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불교명상수행에서 고통의 치유
2.위빠사나(Vipassanā, 觀)
위빠사나(Vipassanā, 觀)는 통찰명상이라고도 하며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바라본다. 우리의 몸, 마음, 느낌에 대해서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고서 집중해서 바라볼 뿐이다. 따라서 사마타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는 기반이 있을 때, 더 잘 관찰하게 된다. 『상윳따니까야』의 마음챙김 경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비구들이여, 비구는 마음챙기면서 머물러야 한다. 이것이 그대들에게 주는 나의 간곡한 당부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면서 근면하게, 분명히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면서 머문다. 느낌에서, 마음에서, 법에서 법을 관찰하며 머문다.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면서 근면하게, 분명히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면서 머문다."
위빠사나(Vipassanā, 觀), 즉 통찰명상에 대한 대상을 사념처(四念處)를 보여준다. 사념처는 몸(身), 느낌(受), 마음(心), 법(法)에 대해서 관찰한다. 이러한 사념처를 관찰하는 방법을 사념처관(四念處觀)이라 하며, 『상윳따니까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먼저 몸에 대한 관찰을 살펴보겠다.
'내가 이제 사념처의 모임과 사라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소. 새겨듣고 잘 생각해보시오. 사념처의 모임과 사라짐이란 어떤 것인가? 음식이 모이면 몸이 모이고, 음식이 소멸하면 몸이 사라진다오. 이와 같이 몸이 모이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몸이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몸이 모이고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면, 의지하여 머물 곳이 없어지고 모든 세간에서 취(取)할 것이 영원히 없어진다오."
몸에 대한 관찰, 즉 신념처관는 14가지 육체적 현상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이다. 먼저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과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동작에 대한 마음챙김, 그리고 분명한 앎을 지니고 하는 행동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돌아올 때, 앞을 볼 때나 주위를 돌아볼 때, 팔다리를 구부리거나 펼 때, 탁발을 하기 위해서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 때,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볼 때, 대소변을 볼 때, 가고, 서고, 앉을 때, 잠자리에 들고 잠에서 깨어날 때, 말하거나, 침묵을 하고 있을 때에도 분명한 앎을 지닌다.
또한 몸에 대한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 네 가지 요소인 물, 불, 흙, 공기인 사대(四大), 그리고 9가지 묘지에 대한 관찰이 모두 육체적 현상이다. 따라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 자신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를 세세히 자각하고 우리의 몸이 결국 모든 만물의 구성요소인 사대(四大)로 되어있어 언제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관찰하는 것이다.
수념처관은 느낌에 대한 관찰이다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경험이 모이면 느낌이 모이고, 경험이 소멸하면 느낌이 사라진다오. 이와 같이 느낌이 모이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느낌이 모이고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면, 의지하여 머물 곳이 없어지고, 모든 세간에서 취할 것이 영원히 없어진다오."
수념처관은 세 가지의 육체적, 정신적인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인데, 이는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즐겁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는 느낌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마음에 대한 관찰, 심념처관이다. 이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16가지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이름과 형태가 모이면 마음이 모이고, 이름과 형태가 소멸하면 마음이 사라진다오. 이와 같이 마음이 모이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마음이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마음이 모이고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면, 의지하여 머물 곳이 없어지고, 모든 세간에서 취할 것이 영원히 없어진다오."
이는 총 8쌍으로 16개인데, 그 마음에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과 관련된 마음들이 있다. 이 마음을 상세하게 나열해보면 탐욕이 있는 마음과 탐욕이 없는 마음, 성내는 마음과 성냄이 없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과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 침체된 마음과 산만한 마음, (선정 수행을 통해서) 커질 수 있는 마음과 (선정 수행의 완성으로 더 이상) 커지지 않는 마음, 향상된 마음과 향상이 안 된 마음, 잘 집중된 마음과 집중이 안 된 마음, 그리고 (선정 수행에 의해 일시적으로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과 자유로워지지 않은 마음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들인데,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이런 마음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아는 것이 바로 심념처관이다.
마지막 법념처관으로 다섯 가지의 육체적, 정신적인 현상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이다. 『상윳따니까야』에서 법이 모이고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억념이 모이면 법이 모이고, 억념이 소멸하면 법이 사라진다오. 이와 같이 법이 모이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법이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고, 법이 모이고 사라지는 것을 따라서 관찰이 머물면, 의지하여 머물 곳이 없어지고, 모든 세간에서 취할 것이 영원히 없어진다오."
법념처관은 수행을 시작하기전 1차적인 모습, 그리고 수행의 시작, 수행 중오는 방해, 마지막으로 수행이 향상됨에 따라 생겨나는 긍정적인 심신의 변화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다섯 가지의 육체적, 정신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다섯 가지 무더기인 오온(五蘊)으로 다섯 감각기관으로써 형태, 소리, 냄새, 맛, 촉감, 현상으로 마음 수행의 대상이다. 그리고 열두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인 십이처(十二處)는 눈, 귀, 코, 혀. 몸인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다가 이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인식하는 현상인 오온인 형태, 소리, 냄새, 맛, 촉감까지 한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섯 무더기들을 관찰해 나가다 보면, 다섯 가지의 시련이 오게 된다. 이 다섯 시련은 오개(五蓋)라 불리며, '다섯 가지 덮개'라 명한다. 이것은 욕망, 분노, 혼침과 졸음, 들뜸과 우울, 회의적 의심이다.
그렇게 우리의 다섯 무더기를 관찰해 나가고, 오개를 이겨낼 때, 일곱 가지의 깨달음의 요소인 칠각지(七覺支)를 경험하게 된다. 첫 번째는 염(念)각지로 외부와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택법(擇法)각지는 현상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는 것이며 정진(精進)각지는 올바른 수행법으로 올바르게 정진하게 된다. 네 번째는 희(喜)각지로 참된 도를 얻는 기쁨인 것이다. 그리고 경안(輕安)각지인 번뇌가 끊어져서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하게 된다. 그리고 기쁨을 누리며 안정된 마음에 더욱 집중에 들어가는 제(除)각지로 넘어간다. 여섯 번째는 정(定)각지로써 모든 번뇌와 망상으로부터 자유가 된다. 그런 후에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고, 중도를 지키며 평정을 유지하는 사(捨)각지로써 거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사념처(四念處)를 잘 관하고 어느 하나에도 집착없이 잘 알아차리고 나아가면 성스러운 네 가지 진리인 사성제(四聖諦)를 단지 모든 것이 고통이며, 고통의 원인이 집착이며, 이러한 고통을 멸하는 방법이라고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실제적으로 경험하며 우리에게 더 크게 다가오게 된다.
다시 정리해보면 위빠사나 수행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세계, 그리고 자기 자신의 몸, 마음, 느낌, 인식에 대해서 생기며 없어지는 것을 관찰한다. 위빠사나와 사마타는 전혀 다른 수행법이 아니다. 사마타 수행을 통해서 마음을 고요히 하여 우리의 모든 변화에 대해서 관찰하고, 또 관찰할 때 몸에 대해서 집중하고, 우리의 마음에 대해 집중, 그리고 느낌에 대해서 집중을 하게 된다. 따라서 둘은 함께 작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불교수행에서 고통의 의미 및 치유에 관한 고찰/ 이혜인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