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회> 토론 후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날짜 : 2024년 6월 26일(수) 19시 ~ 21시
2. 장소 : 비대면 Zoom 모임
3. 토론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作 / 김희진 역)
-발제자 : 윤 경 수 님
4. 참석 인원
- 윤경수, 김정자, 오지은, 신동희, 진재희, 박종현 , 박연 (7명)
5. 공지사항
-독서 모임 여름 휴가를 갖기로 결정하였습니다. 7.24.와 8.14. 모임은 쉬고, 8.28.(임종현 님 발제)부터 재개합니다. 보람찬 재충전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6. 토론 내용
0. 작가 외전
♠ 루이스 캐럴은 소아성애(小兒性愛, pedophilia) 성향이 있었다는 의심이 있는데, 15세 소녀였던 앨리스의 전라 사진 등이 근거로 제기되지만 사진 이외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 루이스 캐롤은 이 작품의 삽화를 만화로도 그렸다고 한다. 화가 존 테니얼이 (이제는 이 유명한 동화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삽화를 그렸는데, 작업 과정에 원작자 캐롤이 빈번하고 꼼꼼하게 간섭하여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1. 소감
♠마치 내가 주인공 앨리스가 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담겨진 의미보다도 마치 SF를 읽는 듯해서 무척 흥미진진하게 몰입했고, 빅토리아 시대에도 관심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았다. ♠상상속에 흠뻑 빠져 재미있게 읽었다. 말장난도 흥미로웠고, 도전정신, 자립정신 등 아이들에게 교훈이 담긴 이야기 같았다. ♠도서관에 완역본은 드물고 어린이용으로 각색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완역본은 처음 읽는데 스토리가 대부분 논리적으로도 엉성하고 의미 추정도 어려워 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아동용 동화의 대명사 같은 유명한 책이라 줄거리 파악 정도로 만족했고 공감하지는 못했다. ♠의미를 추측해가면서 읽으니 텍스트에서는 파악이 안 되어 무척 힘들었다. 언어유희 주석을 보고 원문은 재미 있었겠구나 라고 추측만 할 뿐이었다. ♠의미 파악이 힘들었지만, 말놀이는 재미 있었다. 고전을 읽었다는 의미가 컸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되어 몹시 고통스러웠다. 중간쯤부터 해설도 읽고 원서도 대조해가며 즉흥성(현장성), 말놀이, 아이들식 '난센스' 라는 틀에서 읽으니 비로소 이해가 되고 재미와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은 이야기의 장면과 사건들을 그냥 단순히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앞뒤가 맞는 논리의 틀로 접근하는 어른의 독법과는 다르다.
2. 인상 깊게 본 영화
♠어린시절 보았던 디즈니 만화영화(1951년 작)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보도록 하겠다. ♠작가의 서술과 묘사가 만화영화와 너무 닮아있다는 느낌이다. 루이스 캐롤은 20세기 만화영화의 원조가 아닐까. ♠1973년 판 영화를 보았으나 별로 공감하지는 못했다. ♠디즈니 만화영화 보았고 팀 버튼 감독의 영화도 좋았다. 디즈니는 사랑스럽고 팀 버튼 영화는 그로테스크한 느낌이었다. ♠디즈니 만화영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나라의 앨리스> 두 작품을 혼합, 편집, 각색한 것이다. 팀 버튼 감독 영화에 나오는 '빨간머리 여왕' 역은 팀버튼 감독의 아내(2014년 이혼) 헬레나 보넘카터(Helena Bonham-Carter)라고 한다. ♠만화영화는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일반 영화는 앨리스가 성인인데다 뮤지컬 같아서 공감이 잘 안 되었다.
3. 인상적이었던 캐릭터
♠이 동화는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가면서 만나는 캐릭터들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바 각 캐릭터를 짚어가면서 전체 스토리를 요약한다. ♠'앨리스'라는 인물에 완전히 감정이입했다. 친구들보다 우월한 자기 지식을 뽐내는 모습이나 고양이에 대한 애착 등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에 대한 책이 있어야 해." 세상을 강하게 헤쳐나가려면 나만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격하게 공감했다. 눈물 웅덩이에서 빠져나와 축축하 몸을 건조한(dry)이야기로 건조시킨다는 이야기나, 왕의 재판에서 배심원들이 석판에 쓰는 모습 등등 정말 재미있었다. 나는 아직 어린애인가보다. ♠빅토리아 시대에 애완동물이 있었나? 공작부인의 아기가 돼지로 바뀌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여왕이 공작부인을 감옥에 가둔 이유는? ♠빅토리아 시대 귀부인들은 여행할 때 새장을 갖고 다녔다고 한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전기를 보면 십여마리 고양이를 애완용으로 길렀다는 기록이 있고, 개도 그렇다. ♠'하트 여왕'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나 멋대로 처형하는 행태는 혹시 당시의 사법체제를 비꼰 것 아닐까. 희한하다.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에는 감옥 시설이 부족해서 경범죄자도 처형해버리거나 호주, 뉴질랜드 등 머나먼 험지로 유배보냈다고 한다. ♠'애벌레'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말 많은 앨리스를 경계하고, '성질 죽여라'고 충고하며, '넌 누구지?'라고 질문하는 등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멋졌다. ♠'체셔 고양이'가 흥미로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여기서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체셔 고양이가 '모습은 사라지고 웃음(grin)만 남아 있었다'는 묘사가 흥미로웠다. 이 모습을 디즈니 만화에서는 이빨만 남은 것으로 표현했다. SF적인 요소 강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4. 19세기 영국 사회의 모습 비판
♠왕과 여왕의 재판이 개판인데, 당시 사법제도가 권위주의적이고 편의주의적이며, 낮은 계층에게 불리한 것에 대한 비판이 아닐까. 또 늘 교훈을 찾아내고 전해주려는 공작부인의 태도에서 과도하게 청교도적인 당시 세태를 꼬집은 것 같다. ♠삽화의 의상들이 예쁘다. 이런 의상의 화려함은 산업혁명의 시대의 발전하는 국가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엉망진창 다과회(티타임)는 당대 귀족들만의 고상한 문화를 비꼬는 것 같다. ♠영국은 커피가 아닌 차의 나라다. 영국인들의 차(티타임) 관습에는 문화적 요인(기후, 일과)도 있고 사회경제적인 요인(해외무역) 등도 있다. ♠피지에서도 아침 10시경 모닝 티타임을 갖는다. (차, 빵, 버터). 영국의 풍습 잔재이기도 하고 현실적 필요(아침식사 대체)이기도 한 것 같다. ♠카드의 병정들이 흰장미에 빨간 페인트칠을 하는 장면은 당시 관료주의 사회의 비애와 모순을 꼬집은 것 같다. ♠장미전쟁이라는 역사와 연관이 있는가. ♠물을 말리기 위한 코커스 레이스에서 승자에게 상품을 주는데 앨리스의 주머니에서 나온 골무를 다시 앨리스에게 주는 것은 귀족들이 자기네 놀이를 하면서 그 보상은 타 계층에게서 착취하는 구조를 풍자한 것일까. ♠ 당시 '모자장수(hatter)'는 펠트 직물을 수은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은중독으로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미친 모자 장수’ 라는 표현이 생겼다고 한다.
5. 빅토리아 시대 여성상에 대한 도전
♠처음부터 앨리스는 자기주도적이고 당찬 모습을 보인다. ♠[107] 교훈을 남발하는 기성 사회에 대해 도전하는 듯한 모습. ♠나를 마시세요(Drink me)라고 쓰인 약병을 보고 마시기 전에 먼저 독약인지 주의 깊게 살펴보는 조심스러운 모습. ♠무릎절(curtsey). ♠전체적으로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나름대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모습. (두 개의 자아). ♠역사· 수학 지식을 뽐내는, 현학적이고 당찬 모습.
6. 재미있는 말놀이 & 말장난
♠"차 더 마셔." (차를 주지도 않고). ♠육지거북이(tortoise)가 우리를 가르쳤거든(taught us). ♠돼지(pig)와 무화과(fig) ♠ "바닷속 장화와 구두의 밑창(sole)과 구두굽(heel)은 가자미(soles)와 뱀장어(eels)로 만들지." [124] ♠수업(lesson)이 매일 한 시간씩 줄어들거든(lessen). ♠영국의 특기 암호학과 애너그램(anagram, 철자 위치 바꿔 다른 단어 만들기). ♠Was it a cat I saw? (거꾸로 해도 똑같은 문장이 된다) ♠[23] 에서 앨리스의 곱셈이 엉터리로 틀린 게 아니라 실은 18진법이나 21진법으로 계산한 값이라고 한다. ♠[99] "목은 베었느냐(Are their heads off)?" 여왕이 고함쳤다. "놈들의 목은 달아났습니다(Their heads are gone), 폐하!" 병사들이 대답했다. ♠돌고래(porpoise), 돌고 올래(purpose) [125]
7. 이 소설이 끼친 영향
♠심리학에서 앨리스 증후군. 현대물리학(양자역학)에서 슈뢰딩거 고양이. ♠1960년대 미국의 사이키델릭 히피 가수 Jefferson Airplane의 노래 <White Rabbit>은 마약에서 느끼는 환각적 경험을 <앨리스>의 몽환적 세계에 비유해 노래하고 있다. ♠양자역학. 전자의 출몰. 양자컴퓨터.
8) 기타 언급할만한 구절들
♠당시에는 널리 알려져있던 동요들을 비틀어서 노래로 만드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착상들: <Star of the Evening>을 <Soup of Evening>으로. ♠거북이 수프는 일본, 동남아, 프랑스 등지에서 별미이다. 한국에도 <별주부전>에 언급된다. ♠[23] 대체 내가 누구냐는 거야. 그거야말로 중대한 수수께끼야. [27] 자기가 흘린 눈물에 빠져 헤엄치는 인간. [53]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76] 나는 어느 길로 가야하나? 네가 좋은 대로. ♠[108] “그렇단다.” 공작부인은 말했다. “그리고 그 교훈은 이렇지. ‘오, 사랑, 사랑,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이니라!’” (“’ Tis so,” said the Duchess : “ and the moral of that is—‘Oh, ’tis love, ’tis love, that makes the world go round !’”) 이것은 단테 <신곡>의 맨 마지막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Here vigour fail’d the tow’ring fantasy:
But yet the will roll’d onward, like a wheel
In even motion, by the Love impell’d,
That moves the sun in heav’n and all the stars.
나는 보았노라. 조각조각 우주에 흩어져 있는 것들이
사랑으로 한 권에 엮여져 있는 것을.
그리고 만사를 한결같이 움직이는 바퀴와 같이
해와 별들을 움직이시는 사랑을 돌리고 있더니라.
7. 여유 한 잔
https://www.youtube.com/watch?v=mdoxw5cKZ58&pp=ygUk7J207IOB7ZWcIOuCmOudvOydmCDslajrpqzsiqQg64W4656Y
https://youtu.be/gngcoYHtk4Q?list=RDgngcoYHtk4Q
Alice in Wonderland Medley /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메들리 - Joy Avenue Cover
8. 다음 모임 (236회)
- 일자 : 2024년 7월 10일(수)
- 장소 : 비대면 Zoom 모임
- 토론도서 :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 발제자: 오지은 님
9. 발제 순서
오지은 → 임종현 → 김민자 → 박종현 → 김정자 → 진재희 → 신동희 → 박연 → 윤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