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유소년클럽 (전주송원초 6년) 유길헌
전북현대모터스 U-12 입단 후 첫훈련(좌), 2009 주말리그 부안초교와 경기(우)
나의 꿈, 축구의 시작
나의 꿈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다. 저학년 때 취미활동으로 바둑을 아마1단까지 배웠고, 태권도도 2품을 땄고, 기타와 피아노 등 많은 것을 해봤지만 축구가 제일 좋다.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호날두를 제일 좋아하고 언젠가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뛸 것이다.
처음 축구를 시작은 것은 3학년 스포츠박스에서다. 스포츠박스는 방과 후 취미활동 클럽으로 일주에 한번 연습 하는데 거기에서 최현종(당시5학년) 선배를 통해전북현대모터스 유스 클럽을 알게 됐다. 입단시기를 놓쳐 1년을 더 기다린 끝에 테스트를 통과해 5학년 때부터 이 클럽에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전북현대모터스 U-12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에서 운영하는 유스클럽은 U-12, U-15, U-18로 구성된다.
U-12의 맴버로 본격적인 축구를 시작한 나는 축구하는 시간이 항상 즐거웠다. 초록형광색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슴 설렜고 그라운드를 달릴 때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또 가장 좋아하는 안재석 선생님을 만나 지도를 받은 것도 나에게는 특별한 행운이었다.
2009 스토브리그(진주) 준우승 기념사진 (뒷편 중앙)
물론 5학년 처음 입단할 당시는 모든 것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4, 5, 6학년으로 구성된 우리 클럽은 항상 6학년 위주로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에 5학년인 나는 언제나 벤치에 앉아 있었고, 6학년 형들이 크게 이기고 있을 경우에만 교체선수로 출전할 하는 것에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순간뿐, 전북현대모터스 유스 클럽 선수가 된 것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공부와 축구
며칠 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종예선전을 1위로 통과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참가가 확정됐다. 허정무 국가대표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공부하는 축구선수가 되라는 것, 유럽이나 미국의 축구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함께해 연구하는 습관이 길러지고 이러한 습관은 축구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목표도 축구와 공부를 같이하는 것이다. 나의 하루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공부방에서 부족한 공부를 하고 2시간 동안 축구훈련을 받고 또 영어학원에 다닌다. 영어공부를 하는 이유는 박지성 선수처럼 유창한 영어 실력이 나의 꿈인 세계적인 축구선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다.
아빠와의 약속
아빠는 축구를 하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북현대모터스 유스 클럽 입단 테스트를 합격하고 나서 아빠는 나에게 제안을 했다. 학급에서 1등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2등을 벗어나면 축구를 계속할 수 없다는 조건으로 축구를 하라는 거였다. 나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자신 있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서는 공부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학급에서 3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시험점수를 받는 순간 막막했다. 한 문제는 몰라서 틀렸고 두 문제는 실수로 틀렸는데...... 친구 몰래 학교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다. 저녁에 집에서 아빠에게 말씀 드렸더니 아빠는 약속대로 축구를 그만하라고 했다. 내 방에서 또 한바탕 울고 있는데 엄마가 들어와서 나를 위로하며 아빠에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보라고 했다. 대신 기말고사에는 1등을 하겠다고...아빠는 승낙 했고 그때부터 축구도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기말고사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만점이니 당연히 1등 약속을 지켰고 그래서 지금까지 축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부에 자신감이 붙어 이번 6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안재석 코치의 평균 90점
대한축구협회에서 올해부터 공부하는 축구를 시작했지만 우리 전북현대모터스 유스 클럽 안재석 선생님은 오래전부터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우리클럽에 부임하신지 8-9년 되는데 처음부터 인성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쳤다고 한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신다. 우리들 중에 부모님께 잘못한 일을 아시거나 친구들과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여지없이 혼이 난다. 한번은 저학년 친구들이 진주에서 합숙 중에 싸운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시합중임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단호하게 집으로 되돌려 보냈고 이후 이 두 친구를 충분히 반성토록 한 후 클럽에 참여하게 할 만큼 철저하다.
안재석 코치의 지도
두 번째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공부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기간에는 훈련일정까지 취소하면서 공부하라고 한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평균 90점에 미달한 선수들은 경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한다. 초등학생으로써 평균 90점은 운동선수로써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매번 강조한다. 우리 팀에는 평균 90점에 미달하여 시합출전은 물론 원정출전 현지로 가는 버스탑승마저 거부된 몇몇 선수가 실제 있었으며, 90점 이상을 받아 원정출전에 오른 선수도 반드시 책을 가져와 저녁에는 합숙소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
맨 나중이 축구다. 그런데 선생님은 공을 잘 차는 것만을 원하지도 않는다. 성실한 플레이와 생각하는 축구를 하라고 가르친다. 사소한 실수는 넘어가지만 우리가 불성실한 플레이를 할 경우 가장 많은 꾸중을 한다. 또 게임의 승패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경기에 졌다고 한번도 혼난 적이 없으니까... 오히려 이긴 경기에서 이것 저것 지적하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꾸중을 한다.
최선을 다하고 즐겨라!!
아빠가 늘 하는 말이 있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수 없다”라고. 머리가 좋아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당해 낼 수 없고 발재간이 아무리 좋은 축구선수도 노력하고 연습하는 선수를 당해 낼 수 없다고. 그런데 노력하는 사람도 지쳐 포기할 수 있으니 뭐를 하든지 즐겨야 한다고.
나도 즐기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 경기에서 져도 상대방을 칭찬해주고 이겨도 격려해줘야 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임을 알지만 그게 내 맘대로 안된다. 경기에서 지면 화도 나고 울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날은 졌어도 그리 슬프지도 않고 담담할 때가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어른들은 최선을 다하라고 하나 보다.
MBC꿈나무축구리그 AL 차범근축구교실과의 경기
가장 즐거웠던 순간
우리팀은 MBC꿈나무축구재단에서 주최하는 MBC꿈나무축구리그와 대한축구협회에서 주최하는 주말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MBC꿈나무축구재단에서 적극적인 지원으로 열리는 윈터리그 챔피언십과 꿈나무축구리그는 작년부터 참가하여 친근하다. 축구를 하면서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MBC꿈나무축구리그 중 김포이회택축구교실과의 경기에서 내가 넣은 골이 가장 기억이 남다보니 더욱 애착이 간다. 그때 하프라인 부근에서의 중거리 슛은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너무 좋다. 그리고 윈터리그 챔피언십은 방학 중에 개최되므로 합숙을 통해 우정과 축구실력을 더욱 키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금년도에 우리 팀이 3위를 하여 더욱 좋았다.
또 현재 매월 말 한차례씩 부여 구드래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MBC꿈나무축구리그 AL 정규리그에서 우리팀이 2위를 하고 있다. 남은 경기가 4경기로 조금만 더 열심히 한다면 1위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것이 나를 비롯한 우리 팀 모두의 다짐이다.
2008 K-리그 유소년클럽캠프(남해)에서 태수(우), 기범(좌)이랑 캠프파이어
장래계획
현재 나의 포지션은 윙포워드이다. 윙포워드로 유명한 선수가 전북현대 최태욱, 맨유 박지성, 최근에 레알로 이적한 호날두, 바르샤의 메시다. 현재는 이런 선수에 미치지 못하지만 반드시 이런 선수처럼 될 것이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 축구뉴스를 하루에 세 번씩 본다. 아침 눈뜨자마자 한 번, 학교 끝나고 한 번, 저녁에 영어공부를 하면서 한 번. 이러다 보니 이런 세계적인 선수들은 나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런 나를 위해서 아빠가 신청해 준 월간 ‘포포투’라는 축구잡지를 정기 구독 한 지도 벌써 일 년 반이 넘고 있다.
부모님께서는 축구가 힘들고 나의 현재 축구 실력이 그다지 출중하지 않다고 전문적인 축구선수보다 취미로만 축구를 하라고 하지만 부모님을 설득해 반드시 축구선수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축구는 열정적이고 재미있고 즐겁기 때문이다. 축구의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는 꼭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 전북현대유소년클럽(*최용성 학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