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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많은 합격수기를 들여다보며 누구보다 간절한 맘으로 준비를 했고 합격하기를 바랬는데,
꿈만같이.. 합격을 하여 이제는 이 곳에 합격수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 정말로 감개무량하네요.
2020년도 인천소방 합격하였고 저의 여정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틀에 박히고, 누구나 아는 과목별 공부법, 누구나 아는 교수님을 거론하는 수기보단 저만의 방식으로 수기를 써볼까 하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준비부터 최합까지의 기간: 19년도 6월 ~ 20년도 9월
베이스:
국어 - 문법: No base, 비문학/문학: 사실 한국말 쓰는 사람이라면 베이스란 의미가 모순인거 같아서 쓰지 않겠습니다.
영어: 대략 수능4~5등급
한국사: 태정태세문단세~ ,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 정도 부를 수 있음
소방학/개론: 핵No base
가산점: 1점(정보처리산업기사)
필기시험 공부 시작인 6월 부터 월 별로 스토리식 수기를 써볼까 합니다. 일기 식의 편한 말투로 기록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 수기는 수시로 수정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 6월
"갑자기 찾아온 새 생명"
19년 3월에 찾아온 아내의 임신 소식. 당시 조그만 직장(악기점)을 다니고 있었던 나는 현재 직장에 대한 비전과 가정에 대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가 되었다는 기쁨과 함께, 살면서 지금까지 해본 적 없던 '책임감' 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막상 이직을 하려고 하니, 나에겐 학력, 스펙, 기술, 심지어 빽 등 내세울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 알게 된 소방공무원 시험.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 가능하고 오로지 시험 점수로만 합격을 판가름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시험인 공무원 시험.
게다가 '소방'이라니.
합격까진 쉽지 않겠지만 합격만 한다면 돈, 안정성, 명예까지 손에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확! 끌리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나의 생각 들을 말하고 허락을 받은 후 그렇게 시작하였다. 물론 직장생활과 병행이다.
소방시험엔 국어, 영어, 한국사, 소방학개론, 소방관계법규 란 과목이 있구나.. 라는 것을 파악하고 우선 가장 먼저 시작한다는 공통과목(국,영,한)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국어
국어란 과목은 어려서부터 한계가 있던 과목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아무리 모의고사를 봐도 75점이 최대였던 기억이 있다.
문법을 잡아야 한다길래 문법 강의 듣기를 시작하였다. 강의 초반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국어 문법은 나의 상식을 파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엌에서'를 [부어케서], '여덟이'를 [여덜비]로 발음해야 한다는 말에 카오스에 빠졌고, '관형어'랑 '관형사'는 뭐가 다른거지?? 와 같은 질문이 끊임없이 생겼다.
한국말이 영어보다 어렵게 느껴진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의 상식을 파괴하는 과정과 함께 세상에서 처음 배우는 개념을 머리에 넣는 작업을 계속했다.
◆영어
사실 나는 7~8년 전 편입 준비를 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어도 편입 영어를 준비했던 사람 치곤 영어 실력이 너무 부족했다. 솔직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실패를 했던 기억 때문에 억지로 더 지우려고 했었던 것 같다.
정말 수 없이 들었던 문법 강의. 그 문법을 처음부터 다시 듣기 시작했다. 아는 내용도 있지만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았고 나에겐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정말 기초 개념이 나왔는데 '와 난 왜 이걸 처음 듣지??' 라는 생각이 들면 아무도 없는데 창피해하기도 했다.
◆한국사
많은 수기를 통해서 한국사는 만인의 효자 종목이라고 익히 들었다. 그리고 '고조선 - 삼국 - 통일신라 - 후삼국과 고려- 조선' 이정도 나라 순서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살만 붙이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자신있게 시작했다. 문제는 그 '살'이 쓰나미 급이라는 것이다. 강의는 계속 듣고 그 날 배운 것은 외우고 넘어가려 노력했지만 하루 만에 기억에서 사라졌고, 그런데도 계속해서 다음 강의를 들어야했다. 초반에는 이 수많은 지식들이 내 머리 속에 과연 들어오기는 할까 라는 의심을 매일매일 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 7월
"체력 측정"
모두가 알다시피 소방시험은 체력도 준비해야한다. 배근력, 악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좌전굴, 왕복오래달리기 총 6가지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항상,
나는 내 체력에 자신이 있었고 체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부분이 소방 도전 결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체력학원에 무료테스트를 받아본 결과,
왕오달 10
배근력 5
제멀 3
악력 1
그외 0
도합 점수는 19점. 충격이었다..
그나마 지구력은 처음부터 좋았던 것 같다. 학원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한 11월 부터 시작하면 적당할 것 같다 했지만 난 매우 초조했던 것 같다. 그리고 왜인지 당시엔 필기시험보다 체력점수에 더 욕심이 생겼다. 어쨌든 난 소방관이 되어야 하고 체력은 어차피 필순데 그냥 빨리 점수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7월부터 주 2회씩, 체력학원을 다니게 된다.
계속 쓰겠지만, 조금 이른감이 있었던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아주 잘~한 선택이 된다.
● 8~10월
소방시험 준비를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집중력도 좋지 않은데 직장을 병행하는 나에겐 남들처럼 공부 시간테이블이 정해져있지 않았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녁 8~9시였고 남들이 10시간씩 공부한다 할 때 나는 평일 공부시간이 2~3시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초조했었다. 남들은 주1회 정도는 휴식도 했다 하는데 나에게 그런건 사치였고 남는 시간은 모두 공부였다. 주 2회 체력학원 가는 날에는 직장 -> 체학 -> 집 순이었고 도착하면 밤 11시. 그래도 조금이라도 책 더 보고 잠들었던 것 같다.
최악의 조건에도 끝까지 가게 해주었던 원동력은 역시나 '책임감'이 아니었을까. 점점 불러가는 아내의 배를 보며 하루하루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졌다.
◆국어
8~10월은 문법 반복으로 계속 동일했던 것 같다. 패닉으로 시작했지만 무한회독(모두소-문명 쌤) 함으로서 점점 개념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고 쉬운 문제들은 대부분 맞힐 수 있었다.
조금 문법에 자신감이 생기자 약간 어려운 직렬의 기출 문제들을 풀어보았다.
영혼까지 털렸다. 소방국어 난이도가 딱 이 정도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어
단어장은 그냥 모두소에서 파는 적당해보이는 단어집 하나 골라서 시작했다. (책 이름은 '리라클 기초어휘 2300'). a~z식의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된 단어집이 싫었는데 ,이 책은 동사/형용사/명사/부사 로 분류되어 있고 단어도 무작위로 기록되어 있었고 뒷쪽엔 숙어도 수록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몇회독해야되나요?' 라는 질문은 난 한 번도 한적이 없다. 그냥 책 안에 단어들을 99%정도 외울 때까지 무한 회독했다.
문법 강의(모두소-이리라 쌤)는 총 3회독 했다. 1회독은 사실 상 기억이 안난다고 봐야된다. 나같은 경우는 딱 3회독 째 부터 문법이 머리 속에 정리가 됐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 부터 문법 문제는 쭉- 찍는 문제, 시간 단축 타임이었는데 내가 문법 문제를 풀고 있다니.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독해가 제일 문제 수가 많기 때문에 결국 제일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독해를 위한)문법 공부를 열심히 했다. 어느 정도 됐다 싶을 때 독해집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자이스토리 기본' 을 사서 이때부터 풀기 시작했고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구문독해 강의(모두소-최지아 쌤)도 병행했다.
◆한국사
기본 강의(모두소-김종우 쌤)를 1.8배속으로 1회독 한 후 기출문제집 회독을 바로 시작했다. 공부해 본 사람들은 이 말이 공감될 것이다. 1회독 하면 머리에 20% 남는다. 2회독 하면 40%, 3회독 하면 60%, 4회독부터 80% 이런 식으로 머리에 남는다. (물론 대략적인 수치입니다)
초반 회독을 시작할 땐 무척 고통스러웠던 생각이 난다. 일단 속도가 너무 안나서 1회독 때만 거의 두 달이 걸렸다. 그리고 기본서만 공부했다고 해서 문제를 바로바로 풀 수 있는게 아니었다. 결국 시험에 어떻게 나오는지 여러가지 유형을 접해야 했고 이래서 그렇게 기출문제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는구나 라고 느꼈다.
각 나라의 정치사만 나오면 좋겠는데 경제, 사회, 문화까지 통달해야 하니, 정말 공부 초반엔.. 한국사가 너무 싫었고 막막했다.
● 11월
체력이 많이 올라왔던 달이다. 시작한지 두 달 정도 됐을 땐 과락 점수를 뛰어 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 9월, 10월 꾸준히 점수가 올랐던 것 같다. 절대 늘지 않을 것 같던 윗몸 일으키기, 악력, 제자리멀리뛰기도 만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단 좌전굴은 제외. 선천적으로 안되는 좌전굴은 마지막까지 포기상태였다..
체력학원에선 매 월 마지막 주에 모의테스트를 항상 실시했었는데 11월 기록이 47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좌전굴 0점을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점수였다.
그리고 마침내 11월 말에는 아기가 태어났다..!
◆국어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국어가 급 쉬워졌다.. 그리고 이제 선택과목을 시작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다보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국어를 두 달간 과감히 공부량을 많이 줄였다..! (두 달간 3~4번 했던 걸로 기억)
◆영어
'김수환의 8분컷'을 알게 되었다. 유일하게 관심을 갖은 타 학원 쌤이었다. 다양하고 많은 문법문제를 찾고 있었는데 유튜브로 아주 적절히 접할 수 있었다. 김수환 쌤은, 다른 건 몰라도 이렇게 양질의 컨텐츠를 무료로 수험생들에게 제공을 한다는 점에서 참 강사라고 느꼈다. 특히 소방 전용이었기 때문에 많이 애용했던 것 같다.
단어도 기존에 보던 단어장 외에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느껴서, <기존단어장 + 8분컷 어휘 + 독해하다 나온 모르는 단어 싹 다> 이렇게 가기로 했다. 내 경우엔 단어는 시험 전 날까지 이렇게만 가도 충분했다.
독해는 여전히 자이스토리 기본. 다른 건 보지 않았다.
◆한국사
아직 분량에 허덕이고 있는 시기이다. 기출문제는 1회독 할 때보단 속도는 좀 빨라졌지만 여전히 새로운 느낌. '기출문제 -> 모르는 부분은 기본서로 보충 -> 기출문제'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했다. 아직 모의고사 20문제를 풀 단계는 아니었다.
◆소방학개론
드디어 선택 과목을 시작했다. 법규를 같이 시작하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로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수험생 대부분이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너무 생소한 과목이어서 두려움을 안고 시작했다.
모두소-정태성 쌤 강의를 들었고 나름 만족스러운 강의였었다.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이거 틀리면 니만 틀린거다~" 라고 하시는데 죽어도 이건 틀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도 이과를 나와 화학, 수식 개념 등은 다행히 생소하지 않았고 진도가 나갈 수록 오히려 이 과목이 재미있었다. 물론 이 생각은 재난 파트 전까지이다.^^
● 12월
"창 밖으로 꿈을 바라보다"
이제 나의 가족이 3명이 되었다. 더욱 책임감이 커졌다.
2주간 출퇴근은 아내가 있는 병원(조리원)으로 했고 그곳에서도 공부는 계속됐다. 아내를 돌보아야 되기 때문에 체력학원도 한 달간 쉬겠다고 말씀드렸다.
우리가 있던 병원 건너편에는 바로 인천 계양소방서가 있다. 창 밖으로 소방서 건물이 큼지막하게 잘 보이고 유리창 안에 선배님들이 돌아다니거나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창 밖으로 거수경례를 하면서, 훗날 내가 저 곳에 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국어
11월과 동일.
◆영어
11월과 동일.
◆한국사
11월과 동일.
◆소방학개론
아까 말한 재난 이후 파트부터는 진도 속도가 급 저하됐다. 전부 글로만 되있고 다 따분한 내용 뿐이라 정말 공부하기 싫었다. 마지막까지 재난 이후 파트는 마스터하지 못했다. 안했다는게 맞을라나.
◆소방관계법규
법규는 공부 시작 전에 한국사에 비해 분량이 2/10 정도라고 얻어 들은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소방학개론과 겹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다 그래서 '얼른 할 수 있겠지!' 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다섯가지 과목 중 제일 태워버리고 싶은 최악의 과목을 하나 꼽으라면 '소방관계법규'를 고르고 싶다. 솔직히 책 안에 있는 내용을 다 외울 수 없다. 정태성 쌤도 다 못외운다고 하셨다.
선택과목에 대한 내가 느낀 점은 80점을 목표로 공부해야 된다는 것이다. 100점을 목표로 공부하는 순간 효율이 급 저하되고 오히려 공통 과목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정말 토나올 것 같이 양이 많고 따분한 이 '법규' 과목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강의에서 말해주는 정말 중요한 법들, 시험에 반드시 나올 만 한 별표 다섯개 짜리 내용들을 위주로 먼저 암기를 시작했다.
● 1~2월
병원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 여전히 직장과 공부를 병행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직장 + 공부' 여기에 '+육아' 가 되었다는 점은 엄청난 변화였다. 물론 수험생인 나를 위해 대부분의 육아는 아내가 감당해주었다. (고마움..)
한 달간 쉬었던 체력학원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한 달이나 쉬었는데도 다행히 몸 상태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원래 받았던 점수가 유지되었다. 학원 쌤과 얘기하여서 시험 전까지는 주 1회만 나오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게 정말 좋은 점이, 난 이미 몸이 많이 올라와서 주 1회 학원가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시험 전까지 공부에 많이 투자할 수 있지만 웬만한 수험생들은 이 시기에 학원을 많이 온다(보통 주3회 다님). 경험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시험 날짜가 다가올 수록 굉장히 초조한데 체력에 시간을 할애한다는게 보통 부담이 아니다. 7월부터 체력을 준비한 난 이미 점수가 50점이 육박했기 때문에 난 오로지 필기시험만 걱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사상 초유의 시험 연기"
2월은 내가 직장을 그만 두기로 한 달이었다. 왜냐하면 3월 한달은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공부에만 올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2월 말까지 근무를 한 후 3월 1일부터 마음을 새롭게 무장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여기서 모두가 다 아는 사건이 터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로 인한 공무원 시험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것이다. 진짜 너무 화나고 짜증나고 우울하고 좌절했던.. 정말 싫었던 순간이었다. 코로나는 지금까지도 내 삶에 수많은 지장과 피해를 주고있다. 소방학교와 소방조직에도 물론..
나는 하루라도 빨리, 소방공무원이 되어야했다. 나를 위해 고생하는 아내와 갓난쟁이 딸을 위해서라도 빨리 시험을 보고 싶었는데 기약도 없는 무기한 연기라니. 허수 층에게도 치고 올라올 기회 아닌가. 정말 최악이었다.
◆국어
너무 놓았다 싶어 국어를 다시 공부해 보았지만, 딱히 할 게 없었다. 기출문제집을 하나 사서 그걸 돌리기 시작했다.
비문학/문학 얘기를 많이 안한 것 같은데, 비문학은 따로 본 강의는 없고 솔직히 책 읽고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줄 아는 한국인이면 어려운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학도 마찬가지이다. 문학 자체는 처음 보는 작품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걸 물어보지 않기 때문에 역시 강의는 보지 않고 문제만 2~3문제씩 풀었다.
문제는 고전문학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늘려놓고 문제를 맞추라는게 처음엔 막막했다. 우선 기본서에 유명한 작품 들 위주로만 쭉 보고 주제와 정서 등을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영어
8분컷은 계속 반복했다.
자이스토리 기본은 정답률 90% 이상이어서 자신감 up 된 마음으로 '자이스토리 완성' 을 구입해서 풀었다.
단어는 <기존단어장 + 8분컷 어휘 + 독해하다 나온 모르는 단어 싹 다> 이거만 반복했다.
◆한국사
정확히 기출문제집 4회독 째부터 머리 속에 많이 남았고 푸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제는 전체 흐름은 물론 각 파트에서 뭐가 중요하고 어떤 유형이 많이 나오는지 알게 됐다. 쉬운 난이도는 다 맞힐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 단계.
◆소방학개론
12월 동일. +기출문제집 공부 시작.
◆소방관계법규
12월 동일. +기출문제집 공부 시작.
● 3~5월
"끝 없는 기다림"
마음같아선 나도 only 공부만 하고 싶었지만 직장을 병행했던 이유는 가정에 수입이 끊어지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2월 말까지 최대한 직장을 유지했던 것인데 막상 이렇게 미뤄지고 나니 참 허탈헀다. 그래도 계속 좌절만 해선 안되는 일이었다. 대책을 세운 후 아내는 원래 하던 일을 복직하고, 나는 '직장 + 공부' 의 형태에서 이제는 '육아 + 공부' 로 전환이 되었다.
아이를 돌보며 공부하는게 사실 온전히 집중하긴 불가능하다. 그리고 시험이 연기가 되었고 또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때에 비해 많이 늘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때는 순 공부 시간이 1.5~2시간 정도(주말 제외)밖에 안 되었던 것 같다.
그와는 별개로, 내 인생에서 이렇게 장시간 딸과 함께 보내며 같이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다.
◆국어
기출문제집은 계속 회독했고 본격적으로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했다. 국어 모고는 '예언(문명 쌤)' 20회 짜리 이거 하나만 사서 풀었고 다른 건 사지 않았다. 결과적으론 충분했던 것 같다.
◆영어
단어는 기존 <기존단어장 + 8분컷 어휘 + 독해하다 나온 모르는 단어 싹 다> 형태에 김수환 쌤 카페에 있는 '유의어 테스트' 자료를 다운받아 추가로 외웠다.
독해는 '자이스토리 완성' 을 풀되 한 문제당 1.5~2분 이내에 푸는 것을 목표로 일일이 시간을 재고 풀었다.
8분컷도 2회독 째 하고 있었다.
◆한국사
기출문제를 5~6회독 완료했던 것 같다. 이젠 새로운 문제가 필요한 단계가 되어 도끼한국사 모의고사(김종우 쌤) 15회 짜리를 샀다. 한국사는 국어완 다르게 더 많은 문제가 필요함을 느껴서 여러 선생님들 카페에 찾아가 닥치는 대로 모의고사 파일 들을 다운받아 아이패드로 다 풀었다. 실력이 많이 올라온 단계.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유튜브로도 한국사 관련된 영상은 웬만한 건 다 본 것 같다. 설민석, 최태성 등 이런 유명한 강사분 들의 영상도 아무거나 다 보고 한국사의 야사 관련된 영상도 재밌어서 그냥 다 봤다.
한국사 영화도 수험기간동안 많이 보았던 것 같다. <봉오동 전투, 관상, 암살, 천군, 안시성, 군함도, 동주, 남한산성, 택시운전사, 1987> 이 정도 본 것 같고 생각보다 한국사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된다.
◆소방학개론
기출문제집 5~7회독 완료 후 이것도 역시 새로운 문제가 많이 필요하단 생각을 하게 되어 여러 카페에 돌아다니며 문제를 다운 받았다. 소방학개론은 나중되니까 쉽다 느껴서 많이 투자를 안했고 모의고사 점수도 꽤 잘 나왔다. 단 재난 파트는 중요한 것만 공부했다.
◆소방관계법규
법규 기출문제를 막상 접해보니 나오는게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것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가끔씩 점수가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만 생소해지면 60점대로 푹 떨어지기도 했다. 워낙 암기했으면 맞히고 모르면 바로 틀리는 과목이 법규다.
* 암기에 대해서 말인데, 나에게 제일 유용했던 암기팁은 무조건 '두문자' 암기였다. 앞 글자만 따서 하는 암기법이다. 두문자 암기법을 안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이것보다 더 유용한 암기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건 법규 뿐만 아니라 한국사, 소방학에도 적용됐다. 모두소-김종우 쌤 같은 경우 두문자를 이용해 때론 노래까지 만들어서 암기팁을 제공해주는데 말 그대로 '선병맛 후중독' 이었고 이게 나에게 쫌 잘 맞았다..
강사님들이 만든 두문자 말고도 내가 외워야겠다 싶은 부분들도 연상하기 쉬운 두문자로 다 직접 만들어서 외웠고 이것은 실제 시험에서도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학원 모의고사
학원에 직접가서 치러본 적은 없고 전부 집에서 다운받아 시간 재고 풀었다. 유명한 소단기, 소사관, 아모르, 국가소 등의 모의고사 파일 들을 공유해주는 사람들을 찾아 이 기간동안 꾸준히 풀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학원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보다 훨~씬 어렵게 나온다. 난이도는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모의고사 성적에 최대한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시간체크 용도로 꾸준히 연습했던 것 같다.
"공책의 양을 1/100로 줄여준 아이패드"
5월 말까지 아이와 함께 이런 나날들을 보내던 중 드디어, 변경된 시험 일정이 발표되었다..!
●6월
시험이 6월 20일로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에 맞추어 집중도를 올리고 막판 스퍼트를 하기 시작했다.
체력학원도 시험 끝나고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3주간 또 쉬기로 했다.
한가지 변수는, 더이상 아기를 보면서 공부를 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아기가 많이 움직이지 못해서 공부 병행이 가능했지만 점점 움직임이 많아지고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 잠깐 멘탈이 흔들렸다. 이 때 장인·장모님의 도움이 컸다. 시골에서 매 주 올라오셔서 아기를 돌보아주신 덕분에 나는 마지막까지 필기시험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함..)
◆국어
문명 모고 20회를 평균을 내어보니 83.x점 정도 나왔다. 덜도 말고 시험 때에도 이정도만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어
자이스토리 완성도 정답률 90% 정도 나왔지만 실제 시험에서도 이정도로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김수환 쌤의 파이널 모의고사인 '핫식스' 6회 분량도 모두 풀었고 마지막 점검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8분컷은 시험 직전까지 2.5회독 완료하였다.
◆한국사
마침내 한국사가 왜 효자종목이라 불리는지 이해해버렸다. 이젠 진짜 어려운 문제들만 찾아다녔고 생소한 사료여도 핵심 키워드를 통해 답을 유추할 수 있었다. 작년도, 제작년도 소방 기출 95점, 소방시험 한 주 전에 있던 지방직 시험도 90점, 심지어 헬 난이도 경찰시험도 70점을 맞았다.
한국사는 정말로 100점을 목표로 해야겠구나라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험 점수는 무척 아쉬운 점수다..)
◆소방학개론
6월 달엔 선택과목은 오답노트 위주로 공부하기로 했다. 이것도 아이패드로 오답만 캡처를 뜬 다음 따로 모아서 푸는 방식으로 하니 편했다. 정말 신기한 것은, 틀렸던 문제는 또 풀어도 또 틀린다는 점이다. (네 번까지 틀리는 문제도 있었다;) 오답노트 복습을 통해 아는 것만이라도 확실하게 맞추자라는 전략으로 갔다.
◆소방관계법규
소방학개론과 동일.
"나 시험 떨어져도 돼..?"
시험 당일 날 아침, 내가 아내에게 실제로 한 말이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시험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 수록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일 년에 한 번밖에 없는 시험, 이 단 하루에 나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그냥 미칠 것만 같았다. 참고로 재수의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았다. 나도 20대 중반의 미혼이었다면 떨어져도 재도전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를 바라보는 처와 자식이 있다보니 1년 더라는 말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너무 부담스러운 마음에 아내에게 위와 같은 말을 건냈더니,
"괜찮아, 떨어져도 돼 ㅎㅎ"
잘 보면 잘 본 대로, 못 보면 못 본대로 1년 동안 고생한 의미로 잔치하자고 말해주었다.
이 말이 나에겐 너무 고마웠고, 내가 부담을 한결 덜고 시험에 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인천 구월중학교에 도착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을 기다렸다. 정말 수 년만에 보는 OMR카드에 이름을 쓰고 침착히 문제를 풀어나갔다. 시험 푸는 순서는 늘 연습하던 대로 '한국사 -> 영어 -> 국어 -> 소방학 -> 법규' 식으로 풀었다.
* 풀면서 들었던 생각들 *
한국사: '와 1번부터 막히네ㅠㅠ 이거 맞겠지? 아 이 문젠 분명히 이 두개중에 있는데.. 음 다행히 쉬운 것도 많네..'
국어: '와 문법 아는 것만 나왔다. 비문학은 뭐 이런걸 물어보지. 초등학생도 맞히겠네. 헐 고전문법 버렸는데ㅠ 찍어야겠다.'
영어: '대박. 어휘랑 문법 다 맞았다! 독해만 찬찬히 잘 풀면 되겠다'
소방학: '음 평이하군.. 오 아는 계산문제다 나이스. 하.. 이건 아예 모르는 문제다.'
소방관계법규: '와.. 그냥 망했다.. 대략 60점대다..'
두 시간의 시험이 끝나고 학교를 빠져나왔다. 후련함도 잠시, 가답안은 이미 발표되었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떨면서 채점을 시작했다.
국어 100
영어 100
한국사 75
소방학개론 70
소방관계법규 90
이럴수가. 역대 모의고사 중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7월
사실상 끝난 기분이었다. 시험 후 며칠 동안은 날아다닐 것만 같았다.
시험 총평을 해보자면 '실수 + 행운의 파티' 였다.
우선 한국사가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로도 이번 시험은 어렵게 나왔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운 점수였다. 우선 완벽하게 아는 문제 두 문제를 틀렸다. 흥남철수 문제를 틀린 건 진짜 내 이름을 틀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국어와 영어 점수가 잘 나와주지 않았으면 울었을 것이다. 소방학개론도 완벽히 아는 문제 두개를 틀렸다. 계산문제에 환호했는데 과정은 맞았지만 숫자를 잘못 더했다..
반면에 국어에서 찍은 한 문제가 맞아주어 100점이 나왔고, 영어도 태어나서 처음 100점을 맞았다. 관계법규는 무려 시간에 쫒겨 찍은 세 문제가 전부 맞았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행운도 따라주었기에 결과적으론 제 실력대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조정점수는 가산1점 포함 402.xx점, 0.51배수에 들게 되었다.
내가 끝난 기분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체력이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카페에 들어가보니,
'필기 끝났더니 이젠 체력이 문제네'
'윗몸 도저히 안오르네요ㅠㅠ'
'왕오달 진짜 토 나오네요..'
이런 글 들이 수두룩했고, 나는 그런 반응들에 혀를 차며 여유있게 체력학원을 가서 운동을 재개했다. 점수는 유지 중이었고 조금 더 갈고 닦는 작업을 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제자리멀리뛰기를 만점을 찍었었는데 출산 때 한 달 쉬고 다시 뛰니 만점이 안나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몇 주 뒤, 체력시험 장으로 향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최초의 야외 체력장이었고 역시 조금 떨리긴 했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한 대로 각 종목을 치렀다. 도착하면 조를 나누어주고, 우리 조의 종목 순서는 '제멀 - 좌전굴 - 배근력 - 악력 - 윗몸 - 왕오달' 순이었다.
◆제자리멀리뛰기: 8점
시험 전 날까지 7~9점이 나왔다.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고 잘 오르지도 않는 종목이라 8점도 높은 점수인 걸 알지만, 아무래도 만점을 경험해 보았다보니 아쉬움이 남는 점수였다. 기록은 257cm.
◆좌전굴: 3점
개인적으로 고통이 너무 심해서 좌전굴을 연습하느니 차라리 왕오달 한 번을 더 뛰는게 낫다고 생각했던 좌전굴. 그렇지만 아무래도 아예 포기하기보다 1~2점이라도 따 보자 라는 마음으로 필기시험 끝나고 나름 열심히 다리를 찢어보았다. 시험 결과 3점을 기록했다. 최대이자 최선인 기록이었기 때문에 만족했다.
◆배근력: 10점
변수없이 무난히 만점을 획득할 수 있는 종목이고 요령을 터득하면 대부분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종목이다. 총 2회 당길 수 있지만 1회 때 214kg이 나와서 2회는 당기지 않아도 되었다.
◆악력: 8점
시험장에서 점수가 더 떨어진 종목이다. 학원에선 항상 9~10점을 왔다갔다 했는데 선생님도 시험장에선 무조건 몇kg 더 나온다 해서 안심했던 종목. 그러나 올해 인천은 악력계가 완전 새 기계였고, 거기다 규정은 악력계를 거꾸로 잡고 재며 팔꿈치나 다리를 구부리면 실격처리 하는 등 많이 fm이어서 오히려 디버프를 받았다.
◆윗몸일으키기: 10점
52개가 만점이지만 연습할 때 55~56개까진 만드는 것을 추천드린다. 패널티 규정으로 개수 감점받는 친구를 보고 자세를 최대한 fm으로 하려고 하다보니 거의 시간 딱 맞춰서 52개를 했다.
◆왕복오래달리기: 10점
체력측정의 꽃 왕오달. 중간 중간 체력학원 쉴 때도 집 앞 공원에서 왕오달은 꾸준히 했기 때문에 끝까지 잘 뛸 수 있었다. 변수는 실격 규정이었던 것 같다. '삐' 신호음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면 1회 경고, 2회 실격으로 알고 있었는데 올 해는 경고없이 바로 실격이라 하여서 약간 쫄았던 기억이 있다.
한가지 팁! '왕오달 연습은 왕오달'로 꼭 해야 한다는 것이 '진리'입니다.
이렇게 체력시험이 마무리 되었다. 참고로 인천의 체력 평균은 40.xx점인 것 같다. 체력점수가 15%라 무시하면 절대 안된다는 것을 해보신 분들을 이해할 것이다. 나중에 조정점수를 취합해보면 점수 편차가 극히 좁기 때문에 체력 1점 차이도 나중에 등수가 몇개나 왔다갔다 하고 특히 커트라인 싸움에선 1점이 진짜 아쉽다.
최고 기록은 53점, 하지만 시험 점수는 49점. 그래도 필기 때에 비해 아쉬움이 덜 했던 이유는 이제야 9부능선을 넘었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후련함때문이었을까.
●8월
"boring..."
7월 체력시험 이후 면접 보기 전까지 약 한달 반 가량의 기간은 그야말로 지루 그 자체였다.
중간에 인성검사와 신체검사가 있긴 했지만 말 그대로 갔다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9월1일 면접 일까지 무한 기다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기간은 쓸데 없이 길지 않나 생각한다.
공부를 하거나 특별히 체력준비를 할 것이 없었고 코로나 시국으로 어디 나갈 수도 없는 그런 상황. 면접 준비를 하며 8~9개월 된 딸과 하루종일 같이 있었던 시기였다.
◆면접 준비
그 동안의 각종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난 홀가분함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인지 면접 한 주 남겨놓고 계속 쉬었던 것 같다. 그래도 준비를 아예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소개, 지원동기, 장단점, 갈등 극복 사례, 스트레스 해소법, 마지막 한마디 등 필수적으로 물어볼 만한 질문들을 준비했다. 그 외 소방 이슈 질문이나 예상 토의 주제 등은 준비하지 않았고 면접 상황에 따라 즉흥적인 대처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무모한 준비였고 추천드리진 않는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몇 번의 면접 경험과 사회생활을 통해 각종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9월(마지막)
"면접, 그리고 최종합격"
면접 날이 밝았고 미리 다려놓은 정장을 입고 면접장으로 향했다.
'이제 진짜 마지막이구나'
1년 3개월 동안 힘들게 달려온 이 길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 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다음은 면접 내용이다. 알다시피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이 있다.
◆집단 면접
- A4용지 한 장과 필기구, 그리고 문제지를 받고 4명 한 조가 별도 대기실에 입장한다.
내가 속한 조의 문제지는,
[1문단]구급대원 골든타임 준수의 필요성,
[2문단]구급대원이 서두르다가 발생한 피해사례, 그리고 이 두가지 문제의 고민의 필요성[3문단]
이렇게 세 가지 단락으로 구성되어있었다. 5분 동안 본인의 의견을 구상한 후 필기한 종이 들고 단체면접장으로 이동하여 자유 토론을 시작한다.
토론을 마친 후, 시간이 남아서 개별로 소방학 지식을 하나씩 질문받았다.
1~6류 위험물의 종류
스프링클러의 장/단점?
소방시설에 대해 말해보라
플래시오버와 백드래프트란?
이 중에서 나는 '스프링클러의 장/단점'을 질문 받았다.
◆개별 면접
면접관은 3명이며 2미터 정도 떨어져있고, 가운데 의자에 앉아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을 진행한다. 내가 질문받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부모님은 어떤 분
자신의 장점
인천의 큰 화재 아는 사건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할 경우
지원동기
소방의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지
행정, 문서작업 능력은 가능한지
왜 직장은 여러번 옮겼는지
한두개 빠졌을 수도 있지만 대략 이렇게 기억난다. 집단면접과 개인면접 모두 답변도 잘 하고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면접은 내가 공무원으로서, 소방관으로서 어떠한 자질이나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어떠한 사람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십분 어필해야 하기 위해 자신있는 목소리, 어휘력, 전달력 등을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9월 1일 면접 이후 최종합격 발표 14일 이전까지, 2주의 기간도 정말 하루하루 길었다. 점수는 분명히 안정권이고 면접도 양호했는데도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명단에 내 수험번호가 없진 않겠지.. 꿈도 여러번 꿨던 것 같다.
그리고 최종 합격 발표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정갈한 마음으로 컴퓨터를 키고 발표를 확인했다.
.
.
.
'합격'
그토록 간절히 염원하던 소중한 두글자를 나는 마침내 얻었고,
이렇게 나의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 끝이 났다.
"마무리하며.."
직장+공부+체력학원+육아의 삶보다도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건 탈락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시험으론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수능과 편입.
다시는 공부하지 않으려고 했건만, 이것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소방관이란 길을 지금은 걷고 있네요. 그 계기를 준 딸에게도 고맙고요.
이 세번째 도전은 제겐 정말 마지막이었고 꼭 한번에 붙어야했기에 돌이켜보면 참 필사적이었던 것 같네요. 처음엔 돈, 안정성을 바라보고 소방공무원을 준비했지만 준비를 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된다는 점, 참 숭고하고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에 나중엔 이 일 자체를 너무 하고싶었습니다.
끝으로, 제목으로 썼던 螢窓雪案(형창설안)의 뜻은,
'반딧불이 비치는 창과 눈에 비치는 책상'이란 뜻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문에 힘씀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당시의 저의 상황과 너무 일치하는 말이어서 제가 직접 써서 시험기간 내내 방문에 붙혀놓았던 사자성어입니다. 어려운 상황이 각오를 더 다지게 만들었고, 지칠때 가족들을 더 떠올리게 해주었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이 글이 소방직 합격한 걸로 너무 거창한거 아니냐고 안좋게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이 시험이 쉬울 수도 있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간절히 바라는 꿈이자 소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 한사람에게 저의 노력의 과정이 작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늦은 나이에 준비하는게 부담되어 극소수의 지인에게만 알리고 비밀로 준비했었기 때문에 합격했을 땐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합격 소식 알릴 때 그 기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여러분도 꼭 하세요. 부모님도 많이 기뻐하셨고 딸에게도 이제서야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것 같습니다.
준비하는 모든 소시생 분들 많이 힘드시겠지만, 파이팅 해주세요. 합격만 하면 수많은 보상이 따라올 것입니다.
현재는 소방학교 교육 과정 중에 있습니다. 여기서도 공부는 끝이 아니네요.^^ 참고로 입교하실 모든 분들. 운동 꼭 많이 하고 들어오세요 진심입니다.ㅋㅋ 특히 하체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정말 대단하세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타 질문 사항들 늦게라도 답변하겠습니다. 쪽지나 인스타 DM으로도 환영입니다.(/joshua_jhk)
저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합격이 불가능한건 아니니 부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모든 분들 응원하고 특히 30~40대 가장님들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끄럽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소방관이 되겠습니다.
안전.
(*본 수기는 수시로 수정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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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까먹으면 들어와요?? 그다음강의넘어가는데.. 기억에남나요??궁금해서..
한국사는 기출문제 딱 4회독 째 할 때부터 머리에 남더라고요..^^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받을수잇을까요??
tnfywnd@naver.com
저도 인천 준비중입니다 아이아빠인것도 같네요 ㅠㅠ
전 올해 필탈했었거든요 혹시 저도 화일 받을수 있을까요?
heemin4@naver.com 부탁드립니다
정말축하드립니다!! 저도31살늦은나이에 일과병행하며준비하고있습니다 ㅠㅠㅠ
저도화일좀부탁드려도될까요!?
saerom57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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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오랜만에 들어왔네요.
위 댓글 달아주신 분들은 다 보내드렸습니다.
말씀드릴 것은, 제가 보기 편한대로 필기한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약어들로 표현되어있는 것들도 있고, 챕터 순서도 뒤죽박죽입니다.
또 저에게 쉬웠던 파트는 필기를 안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실 유용하실진 모르겠습니다;
'모두소' 인강을 들으신다면 이 자료가 더 유용하실 수 있습니다. 암기팁 등을 그대로 옮겨놔서~
화이팅하세요^^
진심으로 합격 축하드려요^^
실례가 안된다면 저도 혹시 파일 부탁드려도 될까요?
vosxja2040@hanmail.net 입니다~!!!!
수고많으십니다 저도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는데 부탁을 드려봅니다 !
dsnn07@naver.com
안전유의하시며 건강하세요~
너무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게 생활하세요!! 저도 ghdi3009@nate.com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합격축하드립니다
db-sl-em@hanmail.net 파일부탁드립니다
이제야 봤네요 합격 축하드립니다~ 파일부탁드려도 될까요?
sone17@naver.com
합격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저도 파일부탁드려도될까요..?
sji7171@naver.com
진짜 열심히 준비하셨네요 합격 축하드려요 🥳🥳올 1월부터 준비중인데 너어무 막막하네요 혹시 저도 파일부탁드려도 될까요? mik7582@naver.com
인천 악력기 연습하신 저 기계랑 같았나요??
네 같습니다ㅎㅎ
@Lujahband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멋진 가장이며 소방관 이세요!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많을걸 느낍니다. 저도 직장인 준비생으로 나랑 같은 처지의 사례가 있을까 하고 검색했는데 너무 멋진 합격후기를 보았습니다. 닥분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혹시 나중에 도움이 될까 자료요청 드려봅니다~ krh3694@naver.com 감사합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저도 직장인 준비생이며, 올해 애기아빠가 되네요~ 저도 지금 시험이 얼마 남아있지 않지만 저도 후기 쓰신것처럼 끝까지 멋지게 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저도 죄송하지만 파일 부탁드려도 될까여? dlalswhd2@hanmail.net
저도 이번달 퇴사후 시험준비예정인 36살 입니다ㅜㅠ
자료 요청 부탁드리며 ... 저도 붙고싶습니다
진심으로 합격 축하드립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혹시 저도 파일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aodehf11@naver.com 입니다ㅠ
존경합니다 큰힘을 받고 꼭 통과하고싶습니다 자료 보내주실수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존경합니다. chalk1276@naver.com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진심으로 너무 멋지십니다 자극받고갑니다
저도 혹시 받을 수 있을까요..? box0829@kakao.com입니다ㅠ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시작하기 두려웠는데 글을 읽으면서 용기를 얻게 되었어요^^
저도 혹시나 자료 받을수 있을까요? sohyuntree@naver.com 부탁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