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암리차르 ~ 라호르 6월 22일
아침 식사 후 각자 알아서 구경하는데 우리 조는 같이 가기로
했다.
여섯 명이 작은 릭샤에 타고 황금 사원으로 향했는데 거리가
생각보다 멀었다.
황금 사원으로 향하는 곳은 차량 통행이 불가해 물어서
걸어가는데 좌우측으로 건물이며 조각이 다양하게 서 있다.
중간에 맥도날드 가게가 있어 나중에 만나는 장소로 정하고
가는데 흰 대리석으로 여러 사람을 조각한 상이 눈에 뜨였다.
햇볕은 따갑고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데 사원에 들어가려면
남녀를 불문하고 머리에 두건이나 스카프를 써야 한다.
밖에서 보는 사원은 흰색 건물로 네 곳에 출입문이 있다.
Amritsar Golden Temple.
인도 북부 펀자브 주에 위치한, 400kg에
달하는 순금으로 덮여있는 시크교 최대 성지인 곳이다.
시크교의 창시자가 평생을 걸식하며 살아왔고 시크교의
교리인 '평등'을 행하는 의미에서 종교나 국적 등의 조건을
전혀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든 공짜로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한다.
'Free Kitchen'이라는 곳으로 들어가면 24시간 식사를 할 수 있다.
탁자나 의자는 없으며 커다란 강당에 돗자리가 한 줄로 길게 깔렸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식판을 들고 여기에 앉으면 봉사자들이 차례로
짜파티, 달(콩 수프) 등을 나눠주며 원한다면 더 먹을 수도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의 메뉴가 매번 바뀌고 강한 향신료 따위를 잘
안 쓰는 편이기에 한국인들도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다.
잠자리는 황금 사원 내에서 자유롭게 잘 수도 있지만, 도난 등,
안전상의 이유로 황금 사원 기준, 우측에 있는 외국인 전용
도미토리를 이용하는 걸 추천하며 이 역시 비용은 무료이다.
입장료는 없으며 기부금을 각자 자유롭게 낼 수 있다.
참고로 이곳에 입장하려면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1. 두건으로 머리카락을 가릴 것
2. 긴 바지를 입을 것
3. 신발(양말)을 벗고 입구에 있는 흐르는 물에 발을 씻고
맨발로 들어올 것.
입구에 신발을 맡기는 곳이 있는데 역시 돈은 받지 않는다.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매우 많다.
안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고 중앙에 황금빛이 찬란한
사원이 있고 빙 둘러서 흰색의 건물이 네 곳의 입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실내 전부 대리석으로 깔아서 미끈거리며 물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 사람,
물을 마시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발을 담그는 사람
각자의 나름대로 기도하는 모습이 성스럽기도 하다.
잉어 떼가 물속에서 먹이를 기다리며 놀고 있고
가끔 창을 들고 지키는 경비원이 있는데 사고 방지를 위해
서 있는 모습이다.
사람사이를 비집고 돌면서 사진을 찍는데 큰 카메라가 갑자기
이상이 생겨 작동이 되다 말다 한다.
핸드폰과 작은 카메라로 찍으며 도는데 황금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인산인해다.
남자와 여자가 들어가는 입구가 다르고 여자 쪽 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들어갈 엄두도 못 내고 다시 한 바퀴를 돌면서 사진을 찍고
밖으로 나와 신발을 찾아 신고 입구 정면으로 오니 정경이
더없이 아름답다.
일행을 만나 사진을 찍고 같이 만나자는 장소로 갔다.
맥도날드에 갔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다시 나왔다.
청보라 제복을 입은 경비원과 사진을 찍고 다른 곳으로 가서
점심 준비를 하는데 맛있어 보이는 찹쌀떡과 비슷하고
과일 빵과 비슷해서 종류별로 두 개씩 샀다.
과일을 사려고 돌아다니는데 수많은 사람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핸드폰을 들이민다.
막내 귀염둥이 희진이는 가는 곳마다 모델이 되어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다.
점심 준비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와서 점심이라고 사 온 빵을 먹는데 전부가 설탕으로
만들어 달아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커피와 같이 먹다가 결국 쓰레기통을 던져버렸다.
룸메이트는 나보다 먼저 포기해서 결국 두 사람은
점심을 걸렀다.
암리차르의 황금 사원
연못 한가운데
황금빛 사원
많은 사람에게
안식과 사랑을 베푸는 곳
하얀 출입문으로 둘러싸여
성스러운 물로 몸을 씻고
누구에게나 베푸는 사랑의 손길
금빛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자신을 쓰다듬고 만인을 구원하고자
소망하는 염원이 대리석 위로 흐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하여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황금 사원이여 영원하여라.
2017. 6. 22
그림사랑 (김 영 규)
오후에는 국경으로 가 파키스탄의 라호르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국경까지는 30km 정도로 버스로 30분이면 간다.
국경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려 잠시 검문소까지 가는데 짐꾼이
아주 많다.
하지만, 각자 가지고 가니 남녀를 구분하여 일렬로 세운다.
짐 검사 몸 검사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서 있는 병사의 명찰을 보니 영어로 문이라고 쓰여 있어
같은 문 씨라고 웃기도 하면서 기다렸다가 검사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파키스탄 국경에 내려서 다시 짐 검사를 새롭게 한다.
파키스탄에는 술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준비도 조금 했고
이미 중국에서 다 마셔버렸다.
하지만, 검사과정에서 가지고 왔어도 괜찮았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전에 한 번 뺏겨서 그런다고 길잡이가 얘기한다.
어찌 되었던지 파키스탄의 7일간은 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엄격하다는 국경 검사가 생각보다 쉽게 넘어갔지만,
시간은 많이 걸렸다.
드디어 파키스탄에 입국하고 밖으로 나오니 길거리 환전상이
돈 바꾸라고 줄을 선다.
인도 돈만 우선 바꾸고 큰돈은 시내에 가서 바꾸라고 한다.
놀이 공원의 긴 차 비슷한 차를 타고 버스 정류장을 이동하였다.
이제 차가 올 동안 기다려야 하는데 더위가 보통이 아니다.
정류장에 둘러앉아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각자 소개하는 시간이 되어서 몇 사람
소개하다 보니 버스가 왔다.
라호르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라호르 (Urdu: لاہور)는 파키스탄 북동부에 있는 펀자브 주의
주도이다.
카라치에 이어 파키스탄에서 둘째로 큰 이 도시는 인더스 강의
지류인 라비 강을 끼고 있으며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슬람 제국의 중심도시로 발달해 왔는데,
특히 무굴제국하에서는 인도의 델리, 아그라 등과 더불어 제국의
중심 도시로 발달했다.
라호르 시내에 있는 샬리마르 정원과 라호르 성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호텔에 도착하여 방을 배전하고 다시금 국기 하강식을
보러 가기 위하여 차를 탔다.
다시금 국경으로 가면서 삶의 현장을 여실하게 보여주는데
그 많은 사람의 각양각색 어려운 삶이 다른 느낌을 준다.
파키스탄
수도는 이슬라마바드이고 인구는 약 2억으로 세계 6위,
GDP는 세계 41위 면적은 한반도의 약 3.6배 정도의 나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슬람교도가 많은 나라이다.
(1위는 인도네시아)
국경에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아까 국경을 넘을 때는 군인밖에 없더니 국기 하강식을 보러
오는 사람이 인도 쪽에는 매우 많았다.
파키스탄 쪽은 사람이 적은데도 엄격하게 자리를 통제하고
일어나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한다.
6시가 다 되어서 양쪽에서 한 번씩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응원하듯이 돌아가면서 자기의 세(勢)를 과시하는데
수적으로 열세인 파키스탄에서는 한 사람의 목소리와
응원 단장 격인 사람이 나와서 격렬하게 부추기고 있다.
동양계인 젊은 친구가 옆에서 한국 사람이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 반갑다고 악수를 청하는데 중국 청년이었다.
나중에 이 친구가 하는 말이 남한과 북한과의 대립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나도 약간 그런 생각을 했지만,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화려한 복장을 한 양쪽의 병사들이 무슨 무희나 시위를 하듯이
서로의 기를 자랑하는 모습이 어쩌면 잘 만들어진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고 수적 열세인 파키스탄이 안타깝기도 했다.
파키스탄 진다 바(파키스탄 만세)를 더 크게 외쳐주기도 했다.
파키스탄 쪽도 새로 건물도 보수하고 크고 웅장하게 만들려고
공사를 하고 있다.
결국, 1시간이 넘게 걸린 국기 하강식은 마지막 악수로
끝이 났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볼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조금은 허황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관광객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이기도 하다.
아쉬움을 남기며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어둠이 우리 곁으로
살그머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기 하강식
커다란 원형 경기장 같은 곳에
밀려온 많은 인파
암리차르 덕분인지 인도 편의 무대는
호화롭고 성대한데
적은 사람의 파키스탄은 자유로운 모습이 아닌
긴장 속에서 상대를 이기려고 하니 중과부적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더 좋으련만,
목이 터져라 부르는 “파키스탄 진다 바”
하지만, 음악과 춤의 무대에서
풀어지는 목소리
군인의 절도 있는 행동은
잘 꾸며 논 광대의 놀이
누가 더 잘나고 못나고 가 아닌
한편의 연극무대
누가 국경을 만들고
누가 이 무대를 만들었나
목에 터지게 외치는 메아리는
누구의 가슴으로 스며드나
석양에 물드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연극이 끝난 후 또 다른 면모를 느끼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허전하기도 하다.
2017. 6. 22
그림사랑 (김 영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