결 가볍고 뿌듯하다.
나처럼 아침부터 경흥5길, 6길 걸었다면서
집이 어딘지 어떻게 귀가할 건지 묻는다.
버스를 타고 포천버스터미널까지 가서
내차로 집에 간다고 하자, 도와준단다.
오늘의 종점인 포천영중농협에 도착하니
그 남자의 부인이 차로 마중을 나와 있다.
길에선 때로 천사도 만나고, 횡재도 한다.
5코스 4시간 반, 6코스 3시간 반을 걸어
8시간에 24km로 몹시 피곤한 상태였다.
운전 천사는 마카롱과 커피도 안겨준다.
나도 누군가에게 천사가 되리라 다짐한다.
경흥6길 만세교길 안내 읽으며 출발!!!
마른 갈댓잎들이 봄바람에 헤적이는 돌다리
포천천의 운치있는 다리 풍경이 좋다
포천 천은 돌고 돌아와도 여전히 흐른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봄싹들이 움트고있다
붉은 라스베가스 호텔과 파란 담장의 대조
포천의 산과 내(천)을 형상화한 상징탑
포천시민 만세운동 역사적인 장소 만세교
미륵박물관 미륵세상엔 소원들도 많다
참나무를 가다듬어 판매한다고 한다
백로주마을 안내판, 백로주 유원지 입구
조형물의 백로 몇 마리 날지 못한 채로
나와의 만남을 반기는 눈치다.
백로닮은 바위에서 백로가 노닐었을 백로주
흡사 겸재 선생의 산수화 풍경이 연상된다
오후 햇살받는 인삼밭에 희망이 빛나고
비닐하우스 안의 물줄기 봄물 흐른다
흰둥이들이 컹컹 짖더니, 멍하니 바라본다
무청이 마치 머리 풀어헤친 여인들 같다
경흥6길 종점인 영중농협에 도착하니
경흥7길 영평팔경길 안내판이 기다린다
첫댓글 역시~ 지난 토요일 8시간 걸리는 경기옛길 경흥길 제5길과 제6-1길을 혼자 또는 마지막 부근에서 동행을 만나 운전 천사의 차량에 탑승, 포천시청 포천천에 세워 둔 자차를 회수하셨군요.
24km를 상회하는 보라색을 고유 색깔로 갖고 있는 경흥길 두 개 코스를 하루에 거뜬히 걸어 내시며 이토록 아름다운 후기를 남기셨네요. 3월 15일 이른 아침에 온화한여자님의 맑고 밝은 후기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후기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실상 24km 두코스를
거뜬히 다녀온 건 아닙니다.
무리한 줄 알면서도
더 세월 가기전에
도전 모험 테스트도
겸한 과정이라 해야
맞을 듯합니다.
때문에 집에 와 많이
힘들고 지쳐 누워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이틀 지나면 또
발걸음이 꿈틀대겠지만요.
두코스를 걸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직도 젊음이 넘치는 화사한 웃음속에는 여사님만의 자신감이 뭇어나네요 부럽습니다
언제나 그런 모습이길 바람니다
그리 보셨습니까?
아직도 젊음이 넘쳐보이고
화사한 웃음 속에
저만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게
느껴지시나요?
참으로 활기 생기를 주시는
말씀이십니다.
언제나 그런 모습이길
바라신다는 말씀까지
감사히 받으며
재충전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코스를 한번에 마치시다니요.
저와 친구들은 한번에
한코스씩 밖에 못했는데~~
후기글 읽다보니 그날
걸었던길이 떠오르네요.
백구도 짖고~~
포천천의 물이 범람해서
다른길로 건너서 걸었던것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친구들과 삼남길
5구간을 걸으러 나섰답니다.
전철에 앉아 쓰신 글 보며
가고 있어요.
오늘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
아. 이쁜수님은
이미 경흥길을 완주하셨군요.
길 선답자이심을
몰라뵈었네요.
추억 삼아 제 후기를
보시면서 미소지으셨을
님을 상상해봅니다.
삼남길은 쳐다도 못 보고
있는 중입니다.
곧 님의 뒤를 따라
그길도 걸어보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두코스를 한번에 ...
경흥길은 아직 미답이라 님의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될것같아요
혼자서도 열심히 걷는 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늘 행복한 발걸음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네. 물안개님.
산을 좋아하시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다녀오시는 행복한 모습
부럽게 보고 있습니다.
두코스를 한번에
걷는 마음은 과욕이나
무리이기 보다는
세월 더 흐르기 전의
도전과 모험의 테스트
그 느낌이 더 진합니다.
잘 해낼수 있을지
두려움도 앞서지만
아직 끈기와 투지있음을
확인하는 과정들이
매우 소중하게 생각되기도
하더라구요.
경흥길을 4길 까지 마치시고 오랫만에 5+6길 두 개 코스를 다녀 오셨군요.
강건한 체력에 갈채를 보냅니다.역시 등산으로 다져 진 체력에 건각이 십니다.
아침부터 멋진 후기를 접하니 기분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더구나 얼마 전에 다녀온 길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저희도 6,5길을 역방향으로 걸으며
포천 향교에서 U턴 표시가 없어 잠시 알바를 했지요.
향교까지 내려가시는 꼭 U 턴 해서 리본 따라 다시 산길로 올라가야 하지요.
이제 남은 길 두개 구간은 한 개 코스씩 걸으시며 한탄강의 절경도 보시며
좋은 시간 되시기 권해 드립니다.
저희도 가을 풍경을 보려고 다시 도전 하려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아.네.가곡님.
평해길이나 경흥길을
걸을 때마다 실로 많이
가곡님의 후기를 참고했음을
고백합니다.
귀한 님의 포스팅을
소중하게 보면서 스스로
계획을 하고 방향을 잡아서
걸어낼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경흥 남은 두코스는
한코스씩 두번에 걸쳐
님께서 풍광이 좋다하신
표정들을 여유롭게 담아오고
충분히 느껴보고 싶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후덜덜~ 대단하십니다!
연천팸님의 댓글이
역시나 젊은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와~~~
대단하십니다
멋진 여행길과 긴글 사진
존경 존경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 꽃길님.
반갑습니다.
그때 아차산에서
잠시 만난 이후로
도통 이곳에서 못 만났네요.
건강 좋으신거죠?
지금은 또 어느 곳을
멋지게 활기차게 걸으시는지
궁금하군요.
@온화한여자 ㅎㅎ
여기저기 쉬지않고 걷고 잘있습니다
글쓰기 솜씨가 없어서
글을 잘안올려지네요..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꽃길 꽃길님.
전에는 다녀온 곳들을
잠깐씩이라도 올려주었지요.
어느 곳을
얼만큼 어떻게 다녀왔는지
몹시 궁금하네요.
온화한여자님, 역시 베테랑답게 한 번에 두 코스를 주파하셨군요.
중간에 차 한잔의 여유까지 ......
특유의 멋진 후기와 사진 잘 봤습니다.
20Km가 넘는 길을 걸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아. 달사랑님.
오랜만이네요.
요즘은 어디를 걸으시나요?
달사랑님의
시와 노래를 사랑하는 느낌의 감각이 묻어나는 걸음 후기
그 진한 소감들이 담긴
글과 사진들
다시금 접하고 싶네요.
두개코스 먼길을 걸으시면서 반겨주고
스쳐가는 바람이랑 나무랑 징검다리 틈새로
지나가는 얼음녹은 봄날의
속삭임을 이어받아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보면서 봄이라는 계절의 맛을 봄니다,
수고에 감사드림니다.
아. 죽산님.
오셔서 봐주셨군요.
제 글과 사진 속에서
봄의 속삭임을 들으시고
얼음 녹은 봄을 만나셨다니
영광입니다.
두코스 길을 걸어냄이
벅차고 힘은 들었어도
하루를 내내 봄기운에 취해
봄물 가득 들어오니
활기와 생기 일어나네요.
관심있게 봐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먼길 두코스를 하루에 걸으셨네요.대단한 열정이 아니면 걸을수 없지요.멋진 후기와 사진을 줄기면서 걸었던길을 회상 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먼길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건행하시길 바랍니다.
전광석화님.
늦은 밤에도 오셔서
힘 실어주고 가셨네요.
고맙습니다.
먼저 걸어내신 길
뒤따라갔습니다.
실상 길에 대한
의욕과 열정은 분수처럼
솟아오르는데
시간이 따라주지 않고
멍때리기나 나태함등이
곧잘 방해를 하곤 해요.
이번엔 맘먹고 두코스
도전을 해봤어요.
힘은 들었어도 그 뿌듯한
기운에 다시 또 재충전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 있습니다.
백로주 =백로 로 보이시나요? ㅋㅋ
착한천사를 이용하는 넘들 때문에 쉽지 않네요
Sbs악의 마음을 드라마를 보니 사람이 죽어가는것을 희열을 느끼고 녹즙 한번 드셔 보세요 하는 녹즙
아줌마를 칼 로 마구 찔러서 죽이더군요 원한도
없네요
즐거운 경흥길 화이팅!
경흥길도 완주하신 거죠?
지금은 어느 길을
걷고 계시나요?
@온화한여자 비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