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시장(柴木廛) (2)
나무시장과 관련되어 다음과 같은 일화가 남아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는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가 묻힌 소령원(昭寧園)이 있다.
최씨는 원래 궁녀 출신인데 숙종의 승은(承恩)을 입어 아기를 잉태했다. 이를 알게 된 장희빈의 질투로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숙종에게 구출되어 연잉군(영조)을 출산했다.
숙빈 최씨는 영조가 즉위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 영장리에 묻혔지만 능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영조는 즉위한 뒤에 생모 숙빈 최씨의 묘를 능(陵)으로 승격시키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대신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해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영조가 민심을 살피기 위해 미행(微行)으로 모화관을 지날 때 나무꾼이 나무를 팔고 있었다. 영조는 나무꾼을 보고
"이 나무는 어디서 해온 것이냐?”
하고 묻자, 나무꾼은 무심코
"이 나무는 양주 소령릉(昭寧陵)에서 해 왔습니다.“
"아니, 어디라고?“
"양주 소령릉에서 해왔다니깐요.“
라고 나무꾼이 대답했다.
영조는 모든 사람들이 숙빈 최씨의 묘소를 소령원으로 칭하는데 유독 이 나무꾼만은 소령릉이라고 말하자 귀가 번쩍 뜨였다.
영조는 이 나무꾼을 궁궐까지 들어오게 해서 여러 대신들 앞에서 소령릉이라는 말을 전파하게 했다. 이리하여 나무꾼은 영조의 배려로 소령원의 능수복(陵守僕)이 되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