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대식 기자] 막판 눈치작전과 소나기지원이 극심했던 2014 정시는 '착한 대학' '나쁜 대학'을 갈랐다. 마감 30분 전까지 경쟁률을 실시간 중계하는 서비스 마인드의 '착한 대학'이 있는 반면 예전처럼 무신경하고 무성의한 경쟁률 공개방식을 고집한 '나쁜 대학'도 있었다. 2014 정시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마저 마감당일까지 상당한 학과별 미달사태를 빚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상위권부터 절박한 눈치작전을 펼쳐야하는 상황에서 경쟁률 상황은 수험생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일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대학별 ‘마감직전’ 지원자수는 최종에선 두 배나 뛰는 대학이 여럿일 정도로 막판 소나기지원이 극심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선택형 수능으로 사상 최악의 혼돈상이 예고된 올해 정시에서 대학들은 수험생들이 애타게 쳐다보고 있는 경쟁률 공개에서 예전의 무성의함을 그대로 선보이거나 실시간 중계의 선택을 하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경쟁률 현황공개방식은 현재 해당 대학의 교육수요자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올해 수험생들은 '착한 대학'에게 경쟁률 상승의 선물을, '나쁜 대학'에게는 경쟁률 하락의 응징으로 대응하면서 교육수요자의 '권리'를 행사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학이 교육수요자 마인드로 바뀌는 계기가 되어야한다"면서 "여전히 무신경하고 무성의하게 갑질하는 대학은 철저하게 가려내 수요자들이 응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상황만 발표.. 무성의함에 질타
해마다 거듭됐던 일이지만, 원서마감 전날과 당일 경쟁률 상황 발표는 각 대학이 얼마나 ‘소비자 마인드’를 갖췄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일 가운데 하나다. 올해도 마감 30분 전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경쟁률 공개에 무성의한 대학도 있었다. 마감당일 마지막으로 발표하는 경쟁률인 ‘마감직전 경쟁률’이라는 표현에 무색할 정도인 대학도 여럿이었다. 특히 연세대와 성균관대의 ‘마감직전’ 경쟁률 발표 시각은 오전10시였다. 마감시각은 연세대 오후5시, 성균관대 오후6시였다. 마감직전 경쟁률에서 일반전형 기준 연대는 무려 15개 학과, 성대는 2개 학과가 미달이었다.
연세대엔 오전10시 이후 마감까지 7시간 동안 2742명이 더 지원, 최종지원자는 5209명이었다. 지원자 절반 이상의 인원이 당일 오전10시 이후에 몰린 것. 오전10시 당시 자유전공, 국어국문, 중어중문, 영어영문, 문헌정보학, 지구시스템과학과, 건축공학과, 도시공학과,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신소재공학부, 컴퓨터과학과, 시스템생물학과, 생화학과, 문화인류학과, 교육학부 등 15개 모집단위 347명 정원에는 278명이 지원해 평균 0.80대 1로 미달인 상태였다. 마감 후 경쟁률 상승은 놀라웠다. 오후5시 마감 후 15개 미달 모집단위 지원자가 1118명으로 최종집계됐다. 7시간 동안 미달된 15개 모집단위에 840명이 지원했다. 특히 5명 정원에 3명이 지원해 0.60대 1로 미달이던 문화인류학과는 34명이 몰려 경쟁률 7.40대 1을 기록, 연세대 모집단위 가운데 경쟁률이 네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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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송대의 경쟁률은 마감시각인 오후6시를 불과 30분 앞둔 오후5시30분까지 이어져, 실감나는 ‘마감직전’ 경쟁률이라 할만했다. 교대의 경우 모집단위가 초등교육과로 한정돼 실시간 업데이트가 무리가 없다 하더라도 우송대는 가/나/다군 각각 모집단위가 35개에 달함에도 실시간으로 경쟁률을 제공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사진=베리타스알파DB | 성균관대 역시 막판 지원이 가열찼다. 오전10시 당시 2.65대 1이었던 경쟁률은 오후6시 최종 5.26대 1로 치솟았다. 일반전형 최종지원자는 총 6952명. 오전10시까지는 총 3473명이었다. 결국 마감당일 오전10시 이후 3478명, 최종지원자의 50%가 몰렸다는 얘기다. 성대에는 4000명 가까운 수험생들이 오전10시 경쟁률을 들고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전10시 당시 미달을 빚었던 모집단위는 결과적으로 막판 소나기지원으로 미달을 벗어났다. 오전10시 가군의 글로벌리더학 0.83대 1(23명 정원/19명 지원), 글로벌경제학 0.67대 1(15명/10명) 등 2개전공은 38명 정원에 29명이 지원해 0.76대 1을 보이며 미달 상태였다. 마감 후 경쟁률은 글로벌리더학 3.52대 1(23명/81명), 글로벌경제학 4.47대 1(15명/67명)으로 집계됐다. 마감까지 8시간 동안 두 모집단위에 119명의 지원자가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대학이 경쟁률 마지막 공개를 오전 10시로 한 것이 의도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중계’ 대학.. 서울교대 전주교대 우송대
반면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착한 대학'도 여럿이었다. 서울교대와 전주교대 우송대는 당일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10분 15분 단위로 변경된 경쟁률이 대학 자체 홈페이지에 속속 올라왔다. 특히 우송대의 경쟁률은 마감시각인 오후6시를 불과 30분 앞둔 오후5시30분까지 이어져, 실감나는 ‘마감직전’ 경쟁률이라 할만했다. 교대의 경우 모집단위가 초등교육과로 한정돼 실시간 업데이트가 무리가 없다 하더라도 우송대는 가/나/다군 각각 모집단위가 35개에 달함에도 실시간으로 경쟁률을 제공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광운대 동덕여대 숭실대 역시 한 시간 단위로, 서울여대는 두 시간 단위로 경쟁률을 업데이트하는 등 수험생의 편의를 도왔다. 오후5시 마감한 한양대(서울) 홍익대는 오후3시 기준을 마감직전으로, 오후5시 마감한 고려대(서울)는 오후2시 기준으로, 오후6시 마감한 서강대 서울대도 오후3시 기준을 마감직전 경쟁률로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