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맛 프렌치 스타일

[패션리더]

네 가지 맛 프렌치 스타일

	어머니 제인 버킨의 훌륭한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프렌치 시크의 심벌. 따뜻한 눈빛, 서글서글한 마스크, 세필로 그린 듯 가는 보디라인을 지닌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21세기식 프렌치 시크의 서막을 연 장본인이다. 믹스&매치와 레이어링이 난무하는 시대에 그녀 특유의 깨끗하고 절제된 프렌치 시크 룩에 변덕스러운 패션 빅팀조차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 지극히 평범한 아이템도 비범하게 연출하는 샤를로트 갱스부르 특유의 클린&베이식 룩, 그 비법을 들여다본다.

	1 세미 부츠컷 테일러드 팬츠의 마법 그녀는 엉덩이 선은 꼭 맞고 밑단까지 거의 일직선에 가까운 와이드 스트레이트 피트의 팬츠를 유난히 고집한다. 중요한 건 와이드 팬츠지만 치렁치렁한 느낌보단 자로 잰 듯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이 특징. 또, 무릎부터 5。 정도로 완만하게 퍼지는 디자인이라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매니시한 느낌의 팬츠와 대조를 이루는 실크 블라우스나 롱 스카프를 매치해 부드러운 낭만을 더한다. [좌]33만8천원, DVF by 러브 로스트. [우]가격미정, 클럽모나코. 2 느슨하게 입기 그녀 덕분에 프렌치 시크의 유니폼이 된 화이트 셔츠와 트렌치코트. 하지만 같은 아이템이라도 작은 디테일과 입는 방식에 따라 그 느낌은 확연히 달라진다. 우선 화이트 셔츠는 남성 셔츠처럼 허리에 라인이 없어야 한다. 호리병처럼 허리를 강조한 피트보단 한 박자 쉬어가는 것처럼 여유로운 피트를 선호하는 것. 이때 소매는 두세 번 대충 걷어붙이고, 단추는 2~3개를 자연스럽게 풀어둬야 한다. 트렌치코트 역시 마찬가지. 몸에 꼭 맞는 것보단 한 치수 정도 커야 더욱 시크해 보인다. 한 가지 더, 벨트는 반드시 대충 묶은 듯 보여야 한다는 것. 39만5천원, 시스템. 3 완벽한 재단의 테일러드 재킷을 사수하라 테일러드 재킷은 제품의 퀄리티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아이템이다. 언뜻 비슷한 디자인의 재킷도 재단이 얼마나 완벽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눈에 여과 없이 보인다.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재킷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한결같이 완벽하게 재단한 것이 특징. 유난히 날카롭게 각이 살아 있는 발렌시아가 테일러드 재킷을 고집한다. 물론 입는 방식만큼은 그녀답다. 단추를 채우기보단 항상 모두 오픈해서 입는 것. 99만6천원, 후세인 샬라얀 by 스수와. 4 자신만의 심벌 아이템을 만들 것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한번 입거나 걸친 아이템은 쳐다보지도 않는 여느 스타와 달리,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이라면 몇 번이고, 몇 년이고 반복해서 입는다. 이런 그녀에게 유독 총애를 받는 아이템은 논워싱에 가까운 다크 스트레이트 데님 팬츠와 빈티지 벨트. 이젠 심벌이 되어버린 이들 아이템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녀와 잘 어울린다.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고집하는 것, 역시 자신의 개성을 가장 존중하는 프렌치 시크 아이콘다운 모습이다. [바지]28만8천원, 질 스투어트. [벨트]58만원, 로베르토 까발리 by 스수와.

	에곤 실레의 작품에서 튀어나온 듯 어딘지 기괴하고 신비로운 이미지의 루 두아이옹은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와 항상 졸린 듯 반쯤 감긴 눈매조차 매력적이다. 담백한 언니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패션과 달리 조금은 퇴폐적이고 자유분방한 스타일로 언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 요란스럽지 않은 믹스&매치 룩을 능수능란하게 연출하는 루 두아이옹. 대담한 아이템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해내는 재주를 지닌 그녀의 스타일 노하우를 캐치했다.

	1 클레비지를 과감히 노출할 것 가슴의 굴곡이 완만할수록 대부분 감추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하지만 루 두아이옹은 오히려 평면에 가까운 가슴골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네크라인이 깊게 파인 원피스 사이로 언뜻 보이는 그녀의 클레비지는 풍만한 가슴보다 더 아찔하다. 브래지어를 생략하거나 블랙 레이스 브래지어를 살짝 드러내는 것이 관건. 하지만 지나치게 퇴폐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가슴 부분의 노출이 심할 땐 볼드한 골드 주얼리로 시선을 분산하는 것도 루 두아이옹식 스타일링 비법. [좌]가격미정, 바네사 브루노. [우]6만 4천원, 망고 2 모자로 스타일의 드라마를 연출하다 루 두아이옹의 패션이 드라마틱해 보이는 이유 중 8할은 모자 덕분이다. 특히 매니시한 페도라 햇과 뉴스보이 캡을 즐겨 매치하는 그녀는 항상 음식에 토핑을 하듯 머리에 모자를 살짝 얹어 쓰는 방식을 고수한다. 하늘하늘한 로맨틱 원피스부터 캐주얼한 데님 룩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매치하는 모자는 루 두아이옹의 심벌 아이템. 11만9천원, 바나나 리퍼블릭. 3 빈티지 액세서리에 꽂히다 믹스&매치 룩의 대가로 손꼽히는 루 두아이옹은 유난히 빈티지한 백과 신발을 선호한다. 매끈하고 페미닌한 디자인은 사절. 투박한 가죽으로 만든 빈티지 백의 광적인 팬이다. 특히 남성적인 가죽 부츠는 모자만큼이나 인상적인 루 두아이옹의 페이버릿 아이템. 특히 스키니 진과 로맨틱한 빈티지 원피스를 입었을 때 특히 잘 어울린다. [신발]43만8천원, CDC. [가방]1백만원대, 코치. 4 여성미와 남성미의 앙상블 그녀는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원피스를 무척 선호한다. 특히 풍성한 실루엣의 빈티지풍 원피스에 꽂힌 듯. 중요한 건 여성스러운 아이템에는 항상 남성적인 아이템이 함께한다는 사실. 홈스펀이나 트위드 소재의 매니시한 아우터를 덧입어 상반되는 소재의 매치가 주는 묘미를 즐기는 것. 역시 형식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프렌치 시크다운 스타일링이라 할 수 있다. 가격미정, 이자벨 마랑.

	파리 <보그>의 편집장, 카린 로이펠트의 그로테스크한 오라와 에지 있는 스타일은 프렌치 시크의 모범답안으로 여겨진다. 알고보면 누구보다 상냥하고 털털한 애티튜드를 지닌 그녀의 스타일은 50대 중반이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세월을 뛰어넘은 매력을 발산한다. 잇백의 홍수 속에서도 절대 가방을 드는 법이 없는 그녀. 대신 근사하게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는 카린 로이펠트는 개성을 중시하는 프렌치 시크 아이콘답다. 무엇을 선택하든 이유가 되는 카린 로이펠트식 스타일링 노하우.

1 아방가르드한 보디 컨셔스 룩 그녀의 스타일은 보디 컨셔스와 아방가르드로 요약된다. 절대 만나지 않을 평행선처럼 상반된 이미지가 그녀의 스타일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불규칙한 헴 라인, 상식을 깨는 실루엣, 기묘한 디테일의 아방가르드한 아이템을 즐겨 입지만 결코 부담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관능적이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건 언제나 보디라인을 적당히 드러내는 스타일링 원칙을 고수하는 덕분. 실루엣은 슬림하게, 디자인은 아방가르드하게. 이것이 바로 카린 로이펠트만의 에지 넘치는 페미닌 룩을 완성하는 첫 단계다. 1백만원대, 샤론 와콥 by 한스타일. 2 대담한 액세서리를 적극 활용할 것 보디라인을 드러내는 니렝스 스커트는 카린 로이펠트의 시그너처 아이템. 좀처럼 바지를 입는 법이 없는 그녀는 시종일관 페미닌한 스커트 룩을 고수하면서도 누구보다 시크해 보인다. 그 비결은 에지 있는 액세서리의 활용. 의상이 심플할수록 대담한 슈즈와 벨트로 스타일에 힘을 싣는 것이 노하우다. 와일드한 파이톤 소재의 글래디에이터 스타일 샌들과 웨이스트 라인을 한껏 조이는 와이드 벨트는 그녀의 스타일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한 가지 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4인치 높이의 날렵한 킬힐 슈즈 는 지루한 스커트 룩에 에지를 더하는 아이템. [벨트]가격미정, 스수와. [신발]80만원대, 보테가 베네타. 3 블랙 베리에이션 블랙은 카린 로이펠트를 비롯한 파리지엔의 상징적인 컬러다. 자칫 지루하고 엄숙해 보이기 쉬운 블랙 컬러를 고집하면서도 근사한 이유는? 그녀의 블랙 룩을 찬찬히 살펴보면 한 번도 같은 소재로 통일하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블랙의 믹스&매치를 즐기는 것. 벨벳, 페이턴트, 퍼, 레더, 코튼, 울 등 같은 블랙이라도 어떤 소재인지에 따라 저마다 다른 빛깔과 광택을 발한다. 때문에 서로 다른 소재를 매치하면 훨씬 버라이어티한 블랙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컬러, 블랙만으로도 다채로운 스타일을 연출하는 그녀의 남다른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가격미정, 타임 4 코트를 원피스처럼 카린 로이펠트에게 코트는 아우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렌치 시크 아이콘은 왠지 아우터조차 무심하게 슬쩍 걸칠 것 같지만 그녀는 예외다. 카린 로이펠트는 몸에 꼭 맞는 코트를 목까지 채워 입는데, 이때 지켜야 할 원칙은 코트의 헴 라인 밑으로 스커트 자락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 최대한 얇은 두께의 이너웨어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원피스를 입은 듯한 착각이 드는 그녀의 코트 연출법은 보디라인을 강조해 한결 슬림하고 우아해 보이는 것이 특징.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노출하는 대신 에지 넘치는 디자인의 코트를 십분 활용한 이 방법은 무난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