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의 법칙과 혁신
차별화는 말 그대로 ‘남과 다른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은 단순히 다르다는 의미만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호박에 줄을 그어 놓아도 수박이 되지 않는 것처럼 겉모양만 다르게 바꾼다고
차별화 전략이 완성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호박에 줄을 그어놓은 것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다른 것’이 자신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또한 다르다는 것은 대충 다른 것이 아니라
확실히 다른 ‘극단적인 다름’을 의미합니다.
경쟁자는 조금 다른 것은 쉽게 모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세 차별화가 힘을 잃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조금 다른 것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출시되는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가 뭔가 주목하고 기억하게 하려면 독특성이 있어야 합니다.
라면시장의 부동의 1위 신라면을 그나마 위협했던 것은
기존 제품과 완벽히 다른 차원의 흰 국물 꼬꼬면이었습니다.
매운맛을 기본으로 면발 굵기나 쫄깃함을 모방하고 개선했던
많은 경쟁사의 제품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꼬꼬면이 결국 왜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는지는 선점방어・후발도전의 법칙에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차별화에서 다름이란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고,
소비자가 주목할 수 있을 만큼의 극단적 다름이어야 합니다.
이렇듯 다름은 차별화의 시작점이자 전제조건이지만
이 다름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요건이 있습니다.
바로 다름을 소비자가 좋고,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인식시키고 설득하는 장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품질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좋다고 느껴야 성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사양이나 기능의 우수성은 성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홍성준, ‘차별화의 법칙: 고객을 유혹하고 기업을 성장으로 이끄는’ 중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기존 휴대전화와는 ‘완벽히 다른 아이폰’으로
초대박을 냈습니다.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선점효과와 스티브잡스에서 비롯되는 혁신적 이미지는
높은 차별화 프리미엄을 창출하며 애플을 최고의 기업으로 견인합니다.
배터리 교체도 안 되고 A/S도 약했고, 변변한 광고도 없는 객관적으로는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었는데도 고객들은 열광했으며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많은 경쟁자가 시차를 두고 애플을 흉내 내며 더 나은 사양과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후발주자 중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며 애플의 선점효과를 반감시킵니다.
기본적으로 애플을 모방했지만, 상대적 약점이나 자신의 강점인 하드웨어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선점자 애플과는 다름을 구사하며
유일한 대항마가 되었습니다.
삼성은 하드웨어에 집중해 애플 대비 내구성 측면에서 강점을 부각할 수 있었고,
스스로 자유롭게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어 시장반응에 따라 빠르게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합니다.
기존 스마트폰이 터치 방식 일색의 관행을 깨는 S펜을 도입하고
스티브잡스 조차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던 5인치 화면을 처음으로 채용한
갤럭시노트를 재빠르게 시장에 출시해 경쟁을 주도합니다.
이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프랭클린 플래너 같은 다이어리를 같이
들고 다녀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없앤 최초의 제품이 됩니다.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예컨대 펜 기능을 더 정교화하는 등
이에 대한 시장지식을 제품에 반영해 자신의 다름에 대한 가치를 높인
갤럭시 노트2는 더 빠르게 고객의 호응을 얻으며 애플을 압도합니다.
애플 못지않게 혁신적으로 인식되었고,
새로운 콘셉트를 먼저 제시해 소비자의 마음을 선점한 것입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분야의 구루 필립 코틀러는
“다섯 가지 혁신 중 네 가지가 실패하더라도 하나가 성공적인 혁신이라면
나머지 실패를 커버할 수 있으므로 혁신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코틀러가 강조한 혁신은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마케팅 혁신,
즉 차별화도 마찬가지이며, 네 가지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차별화와 혁신적인 성공이 기업을 이끌어 가게 될 것입니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