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YWCA(회장 김선옥)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우크라 탈출 고려인동포를 초청해 `우크라이나 피난민 고려인 동포 귀환돕기 및 정착방안’을 논의하는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 100주년 기념 평화포럼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전쟁난민으로 전락, 해외 난민센터를 떠돌다 고려인마을이 지원한 항공권을 받아 국내 입국, 광주에 안착한 우크라이나 피난민 고려인 동포의 삶을 조명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27일 현재 고려인마을의 항공권을 지원받아 국내 입국한 동포들의 수는 540명에 달하고, 광주에 정착한 우크라 출신 고려인동포는 430여명에 이르고 있다.
기조발제를 맡은 박용수 고려인동행위원장은 `또 하나의 가족 광주 고려인공동체‘ 란 주제로 고려인 공동체의 삶과 꿈, 공동체 형성 과정과 현황·정착 지원 등을 설명했다. 그는 “광주 고려인 마을은 광주 속 관광명소로 부상하며 국내외 탐방객 증가, 고려인 마을 사이트 월 100만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광주, 전남 산업체 및 농촌에 노동인력을 공급해 인력난을 해소하며 유라시아와 민간외교 및 경제교류의 주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려인동포 유입을 통해 광주 역사는 더 깊어지고, 문화 예술은 더 풍성해지며 광주의 미래는 더 밝아지고, 광주 정신은 더 빛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신희 광주 YWCA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과 이민철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 그리고 우크라를 탈출한 후 몰도바와 루마니아 난민센터를 거쳐 지난 5월 국내 입국, 광주에 정착한 문나탈리아씨와 안엘레사씨의 생존자 증언도 있었다.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은 토론회에서 “시베리아 내전 기간과 일본의 시베리아 철병 시기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 거주하던 우리 조상들은 1921년 한 해에만 36개의 항일무장투쟁부대, 내전 기간에는 총 46개의 항일무장투쟁부대를 조직해 1만 명 이상이 전투에 참가했다”면서 “민간인 포함 2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러한 선조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 우리나라가 현재 바로 서있다“라고 설명한 후 `역사적 부채 의식’을 강조했다. 즉 `잊지 말고 갚으라’가 아닌 `갚고 잊지 말라’ 라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연해주 고려인 이주가 시작된 것 자체가 조선과 우리 정부의 무능과 부패, 애민 의식의 결여로 초래된 산물인 만큼 그 후손들의 유랑과 수난은 우리에게 가슴 아픈 역사적 부채로 상속됐다”면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그 후손들에게 우리 옆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빚진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철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은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동포 소식을 듣고 마을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고려인동포들의 삶을 알게됐다“ 며 ” 고려인마을이 계획하고 추구하는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시민사회 힘을 모으는데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
우크라 탈출 고려인동포 문나탈리아씨와 안엘레나씨는 "갑작스런 전쟁으로 정든 삶의 터전을 버리고 낯선 난민센터에 머물때 도움의 손길을 펼쳐주신 광주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를 드린다" 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이날 광주 YWCA 100주년 기념 평화포럼 2부 행사로 항공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동포의 국내 귀환을 돕기 위한 후원금도 전달했다.
아울러, 광주 YWCA는 3층 평화나눔터에서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을 위한 `아나바다 생필품나눔터’를 상시 운영해 생활용품, 의류가 시급한 광주이주 고려인동포들의 조속한 정착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 고려방송: 박빅토리아(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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