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 샤를 페로의 <상드리옹>을 중심으로 한 <신데렐라>의 대본과 동화
대본 야코포 페레티
초연 1817년 로마 테아트로 발레
배경 18세기경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 왕국의 왕궁과 근교 마을
<2009년 5월 9일 뉴욕 메트 / 160분 / 한글자막>
뉴욕 메트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마우리치오 베니니 지휘 / 게리 할버슨 연출
돈 라미로........살레르노 왕국의 왕자..................................로렌스 브라운리(테너)
단디니............왕자의 하인...............................................시모네 알베르기니(베이스, 바소 부포)
돈 마니피코.....마운트플라곤 남작......................................알레산드로 코르벨리(바리톤)
클로린다.........돈 마니피코의 큰 딸....................................레이첼 더킨(소프라노)
티스베............돈 마니피코의 둘째 딸.................................패트리샤 리즐리(메조소프라노)
안젤리나.........체네렌톨라로 알려진 돈 마니피코의 의붓딸.....엘리나 가랑차(메조소프라노)
알리도로.........철학자. 돈 라미로 왕자의 스승......................존 렐리아(베이스)
---------------------------------------------------------------------------------------------------------------------
=== 프로덕션 노트 ===
엘리나 가랑차의 로시니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성공적인 메트 데뷔를 치룬 엘리나 가랑차의 두 번째 로시니 작품 <신데렐라>
천부적인 무대 존재감과 풍부한 음색, 뛰어난 연기력과 노래 전달력이 돋보이는 가랑차의 안젤리나
로시니 테너 렌스 브라운리가 연기하는 돈 라미로 왕자
코믹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한 돈 마그니피코 역의 알렉산드로 코르벨리
단디니 역의 시모네 알베르기니
마우리치오 베니니가 이끄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명료하며 빛나는 사운드
바리톤 토마스 햄슨의 소개
2009년 5월 8일 메트로폴리탄 실황
=== 프로덕션 노트 === <영상물 내지 해설 / Evan Richardson / 김도윤 번역>
엘리나 가랑차의 "유려하고, 생동적인" 안젤리나
로시니는 1817년 1월 25일 로만 프리미어의 서곡이 된 그의 <신데렐라>를 단지 삼 주 만에 작곡했다. 이 작품은 순식간에 전 유럽과 해외에 걸쳐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1826년, 곧 안젤리나 역으로 전설적인 인물이 될 딸 마리아 말리브랜과 함께 마누엘 가르시아 컴퍼니에 의해 뉴욕에 선보여지게 되었다. 두 세기 가까운 시간을 뛰어넘어, 메트로폴리탄 내셔널 컴퍼니가 1965/66년 개회 시즌 동안 <체네렌톨라>를 56회 선보였음에도, 디자이너 마우리지오 발로와 감독 겸 작곡가 체자레 리에비의 프로덕션에서 - 합법적인 극장에서 공연된 가장 먼저 알려진 그의 작품으로서 - 그 오페라가 시연되자, 무일푼에서 거부가 되는 로시니의 여주인공이 1997년까지 위엄 있는 하우스의 무대를 차지했다.
2009년, 이 공연의 부활은 새로운 여주인공을 데려왔다. 메트의 관객들은 이 전 시즌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역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하우스 데뷔에서부터 엘리나 가랑차에게 빠져 있었다. 로시니의 신데렐라로 그녀가 최근 들어 비슷한 성공을 거둔 프랑스의 레퍼토리 비평가는 "그녀의 음역의 수월함, 그녀의 풍부한 음색과 천부적인 무대 존재감"을 칭찬했다. "내가 안젤리나를 연기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은", 이 라트비아인 메조는 말한다, "그녀의 성격이 오페라의 시작 부분에서 엔딩 부분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나가는 점입니다. 그녀는 겸손해질 수도, 슬퍼질 수도 있지만, 또한 화를 낼 수도, 생기가 넘쳐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홀로 설 수도 있습니다. 난 그녀의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듭니다. 그녀는 자신감, 용서, 즐거움 등의 수많은 감정들로 가득 차 있지요." 뉴욕 타임즈의 비평가도 그런 점을 칭찬했고, 그녀의 공연을 "기술적으로 결함이 없다. 전체적인 그녀의 음역에 걸쳐 어떤 변화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생기가 흐르고, 그녀의 전달력은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수월해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뮤직 웹인터내셔널 닷 컴은 "쇼는 가랑차에게 달렸다. 그녀의 마지막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되네'는 역작이었다. 공연 내내...... 그녀의 연기력은 그녀의 노래 전달력 만큼이나 뛰어났고, 그것은 관대한 호소에서 마치 최고의 웅변처럼 부각되는 오페라의 결말로 인도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안젤리나의 꿈속의 왕자님은 로렌스 브라운리였다. 그는 200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국제 카운실 오디션에서 우승한 젊은 미국인 테너로, 이듬해 라 스칼라에서 로시니의 <알마비바 백작(세비야의 이발사)>으로 데뷔했다. 뉴역타임즈의 비평가는 그를 "걸출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인상적인 민첩함과 호소력 있는 고음"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날 밤의 스타일에 기여한 눈에 띄는 다른 요소로는, 이곳에서 시모네 알베르기니에 의해 놀랍도록 침착하게 시도된, 단디니를 부른 적이 있었던 베테랑 바리톤 알레산드로 코르벨리를 들 수 있다. 프로덕션이 처음 선 보인 그의 메트 데뷔에서, 그리고 이제 안젤리나의 계부 돈 마니피코 역할에서 "졸업"한 그는, 최근 코벤트 가든에서의 쇼 2007/8 <체네렌톨라>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들 둘 다 먼진 캐릭터들이다." 코르벨리가 말했다. "단디니는 피가로처럼 코메디아 델아르떼 전통의 하인이다. 강경히 말해서, 콜로라투라 양식 때문에 마니피코의 파트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돈 마니피코도 고도의 기교를 보여주지만 그의 경우엔 빠른 속도로 발음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야기는 돈 마니피코 입장에선 전체적으로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는다......세상에 온 귀족 남자, 자신의 모든 돈과 신데렐라의 유산까지 탕진한 사람, 하지만 그와는 달리, 신데렐라는 그를 용서한다. 그건 행복한 것이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있다." 한편 엘리나 가랑차는 이렇게 말한다. "선함은 우리가 매일의 삶에서 좀 더 자주 기억해야 할 굉장한 것이다."라고.
=== 줄거리 === <영상물 내지 해설 / Karl Dietrich Gra:we / 김도윤 번역>
오페라가 시작 되면, 가난에 찌든 마운트플라곤의 남작 돈 마니피코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재정적으로 파산 직전에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그의 딸들에게 부자 남편을 찾게 하는 것이다. 수년 전, 아직 그가 얼마의 돈이 있을 때, 그는 안젤리나라는 어린 딸을 가진 과부와 결혼했다. (전 부인이었던) 남작 부인은 그에게 클로린다와 티스베라는 두 명의 딸을 더 낳아 주었다. 그들의 엄마가 죽은 후로 착한 안젤리나는 허영스럽고 오만한 의붓 자매들과, 자신의 딸들의 안젤리나에 대한 사소한 모욕마저도 함께 즐기는 계부 사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체네렌톨라(신데렐라)라고 별명이 지어지고 가장 천한 집안일을 하도록 강요 받으면서도, 안젤리나는 인내심있게 견뎌낸다.
돈 마니피코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젊고 부유한 왕자 라미로의 성이 있다. 왕자는 신부를 원하는데 신부를 찾기 위해 그의 스승인 철학자 알리도로를 보내 알맞은 소녀를 찾기 위해 그의 영토 전체를 찾게 하는 독특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와 그의 하인 단디니는 알리도로의 지휘를 따르지만, 신부 후보자들의 수준을 좀 더 확실하게 시험하기 위해, 그들은 왕자는 하인으로, 하인은 왕자로 가장한다.
1막
없네, 아무도 없네 (클로린다, 티스베)
옛날에 한 왕이 있었지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티스베)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자화자찬에 빠져있다. 한편, 체네렌톨라의 머리 속에는 한 왕과 그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세 명의 여인에 대한 노래가 계속해서 흐르고 있다.
적선을 해 주시오 (알리도로, 클로린다, 티스베, 체네렌톨라)
거지로 분장한 알리도로가 문으로 들어온다. 체네렌톨라는 그에게 빵과 커피를 주고, 그녀의 의붓 자매들은 그녀를 나무란다.
가장 고귀한 여인 (합창, 클로린다, 티스베, 체네렌톨라, 알리도로)
궁전의 신하들이 왕자가 신부를 찾게 될 무도회의 초대를 알린다.
체네렌톨라, 어서! (티스베, 클로린다, 체네렌톨라)
내 딸들아, 실망스럽구나 (돈 마니피코)
체네렌톨라를 명령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하고난 후, 두 자매는 누가 이 소식을 그들의 아버지에게 전해야 하는지를 두고 다툰다. 딸들은 돈 마니피코를 꿈에서 깨우는데, 그는 클로린다와 티스베가 왕자비가 되고 그 자신은 한 왕조의 조상이 되는 꿈을 꾸고 그것을 좋은 징조라고 해석한다.
드릴 말씀이 있어요 (클로린다, 티스베, 돈 마니피코)
그의 딸들의 소식은 남작의 꿈을 확신시킨다. 세 명 모두는 무도회 준비에 몸을 던진다.
계십니까 (라미로, 체네렌톨라)
그녀의 눈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빛나네 (라미로, 체네렌톨라)
남작의 딸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라미로,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티스베)
알리도로는 이제 라미로가 신부를 찾아야 할 곳을 안다. 그래서 그는 라미로 왕자와 체네렌톨라를 좋은 때에 함께 하도록 고안한다. 라미로와 체네렌톨라 모두 이 상황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두 자매가 비명을 지르면서 내리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즉시 서로에게 완전히 도취되어 버린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라미로, 돈 마니피코)
라미로는 아직도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왕자가 오고 있다는 그의 발언은 돈 마니피코로 하여금 그나마 남아 있던 약간의 재치마저 잃게 하고 그는 딸들을 더 서두르도록 자극한다.
신부를 고르세요 (합창)
난 사월의 벌과도 같다네 (단디니, 클로린다, 돈 마니피코, 라미로, 합창)
남작의 집은 작은 연극 무대가 된다. 단디니가 들어오고, 그가 왕자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하들은 왕조의 유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결혼해야 한다고 그에게 간청한다. 단디니는 거부하고, 샅샅히 찾아보았지만 아직 아내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라미로가 체네렌톨라를 은밀히 눈여겨보는 동안, 단디니는 돈 마니피코와 그의 딸들에게 지나친 칭찬을 늘어놓고 무도회로의 초대를 되풀이한다. 마차가 준비되어 그들을 성으로 데려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즐겁구나, 사랑스러운 그대여! (단디니, 클로린다, 돈 마니피코, 라미로, 체네렌톨라, 티스베)
남작님, 한 마디만 (체네렌톨라, 돈 마니피코, 단디니, 라미로)
단디니는 병석에 누워있는 왕자의 아버지가 그의 아들에게 서둘러 결혼하지 않으면 왕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신부를 빨리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돈 마니피코는 분노에 차서 함께 무도회에 데려가 달라는 체네렌톨라의 간청을 거절한다.
기록에는 결혼할 수 있는 처녀가 (알리도로, 돈 마니피코, 체네렌톨라, 라미로, 단디니)
저 놀란 얼굴을 보니 (단디니, 체네렌톨라, 돈 마니피코, 라미로, 알리도로)
변장을 하지 않은 알리도로는 남작이 있는 곳에서 결혼 적령기인 그의 세 번째 딸에 대해 언급한다. 돈 마니피코는 거짓 눈물을 흘리면서 그 딸은 오래 전에 죽었다고 한다. 그는 체네렌톨라의 저항을 은근한 협박으로 함구시킨다.
그래, 모든 게 변할 것이다 (알리도로, 체네렌톨라)
하늘 저 높은 곳, 전능하신 하나님이 (알리도로)
체네렌톨라는 알리도로가 다시 한 번 거지 복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홀로 남겨져 있다. 그는 일이 잘 될 것이라고 그녀에게 약속한다. 체네렌톨라는 처음에는 회의적이지만, 알리도로가 마술을 발휘해 그녀를 마차에 태워 성으로 데려가자 그 기분은 기쁨과 놀라움으로 변한다.
브라보! 브라보! 돈 마니피코! (단디니, 돈 마니피코, 라미로, 클로린다, 티스베)
라미로의 성에서 역할극은 계속된다. 돈 마니피코는 뛰어난 와인 관리인이 될 거라는 찬사를 받고 왕실 보급품실 담당자로서의 능력을 평가받기 위해 저장고로 내려간다. 아직도 왕자이자 예비신랑 역할을 하고 있는 단디니를 두고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인정사정없는 경쟁을 벌인다.
이미 삼십 통의 술을 마셨는데 (합창)
관리자? 감독? (돈 마니피코, 합창)
삼십병의 와인을 시음한 후, 돈 마니피코는 셀 수 없이 많은 직책에 지명된다. 완전히 취한 그의 첫번째 공식행보는 15년 동안 와인의 불순물을 섞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조용히, 부드럽게 (라미로, 단디니)
클로린다와 티스베에 대한 단디니의 충격적인 평가는 둘 중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라미로의 결정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돈 마니피코의 딸 중 한 명이 그를 위한 사람이라는 알리도로의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상기한다.
왕자님, 어디 계셨나요? (클로린다, 티스베, 단디니, 라미로)
두 자매가 그를 계속해서 쫓자, 단디니는 자신을 그들 중 한 명과 결혼해야 하고 다른 한 명은 하인과 결혼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평민"과의 결합이라는 생각에 클로린다와 티스베가 반발한다.
환영합니다, 입장하십시오 (합창, 라미로, 단디니, 알리도로, 클로린다, 티스베)
재산에는 관심 없어요 (체네렌톨라, 라미로, 단디니, 클로린다, 티스베, 알리도로)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클로린다, 라미로, 체네렌톨라, 티스베, 단디니, 알리도로)
알리도로는 또 다른 젊은 여인이 도착했다고 알림으로써 그들 모두를 놀라게 한다. 눈부신 드레스를 입은 체네렌톨라가 궁궐의 감탄 어린 시선의 중심이 된다. 그녀가 베일을 들어올리자 놀라움, 뭔가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직감, 머뭇대는 기색 등 복잡한 감정들이 손님들을 훑고 지나간다. 알리도로는 라미로와 체네렌톨라가 서로에게 이미 강하게 끌리고 있는 것에 기뻐한다.
전하,저녁 만찬이 준비되었습니다(돈 마니피코, 티스베, 클로린다, 체네렌톨라, 라미로, 단디니, 합창)
돈 마니피코는 새로운 인물의 도착에 당황해 말이 없어진다. 하지만 그와 그의 딸들은 그 낯선 이가 체네렌톨라일 수가 없으며, 그녀가 왕자의 신부가 될 만한 수준의 태생이 될 수 없다는데 동의한다. 춤을 추는 동안 단디니는 손님들에게 테이블을 권하고 식사 후에 "그의" 신부를 고르겠다고 약속한다.
2막
악당들이 비웃네 (돈 마니피코, 티스베, 클로린다)
너희 둘 중 하나는 왕자비가 될 거야 (돈 마니피코)
그들 중 한 명과 왕자가 결혼하리라는 확신에 차서, 돈 마니피코는 적절한 때에 신분 상승에 대한 이득을 그녀들의 아버지와 나눌 것을 딸들에게 촉구한다. 몽상 속에서 남작은 자신을 발 아래 탄원자들을 거느린, 영향력 있는 인물로 그려본다.
아! 오늘 아침에 만난 그녀를 닮은 여인 (라미로, 단디니, 체네렌톨라, 알리도로)
라미로는 그날 만났던 가난한 소녀와 무도회에 온 눈부신 미녀 사이의 유사함에 사색에 잠겨 혼잣말을 한다. 그는 역시 어여쁜 낯선 이의 매력에 빠져 그녀의 환심을 사는 데 집중하는 단디니를 보는 것을 숨긴다. 그녀는 왕자의 하인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면서 왕자의 구애를 거절함으로써 라미로를 기쁘게 하고, 이미 엿듣고 있던 알리도로를 만족시킨다. 라미로는 그녀에게 청혼하는 데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여전히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 하는 이유가 있던 체네렌톨라는 시험을 고집한다. 무도회를 떠나기 전, 그녀는 라미로에게 팔찌를 주고 그가 그녀가 평소 생활하는 환경으로 그녀를 찾으러 와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도 만일 그의 마음이 변함없다면 그의 사랑의 선언을 되풀이해 달라고 한다. 그는 그녀가 그에게 준 팔찌와 똑같은 다른 팔찌로 그녀를 알아볼 것이다. 라미로는 혼란스럽지만, 알리도로는 그에게 마음의 명령을 따를 것을 권한다. 첫번째 명령은 그가 연극을 그만두고 그의 참된 신분을 맡는 것이다.
맹세컨대 그녀를 찾으리라 (라미로)
사랑하는 나의 여인이여 (라미로, 합창)
라미로는 신하들을 불러모으고 그 아름다운 낯선 이를 찾기 시작하라고 명령한다.
나는 지나간 사람 (단디나, 돈 마니피코)
아주 중요한 비밀 (단디니, 돈 마니피코)
갑작스런 퇴위에도 불구하고, 단디니는 고도의 기교를 갖고 그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안심한다. 적어도, 돈 마니피코는 아직 변화를 무시하고. "왕자"가 어떻게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안달을 하고 있다. 단디니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괴롭힌다. 잘못된 믿음으로 가득 차서, 심지어 더 높은 직책을 맡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남작은 왕자비가 즐기게 될 호화로운 삶을 상상해본다. 단디니는 그의 신분을 밝힌다. 돈 마니피코는 그가 하인에게 놀림을 당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배상을 요구한다. 단디니는 그를 집으로 보낸다.
옛날에 한 왕이 있었지 (체네렌톨라)
소중한 팔찌야!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돈 마니피코, 티스베)
체네렌톨라는 다시 집에서 누더기를 입고 있다. 그녀는 왕의 아들에 관한 노래를 다시 부른다. 남작과 그의 딸들은 성이 난 채로 집에 오고 체네렌톨라를 보자 그들이 곧 잊을뻔 했던 무도회의 일이 떠올라 짜증이 난다.
폭풍우
알리도로는 여전히 무대를 꾸미고 있다. 폭풍우가 정확히 알맞은 시간에 치고, 정확히 알맞은 장소에서왕자의 마차가 고장난다.
이 보시오, 친구들 (단디니, 돈 마니피코, 라미로, 클로린다, 체네렌톨라)
진정 당신인가요? ... 여기 있었군요 (라미로, 체네렌톨라, 티스베, 클로린다, 단디니, 돈 마니피코)
라미로와 단디니는 폭풍우가 그치길 기다리게 되고, 남작의 집에 다른 마차를 준비한다. 돈 마니피코가 그것을 딸들을 위한 또 한번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동안, 체네렌톨라는 그녀가 사랑한 사람이 하인이 아니라 왕자라는 것에 놀라고 놀라면서 당황해 한다. 반면, 라미로는 그녀의 팔에서 팔찌를 발견하고는 그녀에게 기쁨을 표현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에 쌓이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동조한다.
멍청하고 불결한 것! (클로린다, 돈 마니피코, 라미로, 단디니, 티스베)
전하, 저에 대한 사랑이 진심이라면 (체네렌톨라, 단디니, 돈 마니피코, 클로린다, 티스베, 라미로)
돈 마니피코와 딸들은 체네렌톨라가 신부로 선택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망적이고 분노에 찬 마지막 명령을 한다. 라미로는 그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체네렌톨라를 그의 성으로 데리고 간다.
그녀는 왕비가 될 거요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돈 마니피코, 티스베)
알리도로는 자신의 술책이 성공한 것에 기뻐하면서 하늘의 도움에 감사한다.
행운의 바퀴는 돌고 돌아 (합창)
나의 신부여 ... 전하 용서를 (라미로, 체네렌톨라, 돈 마니피코)
난 슬픔 속에서 자랐네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티스베, 단디니, 돈 마니피코, 합창)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네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티스베, 단디니, 돈 마니피코, 합창)
성에서의 결혼식. 손님들 틈에는 돈 마니피코와 그의 딸들도 있다. 체네렌톨라는 그녀의 행복을 어렵사라 받아들인다. 대범하게도 그녀는 돈 마니피코, 클로린다, 그리고 티스베를 용서한다. 모든 잘못은 용서받고 잊혀졌다. 체네렌톨라의 관대함은 그녀의 냉담한 친족들뿐 아니라 궁궐에 모인 모든 이들을 눈물 흘리게 만든다. 모두가 젋은 왕자와 왕자비의 행복속에서 기쁨을 만끽한다.
=== 작품 해설 === <다음클래식백과 / 이진경 글>
신데렐라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
로시니가 1817년경 완성한 오페라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동화 속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장면들은 모두 현실적으로 바뀌었지만 로시니의 아름다운 선율이 그를 대신한다. 2막 구성의 희극 오페라.
환상을 배제하고 현실감으로 승부하다
동화 《신데렐라》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이 유리 구두, 호박마차, 마법일 것이다. 그러나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에서는 이러한 마법이나 유리 구두는 찾을 수 없다. 이는 환상적인 요소를 싫어했던 현실주의자 로시니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다. 로시니는 동화에서 등장하는 환상적 요소를 현실적인 것으로 대체하였다. 왕자가 신데렐라를 찾게 만드는 유리 구두는 팔찌로 바뀌었다. 자연히 왕자가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나라의 모든 여성에게 유리 구두를 신게 하는 비현실적인 장면은 철학자 알리도로의 지략으로 왕자가 우연히 신데렐라의 집을 방문하면서 그녀를 알아보게 된다는 내용으로 바뀌게 되었다. 따라서 동화에서 보여주는 꿈같은 장면들은 현실성을 띠게 되면서 동화의 아름다움을 감소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뛰어나고 아름다운 로시니의 음악이 그 환상적인 요소를 채워주고 있다.
콘트랄토를 위한 작품
〈신데렐라〉는 〈세비야의 이발사〉 다음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비제의 〈카르멘〉이 메조소프라노인 여주인공이 마음껏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작품이라면, 〈신데렐라〉는 콘트랄토가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신데렐라는 고도의 콜로라투라 기법뿐만 아니라 서정성 역시 요구되어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지만, 주인공으로서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콘트랄토에게는 소중한 작품이다. 왕자 역의 테너 넘버들 역시 도전적인 음역대인 하이 C음이 많이 등장하여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히며 테너에게는 도전과제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데렐라〉의 음악 자체가 워낙 아름답고 우아해서 이들 가수들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아름다운 선율에 담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착한 마음의 결실
안젤리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남작과 재혼할 때 데리고 온 딸로, 남작의 의붓딸이다. 신데렐라의 친모가 죽은 후 그녀는 남작의 전처가 낳은 두 딸과 남작의 구박으로 사람들에게 체네렌톨라(숯검정이 소녀)라고 불리며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신세가 된다.
안젤리나가 화롯가에서 ‘옛날 임금님의 신부 고르기’라는 노래를 부르자 언니들이 노래하지 말라며 그녀를 구박한다. 어느 날 철학자 알리도로가 거지로 변장하고 신데렐라의 집에 방문하는데, 두 자매는 거지를 모욕하며 쫓아내려고 하지만 신데렐라는 알리도로에게 빵과 커피를 대접한다. 이어 왕자님이 신붓감을 뽑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두 자매는 왕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데렐라에게 드레스를 준비하라고 명령한다. 한편 낮잠에서 깨어난 돈 마니피코 남작은 자신이 꾼 꿈을 자신의 딸들 중 한 명이 왕비가 될 것으로 해석한다.
왕자 라미로는 알리도로에게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듣고 시종으로 분장한 채 그녀를 보러온다.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왕자의 시종 단디니는 왕자로 변장하고 신데렐라 집에 찾아오는데 두 자매들이 그의 눈에 들려고 애를 쓰는 중이다. 신데렐라는 조금 전에 본 시종을 보고 싶은 마음에 남작에게 궁에 데려달라고 청하지만, 남작은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그녀를 혼낸다. 혼자 남은 신데렐라에게 알리도로가 다가와 그녀를 무도회에 데려가주겠다고 한다.
궁에서 두 자매는 왕자로 변장한 단디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싸움을 하지만, 단디니는 이런 모습을 보고는 두 사람이 허영심이 강하고 포악하다고 진짜 왕자 라미로에게 전한다. 알리도로가 베일을 두른 여인을 소개하는데, 그녀가 바로 신데렐라이다. 남작은 그녀의 얼굴이 신데렐라와 닮았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곧 착각이라며 의심을 버린다. 단디니는 신데렐라에게 구애하지만, 그녀는 시종을 사랑하고 있음을 말한다. 라미로가 등장해 신데렐라에게 청혼하자 그녀는 팔찌를 전해 주며 만약 자신의 처지를 알고도 여전히 사랑한다면 같은 팔찌를 차고 있는 여인을 찾아달라고 한다. 단디니는 시종으로 돌아와 남작에게 자신이 가짜 왕자임을 밝힌다.
라미로는 팔찌를 찬 여성을 찾기 위해 궁을 나서지만 폭풍우를 만난다. 알리도로가 미리 손을 써서 왕자의 마차가 신데렐라의 집 앞에서 부서지도록 한다. 신데렐라의 집으로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온 왕자는 팔찌를 찬 신데렐라를 알아본다. 모든 사실이 밝혀졌지만 남작과 두 자매는 여전히 신데렐라를 모욕하고, 신데렐라는 라미로에게 이들을 용서해달라고 청한다. 알리도로 역시 신데렐라의 자비를 구하지 못하면 그들의 앞날이 비참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마침내 남작은 신데렐라에게 용서를 청하고 그녀는 모두를 용서한다. 결혼식 날 모든 사람들이 신데렐라의 착한 마음씨를 칭찬하며, 신데렐라 역시 지난 긴 세월 동안의 괴롭고 힘든 나날을 오늘의 행복으로 보상받았음을 기뻐한다.
슬픔과 눈물 속에서 자라나(Nacqui all’affanno)
‘슬픔과 눈물 속에서 자라나’는 〈신데렐라〉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신데렐라의 아리아로,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도 명곡으로 알려져 있다. 어렵고 화려한 기교로 난곡으로도 유명한 이 콜로라투라 아리아는 가사가 반복될 때마다 그 기법이 점점 화려해진다. 원래 이 곡은 로시니가 1년 전에 작곡한 〈세비야의 이발사〉의 테너를 위한 카발레타를 〈신데렐라〉에서 콘트랄토를 위한 곡으로 재사용한 것이다. 니콜로 파가니니 등이 이 선율을 주제로 기악 변주곡으을 작곡하기도 하였다.
사는 과거의 불행과 어려움을 회상하면서 오늘의 행복으로 보상받았다는 내용과 자신을 힘들게 한 남작과 두 자매를 용서하겠다는 화해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 되는 이 아리아의 내용은 사실 당시 유럽 재편을 논의한 빈 회의 뒤에 전통과 질서가 무너진 유럽인들에게 화해와 용서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다.
---------------------------------------------------------------------------------------------------------------------
=== 작품 해설 === <2011년 9월 14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클래식 명곡 명연주
로시니,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에 이본(異本. 원본과 내용이 비슷하지만 같지 않은 판본)이 여럿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요. 원래 옛 전래동화들은 훨씬 잔인하고 무시무시했는데, 아이들 잠 잘 때 읽어주는 이야기책으로 출판되면서 그 내용이 순화되었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장화 신은 고양이]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신데렐라(프랑스어 판 원전 제목은 ‘샹드리용Cendrillon’) 이야기도 나라마다 존재했다는군요. 주경철 저 [신데렐라 천 년의 여행]에는 9세기 중국의 [섭한 이야기]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베트남 등 수많은 나라의 다양한 신데렐라 버전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콩쥐팥쥐]도 비슷한 소재죠?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오페라)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Rossini, 1792-1868)는 열여덟 살에 볼로냐 음악원을 졸업하자마자 [비단사다리]를 비롯한 5편의 짧은 소극(笑劇, farsa. 교훈을 강조하는 희극보다 더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비교적 단순한 극) 오페라를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음악적 실험을 토대로 곧 [세비야의 이발사], [신데렐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같은 본격적인 오페라 부파를 세상에 내놓기 시작하죠. 그런데 로시니와 대본가가 선택한 신데렐라 이야기의 주인공은 난롯가에서 혼자 울고 있는 청순가련형 소녀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씩씩한 신데렐라였답니다. 의붓어머니 대신 의붓아버지, 요정할머니 대신 철학자인 왕의 스승, 유리구두 대신 팔찌가 등장하고, 호박마차 따위는 나오지도 않는 버전이죠.
의붓 아버지의 구박, 철학자 스승의 구원
온종일 집안일에 시달리는 안젤리나(Angelina)는 의붓아버지와 두 여동생에게서 늘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재투성이 아가씨’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의붓아버지는 전처가 첫 결혼에서 낳아 데리고 온 큰 딸 안젤리나에게 유산을 주지 않기 위해 안젤리나를 아예 딸이 아닌 하녀로 부리고 있죠. 안젤리나가 ‘Una volta c'era un re’(옛날에 어떤 왕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청소를 하고 있을 때 걸인이 찾아옵니다. 의붓아버지의 두 딸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걸인을 매정하게 내쫓으려 하지만 안젤리나는 구석으로 데려가 몰래 먹을 것을 준답니다. 걸인으로 변장하고 찾아온 라미로 왕자의 스승인 철학자 알리도로는 안젤리나를 왕자의 신부감으로 점찍어둡니다.
라미로 왕자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시종 단디니와 옷을 바꿔 입고 이 집에 찾아와 청소하던 안젤리나와 마주치는데, 둘은 첫눈에 깊은 호감을 느껴 각자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이중창을 노래합니다. 곧 왕자로 변장한 시종 단디니의 행차가 이어지지요. 그는 ‘한 마리 벌처럼’이라는 신부감 찾는 노래를 부릅니다. 단디니는 이 온 가족을 궁전으로 초대하지만, 가족들은 안젤리나만 홀로 집에 남겨둡니다.
궁전에 간 돈 마니피코는 와인에 실컷 취합니다. 무도회에 초대받은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요란하게 꾸미고 단디니에게 다투어 아양을 떨지요. 두 딸 중 왕자의 신부가 되지 못할 한 사람은 시종 라미로와 결혼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단디니가 묻자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둘 다 싫다고 펄쩍 뜁니다. 그때 왕자의 스승 알리도로가 눈부시게 치장시킨 안젤리나가 무도회에 나타납니다. 마니피코 가족들은 이 처녀가 안젤리나일 리 없다고 믿으면서도 너무 닮았다며 당황하죠. 왕자 라미로마저 이 처녀가 진짜 안젤리나인지 아닌지 반신반의하게 됩니다.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오페라 관객들은 마법과 환상의 세계에 기꺼이 빠져들었지만, 1817년 1월 25일 로마에서 [신데렐라]가 초연되었을 때 이미 로마 관객들의 취향은 상당히 세련되어져서 마술봉이나 호박마차 같은 마법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원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로시니의 [신데렐라]는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가 되었답니다.
미덕이 내 치장, 사랑이 내 재산
한편 돈 마니피코는 벌써 왕자의 장인이 된 듯한 기분으로 자신이 누리게 될 호사를 상상하며 ‘Sia qualunque delle figlie’(두 딸 중 누가 왕비가 되든 이 아버지를 잊지 말아라)라는 아리아를 노래합니다. 화려한 차림의 외모에 반한 단디니가 청혼하자 안젤리나는 그 청혼을 거절하며, 자신은 왕자가 아니라 왕자의 시종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시종 행세를 하는 라미로 왕자가 “높은 지위와 큰 재산이 그대에게는 아무런 매력이 아니란 말인가요?”라고 묻자 안젤리나는 “미덕이 내 치장이며 사랑이 내 재산”이라고 대답하죠. “그럼 나와 결혼해주겠느냐”고 라미로가 묻자 안젤리나는 “이렇게 잔뜩 꾸민 모습이 아니라 내 원래 모습을 보고도 사랑한다면 결혼하겠다”고 답하며 한 쌍으로 된 팔찌 하나를 빼서 그에게 줍니다. 왕자는 결의에 차서 고음과 기교가 상당히 어려운 테너 아리아 ‘Si, ritrovarla io giuro’(그녀를 다시 찾고야 말 거야)를 부릅니다. 신데렐라는 무도회장을 떠나지만, 12시면 마법이 풀려 다시 재투성이로 돌아갈까 봐 서두르다 유리 구두를 떨어뜨리고 가는 건 아니죠. 당당하게 자기 의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왕자인지 모르는 채로) 선택하고 떠난 것이랍니다.
한편, 빨리 두 딸 중 신부감을 정하라고 재족하는 마니피코에게 단디니는 자신이 왕자가 아니라 시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마니피코는 기절 일보직전이 됩니다(‘Un segreto d'importanza’ 중대한 비밀이 있는데...). 마니피코와 두 딸은 안젤리나 혼자 일하고 있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천둥번개가 요란한 가운데 왕자의 마치 바퀴가 부서지면서 라미로와 단디니가 찾아오지요. 안젤리나의 팔찌를 보고 확신을 얻은 라미로는 자신이 왕자임을 밝히고 정식으로 안젤리나에게 청혼합니다.
궁전에서 시종들은 선의 승리를 예찬하는 합창을 노래합니다. 안젤리나는 운명의 반전을 돌이켜보며 의붓아버지와 두 여동생을 따뜻하게 용서한 뒤, 밝고 힘차게 ‘Non piu mesta’(설움은 끝나고)를 부릅니다. 이 유명한 선율을 로시니는 원래 한 해 전인 1816년 [세비야의 이발사]를 위한 테너 아리아로 작곡했지만, [신데렐라]를 1817년 1월 25일 로마에서 초연하면서 다시 갖다 썼답니다. 워낙 급하게 작곡을 하느라 초연 전날까지 서곡과 피날레 아리아를 미처 작곡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알마비바 백작의 아리아보다는 신데렐라의 아리아로 더 유명한 곡이 되었습니다.
[세비야의 이발사]의 로지나, [신데렐라]의 안젤리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이사벨라 등 로시니를 대표하는 세 희극오페라의 여주인공은 모두 메조소프라노입니다. 순진하고 연약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대담하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여주인공들이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총출동해 엄청난 혼돈을 연출하는 1막 피날레는 음량이 점점 커지며 템포가 빨라지는 ‘로시니 크레셴도’의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1막 초반에 두 자매가 서로 자기 치장을 도와달라며 ‘신데렐라, 이리 와 봐!’ 하고 안젤리나를 불러대는 장면은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을 듯한 빠른 템포로 관객을 포복절도(抱腹絶倒) 시킵니다. 내용을 모르고 듣는다 해도 랩보다 빠른 속도 때문에 저절로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기막힌 이 파를란도(parlando)가 이 작품에는 여러 번 등장합니다. 특히 고음가수들보다 바리톤이나 베이스 같은 저음가수들이 이런 파를란도로 노래하면 희극적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자기표절의 대가였던 로시니가 급조한 작품이지만, 그래도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음악 덕분에 [신데렐라]는 [세비야의 이발사]와 어깨를 겨룰 만한 불후의 명작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돈을 좇아 달려가는 우리 시대에, 돈이나 권력이나 꾸며낸 외모 등으로 결코 얻을 수 없는 인간의 가치를 보여주는 모처럼의 교훈극이기도 합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안젤리나-라미로-단디니-돈 마니피코 순)
[CD] 조이스 디도나토/호세 마누엘 사파타/파올로 보르다냐/브루노 프라티코 등, 알베르토 체다 지휘, SWR 라디오 오케스트라, 카이저스라우터른 및 프라하 체임버 합창단, 2005년, Naxos
[DVD] 프레데리카 폰 슈타데/프란시스코 아라이자/클라우디오 데스데리/파올로 몬타르솔로 등,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라 스칼라 가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장 피에르 포넬 연출, 1981년(영화판), DG
[DVD] 체칠리아 바르톨리/라울 히메네스/알레산드로 코르벨리/엔초 다라 등, 브루노 캄파넬라 지휘,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합창단, 로베르토 데 시모네 연출, 1995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실황, Decca
[DVD] 엘리나 가랑차/로렌스 브라운리/시모네 알베르기니/알레산드로 코르벨리 등, 마우리치오 베니니 지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체자레 리에비 연출, 2009년 메트로폴리탄 실황(한글자막), DG
[네이버 지식백과] 로시니, 신데렐라 [Rossini, La Cenerentola] (클래식 명곡 명연주)
---------------------------------------------------------------------------------------------------------------------
=== 작품해설 === <2011년 1월 26일 네이버캐스트 / 고 안동림 교수 글>
내 마음의 아리아
슬픔과 눈물 속에 태어나
로시니,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신데렐라 이야기]는 뻬로(샤를 페로, Charles Perrault, 1628~1703)의 유명한 동화집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계모(繼母)와 그녀가 데리고 들어온 언니들에게 학대 받는 처녀가 요정(妖精)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임금님 성(城)에 가서 왕자가 첫눈에 반하나 12시까지 집에 돌아온다는 요정과의 약속에 서둘다가 그만 유리 구두를 벗어놓고 그 자리를 떠난다. 그 유리 구두가 증거가 되어 간악한 언니들을 제치고 왕비로 발탁된다는 것이 대강 줄거리이다. 그러나 로씨니(로시니, 1792~1868)는 이 유명한 동화를 오페라로 만들 때, 유리 구두나 생쥐가 끄는 호박 마차 같은 비현실적인 동화의 요소를 제거하고, 계모는 원작과는 반대로 지금은 죽고 없는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인 의부(義父)로, 또 요정은 왕자의 가정교사로 바꾸었다. 로씨니는 그들에게 학대 받는 불쌍한 아가씨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현실주의자의 입장에서 파악하여 오페라 붓화(오페라부파, opera buffa, 가벼운 희극적 오페라)형식으로 다루었다. 그는 다른 오페라 붓화에서는 자칫 부족하기 쉬운 풍부한 정서(情緖)를 그 다운 분명한 템포와 코믹한 약동에 결부시켜, 39개나 되는 그의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매력 있는 작품의 하나로 만들었다. [라 체네렌톨라(Cenerentola, 신데렐라)]는 1817년에 로마에서 초연되었으며 그 전해에 발표한「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함께 로씨니가 창작욕이 제일 왕성하던 시기의 오페라 붓화이다. 동화적인 분위기는 별로 없으나 싱싱한 성격묘사에 걸출한 음악이 매우 신선하다. 훼레띠(Giacomo Ferretti)가 전 2막의 대본을 만들었다.
오페라로 만들어진 신데렐라 이야기
왕자의 가정교사 알리도로는 왕자 돈 라미노의 결혼 상대로는 마음씨 착한 아가씨가 적격이라고 생각하였다. 세 딸을 가진 홀아비이며 가난한 돈 마니휘코(Don Magnifico) 남작네 집을 거지로 위장하고 찾아가 보고 체네렌톨라(=신데렐라)라고 불리는 막내 딸 안지올리나의 상냥함이 마음에 들었다. 가정교사의 권유를 받은 라미로는 시종 단디니를 왕자로 변장시켜 돈 마니휘코 집에 찾아가게 한다. 두 언니와 남작은 거짓 왕자에게 속아 있는 아양을 다 떨며 대접을 한다.
그리고 궁전 무도회에 초대되자 체네렌톨라에게 집 잘 보라고 지시하고 떠난다. 한편 가정교사 알리도로는 혼자 남은 체네렌톨라를 찾아가 그녀를 아름다운 공주로 치장하여 궁정무도회에 안내한다. 궁중에서도 가짜 왕자에게 착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 돈 마니휘코와 두 딸들. 한편 체네렌톨라는 가짜 왕자의 결혼 신청을 뿌리치고 그 자리에서 재빨리 사라져 버린다. 다음 날, 라밀로는 체네렌톨라가 떨어트리고 간 팔찌를 들고 마니휘코 남작 집을 방문하여 자기가 진짜 왕자임을 밝히고 체네렌톨라를 아내로 맞이한다.
'슬픔과 눈물 속에 태어나'
슬픔과 눈물 속에 태어나,
조용히 참고 견디어 왔으나;
황홀한 마법으로
꽃 피는 내 나이에,
번개가 치듯이
내 운명은 갑자가 바뀌었습니다.
아니, 아니에요, 부디 눈물을 닦아 주셔요,
어째서 떠시나요, 어째서?
이 가슴으로 날아 오셔요;
딸이에요, 동생이에요, 친지들이에요,
나는 그 밖의 아무 것도 아니에요.
*
이제 더 이상 난로가에 홀로 슬퍼서
떨리는 소리로 노래는 안 할 겁니다.
아, 한 순간에 꿈과 농담이 되었습니다
내 오랜 괴로움도.
신부 옷을 입은 체네렌톨라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는 의부와 언니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며 노래하는, 화려한 콜로라투라 기교를 한껏 발휘하는 휘날레의 아리아이다. 파가니니(Nicolo Paganini, 1782-1840) 등이 이 선율을 주제로 하여 기악의 변주곡으로 작곡하였다. 가사는 되풀이될 때마다 기법이 화려해진다. 로씨니, 도니제티, 벨리니 등으로 대표되는 벨칸토(bel canto) 오페라는 노래의 기술, 즉, 아름다운 목소리와 완벽한 기교가 말의 뜻을 초월했을 때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추천 CD 및 DVD
[CD] 샤이 지휘, 볼로냐 시립 가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92) 바르톨리(Ms) Decca
볼로냐 가극장에 로씨니 전문 가수들을 모아 샤이(Riccardo Chailly)가 지휘한 이 오페라의 매력을 어느 음반보다도 여러 면에서 뛰어나게 살려 냈다. 샤이는 로씨니의 붓화 양식 오페라 연주에 필요한 약동감(躍動感)이며 유려한 노래를 살려낼 뿐 아니라, 이 작품 특유의 페이소스에도 유념하여 정밀하게 배려하여 등장인물들이 모두 싱싱한 존재감을 지니고 부각된다. 그것은 제타가 교정한 교정본의 보급으로 왕자의 가정교사 겸 신부(新婦) 담당부터 친 아버지 대신역도 연기하게 된 알리도로 역을, 인생의 예지(叡智)와 선의(善意)의 상징으로 각인(刻印)시키는 속 깊은 표현이다. 학대 받는 여자 주역을 맡은 바르톨리(Cecilia Bartoli)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명연이다. 원만한 속에 작곡가가 요구하는 빛과 음영(陰影)을 아울러 갖춘 미성(美聲)을 구사하여 아주 어려운 갖가지 콜로라투라 기교를 미처 기교라고 느끼지 못하도록 유창하게 소화해 나간다. 그리고 그 기교가 소박하고 따뜻한 서정(抒情)과 결부되어 연한 에로티시즘까지 풍기며 이상적인 신데렐라를 연기한다. 그녀와 맺어지는 왕자 라미로 역의 마테우찌(William Matteuzzi)도 기품이 좀 부족한 느낌은 있으나 기술적으로는 당대 최고의 로씨니 테너라고 할 만한 초절적 명창을 들려준다. 또 독선과 불평불만의 덩어리 같은 인물로 그려 웃음을 자아내는 어려운 역할인 신데렐라의 의부 돈 마니휘코 역이, 달리 따를 자가 없다는 다라(Enzo Dara)라는 점도 완벽한 포진이라 할 수 있다.
[DVD] 아바도 지휘, 밀라노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81) 폰 슈타데(Ms) 포넬 연출 DG
군데군데에 로씨니의 동상을 사용하거나 그림자를 활용한 효과 등 참신한 영화적 수법을 활용하는 등 폰넬(Jean-Pierre Ponnelle)의 연출은 무리가 없어 실황 연주를 좋아하는 애호가에게도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폰넬의 재주가 상큼하게 발휘된 영상도 좋지만 이 DVD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아바도의 지휘와 폰 슈타데(Frederica von Stade)를 비롯하여 뛰어난 가수진이다. 아바도(Claudio Abbado)는 1971년에 런던 교향악단과 이 오페라를 녹음했으며 그것도 가수진을 잘 갖춘 연주였으나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의 반응은 한층 생생하며 서곡부터 휘날레까지 로씨니 음악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폰 슈타데의 신데렐라가 특히 우아하고 눈부신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한다. 아라이자(Francisco Araiza)의 왕자도 단아한 모습이 무대를 윤기 있게 만들고 있으며 신데렐라와 좋은 짝이 되어 있다. 아버지 역인 몬타르솔로(Paolo Montarsolo)의 콤메디아 델 아르테(commedia dell'arte=16-18세기에 유행하던 즉흥 가면극)가 연상되는 양식화(樣式化)된 코미칼한 연기와 왕자의 가정교사인 알리도로 역의 플리쉬카(Paul Plishka)의 장중(莊重)한 노래와 연기도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심술궂은 두 자매(姉妹)도 희극적인 역을 잘 소화하여 즐거운 웃음을 유발하는 등, 모두가 잘 갖추어진 공연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슬픔과 눈물 속에 태어나 - 로시니,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내 마음의 아리아)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5.16 00:2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9.25 19:3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8.25 14:4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5.31 19:2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5.31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