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와 넷째가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대학 입학과 함께 나가 살던 아이들이 취직을 해서 직장이 있는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코로나 19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모두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본인들에게는 주거비와 식비 등 생활비를 절약하는 이득이 있을지 모르지만 식구 둘이 늘어나면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식비와 전기세, 물세 등의 지출이 많아지는 것은 그렇다 치자. 시도 때도 없이 아래층 위층을 오르내리면서 소란스럽게 하고, 여기 저기 물건을 늘어놓는 것도 견딜 만하다. “왜 아빠는....,?” “왜 엄마는...?”하는 녀석들의 잔소리도 재롱으로 넘어 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
두 녀석들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것이 눈에 거슬렸다. 방에서 일을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끼고 있고, 밥 먹으면서도, 운동 경기 중계를 시청하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날 잡아서 이 점에 대해서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눠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농구경기 중계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도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타임아웃이나 하프 타임에 보는 것이 아니라 경기 중에도 수시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게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를 자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스마트폰을 이층에 두고 내려와 농구 중계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종 이유를 달고 수시로 이층을 올라가서 스마트폰을 체크했다.
이런 스마트폰으로 인한 문제가 비단 우리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듯하다. LA 통합교육구(LAUSD) 교육위원회는 교내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규정안에 따르면 교육구는 120일 안에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관련 정책을 연령대별로 개발해 교육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교육위원회는 이를 검토한 후 시행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교육구는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입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학생들은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LAUSD는 스마트폰 금지 정책이 시행되면 학생들의 학습 향상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한 괴롭힘이 감소되고, 학생들의 주의 산만 및 불안감이 줄어들며, 또래 및 성인들과의 소통이 더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위원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과 소통을 위해 스마트폰 소지를 허용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스마트폰 금지 정책이 부모가 자녀에게 연락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일선 학교들에서 실제 시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1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이 애플 워치, 스마트폰 등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4자녀를 키웠던 부모의 입장에서 휴대전화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나름 편리한 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교육활동 중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 금지를 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교내에서 스마트폰 금지 정책을 펼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작업을 초래하는 과잉 대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문제가 되는 점들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전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필자는 스마트폰 중독이 아닌가 의심되어 관련 웹사이트 여기저기에서 테스트를 해보니 다행히 아직 중독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그 심각성을 느끼고 몇 가지 방법을 택해서 실천하기로 했다. 우선 아침에 공원을 걸으며 여기 저기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나 아름다운 장면을 사진으로 담는다는 구실로 스마트폰을 꼭 들고 다녔는데 사진을 찍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스마트폰을 차에 두고 걷기로 했다. 그 첫날은 무사히 스마트폰 없이 걷고 돌아왔다. 그러나 다음날, 거위 한 쌍이 아기 일곱 마리를 데리고 가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부지런히 차로 가서 스마트폰을 갖고 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찌 이 아름다운 광경을 그대로 지나친단 말인가?
필자의 아이들도 스스로 문제성을 느끼고 있을 터이니까 내가 따로 언급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본인들 스스로가 판단해서 좋은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들의 재택근무가 불편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20대 청년들과 함께 살면서 여러 가지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첫댓글 며칠전 한국 마켓에 들렸을때 진열대에 배치되어있는 한인 잡지들을 집어들고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페이지를 넘기는데 갑자기 눈에익은 얼굴이 보여서 누구지? 하고 그분이 쓴 아티클을 읽어보는데 씨메이커님이 쓰신글이 계제 되어있더군요. ㅎㅎ 제가 집어들고온 잡지는 타운 뉴스 라는 잡지인데 전에도 몇번 한국타운에 갈적에 가끔 집어들긴했지만 씨메이커님과 연결을 못 시켰거든요. 이제는 정확하게 연결이 되는군요. ㅎㅎㅎ 저는 따로 한국신문을 구독하지 않기 때문에 가끔 한인 업소들의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있는데 이런 타운뉴스 잡지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싶습니다.
셀폰 중독은 지금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이슈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그중에 하나구요. 심지어 잠이 안올때는 잠오게 하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자야 잠도 잘 옵니다 ㅎㅎ
인터넷 덕분에 지식의 분야는 넓어졌지만 또 이런 불상사를 막을길이 없군요. ㅠ
어이쿠, 들켰군요. ㅎㅎㅎㅎ.
저도 너무 봅니다.
고치려해도 쉽지가 않아요....ㅡ.ㅡ
제 아내와 저도 하루 종일 보고 있어요.
가능한한 스마트폰과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2층에 두고 내려와 있지요.
또 볼일 보려고 어딘가를 방문하거나 식당에 들어갈 때는 전화기를 차에 두고 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