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6일차)
훈련소 입소한지 일주일은 안됬지만 나름 행복한 날이다. 게다가 토요일이라서 오전 훈련은 있지만 오후에는 개인 정비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고 1주차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오전 훈련일과는 제식훈련이 있는 날이다.. 연병장에서 하는 것과 달리 식당에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서 편하게 듣는 시간이다..
첫번에는 정열 맞추는 것(4열종대 해쳐모여, 좌로 번호, 앉은 번호 등), 두번째는 4주내내 훈련병들하고 같이 함께 할 M16으로 자세 잡는 것(세워총,어깨매여 총, 좌경계 총, 우경계 총 등), 오늘 할 것은 병영생활에 관련 된 것, 상호간의 예의(예를 들면 생활관에 조교가 오면 눈 빠른 훈련병 한명이 쉬어 충성하고 외친 다음에 현재 진행상태를 조교에게 보고하는 방식), 훈련병들의 복장에 대해서 설명했고 지나가다가 조교들이나 소,중대장하고 마주치면 충성 사랑합니다를 외치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어차피 훈련소에서 배운 것들은 퇴소 할 때까지 써먹어야 되지만, 사회에 나가서는 쓸모가 없다.
오후에는 말할 것도 없이 개인 정비를 했다.. 개인 정비라는 것은 말 그대로 휴식시간이지만, 군대인만큼 휴식에도 군기가 있다. 휴식 자세는 무조건 양반다리 자세로 허리 피면서 차렷 자세를 취해야 되고 자빠져 자거나 기대고 다리 쭉 뻗었다가는 조교들에게 얼차려를 받기 십상이다.. 주말에는 솔직히 시간이 잘 안가고 할일이 없지만 다른 동기들끼리 서로 얘기를 나누고 다른 쪽에서는 장기를 두거나 편지를 쓰는 동기들도 간혹 보였다.. 본인도 부모님에게 편지를 한 통 써서 보냈다. 게다가 생활관 청소 끝나고 저녁 점호 전에 한 훈련병을 통해서 다른 훈련병들에게 편지가 도착하면 주변 동기들이 매우 부러워해서 환호와 탄식이 왔다갔다 한다.. 본인은 6일 뒤에 편지가 왔었다..ㅋㅋ
저녁 점호 직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모든 훈련병들을 생활관 앞에 일렬로 세워놓았다.. 행정반 앞에 중대장이 서 있었고 그 가운데에 훈련병 3명이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알고보니 3명의 훈련병이 모두 전우조였고 원인은 전우조끼리 행동하지 않아서 시범케이스로 중대장에게 혼나고 있었다. 중대장이 모든 훈련병들에게 전우조끼리 행동하라고 한 마디 하고 가운데 3명을 팔굽혀펴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그래서 군대는 단체생활이였다는 걸 머리에 인식을 했었다..
어찌됬던 내일은 종교행사가 있으니까 두 다리 쭉 뻗고 자도 되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