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4개월 가량 울고 웃으며 아꼈던 드라마에 대한 사회 잉여층의 마지막 예의야. 이건 그냥 리뷰가 아냐.
티비나 챙겨보는 잉여가 한 자 한 자 쓴. 어? 내가 어? 이 드라마 해피엔딩좀 보겠다고 어?
아 죄송.김주원 빙의 풀게요...여튼 전 1회부터 31회까지 애증으로 챙겨본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 대한 예의로 마지막 리뷰인 만큼..한 자 한 자..정성을 다해 썼네요. 그래서 다소 스압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쓰겠다고. 누가? 내가.
죄송합니다....시크릿가든의 여운에서도 제가 아직 못벗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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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꿈꿨던 화려하고 기적같던 역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조금씩 성장했고, 목표를 갖게 되었고, 꿈도 갖게 되었습니다.”
기존 20부작이었던 역전의 여왕이 11부를 연장, 총 31부작으로 드디어 종영했습니다.
타이틀이 '역전의 여왕' 이었던 만큼 시청자들은 오매불망 역전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무려 11부씩이나 연장한 탓인지
꼬인 매듭은 풀기는 커녕 더 꼬아버리는, 당최 역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편한 드라마를 보며
'그래서 역전은 언제 하겠다는건데?'
라고 불만섞인 질문을 하는 시청자들에게 작가는 오히려 반문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역전이란 무엇입니까?'
어쩌면 역전의 여왕에서의 '역전'을 위한 발돋움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오과장님의 말처럼 화려하고 기적같은 역전은 없었습니다.
마지막회라는 기대감과 화려한 타이틀을 충족시킬 만한 반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가로막는 현실에 대한 태도가 좌절 대신 도전으로 바뀐것.
없던 목표가 생긴것.
꿈을 가지게 된것.
특정 누군가를 앞지르기 위한 역전이 아닌
나 스스로를 역전하기 위한 성장을 한 것.
드라마지만 드라마스럽지 않은, 드라마틱하지 않아 오히려 더 현실스러운.
그것이 오늘 하루도 '인생 역전'을 꿈꾸는 현대인들을 향해
작가가 말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역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물론 드라마를 보는 내내 아쉬웠던 점이 없었던건 아닙니다.
1. 연장의 폐해로 구용식과 황태희의 멜로라인이 지나치게 신파로 흐른 것.
(그로 인해 용식은 매회 눈물 어린 고백을 해야만 했고 태희는 매회 차도녀가 되어야했죠.)
2. 역전의 여왕이 되어야 할 황태희가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갈수록 눈물의 여왕이 되버린 것.
(이것 또한 1.과 비슷한 맥락이죠. 초반부의 여장부 같이 당당했던 황태희는 어디로 갔나요!
여기저기 쏟아지는 장애물들을 감당 못하고 한발 물러나는 황태희의 모습에서
타일틀에 걸맞는 '여왕'의 모습을 보긴 어려웠던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 구용식이 어머니를 어떻게 되찾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점.
(아니 갑자기 용식이 어머니가 용식이한테 계란말이를 먹여주고 있어요!)
4. 한송이 상무가 무너지고 난 이후의 행방을 궁금하게 만든 점.
(밉기도 미웠지만 그래도 어떻게 사나 궁금했는데 말입니다ㅋㅋㅋ아, 구용철도 어떻게 됐을지)
5. 구용식의 사업적 수완과 리더로서의 자질을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30회에서 구용식이 사장자리를 버리고 새로 회사를 차리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이때 저는 사실 구용식의 결심은 마치 꿈이 과도해 현실성을 잃은 사회 초년생의 치기 어린 엄포같이 보였습니다.
만약 이전에 구용식의 사업적 수완과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어 확고한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면
저는 구용식의 결심에 군말 없이 수긍을하고 박수를 쳐줬을겁니다.
결과적으로 선배 사회인들의 쓴소리를 대변하는 용식父의 우려와는 다르게 홀로서기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지만요.)
6. 비록 구용식이 사장자리를 거부했지만..사장 공천과정에서 다소 사장이 쉽게 된점(?)
(PPT 한번 하고 그냥 훌렁 지나가더니 갑자기 사장됐대요..아니 막말로 사장이란 자리가 쉽습니까!
그 주주들을 도대체 어떻게 구워 삶은건가요?)
7. 길고 길었던 시련을 보상하는 짜릿한 역전의 순간을 기다린 시청자들의 기대를 앗아간 밍밍한 역전을 선서했다는것.
(오로지 '황태희와 한송이의 대결' 만을 두고 역전을 논할때, 김빠진 사이다같이 조금 아쉽고 밍밍한 감이 있었습니다.)
물론...이런 아쉬운점들이 있었지만 전 작가님 안아주고 싶어요. 병주고 약주는거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ㅋ
2회 3회 연장도 아니고 11회 연장 분량을 감당하셨으니..필력 유지하시기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간간히 대사들을 통해 보여지는 작가님의 따뜻한 인간미 그리고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연출력
깨알같은 부분에서도 디테일을 살려주는 배우들의 연기력들 덕분에 결국 31회 마지막 부까지 챙겨보게 되었네요.
사실 루즈한감도 없지 않아 있었죠...하지만 중간중간 작가님의 위트가 느껴지는 대사들과 김남주씨의 리얼한 표정연기가
인내하고 끝까지 시청하도록 만드는데 일조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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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연출력에서 감탄했던 부분은 아무래도 30회 목부장님의 가족상봉-장례식 연결부 입니다.
극대화된 행복과 슬픔을 연달아 보여줌으로써 슬픔을 극대화 시켰어요.
목부장님은 그토록 보고싶던 가족과 마주한채 노래를 불렀고 따뜻하고 행복감이 느껴지던 노래가락은
다음의 뜻밖의 장면과 만나면서 애석하고도 구슬프게 바뀝니다.
마지막으로 비추어지던 목부장님의 삼선슬리퍼가 왜그리 슬프던지!
일년 후 납골당에서 부장님의 영혼과 태희가 대화를 하듯 주고 받는 장면.
그리고 용식과 태희가 일년만에 재회할 때의 놀람과 긴장을 대변하는 의도된 듯한 화면 떨림도
연출이 되게 훌륭했던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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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희가 느꼈던 두려움, 변할지 않을 줄 알았는데 변하는 사랑.
단지 지나가는 감정, 내 인생에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일 것이라는 염려를 깨버리듯
일년이라는 공백에도 두사람의 애뜻한 감정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습니다.
31부 기나긴 멜로 여정의 종지부를 찍는 키스인지 입술 흡입인지...여튼 아련한 눈물의 키스신을 보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후 이제 됐어!!!!!!!!!! 내가 이 장면 보자고 31회동안 황태희랑 같이 눈물 흘렸어 흑흑흑
구황을 지지하던 시청자들을 어지간히 속끓이고, 힘들게 사랑하고 힘들게 손 잡은 만큼 달콤하게 오래오래 잘 살길 바라요..
사실 드라마 중간중간 마다 여실히 보여지는 우리 사회의 '이혼녀에 대한 편견'을 절감하면서 태희가 더 이악물고
사랑과 일 모두 성공하길 바랐습니다. 응원했습니다.
비록 황태희 혼자만의 적극적인 극복은 아니었지만 인간미 넘치는 동료들의 도움도 한몫 단단히 해 결국 해냈구요!! 얏호!
봉준수는 멀리 돌고 돌아 결국 백여진에게 돌아갔어요. 사실상 역전의 결정적인 히든카드였던 백여진..
돌부처처럼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그녀의 인내심을 한꺼번에 보상해주는 봉준수의 프로포즈. 만루 역전 홈런!
진정한 역전의 여왕은 백여진 그대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저같으면 프로포즈 받았을때 오열하다 혼절했음요. 그동안 내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겁나 서러워지니까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깨알을 볶고도 남아서 깨기름 짜내는 강우와 유경의 신혼생활. 기쁨씨 혼자만 안습;; 이름만 강동원인 나쁜인간!
기쁨씨 챙겨줘요! 남자는 다 똑같아 사겨달라고 매달릴 땐 언제고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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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깨닫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은 먼 훗날이 아니라는 것.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바로 지금이라는 것. 지금이 바로 내가 그렇게 바라는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것.
그 사실을 깨닫고 난 후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황태희의 나레이션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비춰지고
드디어 31회의 마지막 엔딩은 드라마의 주인공 황태희의 당당하면서도 편안한 웃음으로 맺어집니다.
엔딩에서 비춰진 그녀의 미소는 최종적인 '역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들, 꿈꾸고 있던 찬란한 미래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희망찬 오늘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인식을 통해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나였음을 알게되는 깨달음.
그 깨달음이 바로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역전하고 미래의 나를 역전할 원동력이 아닐까요?
인생 한방! 지나치게 허황되고 화려한 역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역전의 순간은
어쩌면, 당신이 당신의 오늘을 새롭게 인식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역전의 여왕을 보며 평범한 내 인생의 획기적인 역전을 꿈꿨던 저에게 혹은 여러분들에게도,
살면서..기적같은 화려한 역전의 기회가 얼마나 찾아 올까요?
어쩌면 먼 미래만 바라보다 매 순간순간 맞이했을 역전의 순간들을 이미 놓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긴글 읽으시는데 적적할까봐 bgm 깔았는ㄷㅔ 왜 이렇게 아련..ㅎ ㅐ....질....까.....요...♧
역전의 여왕..너 덕분에 월화 심심하지 않았고 짜증도 났었고 웃기도 웃었고 울기도 울었다.
안녕...고마웠어.ㅠㅠ...따뜻한 드라마가 그리워서 당분간 좀 슬플거 같애..
첫댓글 리뷰 잘 읽었어요 ㅠㅠ 저도 초반부터 본방 한번도 안놓치고 매주 월화를 손꼽아 기다린 애청자였는데,, 처음 드라마시작할때 기대했던 엄청나고 화끈한 역전의 모습은 보여지지않았지만, 나의 현재, 또 앞으로 나 자신을 발전시키기위해서 노력하는것도 역전이런 메세지가 참으로 많이 와닿네요 ,,,, 드라마 너무 애청했는데 끝나니 너무너무 아쉽고 앞으로 저의 월화가 걱정이네요 ㅠㅠ 이거보는맛에 월화를 버티었건만 ㅠㅠㅠㅠ
안그래도 주말 적적했는데 이젠 월요일 화요일 저녁까지 허하게 보내게 생겼네요...당분간 멍좀 때릴것 같아요. 어흐그그그흐흐흐흐흐흐ㅡㄱ ㅠㅠㅠ 이 무슨 동생 둘 군대 보낸 느낌인가요 왜케 허해요 허해! 후유증 앓으면서 OST들이나 들어야겠어요. 역전의 여왕 덕분에 몰랐던 좋은 노래들도 많이 알게 된거 그 점도 참 좋았던거 같아요.. 역전의 여왕이 저한테 선물해준게 넘 많아요.
잘읽었어요~ 저도 님처럼 목부장님씬이랑 구본이랑 태희가 일년후에 만날때 그 화면떨림 너무 좋더라구요. ㅋㅋㅋㅋ 시가도 끝나고 역전의 여왕도 끝나고 ㅠㅠ 허전해요 ㅋㅋㅋ
역전의 여왕 정말.. 깨알같이 따뜻한 드라마였어요. 목부장님 가족들이랑 만나서 노래부는 씬이 바로 장례식 장면으로 연결되는데..눈물 펑펑 흘렸음 ㅜㅜ흑흑 구본이랑 퐝태희 해피엔딩 ♡으로 끝나서 너무 좋았음.. 자긴 영원히 안변한다는 구본..대사 하나하나 다 너무 멋있어요ㅠㅠ 이제 달달한 드라마도 없는데 뭘로 이 허전한 마음을 달래야할지..ㅠㅠ
역전은 제생애 최고의 드라마였어요 ㅠㅠ 본방사수꼭하고 동영상돌려보고 ㅠㅠㅠㅠㅠㅠㅠ 끝나서 너무 아쉽네요!!!!!! 구황커플되서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번은 구용철한테 구회장이 협박한것도 어느정도 한 몫한 듯요.. ㅎ 한상무도 그래서 지가 물러난댔나?? 짤린것인가.. 내용이.. ㅎ 구용철 한상무 안 나와서 좀 아쉽 ㅋ (둘이 사랑에 빠져서 사는거 보고팠는데 똑같은 자식 태어나서 열받아하는 것도.. 그러기엔 몇년후가 더 되어야하지만 ㅋ )화려한 역전은 아니었지만.. 참 행복을 찾은 면에서.. 모두에게 역전인듯해요.. ㅎㅎㅎ //글구 한상무관점, 혹은 백여진 관점의 속편도 나와도 재밌을 듯해요~~
역전이 많이 재미있다거나 탄탄하진 않았던것같아요. 그래도 소소한 감동과 깨알같은 개그에 잔잔하게 웃을수있는 따뜻한 드라마였던것같아요. 정말 구본도 퐝태희도 백여진도 다 좋은캐릭터이지만 목부장님때문에 ㅠㅠㅠ이제 재미있게보는 드라마가 다 사라졌네요 ㅠㅠ 연장에 엄청 고생했을 작가님과 피디님들께 박수쳐드리고싶네요
맞아요. 역전의 여왕은 그닥 튀지 않는 드라마였고 그닥 팽팽한 전개가 있는것도 아니였어요. 어딘가 좀 미흡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한 드라마였죠. 어쩌다가 제가 역전에 이렇게 매료되었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드라마 캐릭터들마다 보여주는 소소한 감동과 개그가 제일 큰 역할을 한것 같기도 하구요..한동안 자꾸 눈앞에서 아른거릴것 같아 걱정입니다 ㅠㅠ
저두요... 저도 님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전 정말 드라마 히어로 마지막회 같은 가려운 곳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전을 오매불망 기다리긴 했지만... 여튼 목부장님의 죽음 연출은 정말 훌륭했어요ㅠㅠ...정말 소름돋게 눈물나는게 뭔지 알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