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아테네인이여! 황금을 좇고 권력을 좇는데는 부끄러움이 없으나 인생 최전성기에 문득 뒤돌아보니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데 저 숲속에 갑자기 표범이 나타났다. 그것은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어두운 숲속을 헤매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주위를 돌아보니 사자가 으르렁거리고 서 있었다. 그것은 권력욕에 휩싸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자포자기하고 있는데 다시 암늑대 한마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사악함과 교만이었다.
로마 최고의 시인이자 로마의 건국 신화 <아이네이아스>를 쓴 베르길리우스를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된,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던 단테의 새로운 인생, 신곡新曲의 서두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상황이 제대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와중이라 그런지 번득 떠오르는 히안한 기시감이. 권력욕에 휩싸인 인간의 모습을 한 사자와 사악함과 교만을 지닌 암늑대. 시대와 상황을 초월한 '혼자의 생각 짜집기'이지만, 제대로 딱 입니다!!
단테가 35세 때 밤에 길을 걷다 산짐승들에게 위협당할 때 베르길라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해주고 지옥으로 인도해줍니다. 지옥의 뱃사공 카론이 꾸물거리는 죄인들을 노로 후려치며 배에 태우고 있습니다.
신곡에서 단테가 베르길라우스와 더불어 지옥을 순례하며 이승에서 죄지은 여러 사람을 만나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지옥순례로 '권선징악'하는 설화가 한 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죄질에 따라 9등 지옥이 있는데 그 일등 지옥의 대기실인 유인막(留人幕 )에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조상의 문집을 팔아 떡을 사먹었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은 '조상 무덤의 비석을 파다가 화계석(花階石)을 놓았다'고 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사당의 위폐를 깍아서 주걱을 만들어 썼다'고 합니다. 마지막 한 사람은 '조상 산소를 몽땅 팔아 첩 살림을 차렸다' 하고는 서로가 더 못 됐다고 윽박질을 합니다. 일등 지옥의 유인막 이야기는 조상이 해 놓은 일을 훼손하는 것이 일등 대죄임을 시사해 주는 것이 됩니다.
2023년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라고 말하며 강제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없이 미래 협력을 강조하는 기념사를 발표했다.
'3·1 운동을 기념하고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라는 삼일절 기념사임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필수 요건인 과거사 문제 등의 극복 방안, 일본의 변화 필요성 등을 외면하고, 조선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구절도 있어 식민자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3·1정신에 부합한다는 말과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말은 궤변에 가깝다?. 궤변이다!
기념사로 인해 주목받지 못한 부분이지만, "대한독립만세"라는 역대 모든 정부가 불러 온 유서 깊고 근본 있는 구호 대신에 "새로운 국민의 나라 만세!"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3.1절 기념식의 발언들은 이어지는 일본에 대해 일방적으로 협력 의지만 강조하는 발언의 시초에 불과했으니, 자국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자 아낌없이 나눠주고 받아온 거라곤 달랑 ‘오므라이스’ 한 그릇. 외교부 장관은 ‘우리가 물컵의 반을 채웠으니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워줄 것’이라 했으나, 일본 정부는 외려 ‘나머지 반마저 채워오라’는 태세로 독도, 위안부, 지소미아, 레이다 조사, 오염수 문제 등 줄줄이 청구서를 내밀었다....
봄꽃같은 아이야 , 크게 미안하고 크게 부끄럽구나...
#반성과 사죄없는 해법은 또 다른가해에 불과하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바이런
첫댓글 벌써 써 둔 글인데....3월이 가기 전에 담아봅니다.
맑고 환한 봄꽃들 속 건강하시고 굳센 사월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