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중독됐던 증시, 특효약은 역시나 급락이었네… 신용잔고 10% 이상 종목 ‘전멸’
정현진 기자
입력 2023.11.01 06:00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율이 10%를 넘는 종목이 자취를 감췄다. 신용잔고율은 상장된 주식 중에서 신용거래로 매수된 주식의 비율이다. 신용잔고율이 높을수록 전체 발행 주식 중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산 주식이 많다는 의미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1일 코스콤의 체크(CHECK) 정보 단말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잔고율이 10% 이상인 종목은 한 종목도 없었다.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화천기계(3,915원 ▼ 125 -3.09%)로, 9.31%의 신용잔고율을 기록했다. 상장된 10주 중 1주가 투자자가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인 셈이다.
9%대를 기록한 종목은 화천기계가 유일했다. 이어 신용잔고율 상위에 오른 종목은 브이티. 피델릭스(1,340원 ▲ 29 2.21%), 한국무브넥스(8,900원 ▲ 700 8.54%), 대양금속(1,120원 ▼ 160 -12.5%) 등으로, 모두 8%대를 보였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급격히 쪼그라든 모습이다. 6개월 전만 해도 신용잔고율이 10%가 넘는 종목의 수는 21개에 달했다. 지난 4월 24일 기준 신용잔고율 10%대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개, 코스닥 시장에서 14개로 집계됐다. 당시 가장 신용잔고비율이 높았던 종목은 영풍제지(8,170원 ▼ 3,490 -29.93%)(15.99%)였고, 이어 다올투자증권(3,825원 ▼ 145 -3.65%)(14.78%)과 우리넷(6,790원 ▼ 60 -0.88%)(12.68%), 선광(16,800원 ▼ 590 -3.39%)(12.59%), 세방(10,600원 ▲ 30 0.28%)(12.17%) 순이었다.
이달 주가 조작 세력의 타깃이 됐던 사실이 밝혀지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영풍제지 외에도, 지난 4월 신용잔고율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린 선광, 다우데이타(11,430원 ▼ 200 -1.72%)(잔고율 10.90%), 삼천리(92,500원 ▼ 1,600 -1.7%)(10.65%) 등은 모두 주가 조작 사태에 연루됐거나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종목이다.
신용거래는 통상 현 주가를 저점이라 판단하고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 방법이다. 하지만 신용거래가 많은 종목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가 해당 종목을 하한가에 강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져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영풍제지 사태처럼 하한가에도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미수금(증권사가 투자자에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이 늘어나 증권사로 손실이 퍼지기도 한다. 또 주가가 하락할 때 대규모 반대매매가 일어나면서 주가 하락세에 불을 지피는 경향이 있다.
올해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부터 5월 ‘5종목 동시 하한가 사태’, 이달 ‘영풍제지 사태’까지 주가 조작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신용거래 수요가 뚝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언제 어디서 또 주가 조작 종목이 생겨날지 모른다는 우려에 투심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고금리 장기화로 주식시장의 ‘매운 맛’을 본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신용 매수를 줄이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손실 방어를 위해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높이는 추세다. 투자자는 종목별로 정해진 증거금률에 따라 돈을 내고 주식을 매수한 후, 나머지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살 수 있다. 증거금률이 40%라면, 10만원어치 주식을 사기 위해 4만원을 우선 내고 나머지 6만원은 이자만 내며 유지하는 것이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높이면 투자자가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당장 내야 하는 액수가 늘고, 증권사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적어진다.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크게 줄었다. 지난 4월 말 20조원을 웃돌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30일 17조1800억원을 기록하면서, 3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정현진 기자
오늘의 핫뉴스
빚투로 '한 탕' 노리던 개미들… 매운맛 보고 확 식은 열풍
증권 많이 본 뉴스
박현주와 황혼이혼 합의한 창업공신 최현만… 퇴직금 외 ‘위자료’ 있을까
[투자노트] 11월 증시… I am 기대에요
영풍제지 연일 폭락에 키움증권 손실 ‘눈덩이’… “내일도 하한가면 3500억 손실”
100자평1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최신순찬성순반대순
좌즉사우필생
2023.11.01 06:38:28
증권사 공매도로 신용털어 먹는 악습을 방치하는 이유가 뭐냐!!
답글작성
1
0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이영완의 디알로고] “병 걸리면 바꿔 끼울 간과 췌장, 동물 몸에서 키운다” - 조선비즈
주식투자로 돈 잃는 2가지 이유 (재테크, 슈퍼개미 남석관)
[주식투자] 이것 모르고 주식하지 마세요. 거래량의 비밀 공개합니다.
韓 배터리 3사 ‘LFP 양산’ 공식화… 中 CATL 독주 잡는다 - 조선비즈
남궁민, 안은진 품었다 "이젠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될까?" ('연인2') - 조선비즈
주식을 하려면 꼭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지식 | 주식초보 입문서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한국은 멸종 직전인 경차… 日은 55개 차종에 시장 35% 점유
2
박현주와 황혼이혼 합의한 창업공신 최현만… 퇴직금 외 ‘위자료’ 있을까
3
건설사들 수주 망설이는데... ‘나홀로’ 치고 나가는 포스코이앤씨
4
영풍제지 연일 폭락에 키움증권 손실 ‘눈덩이’… “내일도 하한가면 3500억 손실”
5
빚투에 중독됐던 증시, 특효약은 역시나 급락이었네… 신용잔고 10% 이상 종목 ‘전멸’
6
[투자노트] 11월 증시… I am 기대에요
7
아프리카서 삼성 제친 中 트랜션…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로 ‘껑충’
8
[단독] 현대百 판교점, 롤렉스 품었다... 경기권 최초 입점
9
뉴욕증시, FOMC 대기하며 상승… 다우 0.4%↑마감
10
‘탈통신’ 외치는 통신 3사, 미래 먹거리로 ‘초거대 AI’ 키운다
연예 많이 본 뉴스
1
박지윤최동석, 잉꼬부부→이혼, 14년 결혼생활 화제 모먼트 [Oh!쎈 초점]
박지윤최동석, 잉꼬부부→이혼, 14년 결혼생활 화제 모먼트 [Oh!쎈 초점]
2
'돌싱글즈4' 하림, 전 남편 공개 "예일대 출신…부정적 감정 없길"
'돌싱글즈4' 하림, 전 남편 공개 "예일대 출신…부정적 감정 없길"
3
남궁민, 안은진 품었다 "이젠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될까?" ('연인2')
남궁민, 안은진 품었다 "이젠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될까?" ('연인2')
4
"관계有 중요부위 못봐" 남현희, 전청조 19금 언급 방송..얼마나 절박하길래 [Oh!쎈 초점]
"관계有 중요부위 못봐" 남현희, 전청조 19금 언급 방송..얼마나 절박하길래 [Oh!쎈 초점]
5
10기 영철♥현숙, ‘나솔사계’서 결별설 언급..“촬영하면서도 찍는게 맞나 고민”
10기 영철♥현숙, ‘나솔사계’서 결별설 언급..“촬영하면서도 찍는게 맞나 고민”
6
“성조숙증 걱정” 엄태웅♥윤혜진 11살 딸 지온, 170cm 母 키 따라잡은 폭풍성장[Oh!쎈 이슈]
“성조숙증 걱정” 엄태웅♥윤혜진 11살 딸 지온, 170cm 母 키 따라잡은 폭풍성장[Oh!쎈 이슈]
7
'박지윤과 이혼설' 최동석, 의미심장 심경글? "차라리 입닫고 살아라"
'박지윤과 이혼설' 최동석, 의미심장 심경글? "차라리 입닫고 살아라"
8
10기 현숙, '♥영철'과 '나솔사계' 출연 "이게 맞나 고민"
10기 현숙, '♥영철'과 '나솔사계' 출연 "이게 맞나 고민"
9
'모니카'는 어떻게 이런 말을…'스우파2' 탈락크루 '레이디바운스'에 전한 말
'모니카'는 어떻게 이런 말을…'스우파2' 탈락크루 '레이디바운스'에 전한 말
10
이동건 "이혼 후 전처와 같이 쓰던 침대 그대로 써" 굳이?..시청률 폭발 16.2% ('미우새')
이동건 "이혼 후 전처와 같이 쓰던 침대 그대로 써" 굳이?..시청률 폭발 16.2% ('미우새')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