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23 金 비.
47km. 화개장터-광양=남서울 터미널-한강 반포지구=무림리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낙동강을 포기하기로 한 건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몸이 힘들었다. 몸이 마음을 힘들게 하고 마음은 나이를 탓하는 지경이라 여행을 계속한다는 게 편치 않았고, 아내의 방학도 며칠 남아있지 않았다. 그냥 마음 편하게 4대강, 한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또 낙동강은 몇 번 여행한 경험이 있기도 하였기에 아쉬움은 버릴 수 있었다.
비는 오다말다를 거듭하다가 오후에는 쉬지않고 내렸다.
광양에 가까워질수록 자전거길은 잘 만들어져 있었다. 그러나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광양 바닷가에 닿았지만 비를 맞는 어설픔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광양시내를 세찬 빗줄기를 맞으며 달려 중마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표를 사고나니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20분의 여유가 있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버스에 올랐다. 오후 3시 40분.
버스는 저녁에 어두워서 서울남부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서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차로 꽉찬 어두운 도로를 자전거로 가기엔 벅차기도 했다. 한강반포지구에 닿으니 여기는 자전거천국이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 저녁으로 먹었다. 젊은이들 사이에 담겨 자전거메카의 분위를 두어 시간 즐겼다.
그래도, 역시 한강 자전거길이 멋지고 역동적이다.
반포 한강.
이제는 자전거 메카가 된 곳이다. 특히 저녁에는 세상의 모든 자전거가 다 모이는 것 같다. 아이에서 젊은이 노인들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자전거의 종류도 넘쳐난다. 반포대교 아래에서는 자생적 뮤지션들이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매 시간마다 펼쳐지는 반포대교의 분수쇼 행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해 주었다. 온갖 색깔로 품어내는 물줄기는 속까지 힘들었던 내 마음을 홀가분하게 씻어 주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아내와 얘기를 나눈다.
"여보! 내년부터는 이런 여행 그만해요. 너무 힘들어요."
"그럴까? 그러는 게 좋겠지. 나도 힘이 부치는 것 같아!"
"차를 타고 먼거리를 이동한 다음, 가까운 데는 자전거로 둘러보는 그런 여행 어때요?"
"이번이 60대의 마지막 여행인데 70대에는 그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 수고했어요. 사랑해요!"
"당신도 애썼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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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구름에 젖은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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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벌에 가득 고인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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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5085F4C52DF31B109)
지리산을 넘어가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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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모양의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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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자전거길, 보기에 좋았다.
비가 내려서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하동-광양 구간에서.
여기서부터는 서울이다.
반포한강공원이다. 이미 자전거의 메카가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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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한강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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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피해 한강으로 나온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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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전거길은 이제 세계가 부러워할만큼 좋아졌다.
자전거를 타는만큼 행복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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