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스님들과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 길을 걷는다. 날이 밝으면 등산객, 관광객이 북적인다. 약 500미터의 전나무 숲길. 하얗게 머리가 샌 할머니도 막 돌이 지난 어린아이도 숲길을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티셔츠를 맞춰 입은 커플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모인 대가족도 즐겁게 이 길을 걷는다. 사람들로 하여금 즐겁게 이 숲길을 걷게 해준, 150년 전 이곳에 나무를 심은 스님이 새삼 고마워진다. 전나무 숲길에선 나이테 안내판을 비롯해 숲을 설명해주는 해설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나무 밑에는 의자를 놓아두어 누구든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왼쪽 계곡엔 조잘조잘 물이 흐르고 이따금 길을 가로지르는 다람쥐는 사람들을 반긴다. 길지 않은 길이지만 마치 거대한 트레킹 코스의 축소판처럼 모든 것을 갖췄다. 등산로도 갈라지고 폭포로 향하는 길도 있다. 길의 끝에는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 장소였던 작은 연못도 있고 오른쪽엔 부도탑도 있다. 전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마치 ‘피톤치드’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