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남파랑길(세 번째-2)
(강진 영랑생가∼장흥 이청준생가, 2023년 4월 29일∼30일)
瓦也 정유순
칠량면을 지나 대구면으로 들어선다. 전남 강진군에 대구면이 있다. 대구면(大口面)은 ‘강진(康津)으로 들어가는 큰 어구’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강진으로 흐르는 강이 탐진(耽津)이고, 그것은 탐라로 건너가는 나루에서 출발한 흔적의 땅이름이다. 외해로부터 강진만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고금도와 완도를 기점으로 삼각형을 이루고 탐라와의 교류와 고려청자의 수송을 위해서 예로부터 이곳을 이용한 해상교통이 발달된 곳으로 추정된다.
<강진군 대구면 청지로>
대부분이 해발고도 200∼500m의 산지이며, 해안선은 구불거리며 복잡하고 곳곳에는 작은 어촌마을들이 형성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해안경치를 지니고 있다. 산간계곡을 따라 좁은 평야가 분포하고 있으나 해안 일대에는 방조제를 쌓아 넓은 농토가 조성되어 주로 쌀을 생산하고 있다. 해안에는 해조류와 어패류의 수확이 많다. 특히 대구면은 양질의 고령토가 매장되어 있어, 고려자기의 원료로 쓰였다. 고려청자의 발상지인 도요지(사적 68)가 있고, 사당리(沙堂里)에 푸조나무(천연기념물 35)가 있다.
<강진군 대구면 지도>
청자박물관, 청자 도요지, 하저어촌체험마을이 이 곳에 있다. 한 때 대구소라고 청자를 만들어 바치던 곳이었다. 청자 박물관 안쪽으로는 창녕 조씨 집성촌이 있다. 23번 국도가 면 남북으로 지나며, 819번 지방도를 통해 장흥군 대덕읍과 접한다. 근데 대덕읍으로 가는 도로의 이름이 대구면과 대덕읍의 지명을 한 자씩 따서 지어져 대대로가 됐다. 한자는 대구(大口)로 물고기 대구와 한자가 같으며, 대구광역시(大邱)와 한자가 다르다.
<강진만과 가우도출렁다리>
대구면 저두리 앞바다에는 가우도라는 섬이 있다. 강진만의 8개 섬 중에서 유일한 유인도로 행정구역은 강진만 서쪽의 도암면 신기리 소속이다. 강진읍 영랑생가 뒷산인 보은산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멍에에 해당된다 하여 ‘가우도(駕牛島)’라 부르게 되었다. 섬의 동쪽인 대구면을 잇는 출렁다리(438m)와 서쪽인 도암면을 잇는 출렁다리(716m)에 연결되어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海) 길(2.5㎞)’은 산과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 천혜의 산책코스다.
<가우도>
가우도에는 약600여 년 전부터 고(高)씨 20여호가 살다가 떠나갔고, 지금은 경주김씨가 많이 살고 있는데, 수백 년 동안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가우리’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고 건너편에 있는 ‘강진군 도암면 망호마을’에 예속되어 자기 주소를 갖지 못하였다. 남의 집에 셋방살이 하는 기분으로 살았던 마을 사람들은 서자 취급을 받으며 많은 서러움을 겪어 오다가 2005년 11월 독립마을로 승격되어 주민들의 오랜 소원이었던 ‘가우리’라는 주소를 갖게 되었다.
<가우도 청자다리>
동시에 도암면 망호리와 가우도와 대구면 저두리로 이어지는 출렁다리가 건설됨에 따라 강진의 최대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아울러 2007년 9월, 마을 승격 2년 후에 맨 먼저 받은 선물은 공동저장고와 마을회관이었다. 가우도 주민들은 마을회관도 건설되고 자기네 손으로 이장도 뽑고, 늘 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상수도가 들어와서 물걱정이 해소되었으며, 동쪽 해안에서 섬 정상으로 올라가는 가우도모노레일(0.1㎞)이 설치되어 있고, 대구면 저두리 해안까지 짚라인이 설치되어 있어 짜릿함을 더해준다.
<모노레일 승차장>
<짚라인>
저두리 쪽 가우도 입구에는 폐어구(廢漁具)와 버려진 페트병을 이용한 물고기 조형물이 바다의 환경을 살리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욕이 그대로 표현된다. 플라스틱의 발달로 심해(深海)에 사는 물고기 까지 미세플라스틱으로 이미 농축되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꼭 해결해야할 필수의 문제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기후변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여 이상기후가 성행하고 양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발이 낮은 섬들이 침수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페트병 등 폐기물로 만든 물고기상>
저두리(猪頭里)는 평지가 대부분의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마을 서쪽으로 대구천이 흘러가고 있으며, 이 주위의 토지는 매우 비옥하다. 마을 동쪽으로는 천태산의 한 줄기가 뻗어 나와 있다. 자연마을은 저두, 삼바우, 상저, 중저, 하저 마을이 있다. 저두마을은 지형이 돼지의 머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삼바우마을은 옆에 삼바우가 있어 삼바우마을이라 불린다. 중저마을은 상저 서쪽에 있는 마을이다. 저두리와 사당리 경계지점에는 공원조성공사를 하다가 중단한 흉물이 있어 안타깝다.
<공사가 중단된 고바우전망대>
저두리 남쪽으로 있는 사당리(沙堂里)의 지형적 특징은 평지가 대부분의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하지만 이곳은 고려시대 청자를 생산하던 가마가 있던 마을이다. 12세기 경 사당리에서는 많은 가마터(45곳이 발견됨)가 있었고 현재 우리나라 국보급 고려청자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하였다. 마을 동쪽으로 천태산의 한 줄기가 내려와 있으며, 서쪽으로 대구천이 흐르고 있다. 하천 주위에는 비옥한 토지로 지대가 이루어져 있다. 자연마을은 동산밑, 숙마, 양정기 마을이 있다.
<청자해안길청자조형물>
동산밑마을은 수문통거리 위쪽에 있는 마을이며, 숙마마을은 말이 자는 형국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정기마을은 원포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문화재로 시도무형문화재 제36호인 청자장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느릅나무과의 푸조나무가 있는데 나무의 수령은 400년이 넘는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사람들이 푸조나무에 모여 당산제를 지낸다.
<푸조나무>
대구면 사당리를 지나면 수동리다. 대구면소재지인 수동리(水洞里)는 천태산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비교적 고도가 낮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평한 지대가 대부분이다. 남동쪽에 석수곡지가 있어 수원은 풍부한 편이다. 고려시대 때 대구면에서 만들어 낸 청자를 수출하던 곳이기도 하며, 청자박물관에서 도자기체험도 해볼 수 있다. 앞바다에 흰모래가 많아 백사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해당화>
백사어촌체험마을에서는 바지락, 꼬막 캐기, 어선 타기 갯벌낚시, 등 다양한 갯벌 체험으로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에너지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관광객들은 다양한 갯벌체험을 비롯해 어장체험, 승선체험 등의 어촌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서쪽으로 천혜의 청정해역이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와 영양염류가 많은 싱싱한 패류와 어류가 생산되는 곳으로 청정지역 수산물의 별미를 느낄 수 있다.
<백사어촌체험마을>
수동리를 지나자 너른 평야지대에 초지가 형성된 구수리가 나온다. 구수리(九修里)는 대부분의 지역이 평야로 이루어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마을 서쪽으로 대구천이 흐르고 있으며, 하천 주위로 비옥한 토지가 조성되어 있다. 마을 동쪽으로 천태산의 한 줄기가 내려와 있다. 자연마을은 구곡, 남호, 덕바우 마을이 있다. 구곡마을은 마을 주위에 아홉 개의 골짜기가 있어 구곡마을이라 불리며, 남호마을은 구곡 서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덕바우마을은 뒷산에 큰 바위가 있어 이름 붙여졌다.
<청자공원>
고려 전 시대에 걸치는 가마터를 총망라하고 있는 고려청자의 요람인 강진군 대구면의 도요지는 용운리, 계율리, 사당리, 수동리에 널려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구면의 중심을 흐르는 용문천 좌우에 가마터가 약 60여개소의 집중적으로 남아 있으며, 몇 개소를 제외하고는 10세기 전반부터 11세기 중엽까지의 초기 요지로 고려도자의 기원을 찾을 수 있는 파편들이 각 가마터에서 발견되는데, 대체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절벽 위의 소나무>
<더 베이 펜션>
https://blog.naver.com/waya555/223097820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