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의 요람 성주터미널

[파란우산]

8년만의 외출이다..

2007년 11월 작은동 비포장 길을 달리는 0번 버스를

카메라에 담고 떠난 이후 8년이란 시간이 흘러가고서

다시 찾아온 성주터미널..

왜 그동안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닌데 찾지 못했는지..

그동안 이 자리는 얼마나 변했을까..

성주터미널에 내려선 내게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빠르게 달리는 버스처럼 스치듯 지나갔다..

버스에 내리고 곧바로 초록색 옷을 입은 0번 버스가

터미널 앞에 들어왔다.

그동안 많이 변했다.

내가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0번 버스는 파란줄무늬의

낡은 번호판이 걸려있었는데..

이젠 성주에도 서울처럼 초록색 옷으로 도배한 0번 버스를

마주하게 되었다.

시골버스와는 왠지 어색한 모습이다..

그래도 여전히 0번 숫자만큼은 변함이 없다.

성주터미널앞은 읍내의 상권이 움직이는 곳이다.

개인택시, 식당, 방앗간이 자리하고 있는데, 설을 앞둔

방앗간 마당에선 추억의 뻥튀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대구, 경북지역에선 예부터 설에는 쌀을 튀겨 조청(물엿)과

땅콩, 검은콩을 섞은 강정을 만들어 먹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일부 지역에서만 그 명맥을 잇고 있는데,

성주에서 추억의 설 풍경을 만나게 되었다.

나도 어릴 적 동생하고 이른 아침부터 시장에 자리한

강정 튀기는 곳에서 쌀이든 깡통을 앞에 두고 긴 줄을 서서

밥도 건너뛰며 꼬박 반나절을 추위에 떨며 밖에서 기다렸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

그때는 화로에 나무장작을 피워서 기계를 돌렸는데..

지금은 가스를 연료로 하고 있다.

이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추억의 음식이 되어가는 강정..

4개의 뻥튀기기가 바삐 돌아가지만 예전의 긴 줄은 없고..

삼삼오오 작은 의자에 모여 앉은 몇분의 할머님과 아낙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뻥~뻥~지나가는 사람 심장 떨리게 만드는 폭발음과

하얗게 소복이 기계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튀밥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1월도 어느덧 하순으로 접어든 토요일오후..

아직 겨울이지만 햇살은 어느새 봄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터미널 주차장 앞 낡은 벤치에는

할머님이 몸을 맡기고 버스를 기다리고 계신다.

앞에 텅 빈 초록색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는데..

아마도 기다리시는 버스인가보다.

13:00에 출발하는 중거,용암면을 거쳐 문양역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을 열고 승객들을 맞는다.

초록색 옷을 입은 번호가 없는 완행버스 앞에 승객들이

모여들고, 출입구에는 버스기사가 표를 받느라 분주하다.

2013년 9월..

성주,왜관 시내버스 운행시각표가 개편되면서

성주-용암-다사-성서-서문시장-대구북부정류장,

왜관-금남-성서-서문시장-북부정류장 노선의

0번 버스 대구도심노선이 모두 폐지되면서 문양역까지만

운행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더 이상 대구 도심 안에서는

뜸하게 다니던 0번 버스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시간이 되었는지 버스는 오후햇살을 뒤로 한 채 터미널을 떠난다.

완행버스가 떠난 빈자리에 성주-대구-왜관을 운행하는

옛 0번 버스 노선을 운행하는 250번 좌석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성주와 왜관은 15km거리 지척에 있어 버스로 20분이면

갈수 있는 거리지만, 250번 좌석버스는 대구를 경유하기에

두 지역을 이 버스로 이동하게 되면 은 2시간은 족히 넘는다.

성주-대구, 왜관-대구 승객들이 이용을 하며 서문시장과

대구북부정류장이 중간 종착지다.

마치 관광버스를 보는듯한 시내버스라고 하기에는

고급스런 버스가 운행하고 있는데, 성주-대구는 3500원

대구시내 전구간은 1100원(교통카드)이다.

특이하게 이 버스는 대구시내구간은 선불, 시계구간은

후불이며 시외버스처럼 내릴 때 요금을 지불한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에 자리한 성주터미널은

성주군 각 면지역과 고령, 왜관, 김천, 서울, 대구를 운행하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운행을 하고 있다.

할머님은 13:35에 출발하는 수륜-창천을 경유해 고령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다.

20분마다 운행하는 대구,왜관행 250번 좌석버스에는 승객들이

하나둘 오른다.

벤치에는 어느새 새로운 승객들이 자리를 빼곡이 채우고..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은 차갑지만 훈훈한 햇살이 드리운

터미널에는 봄날처럼 따스했다.

봄 햇살 같은 겨울햇살아래 서서 13:30 왜관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서 내가 탈 완행버스를 기다렸다..

30분의 기다림..

기다림이 오늘따라 반가 울 수 가 있을까..

8년만의 외출 때문일까..

30분이 아니라 300분이란 기다림도 마주해보았는데..

아니..보다 더한 기다림에도 이골이 난 시간들인데..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어느새 살포시 곁에 다가와 마주선 봄이 보이는

성주터미널에는 또 다른 기다림을 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또 다른 버스가 기다림에 빠져있다..

[윤장혁]

현대버스 유니시티와 중국 버스 선롱듀에고 네요.. 유니버스와 뉴 슈퍼에어로시티의 중간급이라지요?? 개편이야기를 또 해서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직행노선에 유니시티라도 운행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동부정류장에서도 영천-죽장 방면에 유니시티가 운행되다가 최근에 선롱듀에고 모델도 운행되더군요..

[427버스매니아]

위에 마지막 사진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위 사진의 버스가 유니시티로 보이시죠? 하지만 유니시티가 아닙니다. 사진속의 차량은 뉴슈퍼에어로시티 랍니다. 중고로 출고하여 유니시티로 개조한 것입니다. 게다가 유니시티가 2012년에 출시되었고 2012년도에는 뉴슈퍼랑 그린시티 차량은 8홀 휠에서 10홀 휠로 바뀐 시기였지요. 유니시티 차량에는 8홀 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윤장혁]

아 그렇군요.. 개조를 해서 속았네요...^^

[서억진]

정겨운 사진과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서억진]

추천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