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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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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캡쳐한 것 중에 옆으로 길게 쓰인 댓글은 알아보기 힘들수도 있어 흑흑 이미지 길이 제한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네 혹시 방법 아는 언냐 있음 알려주!
“넌 날 좋아해, 그렇지?”
낮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 깊이가 있지만 결코 부담스럽지는 않은, 그런. 대학생 때는 부업으로 아마추어 뮤지컬을 했다더니, 과연……. 마음만 먹으면 말 한 마디로 사람을 홀딱 녹여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녹아버리는’ 사람이 내가 되고 싶진 않단 말이야! 진정하자, 진정해. 마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거야. 저런 호색한한테 넘어가면 안돼! 저 놈은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잘 요리할 수 있는지 무지하게 잘 알고 있어, 분명히. 으으. 갖고 놀아지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누, 누가 그래?! 난 너 싫어해! 그것도 엄청!”
“넌 역시 솔직하지 못한 게 매력이라니까.”
“K!”
내가 바락바락 악을 쓰며 대들자 K가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그런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도 왠지 모르게 섹시해 보인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렸을 정도로. 저 놈은 진짜 타고난 바람둥이다. 겉으로는 무척 신사적으로 행동하지만 알고 보면 신사는 무슨 얼어죽을, 하!
처음 K를 봤을 때에는 조각같은 마스크에 넘어가 헤실대며 시키는 대로 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의 본성을 알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속에서 열불이 치밀어 오른다. 내가 미쳤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더니, 홀랑 속아 버리고 만 것이다.
진심을 담아 으르렁거리듯 내뱉었다.
“난 널 증오해. 넌 정말 짜증나.”
“Lier.”
“아니라니까.”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믿어주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꼭지 돌아간 놈이 지는 거다. 아무리 봐도 K가 먼저 분노해서 이성을 잃는 일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으니 그냥 내가 참을 수 밖에. 저런 능글맞은 놈을 화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제발 아무나 좋으니 내게 답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아니, 그게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저 쓸데없이 잘난 얼굴이라도 어떻게 좀 해주기를. 생긴 게 너무 내 취향이라 아주 막나가지도 못하겠다. 흥, 이런 뭣 같은 상황이라니. 내가 바보 천지지. 릴렉스. 하아 후 하아 후 호흡을 가다듬었다.
“J, I love your sweet little lies.”
“닥쳐! 아, 소름돋았어 나.”
“Oh really? Adorable.”
“미친놈!”
혀에 버터를 바르기라도 했는지 느물느물한 말이 술술 흘러나온다. 동문서답에 가까운 바보같은 대화,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유쾌한 기분이 드는 건지.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어쩔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미워할 수가 없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짓을 해도.
“난 너 안 좋아해.”
“Yes, yes.”
K가 가만가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이 커서 그런지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맹수 한 마리가 뒤통수에 발을 턱하니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다. 조심스레 머리칼을 매만지는 손길이 그리 나쁘지 않다. 저 녀석의 허니 블론드는 어떤 감촉일까? 한 번도 직접 만져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무심코 손을 뻗어 K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움켜잡았다.
“뭐 하는 거야, J?”
부드러운 어조로 묻는 K에게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똑바로 날 향한 한 쌍의 물빛 눈동자. 신은 정말 불공평하다, 이렇게 하나 하나가 아름다운 인간이라니. 빠져들면 안 되는데.
이럴 때의 K는 이상하게 진지해 보인다. 장난스러우면서도 은근히 가라앉아 보이는 분위기.
“나도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그냥, 이런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
2
K는 기어코 날 울렸다.
“울지 마, J.”
아침 해가 뜨면, 넌 내 눈앞에서 사라지겠지. 나 때문이다. 널 파멸로 몰고 간 것은, 나다. 그러게 넌 왜 나 따위를 사랑해서. 왜 나 같은 평범한 인간한테 목을 매서……. 동료들에게 버림받고, 적들에게 쫓긴다. 네 불행의 중심에는 항상 내가 서 있다. 네가 택한 마지막 탈출구는, 자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지켜보는 것. 네가 눈부신 햇살 속에서 타들어 가는 모습을, 그저 가만히.
넌 한 줌 재로 남을까? 그게 끝일까? 지금 넌 이렇게 내 눈 앞에 살아 있는데. 아니, 넌 뱀파이어니까 언제나 ‘죽어 있다’고 했지. 그래도 넌 날 만지고 나와 이야기하는데. 네 상태를 무어라고 설명해야 할까. K, 적어도 넌 나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한여름밤의 꿈이라고 생각해. 다 잊어버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잔뜩 몰아세우고 따져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난 속절없는 눈물만 쏟아낼 뿐이다. 말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걸까, 의아하다. 이 모든 것이 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이 꿈이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오래도록 너와 함께했으면. 그랬으면.
3
(C가 K고 B가 J임)
“기사 내려 달라고요!”
“안돼. 이제 와서 내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러게 미리미리 조심을 했어야지.”
이 못되먹은 신문기자 새끼. 저 뻔뻔한 표정을 좀 보라.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다 이거지? 생각만 같아선 한대 콱 쳐도 분이 안 풀릴 것 같다. 뺀질뺀질하게 생겨선 하는 짓은 완전 싸가지 없음의 진수를 보여주는구나.
……하는 것이 J의 심정이었다.
J는 지난 토요일 모 유명 연예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갔다.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그런데 1차 예선에서 탈락한 것은 물론 우연히 마주친 기획사 사장으로부터 어이없는 제안을 받았다. 일명, 성상납. 하룻밤 섹스를 대가로 연예계에 데뷔시켜주겠다는 것이다. 남자끼리이니 뒤탈이 나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쯤이야 어떤가 싶어 혹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일단은 거절했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어쩐지 찜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장면을 악덕 스포츠신문의 기자에게 걸려 대문짝 만하게 기사가 나갔다. J의 이름이 이니셜 처리되긴 했지만 이미 그 바닥에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상황. 타 기획사의 오디션을 보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되어 버린 것이다.
“좋아요. 이미 기사 나간 거야 어쩔 수 없다고 쳐요.”
J가 양쪽 허리에 손을 얹고 비장하게 외쳤다. 엎질러진 물, 자신이 한 수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왜 내가 그… 거절했다는 내용만 쏙 빼고 기사를 썼어요? 기사만 읽으면 내가 꼭 옳다거니 사장 말에 동의한 것 같잖아요!”
“그래야 더 자극적이니까.”
“뭐? 자극적인 게 어쩌고 저째? 당신 기사 하나가 내 인생을 완전히 망쳐 놓게 생겼다니까?”
K가 J를 아래위로 한 번 훑어보았다. 시끄러운 꼬맹이 하나가 아침부터 찾아와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흠씬 두들겨 패 주었겠지만 이게 웬걸, 때릴 데도 마땅치 않다. 빼빼 여위어서는 얼굴이 주먹만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얼굴 작고 마른 거 빼고는 연예인 할 만한 인물은 아닌데. K가 훗, 하고 비웃음 비슷한 것을 흘렸다.
“연예인 지망생이라도 되나 본데 그냥 다른 일 찾지?”
“남의 인생이라고 막말하지 말라고요!”
J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었다. 가여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학성을 자극했다. K는 뜻하지 않게 재미있는 소년을 만나게 된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지금까지 만나 봤던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다. 좀 더 곁에 두고 지켜보고 싶었다.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우리 거래라도 할까? 기사를 내린다는 조건으로.”
J가 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4
한밤중, J는 잠에서 깨어났다. 구석에 놓여져 있는 램프 하나만이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방 안은 전체적으로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공기 중에 남아 있는 정사의 냄새를 제외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공간이었다. 자신의 나신을 끌어안은 채로 옆에 누워 있는 남자는 죽은 듯 고요히 잠에 취해 있었다. 평상시엔 극도로 예민한 남자가 J 앞에서만은 순한 어린양이 된다.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J가 숨을 죽인 채 남자를 내려다 보았다. 무방비. 무저항의 상태. 지금이라면 얼마든지 남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베개 커버 안쪽에는 잭나이프를 숨겨두었고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는 권총이 있었다. 남자는 J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J가 자길 죽이기 위해 고용된 킬러라고는 짐작조차 못할 정도로. 아니면, 이미 눈치 챘지만 눈감아 주고 있는 걸지도. 남자는 어디로 보나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 넌 아름다워. 넌 반짝반짝 빛이 나.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예뻐. 어디서 뭘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난 거야. 넌 내 운명이야. 첫눈에 네게 반했어. 세상의 어떤 화려한 미사어구로도 널 완전히 표현하진 못할 거야. 월트 휘트먼도 셰익스피어도 네 아름다움 앞에서는 할 말을 잃고 벙어리가 되었겠지.
오래 전 남자가 속삭였던 사랑의 밀어가 J의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평정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일이 점점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J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은 본디 냉철하고 이성적이기로 소문이 난 사람이었다. 원래대로였다면 한 달은 더 전에 임무를 완수했어야 한다.
남자가 잠시 뒤척이더니 강한 힘으로 J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냥 잠결에 한 행동인 듯 했지만 J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은근한 죄책감이 엄습해왔다. 죄책감이라니, 역시 자신답지 않았다. J는 찌푸렸던 얼굴을 피고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자세를 편안히 하고 눕자 금새 잠이 쏟아졌다.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J가 색색거리는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수마에 빠져들자 이번에는 남자가 감았던 눈을 떴다.
“넌 날 죽일 수 없어.”
남자의 중얼거림은 J에겐 들리지 않았다.
5
K가 J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정확히 J의 왼쪽 가슴에 파고들었다. 심장을 아슬아슬하게 빗겨간 채로. J가 안 움큼의 검붉은 피를 토해냈다. K의 눈동자에 일순 아픔 비슷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K는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은 J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애처롭게 끌어안았다. 이번엔 K가 J의 손에 리볼버를 쥐어준 후 그대로 자신의 심장 쪽으로 이끌었다.
“네 숨이 끊어지기 전에 날 죽여줘.”
한 줄기 눈물이 K의 뺨을 적셨다. 얼마만에 흘려보는 눈물인지.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드디어 J를 가질 수 있다. J도 자신을 가질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속박되어 벗어날 수 없다. 얼마나 바라왔던가, 이 순간을. J가 총이 들려 있지 않은 다른 한쪽 손을 들어올려 K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시야가 흐렸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Bonne nuit, K.”
마지막 인사였다. 텅빈 주차장에 한 차례 총소리가 울리고 K의 몸이 J위로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두 사람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 위를 흐르며 한데 섞였다. 어느 것이 누구의 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붉고, 진득했다. 어쨌거나, K와 J는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6
“아저씨.”
K가 인상을 썼다. 미칠 것 같았다. J가 어리광 피우듯 살짝 오물거리는 발음으로 자신을 부를 때마다 견딜 수 없이 몸이 달아 오른다. 자제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당장이라도 저 가는 몸을 유린하고 엉망으로 범하고 싶었다. 매끄러운 살결, 가는 허리, 그리고 다리 사이의…….
씨발. K는 낮게 욕을 읊조렸다. 올해 자그마치 서른 셋이었다. 아무 때나 발정하는 십대가 아니었다. 그런데 J는 언제 어디서건 K를 ‘세우게’ 했다. 그 어느 질펀한 AV보다도 탄력 있는 몸보다도 K에겐 J만한 흥분제가 없었다. J와 함께 있으면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어 정신이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J는 겨우 열여덟 살이었다. 젠장! 차라리 스물 여덟 살 정도만 됐었더라면 앞뒤 안 가리고 확 덮쳐버리는 건데. K는 입맛을 다셨다. 그 때.
“나 아저씨 좋아해요.”
갑작스런 J의 발언에 혀를 깨물 뻔 했다. 뭐라고?하고 반문하는 대신 K는 말없이 J를 응시했다. 혹여라도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했기에. 그러나 표정 관리는 돼도 주책맞게 뛰는 심장만큼은 아웃 오브 컨트롤.
“그래서 아저씨랑 자고 싶어요.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지. 넌 아직 어려. 조금 더 생각해 보거라. 네가 착각하는 걸 수도 있어. 넌 아직 청소년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확실하게 모를 가능성이 더 높아. 만약 네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내가 좋다면 우리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해 보자. 오늘은 일단 집에 돌아가서 쉬어. 알았지? 어쩌고 저쩌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이미 계산 완료였다. 잘 어르고 달래 집에 보내야 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K의 입밖으로 튀어나간 말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돼.”
7
내 팔자야. 어쩌다가 그런 고매하신 도련님을 사랑하게 되서. J는 투덜투덜 신세 한탄을 하면서도 열심히 바닥을 닦았다. 무슨 놈의 집이 이렇게 크고 넓은지. 이 저택의 주인인 K가 ‘너 혼자 깨끗하게 쓸고 닦도록’하고 직접 하명했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K는 J의 절절한 짝사랑 상대였다. 거역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팔이 저리고 허리가 아팠다. 그리고 K에게 미움받다는 생각에 속이 쓰렸다.
“진짜 너무해…….”
걸레를 빨기 위해 일어서려는데 천장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러고 보니 요 며칠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계속되는 파티로 인해 매일매일이 청소로 시작해 청소로 끝나는 하루였다. 이제 정말 한계인가보다. 눈앞이 깜깜했다. 천근 만근인 눈꺼풀을 들어올려보니 어느새 복도 한 가운데에 쓰러져 있었다.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웠다. J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런 J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K였다. 최근 너무 혹독하게 부려먹었다 싶어 어쩌고 있나 하고 잠깐 보러 왔더니 J가 혼절해 있었다. 온몸이 불덩이 같았다. K는 사색이 되어 주치의를 찾았다. J가 어찌 되는 상관없다 여겼는데 그것이 아니었나 보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J를 자신의 침상에 뉘인 K는 손수 그를 간호하겠다 자청했다. 서투른 솜씨로 J의 이마에 손수건을 올리고 그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더 이상 심하게 대하지 않을 테니, 이만 일어나다오.”
팔다리가 안쓰러울 정도로 말라 있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살결이 희어 더욱 애처로웠다. 처음 봤을 때부터 건장한 체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괜히 자신의 탓인가 싶어 입 안이 씁쓸했다. J가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제대로 된 식사를 하도록 해야겠다, 하고 K가 다짐했다.
8
“교수님…… 아니, K. 나한테 왜 그랬어. 말해봐.”
J는 반쯤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아직 봄이라기엔 쌀쌀한 날씨였다. 그런 날씨에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그것도 발코니의 난간에 앉아 있다. K는 지긋지긋한 편두통이 또다시 시작되는 것을 느꼈다. 예측불허로 행동하는 J를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족쇄를 채우고 가둬 놓으면 좀 편해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J가 숨을 쉬고 살아있는 한 K가 편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런 때조차 J는 빌어먹게 예뻤다. 바람이 불자 창백한 두 뺨 위로 고동색의 머리카락이 스치듯 흩날렸다. 위태롭고 가녀린 몸. 그러나 미칠듯한 색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상스런 몸뚱아리. K는 자신이 몇 번이나 J의 저 매혹적인 육체를 열고 길들였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렸다. 비록 강제적인 행위였을지라도.
“뭐 하는 거야. 내려와. 위험하잖아.”
“위험하지 않으면 협박의 의미가 없으니까.”
“바보같은 짓 하지 마, J.”
J가 얼굴을 사정없이 일그러뜨렸다. 분노와 슬픔이 점철된 얼굴을 하고서, J가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왜 나야, 내가 뭘 어쨌길래!”
K는 침묵했다. 이제 와서 ‘이유’라든가 ‘동기’라든가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저 J를 원했다. 처절할 정도로 원했기 때문에, 그를 취하고자 다소 거친 방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K로서는 별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니, 애초에 그에게 선택의 여지란 존재하지 않았다. J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완전히 돌아버렸을 테니.
J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을 잊어버린 것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K, 난 도망칠 거야.”
“말도 안 돼.”
“나, 죽어버릴 건데?”
J는 덜덜 떨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소름끼치도록 매서웠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해할 수 있다면 아마 K는 난도질 당한 채로 죽었을 것이다. 결심이 선 듯 J가 난간을 짚고 일어섰다. 그는 담담해 보였다.
“평생, 후회하면서 살아.”
아래를 향해 몸을 던진 J는 빠르게 낙하했다. 말릴 틈도, 잡을 세도 없었다. 몇 초후 퍽, 하고 무언가가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 자리에 못 박은 듯 서 있던 K의 시선이 J가 서 있었던 난간 위를 향했다. 그는 J의 혼령에 홀리기라도 한 듯 한 발짝 한 발짝 발코니로 걸음을 옮겼고, 곧이어…….
그날,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앰뷸런스는 두 구의 시체를 운반해야 했다.
9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 눈동자는 항상 널 쫓고 있었다. 네가 누구와 무얼 하는지가 내 최대의 관심사였고 그것을 티내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야 했다.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왔고, 그랬기에 너를 향한 내 감정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에는 한참이 걸렸다. 널 좋아한다. 널 사랑한다, K.
“네가 좋아, J.”
넌 내가 좋다고 말한다. 처음이다.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다. 그런데, K. 꿈이라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 생생하다. 그렇다면 이건 현실? 너에게 고백받는 것은 몇 번이고 상상해 왔던 장면인데 왜 이렇게 낯설고 어색한지. 한 번만 더 들려줘, 부탁해. 내가 더 이상 의심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나랑 연애하자. 그냥 친구 사이 말고.”
응, 응. 목이 메어 대답할 수가 없다. 넌 대답할 필요 없다는 듯 가만히 날 껴안는다. 네 품이 따뜻하다. 어느새 나보다 한 뼘은 더 키가 자라버린 너, 네 품 안에서 나는 지금 최고로 행복하다.
이 외에
등등은 3탄에 마저!
*
언냐들이 바라는 BL 공/수 타입, 스토리(설정) 등등
마음껏 털어놔보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는 아버지가 빚을 많이 지으셔서 몸으로 갚아야되는데 몸으로 때워야하는 사람이 공인거야..
공은 어린나이에 사장이 되어 공과사를 구분하고 냉철해. 그래서 처음에 수를 엄청 막 다루다가
나중에는 수에게 빠지는거야.. 그런데 수는 공을 엄청 증오해. 그래서 나중에 공의 마음을 안 수가
공 앞에서 죽는거야.. 왜 자기같은 사람을 사랑했냐고.. 이러면서 난 이런 새드물도 좋드라
ㅋㅋㅋㅋㅋㅋㅋㅋ겁나웃기넼ㅋㅋ
댓글만 읽어두 소설 한편 본거 같애 ㅋㅋㅋ 잼따
같은회사다니는데 공은 회장 아들이고 수랑 같은부서 팀장인거임! 그리고 수는 신입사원! 공은 맨날 수한테 일 졸라 시키는거지! 그러다가 수가 졸라빡쳐서 공한테 뭐라고함 근데 공이 막 그때 수의 입술도킹을!!!!!!!!!!!!ㅋㅋㅋㅋㅋㅋㅋ뭐래는지 모르겠지만 무튼 이런거 좋음ㅋㅋㅋㅋㅋㅋ
답글졈좌 언냐듫ㅎ
학원물인데 수는 공을 ㅈㄴ 짝사랑하는거야 근데 공은 능글맞고 무뚝뚝하는데 워낙 인기있어서 찌질한 수를 잘몰라보고 좀 막대하다가 수가 자길 좋아한다는 사실을알고 더 괴롭히다가 수가 점점 자길 포기하니까 어느새 지도 좋아해버리가 막 능글맞게 달라붙고 막그른거!!!! 난그스비에나온 종현이랑 태민이가 좋던데 많이없었어분량이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님 능글공 무심수
아님 무심공 무심수
여튼능글맞거나무심해야흏ㅇㅎㅇㅎㅇㅎㅇㅎㅇㅎㅁㅇㅎ그리고공이수를괴롭혀야해!!!!!!!!!!!!!!!!!
공수는 둘다 체육고(또는 태릉선수촌)인데 공은 유도부고 수는 양궁하는 남자애야! 근데 둘이 비슷한때 들어가서 서로 엄청 의지하면서 친하는데 공이 서서히 수를 좀 좋아하게 되는거야~그래서 좀 더 잘해주고 그러는데 수는 눈치없게 완전 수영부 형 너무 멋있는것 같다면서 또 잔망스럽게 말하는거야! 그걸 보고 매일 공은 참지만, 어느날 수가 공한태 나 수영부 형한태 고백할까? 이래서 순간 공이 너무 화나서 난 너 좋아한다고! 라고 폭풍 고백을 하는거야!그래서 수는 그걸 듣고 멍하더니 미안 이러는궈야!!하지만 넌 내게 빠줘 나중엔 사귀게 되는 뻔한스토리가 되는궈짘ㅋㅋㅋ
예절공! 존대공! 존대수! 냉철수! 난 bl은 남자여자커플같이 생긴게 아니라 뭔가 남자모델들처럼 그런분위기여야한다고 생각함. 둘다 섹시하게 생겨야 함. 키도 커야함. 여자같은거 매우 싫어영
이거 제발 봐줘 정말 읽고 싶은데 정말 없어!!!!!!!!!!내가 써서 읽고싶은데 내가쓰면 병신이 돼버려 제발!!!!!!!!!!!!1
수가 회사사장인데 존나 완벽한 사장인거야 근데 공이 비서로 들어오는데 공도 존나 완벽해 근데 수가 공보고 반해서 막 허둥지둥대고 막 그런 그런거!!!!!!!!!!!ㅋㅋㅋ앆!!!!!!!생각만 해도 존나 좋넼ㅋㅋㅋㅋ
그리고 또 하나 수는 공 존나 좋아하는데 공은 수가 자기 좋아하는거 알고 막 못되게 굴고 괴롭히게 나중에 새드로 되는거!!!ㅋㅋㅋㅋㅋㅋㅋ
난 연하공 연상수만큼 좋은게 없음
이왕 연상연하 커플로 할꺼면 형제물로 형제!!!!!11왘ㅋㅋㅋㅋㅋㅋㅋㅋ그것도 완전형제말고
간당간당한 형제있잖아 막 이복형제 어머니는같은데 아버지가 다르다거나 동생인공이랑 형인수가 같은집에 사는데
동생공연하공이 고딩이고 형은 성인인데 동생은 자기가 어린애취급받고 동생이라는게 너무싫어서 맨날 수 괴롭히고 그런는데
수는 쫌 연약하게나오고 근데 막 수도 공의 마음을 다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는?ㅋㅋㅋㅋㅋ아무튼 아 제발 부탁해 언니ㅠㅜ
수가 연약하게 나오는건 좋은데 막 말하는거나 이런건 까칠하게 해도되!!!!!!!
예쓰!!!!!!!!그래!!!!!!!!이거야!!!!!!!!!!!!!!!!!오예!!!!!!!!!!!!!!!!!!!!!!!!!!!!!!!!!!!!!!!!!!!!!
ㅇㅇㅇ이거!!!!!!!!!!!!!!!!!!!!111맞아!!!!!!1111111111!!!!!!!!!!!!!
난 학원물이 그렇게좋드라
연하공(능글)/연상수(까칠)ㅠㅠ근데 또 학원물!!
막막 공이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입학식에 학생회장인 수가 막 연설하는데 그게 막 이뻐보여서 막막
입맛다시면서 저거 내꺼만들겠다고 수보면서 실쪼게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는 연설하다가 막 머리나 옷이 굉장히 불량해보이는 놈이 자기보면서 실실쪼개니까 인상쓰고 근데 눈마주치고
그러면서 인연이 시작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글 되게잘쓴다
언냐글잘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FBI남자(공)에다가 대학생 수라던가.. 하여간 좀 너무 여성스럽진 않은데 좀 소심하고 귀여운수ㅠㅠ 공은 FBI 그중에서도 특히 BAU(프로파일러)였음 좋겠구 그런만큼 무지남자답고 냉정하고 그런데 수한테는 존나 잘해주는거ㅋㅋㅋㅋ 말하는거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애기같이 대하고 그런거...
진운요섭동영상보고 글한편ㅁ나써줄래언니..??사랑해줄께...
난 수나중에 죽는거!!!!!! 공이 괴롭히고 괴롭히고 괴롭히고.....결국 그렇게해서 수는 왕따되는데
전교에서 완전 맞고다니고 그러는건데 공은 그걸 모름ㅋㅋㅋ 공이 판을벌여놓고 따른애들이
수를 때리고 암튼 괴롭히는데 어느날 공이 옥상을 올라갔는데 수가 쓰러져있는거임!!!!
그리고 공은 놀라서 수를 깨우는거야!!!!! 그리고 수가 일어나자마자울고!!!!!
공이 거기서 자기감정을깨닫는거임!!!!!!! 오오오오 그래서 거기서 막 공이 고백?비스무리한거했는데
수는 그런 공이 너무싫은거임!!!!! 그런 생활을 몇주하다가 또 공과 수가 옥상에서 마주치는데
거기서 수가 공한테 막 욕같은거 하고 마지막으로 난 니가 정말 증오스러워
하고 떨어져서 죽는거!!!!공은 그후에 폭풍후회하다가 나중에 자살하고..이런거조아
새드새드 새드새드 아 근데 저 위에것들 완결보고싶다....
막막 학원물인데 공은 능글능글하고 수는 멍청하고귀여운거ㅠㅠㅠㅠㅠㅠㅠㅠ
공이 게이인데 수를 딱보고 한눈에 반해가꼬..막 들이대는데 수는 멍청해가꼬 막...그러고...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
아싸 3탄에 나있다!!!!!!!!!!!!!!!나존나기대!!!!!!!!!!!!!!!!!!!!!!!!!!!!!ㅆㅃ 잘보고감!!!!!!!!!!!!!!
난 무심수 찬양
짝사랑수 후회공.. 진리...........아진짜빠져나올수없어 그 후련함이란ㅡㅡ
공이 수가 자기좋아하는 거 알면서도 ㅋㅋㅋㅋㅋ거리면서 여자사귀고 대놓고 나대고 수 때리고 수는 좋아하니까 참다가 결국 너무 상처받아서
도망가는데 공이 그때서야 사랑을깨닫는거..... 아... 진짜내타입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일탄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