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6. 금-규슈국립박물관, 다자이후 텐만궁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도착한 날도 후쿠오카는 비가 왔는데 오늘도 아침부터 잔뜩 흐리다. 아직 해가 안떠서 그런거겠지. 텐진에 숙소가 있었다. 어제 저녁에 두~어 블럭쯤 걸어가서 쇼핑을 하고 온 모양이다. 여행하면 쇼핑하는 재미도 있는 것인가? 특별히 살것도 없고 관심꺼리도 없어서 그런가 여행에서 제일 힘든것이 쇼핑이다. 돈주고 쇼핑하래도 그냥 앉아서 사람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다.
어쨋든 일행 전부를 데리고 쇼핑하러 간건 아니라서 내겐 너무 다행스러웠다. 쇼핑 가지 않을 사람들은 숙소에 남아도 된다.
씻고 하루 일정 정리하면서 맥주 한 캔으로 여유를. 읽던책 속으로 빠져들다 잠으로 들어가면 더 좋고...오늘도 첫날과 마찬가지로 1인 1실이다. 첫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잠들기엔 쬠 그렇다.
규슈국립박물관을 가려면 다자이후 텐만궁 상가 거리를 지나서 오른쪽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높이 언덕을 오르다 보니 눈앞에 아름다운 유리건물이 보인다. 산중턱에 맑간 하늘과 또 다른 하늘이 아름답다.
규슈국립박물관은 도쿄, 나라, 교토에 이어 4번째 국립박물관으로 2005년에 개관하였다.
'일본 문화의 형성을 아시아 역사적 관점에서 조명하다'라는 컨셉으로 전시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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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후 텐만궁를 들어가는 입구 상가거리, 여기에 있는 도리이들은 지역의 기업들이 세워준 거라고 한다.
돈 잘 벌게 해주어 고맙다고 기부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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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국립박물관 외관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67F345874F90D2B)
1층 로비에 첫날 구시다 신사에서 보았던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가 전시되어 있었다.
'오사카 여름의 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로우즈 히데아키 인형사가 제작하였다.
뒷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단 공격을 멈추고 장기전으로 전환해 오사카성을 둘러싼 해자를 메우면서 재공격을 준비했다.1615년 도쿠가와군은 전열을 정비해 다시 공격에 군사를 투입했다, 노부시게는 이 전투가 마지막임을 예견했다. 그는 선봉에 서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본진 주장인 이에야쓰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놀라운 용맹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전운은 토요토미군에게 불리하였고 오사카성은 함락 될 운명이었다. 노부시게는 전장을 누비면서 오사카성의 최후를 바라보았다.
앞면은 '오사카 겨울의 진', 나카무라 신쿄 인형사가 제작하였고 내용은,
사나다 노부시게는 무용과 지략이 뛰어난 무장이었으며, 신의가 투철해 패망해 가는 토요토미군을 끝까지 지원한 명장이었다.
1614년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대군을 모아 토요토미군이 지키던 오사카성을 공격했다.(겨울의 진) 노부시게는 오사카성의 외성인 사나다마루를 거점으로 공격해 오는 도쿠가와군을 막아내어그 전략과 용기는 천하에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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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로비는 채광이 잘 된다. 4천 그루의 간벌한 나무를 서까래처럼 천정을 꾸며 놓았다. 온도나 난방,빛 등 천정의 나무가 조절해 준다고 한다. 오른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박물관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한국말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전시되어 있는 유물을 보는 것인데 많은 전시물이 한국말로 해설해 주는 건 아니다.
몇개만 한정되어 있어 아쉬웠다.
탁샘이 흑요석 덩어리를 봤냐고 하길레 찾아 보았다.
볼거리가 많은 곳에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먼저 본사람이 말해 주면 시간이 절약된다.
흑요석 덩어리는 처음본다. 겉표면은 여느 돌과 다르지 않다. 겉모습만 봤을 때는 흑요석인줄 모르고 지나치겠는 걸...
한쪽 벽면을 꽉~~채운 족자 두장이 걸려 있다. 광개토대왕비석 탁본이다. 이것은 진품이겠지. 일본인들이 먼저 발견한 것이니 당연히 탁본도 떠서 보관하고 있겠지. 아쉬운건 한국말 해설이 오디오 가이드에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청동거울과 같은 문양을 가진 청동거울이 전시되어 있다고 이야기 해주어 알았다. 책에서만 보던 것을 이곳에서 보다니 신기하다. 그러나 전시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쉽다.
넓은 전시관을 다 본다는 건 무리이다. 아쉽지만 텐만궁으로 이동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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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사는 일본의 고유 종교인 신도에서 신령을 모시는 곳이다. 신도는 일본인들의 민족신앙으로 정신생활의 기반이다.
그.러.나 신도에는 교조도 없고 경전도 없다. 체계적인 종교가 아니라 역사속에서 형성된 전통문화이다.
일본에는 8만 5천개가 넘는 신사가 있다. 물론 모시는 신은 다양하다.
그중 신사보다 격이 높은 곳을 신궁이라 한다. 일본 신 중에서 최고 위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신 이세신궁은 일본신사의 총본산이다. 텐만궁은 일본 역사상 최고의 학자로 추앙받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845~903)라는 실존 인물을 사후 천신으로 신격화해 학문의 신으로 모신곳이다.
본전으로 들어가는 도리이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라고 한다.
여느 사찰과 다를 바 없이 들어가는 입구에 상점들이 즐비하다.
상점에서 파는 것 중 구운찹쌀떡인 우메가 모찌가 유명하다고 한다. 다행히 점심에 맛볼수 있었다.
모찌를 구운맛이다.
매화가지 잎사귀에 싸서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에게 줬다는데서 유래되었다. 관광지 마다 음식이든 나무든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학문의 신을 모신 텐만궁이기에 나도 한번 소 이마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어~그리고 논문을 써봐~~;;
나 뿐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소의 이마를 만져서 이마가 반들반들 윤이 난다.
교토에도 작은 텐만궁이 있었는데 그때 가이드가 후쿠오카에가면 아주큰 텐만궁이 있다고 말했었다. 그땐 내가 언제 후쿠오카에 가보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게 되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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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매(백매)
본전 오른쪽에 제일 먼저 피는 하얀 매화나무에 전설이 내려온다.
이곳에도 매화를 사랑했던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였다. 우대신이었던 그가 좌천되 다자이로 올때 먼저 날아와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매화를 유별나게 좋아 한데서 후세 사람들에 의해 스토리텔링화 되었을 것이다.
미치자네가 고향을 떠날 때 마침 매화의 계절이었는데 집앞에 핀 매화를 보고 '와카(和歌)'라는 시를 지었다고 한다.
동풍이 불면, 향기를 실어 전해다오
매화 주인이 떠났다고 봄을 잊지 말고
그때 이 노래에 감응한 매화 한 그루가 교토에서 이곳으로 날아와 먼저 꽃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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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납소
일본인들은 소원을 빌고 부적을 사고, 또 그 부적을 버릴때도 아무데나 버리는것이 아니다.
그 부적의 유효기간은 1년 이므로 1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유효기간이 지난 부적을 버릴때에는 고찰납소라고 하는 장소에 돈을 내고 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새로운 부적을 사간다.
신사의 경제적 활동이 엄청난 것이다.
텐만궁의 신으로 모셔져 있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는 845년 학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동이라 불리고 시도 잘 짓고, 글씨도 잘 쓰고, 인품도 높았다. 당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자리에서 해박한 학식과 뛰어난 문장을 발휘해 칭찬을 받았으며 천황의 신임을 얻어 우대신에 올랐다. 산업을 일으키고 교육을 장려하였다.
미치자네는 894년 20차 견당사로 임명되자 이제 일본은 문화적 자신감이 있어 더 이상 당나라에 갈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올렸다.
물론 그의 의견이 채택되어 이후 견당사는 폐지되었다.
백성들의 신임을 받던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는 당시 실권자인 후지와라의 반감을 사 다자이후로 좌천되었다.
다자이후로 좌천되어 온 후 2년만에 그는 병으로 죽었다.
미치자네가 죽은 후 천재지변이 잇따라 일어나자 조정에서는 그가 원령이 되어 저주를 내렸다고 믿고 텐만의 천신으로 삼아 신앙의 대상으로 숭배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게 되었고, 전국으로 텐만궁이 퍼지면서 다자이후 텐만궁이 총본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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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뒤쪽에 1500년 된 녹나무가 있다고 하는데 필총이 먼저 들어왔다. 사용하다 닳아 버린 붓을 묻어놓은 무덤으로 문(文)을 숭상하는 곳에 종종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4박 5일간의 일본 북규슈 역사문화탐방을 마쳤다.
여행중에 송수신기의 역할이 아주 컸다. 송수신기를 담은 은색 가방, 공항 검색대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후문이, 무거운 은색가방을 소중하게 들고 다녀준 정쌤, 여행을 총괄한 탁샘, 짝꿍이 없어 갈까 말까 고민할때 함께 가게 된 고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전한다. 여름에 러시아 독립운동사길을 따라서 또 가게 될 여행사 남대표님께도 고마운 마음 전한다.
첫댓글 멋진여행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