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ㅡ세상걷기ㅡ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여행정보 스크랩 영주 무섬마을
마이영 추천 0 조회 50 07.03.15 10:0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시골마을, 특히 무섬마을처럼 예스러움이 한껏 살아 있는 마을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그간 익숙했던 인공의 빛을 찾아 헤매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곱디고운 달빛의 정취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흐르는 물에 비친 달과 외나무다리의 조화는 말로 형언하기 힘든 단아한 아름다움이다.
‘투둑투둑’ 장작 타는 소리를 들으며 아궁이 앞에 앉아 있는 맛도 그 안에 넣어둔 고구마처럼 달짝지근하다. 찬 기운이 빨리 드는 물가 마을에서는 가을만 되어도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뜨끈뜨끈한 구들이 그리운 시절이 다시금 찾아드는 것이다. 보일러를 돌리는 현대식 주택에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는 뜨끈한 방바닥이 온몸을 노곤하게 한다.

그와 더불어 고택의 오래된 나무 냄새처럼 그리움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드물다. 밤이 되면 유난히 그 향취가 진해지는 마루며 방 안 가득한 한지 냄새. 무섬마을에서 도(道) 민속·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아홉 채의 기와집 중 하나인 이장 댁에서 하루 묵기를 간청했다. 200년 된 고택에서 보내는 낭만의 하룻밤. 이장님 아내는 26세에 시집 와 40여 년의 세월을 대부분 무섬에서 지냈다고 한다. 구수한 사투리가 정을 더한다.
“무섬에서 사시는 게 좋으세요?”
“좋구 말구가 어딨어. 한번 매어졌으니 그냥 사는 거지.”

어떻게 이 마을로 시집을 오게 됐는지, 사는 건 어떤지, 이부자리 두 개 나란히 펴고 딸처럼, 엄마처럼 잠들기까지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정겨운 밤. 이장님과 함께 잠자리에 드시지 못해 어떡하느냐고 미안해하니 “다 늙어서 그런 거 없다”며 웃으신다.
우리가 도시에서 사는 것이 자연스럽듯 그들이 무섬에서 평생을 사는 것 또한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임을 한순간 간과했다.

둑이 없었던 옛날에는 비만 오면 마을 앞의 내가 마당까지 넘쳤다는데 그 불편함보다는 툇마루에 앉아 곰방대라도 피워 물고 운치를 즐겼을 그 시절이 부럽다. 아침에는 물안개를 맞으며 상념에 젖고, 밤에는 쏟아질 듯 걸려 있는 별을 바라보았을 무섬마을 사람들. 외나무다리를 건너 학교에 가고, 돌아올 때는 신나게 물장구도 쳤을 어린 시절의 기억은 늘 애틋할 것이다. 비록 세월은 되돌릴 수 없고 덩그러니 노인만 남은 마을에는 고즈넉한 풍경이 더해져 조금쯤 쓸쓸함도 묻어나지만 무섬마을은 존재 자체로 위안을 주는 우리 모두의 고향 같은 곳이리라.

▒ Information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만종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영주 IC로 나와 5번 국도를 타고 4~5km 직진하면 ‘수도리 전통마을 10km’라는 갈색 이정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영주시에서 하루 네 차례 마을까지 들어오는 버스도 있다.
●무섬마을의 수도교 건너편에는 ‘꽃은 피고 물은 흐르고’라는 전통 식당이 있다. 시골마을과 어울리는 메뉴를 갖추었으며 그 맛도 고향집 맛이다. 또 간단한 전통차도 마실 수 있다. 마을 근처의 유일한 식당이며 밤에는 개량 한복을 입고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마음씨 좋게 생긴 주인이 정태춘의 노래를 직접 불러주기도 한다. 근처 민박집 소개도 부탁할 수 있다.
●010-9223-6999 ●전통차 3000원, 막걸리 5000원, 파전 6000원, 닭볶음탕 2만원

 

 

 

 

 

'이 단아한 정취와 고풍스런 멋을 보라'








전국 각지에 꽃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봄꽃으로 유명한 이름난 관광지나 매스컴이 들쑤셔 놓은 촬영지엔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 사람, 사람, 사람들과 온갖 종류의 장사꾼들이 가는 곳마다 따라붙는 떠들썩한 꽃놀이 뒤끝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차오르지 않는가.

봄날의 감흥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여행지가 그립다. 마음 속에 쉼표 하나를 갖기 위해 행장을 꾸리는 이라면 이 곳,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의 무섬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단아한 정취와 고풍스런 멋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전통마을이다. 이 곳을 다녀가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에 간절함을 하나 지니게 된다. 이 곳만은 제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지고 얄팍한 상흔이 뒤엉키지 않기를,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오랫동안 지켜지기를….

사실 요즘 ‘전통마을’이라고 하면 다 그렇고 그렇겠거니 하고 새겨 듣는다. 거죽만 옛모습이지 드러내 놓고 전통을 파는 장삿속으로 돌변한 곳이 어디 한두 군데던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분명 이 곳 무섬마을은 지켜지고 보호돼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싸고 있는 무섬마을은 그 가운데 섬처럼 떠 있다. 마을을 휘감아도는 강을 따라 은백색 백사장이 펼쳐지고, 마을 뒤쪽으로는 소나무, 사철나무 등이 숲을 이뤄 나지막한 산으로 자리잡았다.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은 강 위로 놓여진 다리가 유일하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머리를 맞댄 즐비한 옛 고가들이 훌쩍 시간을 뛰어넘게 한다.

맨 먼저 보이는 해우당은 단지 모습만 오래된 옛집이 아니라 선비의 단아한 격식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조선 고종 때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 김락풍 선생이 건립한 것이라 한다.

해우당과 함께 경상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된 만죽재는 더욱 눈길을 끈다. 만죽재는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향시조(入鄕始祖)인 반남 박씨(박휘수)가 현종 7년(1666)에 최초로 지은 집이다. 원래 당호는 섬계초당이었으나 입향조의 8대손이 중수 후 당호를 만죽재라 했다. 무섬마을의 중심부 높은 곳에 위치한 만죽재는 이 마을에 있는 ㅁ자형 가옥 중 건립연대가 가장 오래된 집으로, 당시의 평면구성을 잘 보여준다. 안마당에서 보면 4면 기와에 둘러싸인 하늘이 퍽이나 인상적인 이 고택에는 서울에서 살다 내려온 종부가 기거하고 있다. 부엌 외벽에 나있는 환기통같은 구멍을 보면 옛 조상들의 지혜를 새삼 깨닫게 된다.

무섬마을은 요즘 건물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지방문화재청에서 나온 감독과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지붕을 걷어내고 집의 골격만 앙상히 남겨 놓은 모습을 보면 ‘이거 또 마을을 어떻게 낮도깨비처럼 바꿔 놓으려나’하는 염려스런 마음이 앞선다.

봄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백사장으로 나가면 내성천 맑은 강줄기에 몸을 담근 외나무다리가 정겹다. 마을사람들이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만든 외나무다리는 그야말로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 수 있다. 기우뚱거리는 몸의 균형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이 더없이 행복하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줄기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텅 빈 마음 속에 찰랑찰랑 차오르는 맑은 물소리가 들려온다.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영주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직진하면 영주·봉화 방면으로 가는 국도 28번을 타게 된다. 이 길을 따라가다가 영주시내로 들어가기 전, 외곽으로 연결되는 국도 5번을 타고 안동 방면으로 향한다. 5km 남짓 가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수도리 전통마을’ 이정표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공단으로 연결되는 다리 건너서 좌회전해 10km쯤 더 간다. 대중교통은 영주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무섬마을까지 하루 4회 시내버스가 있다.

*가이드

무섬마을 안에는 음식점과 상가가 없다.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수도교 건너편에 ‘꽃은 피고 물은 흐르고’라는 전통식당이 있다. 또 무섬마을 가는 길에 폐교를 이용한 색다른 분위기의 ‘대일펜션민박가든’이 눈에 띄는 정도.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07.03.15 10:07

    첫댓글 어제 우연히 잡지에서 본 곳인데 회룡포마을과 연계한 코스가 가능하다고 하며, 현재 다른 자료도 검색중입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