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1일, 일 년에 단 한 번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재미있게 남을 속이면서 웃고 즐기는 날 April Fool’s Day를 맞아 만우절의 유래와 역대 레전드 거짓말을 살펴봅니다.
만우절의 '거짓말하기'는 지구촌 공통의 이벤트로 해프닝이 있으며, 선의를 바탕에 둔 거짓말은 속은 사람도 유쾌하게 합니다.
해마다 만우절 때문에 다양한 해프닝들이 벌어지는데요. 만우절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대표적인 역대 만우절 해프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알아봅니다.
먼저, 고려시대에도 만우절과 비슷한 날이 있었다면 믿으실까요? 바로 그 해 첫눈이 내리는 날입니다. 조선시대에도 이 전통은 이어져 첫눈이 오는 날은 신하들이 왕에게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용서받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만우절의 기원에 대해 국가별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힘을 얻는 것은 중세시대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설입니다.
과거 새해는 춘분을 기준으로 3월 25일 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의 제사가 행해졌습니다. 그러다, 1564년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샤를 9세가 기존의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 즉 지금의 양력으로 역법을 변경하면서 새해의 시작 날이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당시의 정보 전달은 지금에 비해 아주 느렸기에 발표 이후에도 몰랐던 사람들이 있었고, 아일랜드의 구교도들처럼 왕의 선포 이후에도 바뀐 사실을 무시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무리의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을 새해의 시작이라고 여겨 축제를 준비했는데, 이 모습을 비웃는 것에서 4월 April fool’s day가 시작됐다는 설입니다.
이후 유럽에서는 4월 1일이 되면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풍습이 이어져 왔고, 이것이 미국으로 전해지면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이벤트가 됐다고 합니다.
만우절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기상천외의 거짓말들이 등장했는데, 심지어 검증된 팩트만을 전해야 하는 방송 언론 매체들이 앞장서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속이는 해프닝이 종종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거짓 방송의 고전은 영국 BBC입니다. BBC방송은 1957년 만우절 방송을 최초로 시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1950년대 시작된 방송국의 만우절 거짓말은 소위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1957년 4월 1일 BBC의 간판 탐사 보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에서 겨울철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는 이상기온 때문에 스위스의 한 농장 나무에서 스파게티가 열리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한 것인데요.
당시 농부가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모습이 나간 뒤 수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스파게티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문의가 빗발친 쳤는데, 시청자 문의에 대한 방송사의 답변은 "토마토 깡통에 스파게티를 꽂고 행운을 기다려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 황당한 이야기인데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모습까지 비쳐줬으니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실제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1962년에는 4월 1일 스웨덴의 유일한 텔레비전 채널이었던 SR Television(현 SVT1의 전신)에서 방송 기술자인 셸 스텐손이 컬러로 TV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방법은 바로 흑백 TV에다가 스타킹을 씌우는 것이었습니다.
셸 스텐손은 이 기술을 직접 시연하면서 TV에서 일정거리 이상에서 떨어져야 한다는 세심한 주의까지 당부했는데요. 이 방송으로 당시 스타킹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후문입니다. 더욱 재미있는 건 실제 스웨덴에서 컬러방송이 시작된 것이 8년 뒤인 1970년 4월 1일이었습니다.
이밖에 네덜란드의 한 방송사는 1960년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 피사의 사탑이 무너졌다고 만우절 보도를 내 지구촌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 대 들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만우절 장난도 급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만우절 방송의 시조 격인 영국 BBC가 또 한 번 기발한 장난 보도로 세계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는데, 바로 하늘을 나는 펭귄이었죠?
2008년 권위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으로 유명한 BBC에서는 남극대륙 인근의 섬 킹 조지 아일랜드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무리를 발견했다며 펭귄의 비행현장과 촬영팀의 목격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예고방송을 내보냈습니다.
몇몇 펭귄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 남미까지 여행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여기에는 유명 코미디언 테리 존스가 직접 남극을 찾아 펭귄들의 비행장면을 목격하는 매우 그럴듯한 영상이 곁들여져 전 세계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웅장한 영상은 사실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세트장에서의 촬영으로 연출한 것이었습니다. CG가 얼마나 진짜 같았는지 사람들이 만우절 방송인지 진위여부를 두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 영상의 제작 과정도 공개되었는데 테리 존스의 스튜디오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만든 것으로 컴퓨터 그래픽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만우절 해프닝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