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산
괴산-청원 학당산~미동산
오색찬란한 뱀 만나는 신비의 산
학당산(596m)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청원군 미원면의 경계에 자리한 봉으로 국토지리정보원을 비롯한 여러 지도에 아직은 아름이 없는 무명봉이다. 청원군 미원면 동쪽에 자리한 이 산의 줄기에는 558m봉과 596m봉이 솟아 있는데, '조선지지'에 의하면 '미원리 동쪽에 있어 미동산(558m봉)으로 불리는데, 2개의 미동산 중에서 남쪽에 있어 남미동산으로 부르고, 달리 학당산으로도 부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두 봉우리 모두 미동산인 동시에 학당산으로 생각되지만 현재 지도에는 558m봉이 미동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또 두산백과의 미원면 중리마을 설명에 '동쪽은 학당산이며 19번 도로가 지나가고 있다'로 표시되어 학당산의 위치를 밝히고 있다. 지도의 미동산은 산자락에 미동산수목원이 조성되고,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자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다. 그러나 동북쪽으로 능선을 이어 더 높이 솟구친 학당산은 지금도 산꾼들이 전혀 찾지 않는 무명봉의 설음을 톡톡히 겪고 있다.
군계 고개~학당산~미동산~수목원
학당산~미동산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괴산군 청천면과 청원군 미원면의 경계를 이룬 해발 270m의 고갯마루(학당고개). 군계 표지판과 '옥화구경 3km' 팻말이 자리하는 고갯마루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서쪽으로 들어가는 수렛길이 있다. 수렛길에 들어 조금 전진하면 오른쪽으로 무덤길이 이어지고 서넛의 무덤을 지나면 능선에 올라선다. 해발 400m의 능선삼거리를 이어 서쪽으로 느긋한 솔숲길이 펼쳐진다.
산꾼들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능선길은 더러 길짐승의 배설물을 만나는 요요로운 산길이다. 이윽고 두 아름 굴참나무가 입구를 지킨 학당산 동봉에 올라선다. '학당산 599m' 정상팻말이 참나무 둥치에 걸려있는 정상은 묵무덤이 자리하는 널찍한 공터다. 무덤 뒤로는 대여섯 그루의 장송이, 무덤 앞에는 한 그루의 오동나무가 자리한 동봉의 정수리는 한눈에도 명당같은 느낌이 드는 묘한 장소다.
오늘 산행에는 만산회 회원들이 함께하였다. 2008년 3월 10명의 회원이 모여 결성한 만산회는 그 당시 1000산 이상을 등정한 사람만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7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에는 8천의 산과 봉을 오른 회원이 여럿이며, 한 달에 무려 25일을 산행에 나서는 회원도 여럿이다. 불원장래에 무려 일만 산과 봉을 오른 회원이 출현할 예정인 참으로 괴짜 산악회다. 오늘도 같은 버스를 타고 청천면에 왔건만 각자의 목표를 위해 뿔뿔이 헤어지고 필자를 비롯한 서넛 사람의 회원만이 취재산행에 동참하였다.
산의 높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GPS를 지참한 조삼국 회원이 이곳 동봉에서 이리저리 장소를 바꿔가며 측정하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592~593m 정도로 측정되어 지도와 차이를 보인다. 무덤 조성을 위해 조금 깎아내렸거나, 옛 지도의 측량오차로 짐작되어 595.6m봉인 서봉보다 낮으므로 추후 학당산의 정상은 자세한 측량이 요구된다.
학당산 서봉을 향한 산길은 지나온 길을 약 30m 되돌아간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이어진다. 향기로운 취나물이 그득한 능선길을 이어가서 뒤이어 당도하는 능선삼거리에서 군계 능선을 이별하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면 학당산 서봉에 올라선다. 낡은 삼각점이 자리하는 서봉은 '학당산 서봉. 595.6m. 서래야 박건석' 팻말이 나무에 부착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좁은 정수리에는 놀랍게도 산벗나무가 빨갛게 익은 버찌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한동안 잘 익은 버찌를 실컷 따먹은 일행은 다시 남동쪽으로 능선길을 이어간다. 낙엽이 쌓인 희미한 산길에는 더러 오소리의 굴이며 배설물이 수북이 쌓여 있다. 앞장서서 걸어가던 필자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춘다. 두 발자국 앞에 길이 60cm로 짐작되는 제법 크고 화려한 색깔의 뱀이 눈에 들어온다. 더더욱 고맙게도 몇 장의 사진을 찍을 때까지 포즈를 취하는 듯 한동안 그대로 있다가 스르르 기어간다. 수수천천의 산을 오른 필자이건만 능선길에서 만난 드물게 크고 화려한 뱀이었다.
조금 더 나아간 지점에서 이번에는 미역흰목이버섯을 만난다. 이름은 흰목이버섯이나 표면은 암갈색 또는 흑갈색이며, 마르면 흑색으로 변하는, 식용이나 독이 불분명한 보기드문 버섯이다.
다시 산길을 이어 오른 540m봉에서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왼쪽 능선길은 월룡리 방축골마을로 내리는 하산길이니 오른쪽(서쪽)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 다시 내려간 능선길을 이어 510m봉을 오르내리면 학당산괴 미동산의 경계를 이룬 임도에 내려선다. 뒤따라오는 일행을 기다려 잠시 쉬어가는 이곳에서 동쪽으로 20m쯤 임도를 따라가면 남서쪽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보인다. 이 길을 조금 들어가 오른쪽으로 비탈길이 이어지고, 제법 가파른 능선길을 허위허위 오르면 드디어 미동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수목원에서 마련한 전망대와 무인산불감시철탑, 모양이 특이한 삼각점, 이정표가 자리한 전망대에서 한동안 쉬어간다. 북동쪽으로 고생 끝에 이어온 학동산 산세가 산정무한의 감흥을 절로 불러 일으킨다.
미동산에서의 하산길은 뚜렷하다. '정문 3.95km' 이정표 방향으로 정비된 산길이 이어진다. 길목 길목 거리를 알리는 이정표와 쉼터 의자가 마련된 수목원 둘레길은 훌륭한 산책길이다. 해발 450m 지점에서 삼거리를 만난다. 오른쪽 좁은 길은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취재진은 등산로를 확인하여 위하여 남쪽 능선길을 길게 이었다. 더러 나무계단길도 만나는 능선길을 이어 수목원 안으로 내려선다.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자리한 이곳에서 시멘트길을 따라 내리면 수목원 정문을 지나 주차장에 도달한다.
*산행길잡이
면계 고갯마루-(1시간)-학당산 동봉-(20분)-학당산 서봉-(1시간30분)-임도-(20분)-미동산-(1시간20분)-미동산수목원
학당산~미동산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괴산군 청천면과 청원군 미원면의 경게를 이룬 해발 270m의 고갯마루다. 고갯마루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서쪽으로 향하는 수렛길을 만난다. 수렛길로 들어가면 뒤이어 오른쪽으로 무덤길이 이어지고 지능선에 올라선다. 괴산군과 청원군을 가르는 군계능선을 이어 1시간이면 학당산 동봉에 이른다. '학당산 599m' 팻말이 달린 이곳에는 제법 너른 면적에 묵무덤이 자리한다. 필자가 보관중인 1993년 8월 인쇄 지도에도 이 산줄기의 최고봉이 이곳이며 해발 599m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취재산행에 동참한 만산회의 조삼국씨가 GPS로 확인한 결과 동봉의 높이는 약 593m로 측정되어 학당산의 높이를 위한 자세한 측량이 요구된다.
학당산 서봉을 향한 산길은 이곳에서 약 30m 되돌아가서 서북쪽으로 능선길을 이어야 한다. 뒤이어 군계능선과 이별하고 정서쪽으로 올라가면 낡은 삼각점이 자리하는 학당산 서봉(595.6m)에 올라선다. 이곳에도 학당산 서봉이란 팻말이 걸려있다. 미동산을 향한 능선길은 서남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낙엽이 숨긴 희미한 산길을 조심스럽게 이어간 540m봉에서는 산길이 갈라지는데 왼쪽(정남쪽)은 월룡리 방축골로 내리는 길니니 오른쪽(서쪽)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
다시 희미한 산길을 이어 490m봉과 510m봉을 오르내리면 학당산과 미동산의 경게를 이룬 임도(해발 약 400m)에 내려선다. 내려선 지점에서 남족으로 임도를 조금 내려가면 서쪽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이어지고, 뒤이어 오른족 능선을 이어 전망대가 자리하는 미동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미동산의 하산길은 뚜렷하다. 길목 길목 자리한 이정표를 따라 뚜렷한 산길을 이어내리면 통나무계단길을 지나 미동산수목원(청원군 미원면 미원리 20번지. 043-220-6101)으로 들게 되고, 뒤이어 정문을 지나 주차장에 도달한다. 학당산은 산길이 희미하므로 지도와 나침반 지참이 필요하다.
*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시 출발하는 고속버스로 증평 또는 괴산에 가서 증평에서 1일 12회, 괴산에서 1일 13회 운행하는 군내버스로 청천면 하차. 청천택시(043-832-4017, 요금 4,000원)이용 들머리 군계마루 하차.
날머리의 미동산수목원에서 미원택시(043-297-1400, 요금 3,500원)를 이용하면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미원터미널까지 용이하게 갈 수 있다.
*잘 데와 먹을 데
날머리 미동산수목원 입구에 식당이 몇 있으며, 청천면 시가지와 미원면 시가지에도 식당이 여럿 있다. 승용차 또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경우 취재진이 뒷풀이 모임을 자진 청원군 낭성면 관정리 306번지 낭성유황오리(043-285-6767)에서 훌륭한 식사도 가능하다.
글쓴이:김은남 시인
참조:미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