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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새벽 여섯 시
창이 훤해지더니 가는 밤이 아쉬워
갑자기 세상이 또 한번 캄캄해진다
내려가는 차 소리는
쏴 하게 바람을 몰아가고
올라가는 차 소리는 부렁부렁
어둠을 몰아간다
똑딱똑딱 시계바늘에
세월이 가는 소리
어둠도 미련이 남아 오다가다 하는데
허공에 떠도는 긴긴 밤에 영혼
난들 미련이 없겠는가마는, 이제
짧은 해 다 가고
기나긴 밤도 다 가고 마는 날
그 무엇이 더 남겠는가?
날이면
날마다 새날이지만
내일부터는 진정 새날이겠다
실은, 절기로 치면 동지 지나
낮 시간이 길어지는 첫날
바로 내일이 새해 첫날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잠 생이라고 부르는 내게는
짧아지는 밤이 못내 섭섭할 따름이다.
- 최홍윤, <동짓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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