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에서 입시계의 권위자인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실장을 만났다. 이석록 실장은 교사 출신 EBS 스타강사로 명성을 날렸고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예리한 분석력으로 평판이 높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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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
- 이번 입시에서 정시 전략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한다. 왜 그런가.
대학들의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교한 전략이 있어야 정시의 높은 관문을 뚫을 수 있다. 정시모집 인원 감소는 수시 모집 인원의 증가와 구조조정에 따른 대학의 정원 감축, 대학의 정원 축소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표1>
다만 수시모집 등록 결과에 따라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때는 각 대학별로 각 모집 단위 모집 인원을 변경 공고하여 선발한다.
- 앞으로 정시모집의 전형 일정은 어떻게 되나.
정시모집은 12월 19일(목)부터 24일(화) 사이에 모집군에 따라 원서접수를 실시하고, 전형기간은 2014년 1월 2일부터 모집군별로 면접, 실기 등 대학별고사를 진행한다.<표2>
- 정시모집 지원 시 유의 사항은 무엇인가.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최초 합격자 및 충원 합격자 포함)는 등록 의사와 관계 없이 정시 및 추가모집 지원이 금지된다. 그리고 정시모집 지원은 모집‘군’별로 한 개의 대학에만 지원하여야 한다. 한 개의 모집‘군’에 2개 대학 이상 지원하는 경우 대학입학지원방법 위반자에 해당해 입학이 무효가 된다. 다만 특별법설치대학, 산업대학 및 전문대학의 경우는 모집‘군’에 관계 없이 지원 가능하다.(산업대학은 청운대·호원대, 특별법설치대학은 광주과기원·대구경북과기원·카이스트·3군 사관학교(육사, 해사, 공사)·경찰대학 등)
- 금년도는 선택형 수능이 실시되어 학생들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는데 수능 응시 인원은 어떻게 되나.
수능 응시자는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 2011학년도를 정점으로 하여 감소하고 있다. 지원 자격별로 재학생이 78.2%를 차지하고 졸업생이 19.6%,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가 2.2%이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52.7%, 여학생이 47.3%이다.
영역별 응시자 비율을 보면, 국어 영역 A형과 B형이 각각 53.2%, 46.8%, 수학 영역 A형과 B형이 각각 72%, 28%, 영어 영역 A형과 B형이 각각 30.1%, 69.9%였다. 탐구영역 응시자 중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응시자 비율은 각각 55.5%, 38.9%, 2.2%였다.
- 선택형 수능이 되면서 선택 유형별 응시자 현황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 4개에 모두 응시한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의 91.8%로 수험생 대부분이 4개 영역에 응시하였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사실상 계열별 수능으로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영어 영역이다. 영어 A형 응시자가 9월 모의평가 응시자보다 늘었는데, 이는 중하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B형에서 A형으로 선택을 바꾸었기 때문으로 영어 B형 선택자는 실제 백분위와 등급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 선택 유형별 응시자 현황은 다음과 같다.<표3>
- 본격적으로 지원 전략을 세우기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할 것인지 변수를 하나하나 살펴봐달라.
1. 수능성적 활용지표
먼저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표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는 원점수와는 분명히 다른 점수체계이다. 이러한 점수체계는 성적상에서 유불리 여부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평균이 낮은 영역을 잘본 경우 백분위보다 표준점수의 차가 크게 발생한다. 이때는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고, 쉬운 영역을 잘본 경우는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표준점수냐 백분위 활용이냐에 따라 숨겨진 점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유불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표4>
특히 금년에 일부 대학들이 수능 점수 활용 방법에 변화를 주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광운대는 표준점수 반영에서 백분위 반영으로 바꾸었고 숭실대, 홍익대, 서울과기대는 백분위에서 표준점수로 반영 방법을 바꾸었다.<표5>
2. 영역별 가중치 고려
각 대학은 성적을 반영할 때 영역별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반영비율을 달리하는데, 지망 대학에 따라 유불리 여부가 발생한다. 본인의 성적에서 강점을 가지는 영역에 가중치를 얼마나 부여하는지 확인이 필수적이다. 대개 인문계는 영어와 국어 영역에,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가 많고,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학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가 많아 수학 영역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있다.<표6>
3. 영역별 A·B형 반영 유형과 B형 가산점 비율
수도권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의 중상위권 대학은 인문계는 ‘B-A-B형’을 자연계는 ‘A-B-B형’을 지정하여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하위권 대학은 영역별 응시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 B형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A형 응시자가 지원할 경우 가산점의 비율을 잘 고려하여 유불리 여부를 따져야 한다.<표7>
4. 학생부 반영 비율
정시모집은 학생부 성적 자체만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없지만, 불리한 성적을 받았을 때 마지막 순간에 합불이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당락을 좌우하는 주된 요소 중 하나가 학생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학생부는 실질 반영 비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 상위 등급(1~4등급) 간 점수 차는 최소한도로 줄이고, 하위 등급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경우가 많다.<표8>
5. 정시이월 인원에 따른 합격선의 변화
정시 ‘군’별 모집인원은 ‘가’군이 147개 대학 4만6840명, ‘나’군이 146개 대학 4만7265명, ‘다’군이 147개 대학 3만3519명이다. 지난해보다 ‘가’군이 약간 줄고 ‘나’군과 ‘다’군이 약간 증가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변수는 수시모집 시 미충원된 인원을 정시모집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이월되느냐와 그 인원이 어느 모집군에 배치되느냐 여부이다. 정시모집에서는 모집단위별 선발 인원의 규모에 따라 합격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최종 전략에서는 이런 인원 변화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 대학을 지원할 때 흔히 적성을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대학을 졸업한 뒤에 취업까지 염두에 두면 대학에서 특성화를 하고 있는 학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성화학과를 소개해 달라.
특성화학과는 그 대학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특화시킨 학과로 차별화된 지원과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화학과는 정시 합격선도 그 대학에서 상위권에 위치한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2014학년도 대입에 신설되는 한국외국어대의 LD학부(Language & Diplomacy) 같은 경우는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외교관, 국제기구 진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학과로 다양한 장학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표9>
- 성적대별 지원 전략을 살펴봐 달라.
금년도 정시지원은 수준별 수능의 도입, 2015학년도 수능체제 개편 등으로 인해 어느 해보다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극심한 눈치작전으로 예상치 않았던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입시 요강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유불리 여부를 따져 지원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의 입시 결과를 그대로 적용해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성적을 분석하여 ‘가’군, ‘나’군, ‘다’군별로 소신·적정·안정 지원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좋다.
△최상위권 : 최상위권 점수대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상위권 학과와 의·치·한의예학과를 지원할 수 있는 점수대이다. 이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점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아 다양한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가’군과 ‘나’군 중 하나는 소신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연계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의·치·한의예학과 정원이 1195명이 늘어나게 되는데, 재수를 할 수 있다는 수험생들이 상위권 학과에 소신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어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상위권 :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와 지방 국립대의 인기학과 지원 가능 점수대이다. 이 점수대도 주로 ‘가’군과 ‘나’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고 일부 대학이 ‘다’군에서 모집을 한다. ‘가’군과 ‘나’군에서 하나는 합격 전략으로 가고 나머지 두 개의 군에서 소신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금년도의 선택형 수능으로 인해 특정 영역의 성적이 하락한 일부 수험생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점수대이다. 인문계의 경우 제2외국어를 사탐 1과목으로 대체 가능한 대학들은 점수가 향상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하는 점수대이다. 이 점수대에서는 특히 최초 합격만이 합격이란 생각을 버리고 추가 합격까지 고려하여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위권 : ‘가’군, ‘나’군, ‘다’군 모두 복수 지원이 가능한 점수대이다. 특히 수학 B형을 지정한 자연계 대학에서 대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수능 ‘A-B-B’를 지정한 중위권 대학은 자신의 성적이 지난해 입시결과에 비해 점수 폭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소신 지원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점수대의 대학들은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합격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학생부의 유불리 여부도 정밀하게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
△하위권 : 중위권 점수대와 마찬가지로 ‘가’군, ‘나’군, ‘다’군 모두 복수 지원 가능한 점수대이다. 중위권에서 하향 안정 지원을 하게 된다면 지방 대학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 성적대에서는 4년제 대학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적성에 맞는 실속 있는 전문대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