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의 상주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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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장마가 봄에 오는 모양입니다.
지구가 열을 단단히 받았는지 평소 모습이 아닌 것 같군요.
궂고 흐린 날씨가 연일 이어져도, 우리의 생체리듬은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는게 느껴지지 않나요?
광양 매화마을에 매화가 피었다는 둥, 낙동강가 원동마을에 매화가 벌어졌다는 둥 이래 저래 꽃 이야기가 자꾸만 회자
됩니다.
어느새 市內에도 어여쁜 목련이 담장위로 올라오고...
내 마음속의 봄기운도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고...
南海....
남쪽바다의 南海가 아닌 구체적 지명으로서의 <남해>로 지난 토요일엔 무작정 달려 나갔습니다.
삼천포에서 남해 부속섬 창선도를 경유하는 삼천포대교를 타고 죽방렴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삼동마을에서 좌회전 합니다.
금산에 갈 목적이긴 하지만 이쪽길을 타야 독일마을 아래에 있는 물건 방조림,또 상주해수욕장을 거쳐서 가기 때문이죠.
상주해수욕장은 금산을 병풍삼아 펼쳐져 있는,해운대보다 훨씬 깨끗한 자연 그대로의 백사장이 송림과 함께 휘~~반원으로
감겨있는 남해의 보물입니다.
<상주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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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정오를 넘긴 시간의 백사장엔 많은 인파들이 있었습니다.
대다수가 M.T. 를 온 듯한 대학생 같았습니다.
씨름에 줄다리기, 2인 3각, 심지어 기마전까지....
예전에 저런 짓 참 많이 했습니다. 공부는 안하고^^
여기까지 올 생각을 한 대학생들이 갑자기 좋아졌습니다.
후딱 금산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혼자서라도 회 한접시에 쐬주한병 먹고 싶군요.
금산에 오릅니다.
혼잡니다.
단체 등산객들의 대형버스 몇대가 주차되어 있는 걸 보아선 꽤 많은 등산객들이 금산에 온 듯 합니다.
눈산행이 끝난 이 시기에 사람들이 봄꽃찾아 남쪽으로 오는것도 자연의 섭리겠지요?
금산은 70년대까지 설악산 울산바위,속리산법주사, 내장산 백양사,주왕산등과 함께 관광지로서도 꽤 유명했지만
아무래도 그 명성은 이성계의 왕위등극과 관련한 이야기땜에 더 이름이 있겠지요.
본래는 보광산이었던 것을 전국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 올리던 이성계가 그간 별 신통치 않다가
이 산에서 산신들의 호응을 받아서 쿠데타에 성공할 수 있었다네요.
그럼 그 산신들은 좋은 산신들인가요? 나쁜 산신들인가요? 헷갈리는 군요.
<쌍홍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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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은 사실 정상까지 한시간이면 올라가는 길입니다.
아~참~
종석이 형님은 30분, 신희는 한시간 반정도...
밋밋하던 계단길을 한 30분 올라가면 처음으로 큰 암벽이 전면에서 가로막고 선 것이 쌍홍문입니다.
<쌍홍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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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섬으로 보물찾으러 가는 기분입니다 ^^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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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홍문을 통과 하자마자 보리암으로 바로 가는 길과 좌측 좌선대,금산산장,단군성전쪽으로 가는 길의 갈림길입니다
그냥 보리암에 가는 것은 재미가 없을 듯하여 금산의 왼쪽부터 구경하고자 좌회전 합니다.
이런 저는 좌파일까요?
이런 안상수~~~
<왼쪽으로 오르다 돌아본 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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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산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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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산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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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번성했을 산장의 풍경입니다.
사실 전 금산에 한 서너번째 오는 것 같습니다만 저 산장을 본것은 처음입니다.
그저 이 산에서는 정상에 가는 것 말고는, 보리암 구경하는 것 정도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조그만 산이니까요.
<금산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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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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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목록에 <필름>........그러나 필름은 없습니다.
진짜 촌스런(?) 느낌이 팍 듭니다.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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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우리집 부엌에도 저런거 주렁주렁 걸려 있었는데...벽은 온통 그을려서 새카맣고..
마치 제 어머니가 숭늉 한그릇을 들고 나올 것도 같습니다.
나는 설겆이 하는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할무이 밥도 주요?>
-하 모, 밥도 해 주고, 술도 팔고.
<막걸리요? >
-그냥 막걸리 아이다. 내가 담근 밀주아이가.
<요새 밀주가 어데있심니까? 뭔 단속을 해야지 말이지예>
- ...... -
< ..... >
< 뭔 막걸린데에? >
-밀주라 쿵께, 밀로 누룩을 만들었다 아이가. 보라모 저 평상에 말리고 있는거...
<아 밀로 만든 밀주예? 지는 남모르게 살짝 만든 밀준 줄 알았다 아임니까 >
.
.
<잠도 재워 주요?>
-하..잠도 자고 가도 된다. 와 자고 갈라꼬?
<그라모 자고 내일가까...? 기다리는 사람도 엄꼬 >
-와 혼자 안노? 애인도 엄꼬?
< ... >
-친구들도 엄꼬 ?
<할무이 혼자 다니는게 얼마나 맘 편한데요>
-그래도 이런데 놀러오모 몇이 와야 대제..술도 좀 마이 폴아주고..
허걱 .....
이렇게 해서 예정에 없던 산장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습니다.
3시를 겨우 넘긴 시간, 흐리긴 해도 해가 꼴딱 넘어갈려면 서너시간은 더 견뎌야 합니다.
부부라고 믿고 싶은 사람들 두어 무리들...
같이 막걸리라도 한잔 기울였으면 하는 등산객이라도 안오나...하고 있는데
이런 젠장할~~
산장에 들리는 등산객들은 왜 남녀 둘 짝을 지워 오는 걸까요? 왜 ?
저는 할무이한테 저녁을 부탁하고 저녁시간에 맞춰 오겠다고 하곤 본격 금산구경에 나섰습니다.
<단군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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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엔 단군성전도 있습니다.
1995년에 지었다는 군요.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사당이라고 하겠는데...청학동에 있는 삼성궁의 아류일까요?
사진의 두 건물사이 뒤쪽에는 청룡언월도를 든 관운장과 한산섬 달 밝은 밤에도 차셨던 그 긴 칼를 찬
이순신 장군도 있습니다. 삼족오상도 있고요.
이렇든 저렇든 홍익인간의 이념이 구현되어 널리 우리들이 이롭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상사암에서 본 상주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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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암에 올라봅니다. 아니 올라본다기 보다 단군성전에선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 지점이지요.
전국에 상사암, 상사바위가 많고 또 그 전설이 많기도 하지만 이곳 상사암의 전설은 예상을 깨는 것입니다.
보통은 이쁜 처자를 가슴에 담고 끙끙 앓기만 하다가 상사바위에서 자살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련만....
이곳 안내판에 씌여진 바에 의하면, 상주에 살던 한 사내가 이웃마을의 여인에게 마음을 뺏겨 상사병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자 이 소문을 들은 그 여인이 이 바위에서 그 사내의 순수한 마음을 받아들여 사랑을 이루었다나...
사랑을 나누었고 이루었게지^^
그러고 보니 곳곳에 사랑을 나누고 이룰 수 있는 편편한 자리가 많기도 합니다.
다음번엔 이곳에서 야영을 해야겠다는 생각.
내 순수한 마음을 받아들일 여인은 어디서 ...
< 촉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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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바위에서 본 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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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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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정상을 향합니다.
금산의 높이가 대략 680m 정도...
이곳에서 대나무는 겨우내 푸릅니다.
<정상-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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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엔 옛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봉화대와 신들이 올려 놓은 것 같은 볼더링 바위 세개.
.
.
바람이 세고 차갑습니다.
늦게 올라온 몇 사람이 증명사진을 찍고 서둘러 내려갑니다.
산장에서 자기로 했기에 바쁠것도 없는 나는 하릴없이 상념에 잠긴 척 합니다.
척...
아무것도 심각하지 않은 데...척..
마음에 아무 무거운 것도 없는데...척..
방황할 것 아무것도 없는데...척..
무엇이 나의 본 모습일까요?
금산 꼭대기에 있는 나는 도데체 누구일까요?
<이성계 기도처에서 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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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가 기도했다는 곳엘 들렸습니다.
북측과 좌우측이 바위로 꽉 막혀 오직 남해 바다만 보이는 곳에서 그는 오직 왕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을까요?
만인위에 군림하고 만인을 다스리는 그런 왕이 되게 해달라고...
작년 늦 봄이었나
현상이하고 난영이가 고향(산청)에 가족 계모임 한다고 내려 온다면서 진주에 와선 같이 보리암에 왔었습니다.
전국에 소원 잘 들어 주는 기도처가 몇 있는데 그중 남해 금산 보리암은 영험하기로 아주 유명한 기도처라고
난영이가 그랬습니다.
간절한 소망을 안고 남해 금산에 와 보시라
만인지상의 왕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도 들어 주셨던
금산의 산신들에게
그대 그 간절한 소원을 말하러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와 보시라
시아비 위암수술 잘되시고
저거아배 제발 안전운전하시고
삼수하는 큰놈도 요번에는 대학 합격하시고
그까짓 것들 기도 한번이면 끝이다.
알피나 가족들도 평생토록 안전산행 하시고
그러나 이렇게 기도하는 순간도 나는
남해 금산에 홀로 있는 것을
나 홀로 있는 것을..
에 휴
어느 여인이 나를 상사바위로 부르기나 할텐가
부르면 가기나 할텐가
간절한 소망을 빌어 볼 남해 금산에서
앞뒤 좌우 없는 상념만 한가득
<대충 산행기> 다음에.................................................................................................................................
![](https://t1.daumcdn.net/cfile/cafe/160CAB1F4BB6030083)
<보리암 해수 관음상과 나침반의 자침이 정신을 잃는다는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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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밥상> -해가 넘어가고 산장에 들어온 나는 남해 죽방렴에서 잡았을 것 같은 멸치볶음과 창선 갯벌에서
잡아 올렸을 바지락이 든 된장찌게 그리고 된장시래기국 등이 나열 된 밥상을 받았다.
첫댓글 첫번째 쌍홍문 사진은 사나운 맷돼지 형상이고, 산장 지붕은 왜그리 촌시럽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부엌은 촌시러워도 정겹다.
대충산행기 치곤 수준급이다. 상사 바위에서 오라는 여잔 없을태고 네가 댈고 가야만......
작년여름에 다이빙하러 그근처로 가면서 보았을때 상주 해수욕장 앞바다에 방파제가 길게 늘어져 있었는데......없앴나? 아님 잘못 본건가?
나두 지난번 산행때 저 산장에서 한잔 했지.. 일부러 맨뒤에 친구들하고 남아서.. ㅋㅋ
대충이 대충이 아니군요.....총회때 보지요
박작가님이시네... 후기 잘읽었어요..^^
난 왜 이제 이시간에 대충 보는거야 기도발 잘 받는 보리암 함 가봐야지.... 대충 산행기 잘 보고 감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