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관점이 많으므로 객관적인 사실이 검증되지 않은 것도 다소 있슴을 밝혀둡니다.>
덕천강(변)이야기 - 내가 사는 水谷을 중심으로...
덕천강은 德을 많이 베푸는 강이란다. 무릇 江이야 어느 江인들 德을 베풀지 아니하랴만...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사는 서부경남 사람들에게는 젖줄이요, 생명줄이다. 1급수 청정물 덕천강이 유유히 흘러 든 곳이 晉陽湖가 아니든가? 서부경남 사람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것이 먹는 물이다. 상수도물... 오염되지 아니한 원수가 2급수를 유지하는 수도물이 우리나라에 또 있던가? 서부경남은 물론, 멀리 통영, 마산 일부까지 이 물이 관을 통하여 각 가정까지 보내진다. 그러기에 옆동네 부산사람들이 '물좀 주라'고 야단이다. 아니 싸움이고 전쟁이다. 얼마나 이 물이 좋았으면... 그래 갈라 먹어야지. 한 방울이라도... 이게 미덕이니까. 주고싶다. 하지만 아니다. 줄 수가 없다. 갈라 먹기에는 물이 모자란다. 그러려면 진양호 댐을 다시 보강해서 한참을 더 높이 쌓아야 한다. 내 고향 진주는 세계에서 유일한 도시이다. 댐(Dam) 코앞 바로 밑에 형성된 세계 유일의 도시란 말이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지구가 앓고 있는 열병탓에 집중호우라는 말이 이미 귀에 익었다. 이전에는 시간당 100mm면 많은 비축에 들었다. 그러다가 "시간당 200mm의 폭우가 쏟아져.."라고 하던 방송멘트가 엊그제인데... 바로 작년(2011)에는 "지리산 일대에 시간당 500mm의 (미친) 비가 쏟아져서 내대계곡주변이 침수되고 붕괴되는..." 앞으로 시간당 1000mm의 집중호우가 없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이 무서운 비가 물이 되어 고스란히 진양호로 흘러 들어간다. 댐이 범람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괜찮다."고 물관리를 하는 수자원공사 관계자의 말을 믿으면 다행이다. 지금도 이런 위험을 안고 있는 진양호인데, 댐을 보강해서 담수능력을 최대화 해서 400만이나 되는 부산사람들에게 물을 주는 일이 온당하고 합당한 일인가? (현재는 100만여명이 먹고 있슴) 토목공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댐의 하중이 댐을 아무리 보강한다고 해서 지금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앞으로도 다반사로 벌어질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현상'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만약, 그리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여기서 벌어진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래서, 그래서 반대하는 것이다. 물도 주고 덕천강을 다 주고 싶지만...
덕천강변 - 포장뚝방길이 하동군 옥종면이고, 강건너가 진주시 수곡면, 그 위쪽은 산청군 백곡, 아슴히 보이는 먼 산이 지리산군이다.
德川江은 민족의 영산 지리산 天王샘에서 발원한 물줄기와 山姬샘(장터목샘) 물줄기가 칼바위 위쪽 계곡에서 합쳐져서 흘러내려 중산리를 지나고, 대원사계곡을 따라 흘러내려 온 물이 德山(덕산고등학교앞)에서 合流하여 산청군 단성면 구만리, 백곡리와 하동군 옥종면, 진주시 수곡면을 유유히 흐르는 강이다. 다시 사천시 곤명면을 통과하고, 비로소 진주시 대평면에 이르러 진양호에서 서북쪽에서 흘러 온 경호강과 合水하면 南江이다. 그러기에 덕천강 물이 좋은 것이다. 비단 1급수라고 자랑하는 게 아니다. 흔히들(이곳에 사는 시민들조차도..) 강원도 동강이나 내린천의 물만 좋은 줄 알았지 덕천강이 얼마나 좋고 고마운지를 모른다. 덕천강 주변의 지역이름부터 한번 살펴보자. 德山(덕의산-지리산), 白谷(흰고을-흰옷마을), 玉宗(옥마루), 水谷(물고을-무실) 어디 강주변 고을이 이리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곳이 또 있던가? (사실은 많겠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지리산과 덕천강을 보고, 함께 그곳에 기대어 사는 순박한 사람들이다.
진주수곡면과 하동옥종면으로 이어진 보(堡).. 덕천강을 경계로 진주시와 하동군이 갈라진다. 보(堡)위의 왜가리들은 작은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아 먹는다.
뚝방길은 옥종면이고, 멀리 다리 건너 산아래가 수곡면 창촌리(무실풀숲이 있는 곳..)이다. 이 길이 내가 해질 녘에 걷는 덕천강변 뚝방길이다. 천천히 걸으면 왕복 10km정도, 시간으로는 1시간 반정도 걸린다. 길동무는 마눌, 쭈쭈, 동동.. 뚝방길이 올해 초 조성되어 올 봄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2,3일에 한번씩 갈때마다 새로운 모습이다. 새싹이 나고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매달고.. 익으면 내가 따 먹을 거고.. 식생이 다양하다. 산지가 옆으로 붙어 있기와 산 들의 식물들을 함께 볼 수 있으니... 조금 늦은 시각이면 깜짝 놀란 노루도 만나고.. 방구벌레도 만나고.. 유혈목이가 길바닥에서 깔려죽은 시체도 만나고..
玉山의 노을.. 산 사이가 옥종면 청룡리 면소재지이다. 옥종場이 서는 곳이다. 이 뚝방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옥종장에 갈 수 있다. 내가 걷는 이 뚝방길이 바로 '이순신 백의종군로'이다. 이 길을 장군을 따라 나는 오늘도 다음에도 걷고 또 걸을 것이다. 다시금 나를 돌아보고, 가족을 생각하며, 소중한 나의 조국도 마음깊이 새겨가며... 입간판 하나를 세울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치 : 옥종면 창촌리 창촌교-->'수곡면 창촌리 창촌교'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쯤해서 덕천강이야기와 수곡이야기로 돌아오자.. 덕천강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청정 1급수인 물이다. 지리산 천왕샘에서 발원한 물이기에 깨끗한 수질로 100여만의 서부경남인들이 이 물을 먹고 마시며 살아간다. 뿐만아니라 그 물에서 살고 있는 어족자원 또한 덕천강의 자랑이다. 덕천강에서는 사계절 민물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시원한 민물매운탕과 피리찜은 생각만해도 침이 넘어간다. 토속어족자원 또한 다양하다. 천연기념물인 꼬치동자개, 탱가리(탱사리), 피라미, 기름보자기, 쉬리, 꺽지(꺽다구), 모래무지, 메기,납자루(납새미), 누치(눈치), 쏘가리등에 이르기까지 30여종에 달하는 토속어류가 덕천강 맑은 물에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1급수에서만 산다는 다슬기도 많이 서식하여 여름이면 도시인들이 가족단위로 나와 피서겸 다슬기잡이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수곡의 강하류에 농업시설기반공사가 진행중이어서 물이 흐려진 관계로 다슬기가 전만 못하다는 주민들의 걱정이다. 덕분인지 내가 사는 무실풀숲에는 여름날 반딧불이가 종종 날아든다.
수곡아래로 흘러가는 덕천강..
이처럼 덕천강은 사람이나 뭇 생명들이 마주하고 등도 기대며 살아가는 생명의 강, 바로 德川이다. 덕천강의 하류쯤 되는 水谷의 옛 이름은 '물마을' 즉 '무실'이다. 물이 좋은 고을, 물이 많은 고을. 다시 말해 물 만큼은 수곡이 최고라는 말이다. 덕천강과 멀리 떨어진 수곡의 어느 땅을 파도 금방 지하수가 콸콸 쏟아진단다. 이 모두는 덕천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뚝방길이 백의종군로이고, 뚝방길은 하동군 옥종면이며 바로 아래 강바닥부터 건너편은 진주시 수곡면이다.
수곡면 중에서도 덕천강과 바로 접하고 있는 창촌리 창촌삼거리이다. 이정표대로 직진하면 수곡면소재지, 진주시내로 가는 길이고.. 뒤로 다리를 건너면 하동군 옥종면 북방(북천)리이다. 좌측 길은 백곡, 덕산을 거쳐 지리산(중산리, 대원사)으로 가는 길이다.
새로 조성된 창촌리의 '진주농민항쟁기념탑' 공원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여기가 바로 진주민란으로 가는 역사의 현장이다. 물론이다. 농민들이 주축이었으니 '농민항쟁'이란 말도... 하지만 이 농민항쟁은 선말 농민봉기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들불처럼 일어난 민란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민초들이 민중으로 규합되는 진주민란이 맞는 표현인 것 같은데, 왜 굳이 농민항쟁으로 규정해야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역사란 엄연한 사실을 사실그대로 기록하는게 맞다.
그러면 왜 이 곳이 진주민란으로 가는 역사의 현장인가? 원래 수곡의 중심은 덕천강변의 창촌삼거리였다. 무실場터가 바로 이 지역이었다. 기념탑 위아래로 무실장이 섰던 곳이다. 강 위쪽으로 덕산장, 강 건너로 옥종장, 강 아래로 왕새장(완사장)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무실장이 가장 크고 중심이었다. 場이 크다는 말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으면 장도 잘 돌아가고, 주고받는 이바구(이야기)도 당연히 많을 수 밖에... 탁배기잔 마주놓고 웃고 울어가며 신세한탄, 세상원망을 다 쏟아내는게 장터이다. 그러기에 장날 장터에서 주고 받은 이바구가 마을에 전달되고, 의분강개하며 참고 참았던 세상에 대한 울분이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이 봇물은 민중화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고 덕산, 옥종, 곤양장터까지 출발점이 되고 마침내 이곳 창촌삼거리 무실장터가 민란으로 가는 최종 집결지가 된 것이다. 여기서 결집된 민중들은 진주를 향해 일제히 행군을 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던 역사의 현장 무실장터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동네 어른들께 들은(그분들도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어느해 큰물(大水)이 드는 바람에 장이 다 쓸려가고 나서 場터가 지금의 수곡면소재지로 옮겨 갔다는 이야기다. 그대로 들으면 그랬구나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니다. 이게 아니다. 1,2차 안핵사가 오고, 民亂이 진정되고 수습되고 난 뒤 官에서 보면 민란의 도화선이 된 무실장터가 곱지만은 아니하였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래서 사탕발림으로 무실이 아닌, 덕천강변이 아닌 안쪽마을 수곡으로 옮겨가게 되고... 다시 민초가 된 이곳 주민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 무실장터를 빼앗기고 만 것이다. (수곡 주민들간의 이간질도...) 옮겨 간 무실장터가 아닌 수곡장터는 생명줄이 간당간당하다가 결국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말게 된 것이다.
아! 무실장터여!!!
창촌교 다리 건너 뚝방길부터 하동군 옥종면 북방리(북천)이다. 강은 온전히 진주이고...
북방에서 본 진주경계.. 다리부터가 진주시이다.
다리 건너 보이는 마을이 창촌마을이고, 멀리 왼쪽위 산아래 가장 높은 곳에 굴뚝이 보이는 하얀집이 무실풀숲이다.
덕천강변의 식생은 다양하다. 뱀딸기도 빠-알간 열매를 매달고 할머니께 갖다 드릴 할아버지의 손길을 기다리고..
산에 사는 산목련(함박꽃나무)도 산에서 떠내려와 강언덕에 새터를 잡고 꽃을 피워낸다 . 너도 산에 살던 병꽃나무 인데 여기 덕천강변에 와서 살고 있구나! 네 고향이 그립지는 않니?
보리 심은 논에 깜부기도 보이네...
마을을 지키는 당산목 느티나무도 강변에 서서 인고의 세월을 버텨내고 있구나 !
덕천강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깃들어 산다. 물고기며, 작은 생명들, 갈대를 비롯한 수생식물들, 강밖으로 나오면 풀들과 나무들, 그리고 곤충들과 바깥 생명들... 덕천강의 너른 품속에서 저마다 목숨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에서 살던 때죽나무, 가래나무, 산목련, 병꽃나무들도 큰물이 일어 씨앗이 떠내려오다 강변에 자리잡고 주저앉아 다시 싹을 틔우고 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이 좋으니 물에 기대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한정이 없다. 이곳 수곡딸기(덕천강가인 옥종, 백곡, 곤명딸기도 있슴)가 제대로 대우받는 이유도 덕천강이 있기 때문이다. 딸기는 당도가 높고 새콤달콤해야 우수한 품질로 인정 받는다. 그 조건을 갖춘 명품딸기가 바로 수곡딸기인 이유는 첫째 덕천강의 물이 좋고, 둘째 기후조건이 좋으며(일교차가 심함), 세째 위 두 조건에다가 수곡은 진주지역의 서부쪽 맨 끝이라 해가 가장 늦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곡이 딸기고장이 되고, 민초들의 살림살이도 이전보다 한결 윤택해질 수 있었다. 이 모두는 덕천강이 주는 엄청난 혜택이다.
오늘도 덕천강은 아무 말없이 유유히 흐른다. 수도 없이 많은 이야기를 물속에 담은 채 흐르고 또 흘러 간다.
* 지금까지 한 덕천강(변) 이야기는 나름의 소회와 초고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더 많고 더 큰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합니다.
* 몽이블로그에 어제 시작하여 지금 끝낸 글을 옮겨왔습니다. http://blog.naver.com/hjm7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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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은
수필...이다...
덕천강의 넉넉하고 깨끗함이 있어
주변 생명들이 여유있게 살아 갈 수 있구나.
좋은글에 감사 ^^
자연에 대한 정이 가득하네,
늘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면 사시게나!
지리산.. 덕천강.. 무실..
몽이네 무실 풀숲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젖줄을 담담하게 그려냈구나.
입맛을 유혹하는 구수한 된장처럼
소박하고 꾸밈없는 얘기를
참으로 감칠 맛 나게 풀어낸다.
몽아,
재미있게 잘 보고 간다.
이어질 더 큰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몽아
본문 글꼴 크기
좀 키워줘라.... ^^
오케~
미안.. 작았구나!!
몽아!
언제 우리 한번
홀딱벗고
투망 한번 던질
그런 날 있겠지
관세음보살
정호야..
투망 던진다고..
꼭 홀딱 벗어야하나..ㅉㅉ
둘이 홀딱 벗고 들어가면
고기들이 놀래서 다 도망갈낀데..
난생 본 적없는 전기총(?)인줄 알고.. ㅎㅎㅎ
정호야..
빤스 입고 천렵하게 여름에 내려오이라.
꺽지회도, 피리튀김도, 잡어매운탕도 묵거로...
방아이파리 듬뿍 넣은 가오리찜도..^_^
오케이
감지
문득 그리운 고향에 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네. 내 고향이 진주하고도 수곡인테 그곳을 노래하는 몽이가 부럽고 그곳에 살아가는 몽이가 샘도 나고....
정말 좋은 곳인데 행여나 나이들어 수곡에서 몽이하고 지낼 수 있을까 작은 소망을 아직 꽉 잡고는 있다. 몽아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