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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둔동 근처에 있는 농촌진흥청 잠사과학박물관을 가보았다.. 예전에는 서울대 농생명과학대가 있어서 대학생들도 많이 다녔고 주변에도 분식집과 술집들이 있어서 나름 번화했었는데 이제 서울대 농대는 서울로 이전하여 남아있는 건물만이 그곳이 예전의 서울대 농대의 부지였음을 말해준다.. 잠사과학박물관 근처는 인적이 없고 가끔 다니는 버스와 차량만이 이곳이 길임을 말해준다.. 밤이 되면 쪼금 무서울 것처럼 정적만이 흐른다. 그 옆에 자리한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부설의 잠사과학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건물은 생각보다는 크다. 자세히 본다면 꽤 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처음 들어가면 이 곳 연혁이 나오는 역사관이 있고 누에고치에 대한 사진들과 누에표본들이 나온다. 큰 누에고치 등 다양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맨 마지막 관에는 잠사에 관한 기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모두 예전에 사용하던 것이라는데 요즘은 인건비도 비싸고 저렴한 외국제품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리 많이 누에를 치는 집들이 없단다. 기계들은 낡고 복잡한데 상당히 오래된 듯 보인다. 예전에는 이곳이 잠사연구소였는데 1999년 잠사과학박물관으로 새로 개관했단다. 자료들은 업데이트를 많이 안하는지 다소 때가 지난것들이 많이 보인다..마치 역사를 흐르는 이 건물처럼.
잘 꾸민다면 그리고 적절히 홍보한다면 좋으련만, 가지고 있는 컨텐츠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것이 아쉽다. 농촌진흥청 내부에 있는 농업과학관이 휴일에도 개관을 하고 전문적인 해설사가 있기도 하고 시설도 좋고 자료들도 최근의 것들이 많음에 비하면 다소 근대적인 분위기도 난다. 건물이야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내부를 좀 더 관람하러 온 시민들이 더 잘 알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뭐! 잠사가 요즘은 관심 대상이 비교적 아니니깐...
과학관 정원과 뒷편에는 뽕나무도 여럿 심어놓은 것이 보인다.. 뒷편에는 누에재배를 직접 하는곳도 있는것처럼 보이고 잠사과학박물관은 사전예약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고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주말에는 열지 않는다고. 그리고 농업생물부에서는 곤충표본관, 곤충생태원, 나비관, 반딧불이관, 양봉관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곤충표본전시관의 모습..방문한 날은 개방하지 않는단다. 아쉬움! 비밀의 정원처럼 형형색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농업생물부 건물에서 서호천을 건너면 잠사과학박물관을 만난다.. 가는길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잠사박물관 입구에서 바라본 본관의 모습...오래된 잣나무와 각종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잠사과학박물관의 입구.. 이 건물들은 옛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물이라는데...왠지 모를 일본풍이 느껴진다. 잠사업의 발상지란 말에서 우리나라 잠사연구의 중심이란 말도..
1917년에 지어졌다면 거의 100년이 된 건물이니... 물론 보수는 했겠지만 그래도!! 역사가 생각보다 깊네~
잠사박물관 벽면에는 누에고치 ! 뽕이란 말이 선명하게 새겨져있다. 왠지 정이 가네~
넓은 마당에는 아름드리 잣나무가 두그루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내며 서있다.. 처음에는 소나무인줄 알았는데.. 이 잣나무는 미국이 원산지인 스트로브 잣나무라고 하는데 1917년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에 잠업시험소가 신설될 당시에 기념식수를 한것이라 한다... 거의 100살이 넘었다고 한다..어쩐지 풍기는 모습이 좀 다르다더니!
보라색과 파란색의 칼라누에들... 칼라누에는 염색한 것이 아니라 사료에 칼라염료를 배합하여 먹여서 만든다 한다...신기하다! 요즘에는 입는 누에에서 먹는 누에로 바뀌었다 한다..
자그마한 누에벌레들도 있다..열심히 뽕잎을 뜯어먹고 있다. 체험관에는 직접 실도 고치로 실도 뽑아 볼 수 있고 누에도 만져볼 수 있다.
고치와 그 옆에 있는 번데기와 나방들!
다양한 칼라누에고치의 색갈이 선명한것이 아름답다..
박물관은 역사관에서 시작하여 견사곤충관, 양잠과학관, 견사가공과학관, 양장관, 견사가공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략 30분 정도면 다 볼 수 있다.
비단길로 불렸던 실크로드...그 당시에는 매우 중요한 루트중의 하나였으리라..
역사관에서 양잠과학관으로 가는 구름다리도 오래되어 고풍스러움이 엿보인다.
견사가공과학관의 모습.
한때는 고급옷감으로 많은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양잠이지만 조금은 많이 퇴보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된 기술들은 현재도 다른나라의 기술 자문을 하고 있단다
누에의 일생은 뽕잎을 먹으며 4번 허물을 벗고 4령이 되기까지 25일 고치를 짓는데 이틀이 걸리고 번데기에서 나방까지 1주일 나방에서 알을 낳기까지 또 1주일을 보내곤 한평생을 마감한다 하나의 고치에서 뽑을수 있는 실의 양은 보통 1500m이며 발전된 현재 기술로는 2000m까지도 가능하단다.
누에들이 저렇게 고치를 만들어 낸다고. 몸 끝에서 가느다란 실이 나와서 돌돌 말아서 이렇게 아름다운 타원형으로.
양잠관 내에 옛날 가정에서 손수 누에고치로 명주실을 만들던 여염집 아낙네의 일하는 모습도 만들어 놓았다.
방안에서 누에를 치는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옛날에 사용하던 집을 통째로 옮겨온듯한 분위기다...
양잠관 내부에는 각종 기계와 장비들로 가득하다.
뽕나무 밭에 뽕나무를 심어놓은 모습도 재현하여 보여준다.
누에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비누도 있고 술, 화장품, 음료 등등 다양하다!
요즘 뽕잎 냉면집과 뽕잎 갈비집도 생겨나던데...건강에 좋으니 한번 먹으러 가봐야겠다.
뽕잎으로 만든 와인과 위스키도 있다..불휘라는 것인데 수원시에서 만든 몸에 으뜸인 술이란다..왔다뽕!
누에 알에 염료가 들어간 사료를 배합하여 먹이면 고치색이 저렇게 칼라로 나온다고 한다.. 물론 실이 칼라는 아니라고..가공과정에서 색이 바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견사가공관에는 양잠할때 사용한 도구와 기계들이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실크로 만든 제품을 전시해 놓은 곳도 있는데 모델들이 걸치고 있는 옷의 색상들이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한바퀴 둘러보고 안내를 해주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방명록에 멋드러지게 사인한번 해주고...나왔다.. 어느덧 해가 서산을 향해 기울어 간다...따듯한 햇살이 좋다..
농업생물부를 걸어본다..참 잘 가꾸어놓은 정원과 시원하게 닦아놓은 길들이 아름답다.. 건물들이 좀 연식이 되어 보인다...옛 건물들을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 듯하다.
유리로 된 온실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을 키우는 모습이 보인다... 일하시는 분들은 여기 저기에서 흙을 일구고 새로 판을 바꾸고 땀흘려서 일하신다.
원형하우스에 나비생태관이 자리하고 있기에 안으로 들어가 본다.. 내부에는 각종 나비들이 저마다의 날갯짓을 하며 여유로이 쉬기도 하고 물가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꽃에 취한 나비 한마리가 사뿐이 내려앉았다.
반딧불이관으로 가는길에는 자갈이 깔려있어 아득아득 소리가 나고 양옆에는 각종 수목들이 심어져 있어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반딧불이관 내부의 모습...원형으로 연못이 있고 나무로 된 다리가 있는데 연못에는 노랑어리연이 그득하다. 현재 반딧불이 서식지를 이곳에서 복원하고 있다고 한다.. 반딧불이에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 반딧불이 등이 있는데 현재 어떤 종인지는 모르겠다..
곤충원의 내부에는 연못이 있고 풀과 나무들이 정글처럼 차있다.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놀랐는지 이리 저리 헤엄을 치고..
이곳에 가려면 수원역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5분이면 도착한다.. 수원역 건너편 서울방향 버스정류장에서 서울대 농생대 가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720번이나 720-2, 88번을 타면 서호중학교 앞에서 내려준다... 서호중학교에서 내려서 약간 걸으면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간판이 보인다. 수원역에서 걸어가도 10여분이면 되는데 수원역 4번출구로 나와 직진하여 서둔동, 서울대 농대 방면으로 가다가 서울대 농대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서호천을 따라 가면 잠사과학박물관으로 가는 다리가 보인다.
문의는 031 -290 -8585번으로 하면 되고 미리 예약전화를 해야한다.. 주소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6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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