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피 모으기 스트로크 게임/늦깍이
내기에 대하여 얼마 전까지는 비교적 부정적이었습니다. 불가피한 경우에도 라스베가스나 스킨스 만원짜리 정도 했지요. 라스베가스를 1, 4/2, 3 으로하면 18홀 결과는 그 돈이 돌고 돕니다. 스킨스도 비슷한 핸디끼리 하면 거의 비겨(2홀 이상 쌓이기 없기) 가기 때문에 끝에 가면 딩동댕을 하든지 남은 돈은 캐디피로 하게 될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라스는 동료의 미스 샷으로 인하여 잃고, 스킨스는 비긴 홀을 엉뚱한 사람이 먹는 이런 비극이(?) 두 게임 속에 숨어 있지요.
그런데 엊그제 일행 중에 어느 분이 이런 제안을 하더군요. "매 스트로크를 신중히 하자는 의미로 파를 기본으로 하는 스트로크를 하는데 점당 1000원을 내도록 하자." 예를 들면 보기면 1000원, 더블은 2000원 내는거지요. 평균 보기 플레이어들이라면 1만8000원 × 4명 = 7만2000원이 되는 거지요. 대신 누가 돈을 가져가는 게 아니고 모인 돈으로 캐디피를 내자는 겁니다. 핸디가 많고 적음에 따라 유불리가 있지만 핸디 차이가 10점 미만이라면 18홀에 1만원 더 내고 덜 내는 것인데 하이 핸디가 로우 핸디에게 한 수 배운다 생각하면 아주 싼 필드 레슨이라는 겁니다.
그래 처음 해보지만 하기로 하고 막상 경기에 임하니 1000원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남보다 더 낸다는 자존심의 문제이다 보니 매 샷이 신중해지더군요. 또 그 돈을 누가 가져가는 것이 아닌 공동 모금 형식이다 보니 마음도 한결 가볍더이다. 타당 1000원, 그것도 큰돈이고 또 내기는 내기다 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제 생각엔 꽤 괜찮은 모금(?)인 것 같습니다. 1/n의 캐디피를 스트로크 게임으로 모금한다. 썩 괜찮지 않습니까?
Re: 좋은 생각이고요
제 후배중에 한 명이 얼핏 보기에는 꽤 볼을 치는 것 같답니다. 볼도 시원시원하게 장타로 날리고… 그런데 이 친구 장타라는 소리도 듣고, 구력도 꽤 오래 되어서 남들이 80대 중반은 치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이 친구 평생 스트로크 내기를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스킨스만 해요. 파도 많이 하지만,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도 밥 먹듯이 합니다. 스킨스에서는 4온 하면 경기에 상관이 없으니까 시간 줄이려고 기브를 넉넉히 주지요. 그러다 보니 스코어 카드의 점수는 괜찮아 보이지만, 저와 칠 때 제대로 카운트하면 100 이하로 못 칩니다. 바로 이것이 스킨스 게임만 하는 사람들의 취약점입니다. 서양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처럼 비록 단위는 적은 금액이지만 끝까지 세고, 어지간하면 기브 안주고 하는 스트로크 경기가 체질 강화에는 좋습니다. 저도 가끔은 경비 갹출을 위한 게임을 하지요. 보기나 더블 보기할 때마다 돈을 내기도 하고, 총경비를 10, 20, 30, 40%로 나누어서 핸디 적용하여 1등이 경비의 10%를 내는 방법도 씁니다. 그러나 제일 좋은 것은 내가 못 쳤을 때, 동반자가 내 돈을 따가서 와이프 영화 구경 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을 받으면 연습도 조금 더 하게 되니까요. 저는 영화 구경을 거의 골프에서 딴 돈으로 합니다. 하하하… 저에게 터진 사람들은 레슨 프로 초청 경비보다 훨씬 싸다고 2만 원 터진 것으로 별로 불평 안 하더군요. 골프 치러 안 가면 마누라가 등 떠밉니다. 영화 보고 싶다고…. (왕짜)
내기는 곧 사탄의 노름? /미켈슨
전 내기를 정말 좋아라 하고 ‘내기-도’를 또 주님께서 좋아라 하시고요. ^^ (뭔 소린지) 전 당구를 잘 치는 편입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농구, 당구 등 ‘구’로 끝나는 건 거의 동급생 중에서 최고 수준. 선배들에게 까지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좋아라 하고, 또 잘했습니다. (여기까진 제 자랑이었읍니다. ^@^) 그리고 승부 근성이 강해서 뭘 하면 거의 이길 때까지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농구 시합을 해도 그 팀과 이길 때까지 계속 시합을 붙여서 한번은 체육과 농구부하고 붙어서도 세 번만엔가 이긴 적도 있었지요, 어린 맘에 승부욕에 불탔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골프는 달랐습니다. 기본기가 충실해야 했고 운동신경도 중요한 부분이었으나 요행을 허락하지 않는 운동이었읍니다. 처칠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골프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을 가장 합리적이지 못한 기구를 써서 치는 운동”이라나 뭐라나… 횡설수설 ㅉㅉ~. 100파는 3개월 만에 3번째 라운딩만에 해냈습니다. ‘이거 별거 아니군’ 전 레슨도 접고 독학에 몰두했지만 90을 깨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90 중반을 치고 있을 때였습니다. 선배가 작년 4월 5일에 필드를 나가자고 하더군요. 갔더니 선배 두명과 잘 모르는 한분이 있었는데 구력이 6개월이라고 하니까 무지 무시를 하더군요. 인터넷을 많이 본 터라 말빨에도 밀리지 않았었는데 ‘무슨 6개월짜리가 별걸 다 아네’하는 투로 약간 반말을 섞어가면서… 약간 기분이 상했습니다. ^^ ‘그래 어디 두고 보자’ 바로 4명은 라스베가스를 하기로 하고 한 홀 두 홀을 돌았습니다. 당시 TGV는 제가 12월에 머리를 올렸던 곳으로 벙커가 너무 많아서 벙커 샷만 엄청 했던 곳이기도 한데 그날은 벙커가 슬슬 눈에 들어오면서 샷이 잘 맞아들어갔습니다. 그 친구분의 얼굴이 좀 발그레해지더라구요. 누가 봐도 이건 제가 고수고, 그분이 하수였습니다. 결국은 후반 나인은 스트로크로 하기로 하구 18홀을 돌고 나니 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거의 1등을 했지 뭡니까? 스코어는 역시 90 초반이었지만 다른 분들의 스코어가 안 좋아서, 운이 좋았던거죠. 제가 최초로 한 내기에서 이겼던 거에요. 그것도 80대를 치시는 분들 사이에서…. 그래서 기분 좋게 밥도 사고 했죠.
글을 읽으시면 별 내용은 없지만 제가 하고 싶은 건 상대방에서 악의가 있는 상태에서 최소한 기분이 안 좋은 상태, 껄끄러운 상태에서 내기를 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날 라운딩하고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았습니다.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전 초면이시거나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배하고는 절대 내기를 안하기로 맘먹었습니다. 그날 잃었으면 처음 기분을 상하게 한 그 친구분을 더 미워하면서 공을 치고 그날 라운딩은 엉망이 되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목을 내기는 사탄의 노름이란 표현을 썼던 겁니다.
건전한 내기와 적당한 구찌는 라운딩의 활력소지만 무리한 내기는 라운딩을 망치게 되니까요. ^^ 하지만 전 지금도 내기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적당한 내기를 하고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재미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쓸 수 있을까 숙제라서 그런가???
재미있는 글 쓰고픈 미켈슨 올림
내기 골프와 나 /달달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듯한 다크호스님께서 유사한 내용의 글을 먼저 올리신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저 또한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를 하면서 내기를 한다는 건 참 부도덕하고 교양 없는 짓이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도가 지나친 도박성 내기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지만…. 그러나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머리 올리러 나간 날부터 내기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똑같은 날 골프를 시작한 동네친구와 나란히 퍼블릭 코스인 올림픽CC에서 머리 올리던 날, 제가 다니던 연습장의 사장님께서 동행해 주셨습니다. 자격증이 있든 없든 골프를 제대로 가르쳐줄 만한 프로도 없는 연습장에서 한때 잘나가던 중소기업을 하다가 잘못돼서 사업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실내 골프연습장을 냈다는 싱글 핸디캐퍼 사장님의 지도를 받으며 입문한 지 3개월만에 꽁꽁 얼어붙은 겨울 필드에 나갔으니 가슴 설레거나 좋은 줄도 모르겠고 정신없이 볼을 굴리며 어찌어찌 라운딩을 마쳤습니다.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그 사장님이 스코어카드를 들여다보더니 점잖은 목소리로 제 친구더러 3000원을 내게 주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제가 세 타를 이겼으니 타당 1000원씩 계산해 받으라는 게지요. 시작 전에 "내기하는 겁니다" 해서 그저 농담인 줄 알았는데 사장님은 한사코 안 받겠다는 내게 정색을 하며 친구의 지갑을 열어서 3000원을 건네주더군요. "농담이야, 진담이야? 이걸 받아야 돼, 말아야 돼?" 갈등이 생겨서 제가 어정쩡하게 돈을 식탁에 내려놓고 있으려니 이번엔 친구에게 "지금 맡기신 돈, 다음 번에 권사장님이 꼭 찾아가십시오." 합디다. 그 친구와의 리턴매치는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저는 머리 올리던 날부터 내기를 해서 이겼던 겁니다.
그 이후 수년 동안 내기를 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제 골프가 내기를 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고 동반자들은 가벼운 내기를 걸자는 제안에 매번 손사래를 치는 저를 빼놓고 자기들끼리 내기를 하거나 아니면 "그럼 오늘은 친선경기로 하지요?" 하고 물러섰지요. 그때는 까맣게 몰랐는데 저의 그런 태도가 동반자들을 얼마나 썰렁하게 만들었을까, 게임하며 더 재미있게 칠 수도 있었던 골프를 얼마나 맥빠지게 만들었을까, 이제서야 철이 들어 깨닫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내기에 다시 끼게 된 것이 라스베가스란 게임이었습니다. 70이 다 되신 노선배의 제의를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말이죠. 고수와 하수가 어울려 할 수 있는 내기여서 큰부담은 없었으나 그래도 제일 못 치는 나와 한 편이 되는 분에게 폐가 안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긴 그간에도 새 볼 한 알을 걸고 숏 홀에서 니어리스트를 보거나 공 한두 줄을 걸고 겨루는 가벼운 내기는 더러 했답니다. 돈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즉흥적으로 부담없이 현품을 걸고 쳐보니 그런대로 재미가 있더군요.
내기 골프의 장점의 한 가지로 집중력과 경쟁력이 향상된다고 말하는데 사실 저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핸디에 따라 어느 정도 판돈을 보태면서도 반드시 그걸 찾아오겠다거나 나아가 남의 돈을 챙기겠다든가 하는 전의를 불사르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내기에 참여해왔습니다. 그것은 제가 배춧잎 몇 장이 빠져나가도 두둑한 지갑을 가져서도 아니고 심각한 전투 불감증에 걸려 승부에 둔감해서도 아니며, 단지 아직도 제 골프가 수업료를 많이 내고 배워야 하는 수준임을 깨닫고 마땅히 지불해야 할 수업료를 냈다는 홀가분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제 골프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코어가 예전에 비해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지만 고수와의 경쟁에서도 승부수를 띄워볼 수 있는 배짱이 생기고 스킨스 게임비로 낸 돈이 당연히 찾아와야 할 내 돈으로 여겨지는 겁니다. 은근히 운 좋으면 한두 장 더 따라오지나 않을까 남의 돈도 탐내게 되고… 그런 전투 의욕이 생기니 확실히 골프가 변하긴 하더군요.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조금 더 신중하게 되고 전략적이 되고….
제가 전보다 스코어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실은 내기 안하고 느슨한 친선 골프를 할 때 캐디에게 맡긴 스코어카드에 어느 정도 동정적인 봐주기 점수가 있었다고 보면 칼같이 적는 요즘의 스코어는 향상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전투(내기)에 적극적으로 참전하면서 골프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고 말하면 제가 내기 골프 예찬론자로 비쳐질까 두렵습니다만, 어쨌든 골프 경기 중의 적당한 내기는 자칫하면 느슨해질 수 있는 골프라는 운동을 더욱 재미 있고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상 횡설수설로 숙제 제출합니다.
변형 후세인 게임/왕짜
골프의 3/4은 비즈니스 골프이고, 또 골프의 3/4은 저 빼고 세 사람의 합계가 약 300타 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방법의 내기나 게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스킨스를 하더라도 18홀에 혼자서 10만원 이상 내는 것도 우습고, 스트로크에 점 2000원짜리 내기를 하여도 제일 못 친 하수는 족히 몇만 원씩 터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변형 후세인 게임’입니다. 즉 저 한 사람과 나머지 세사람의 연합군이 홀 매치를 벌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매 홀 각자 평소와 같이 치고, 연합군 중에서 제일 좋은 스코어와 저의 스코어를 놓고 홀 매치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2홀이나 4홀 정도 한 점씩 핸디캡을 더 인정하여 줍니다. 무승부인 경우에는 스킨스와는 달리 그 홀은 이월되지 않고 끝나고, 승부가 난 홀만 계산을 하니까 어떤 경우라도 큰 규모의 돈이 왔다 갔다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싱글 핸디인 저와 핸디 18짜리 세 사람이라면, 상대 팀의 베스트 스코어와 경쟁을 하는데, 두 홀 정도 핸디캡을 주지요. 연합군은 라운드 내내 매우 사이가 좋아집니다. 때로는 서로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서 플레이하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홀당 5000원이면, 제가 이기면 1만5000원을 따고, 지면 각자에게 5000원씩 나누어 줍니다. 라스베가스 게임의 경우 자기가 매우 잘 치면서도 돈을 잃는 경우 형편없이 치면서도 줄 잘서서 돈을 따는 경우가 있어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요. 이 게임이면 못 치는 사람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며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핸디 18이면 보통 파 5개를 한다고 보고 3명이니 5×3=15개의 파가 나오지만, 같은 홀에서 파가 나올 확률도 있어 15/2 즉 7.5개 확률 저의 경우 파가 10개 나온다면 약 2개의 차이가 나니까 그만큼 2홀에서 핸디캡을 주는 폭입니다. 이렇게 설정을 하여 놓으면,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분명 게임에서 지게 됩니다. 내기에서 돈을 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터지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큰 돈이 왔다갔다 하는 노름성 내기는 나쁘지만 크지 않은 금액으로스트로크 플레이 시에 내기를 해보는 것은 골프 체질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꼭 내기 골프하세요. 오늘은 요기까지….
내기는 기량 향상의 원동력/바나바
제게는 골프 친구들이 참 다양하게 있었답니다. 첨 골프를 하게 된 동기도 골프가 재미 있어서라기보다도 회사 일로 술 자리 접대를 벗어나기 위함이었으니 동기야 어떻든 지금 생각하면 바람직한 시작은 아니었으나 회사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작금에도 저와 같은 동기로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골프이니만치 첨부터 그러니까 100을 깨고 90대를 칠 때부터 저는 싸움닭에 버금가는 머리 터지기(닭들이 그렇게 싸우더군요) 게임에 발을 담그고 10만 원 터졌네, 30만 원 터졌네, 60만 원 터졌네 하는 날이 주로 주일이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내기라기보다 잃어주는 골프부터 배운 셈이죠.) 그러니 아내한테는 내놓은 남편으로 찍히고 그때부터 아내는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런 나를 불쌍히 여기면서도 뒤에선 엄청난 기도로 “저 불쌍한 한마리 양을 목장으로 돌려보내 주소서”라는 기도를 했던 것을 알고 있었지요.
그 당시 내기 골프 대상자는 친구도 아니고 회사 일과 연관된 거래처 노인네들이었는데 말이 노인메지 70, 80대를 치는 골프 도사들이었답니다. 수욜쯤 띠리링 전화가 옵니다. 여직원이 "상무님, 전화 받으세요.” “누구?? 흠!” 대충 짐작이 가서 전화를 받으면 “이번 주 일요일 하나 준비해 뒀나요? 본점에서 임원 한 분 올라오는데 시간 좀 내봐”라고 하면 얼른 부킹해야 하고…. 그러니 부킹하고 그린피 내주고 밥사고 돈 잃어주는 그런 골프를 하다보니 은근히 오기가 생겨 새벽마다 피나는 연습을 하여 드디어 80대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70대를 진입한 후 한 번씩 속 죽이기를 하는 묘미가 그저 그만이었던 그 시절이 벌써 8~9년 전인가 봅니다.
그렇게 내기 골프를 하면서 단련된 솜씨로 악동 친구들과 내기 아니면 아니, 골프하면 당근 내기를 해야 하는 골프에 빠져 주님도 멀리 하고 이 골프장 저 골프장으로 전전하며 다니다가 어느 날 드디어 주님의 호된 꾸지람을 받고 골프장에서 깨갱하며 꼬꾸라지고 말았으니…. 극심한 옆구리 통증으로 필드에서 중간에 병원으로 실려가는데 아주 가까이서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이었어요. “정집사, 언제까지 그러고 다니겠느냐”고…. 그 날이 안식일이었는데 골프장에서 안식하다가 제대로 ‘빠따’를 맞은 거지요.
내기 골프 그거 할 만큼 다 해봐서 그런지 지금은 열기가 조금 식은 건 사실이지만 막상 맞장을 뜨자고 하는 친구가 있으면 아직도 두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게 내기 골프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국내 LPGA 랭킹에 자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김모 프로와 지산에서 가졌던 36홀 스트로크 내기는 골프 치는 동안 최고로 즐겁고 흥미진진했던 내기였습니다. 프로들의 상금과 연관된 프로암 대회에서 긴장감 넘치는 게임도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명랑 골프도 좋지만 약간의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내기 골프는 분명 기량 향상의 원동력이 된다는 걸 말하고 싶군요. 프레드 커플즈가 "단돈 1불 내기 게임이건 100만불이 걸린 시합이건 프레스받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한 의미를 음미해봅니다. 예닮골민들도 1000원 내기 정도는 매월 해보시는 게 기량 향상에 기여할 줄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