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9회차
일자 : 1월31일(화) , 구간 : 연풍면 입구 행촌 교차로 ~ 점촌 영강교
달린 거리 : 37.2km, 누적 거리 :281.6km.
이른 새벽에 컵라면과 빵으로 식사를 하고 소화가 되기를 기다리다 아침 찬공기를 맞으며 숙소를 나선다. 연풍은 주위가 높은 산으로 연결되어 있어 산에서 내려오는 찬 바람이 만만치 않다. 내륙 산간 지방이라 겨울 기온이 동위도의 평야 지역 보다는 낮은 편이다. 시골 동네 아침의 고요하고 적막한 소리 평화는 의외로 근방을 지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소음이 굉음으로 변하여 깨진다. 어제의 종착지인 연풍 입구 행촌 교차로에 출발을 한다. 출발하자 마자 3번 국도가 지나는 굴다리를 통과하고 곧이어 바닥에 이화령 정상 5km가 표시되어 있다. 국토종주길에 가장 긴 오르막일 것이다. 다행히 출발하자마자 이화령 고갯길을 만났기에 두려움이 없었다. 만약에 종주길 끝 부분에 만났으면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이화령 고갯길은 3번 국도가 새롭게 개통되기 전까지는 충북 연풍, 수안보, 충주와 경북 문경을 연결해주는 주요 교통로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화령에 터널을 연결하여 현 3번 국도가 옛 국도의 통행량을 흡수하여 지금은 자동차 통행량이 뜸하고 국토종주길로 애용되고 있다. 2km 가까이 오르막을 오르고 연풍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한 컷 찍고 다시 달린다. 아직까지 차량 한 대를 만나지 못하였다. 이어서 계속 쉼없는 오르막이 구불구불 연결되어 이어진다. 국토종주길 마라톤 여행의 필수품은 가민시계, 스마트폰, 지갑, 옷가지와 간식을 담은 배낭이다. 시계는 손목에 차지만, 다른 것들을 넣고 달려야하는 배낭은 무게가 2.5kg이다. 빈 몸으로 달리는 것하고, 2.5kg의 무게를 가진 배낭을 메고 달리는 것은 속도를 내는 데 방해가 되고 피로도가 더하다. 또 중간 중간 사진 촬영을 하려면 배낭을 내려놓고 찍어야 하기에 번거롭기도 하다. 나는 달리기 특성상 옷가지에 물건을 넣으면 흔들리는 감각이 런닝을 방해하기에 물건은 무조건 배낭속에 집어 넣는다. 이화령 정상을 약 1.5km 정도 남겨두고 일출의 붉은 기운과 사진에서 본 이화령으로 추정되는 백두대간 연결 통로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출발 지점에서 5km의 긴 오르막이지만 경사도가 급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없이 이화령 정상에 도착하였다. 난생처음 이화령을 본 기쁨에 곳곳을 촬영을 하고 백두대간 연결 생태 통로도 밟아 보고 이화령 정상에서 3번 국도가 이화령 터널로 진입하는 모습, 반대편의 문경지역을 관찰하였다. 조령 등산객과 사진 촬영을 주고 받으며 산자분수령을 실감할 수 있는 이화령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화령길은 조령산과 백화산 사이의 고개로 영남지방과 한양으로 가는 중부지방을 연결하는 문경새재길을 남겨두고 자동차 통행이 가능하도록 일제 강점기때인 1925년 경북 문경과 연풍, 충주로 가는 중부지방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일부를 훼손하여 만든 도로이다. 2012년 이화령에 백두대간 연결 생태통로가 만들어 졌다. 이화령은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계이기도 하다. 북쪽에서 이화령까지는 한강 수계를 따라 국토종주길을 달려왔고, 지금부터는 남쪽으로 남쪽으로 낙동강 수계를 따라 부산으로 달려야 하는 지점인 것이다. 이제는 이화령 남사면을 향하여 내리막길을 종주하며 달린다. 이화령을 올라올 때는 도로에 눈이 없었는데 이화령 남쪽 내리막길 응달진면은 빙판길이 나타난다. 드디어 도 경계를 넘어 경상북도에 진입하였다. 긴 오르막을 올라왔으면 또 공평하게 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자연은 우리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엄정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 준다. 긴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영남대로가 연결되는 문경새재 공원 입구가 나온다. 과거 영남지방에서 한양을 넘어가는 주요 고개가 3개 중에서 가장 이용과 통행량이 많았던 곳이 문경새재 즉 조령 고갯길이다.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왼편으로는 김천에서 영동으로 넘어가는 추풍령 고개, 오른쪽은 풍기에서 단양으로 넘어가는 죽령 고개 이 3곳 중에서 지명의 어감상 가장 좋은 것은 기쁜 소식을 들려주는 들을문과 경사경의 한자 지명을 가지고 있는 문경이다. 추풍령은 한양으로 과거 보러가는 영남 유생들에게 추풍낙엽의 떨어지는 어감이 있고, 죽령은 주욱 미끄러진다는 어감이 있어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문경새재길을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문경새재 입구를 지나 문경읍으로 달리기는 이어진다. 문경읍내를 통과하면서 문경약돌한우와 돼지고기집, 문경온천을 볼 수 있었다. 문경 월남 참전 기념비에서 도로를 횡단하여 온천교를 지나 천변길로 접어든다. 얼마가지 않아 두 개의 천이 만나 조령천이 되고 이 조령천길을 따라 국토종주길이 계속 이어진다. 저 멀리 3번 국도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함께 남진하고 있다. 마성면에 이르러서 조령천 국토종주길은 3번 국도 밑으로 통과한다. 마성면 소야 솔밭길에서 간식과 물을 보충하고 잠시 쉬었다가 달린다. 달리면서 우리나라 산하 곳곳이 경치도 좋고 자연미 넘치게 이어져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자전거로 획 지나가는 것보다는 달리며 보니 더 자세히 볼 수 있겠고, 걸어서 국토종주를 하면 더욱 세밀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봉생교가 있는 신현삼거리 구간에는 조령천 변에 2km 이상 왕벚나무가 위용을 자랑하며 멋지게 서있다. 봄에 벚꽃이 피면 환상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거기에다 나무 사이에 조명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신현삼거리에서 3번 국도를 횡단하여 진남교반 쪽으로 달린다. 진남 휴게소 못 가서 조령천은 속리산 북사면을 발원지로 하는 영강과 합류하여 영강이 된다. 영강을 따라 얼마 달리지 않아 경북 제1경이라는 진남교반에 도착하여 한 컷 촬영을 하였다. 영강을 종단하는 옛 문경선의 폐 철로와 고모산성이 영강과 어우러져 제1경이라 하는 것 같았다. 문경선은 지금은 폐 철로 이지만 과거 문경 탄광의 석탄을 실어나르던 철길이었고 점촌에서 문경읍까지 연결되었다. 지금은 레일바이크로 이용되는 진남역과 폐 불정역을 지나 점촌을 향하여 달린다. 이제 부터 피로가 몰려온다. 작열하는 태양을 조명 삼아 달린다. 겨울이지만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끼며 달리고, 또 달린다. 어느 덧 호계면이라는 곳에 국군체육부대 상무가 왼쪽으로 보인다. 새로운 것을 보았다는 것을 위로 삼아 옛 다리로 영강을 건너 신기 산업단지를 끼고 영강과 함께 달린다. 강 주변의 수려한 경관 주변에는 카페 같은 곳곳에 위치한다. 이제 점촌까지 가야되는 데 달려도 달려도 점촌은 보이질 않는다. 벌써 피로가 몰려오는 30km를 훨씬 넘었다. 지도상에 문경과 점촌이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알았지만 막상 달려보니 문경읍과 점촌 시내는 약 20km 가량 떨어져 있었다. 국토종주를 하면서 숙박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데 연풍에서 출발하여 문경읍에서 숙박하기에는 달린 거리가 너무 적고, 문경읍과 점촌 시내 사이에 숙박지가 없고 해서 점촌 시내까지는 무조건 달려야 했다. 이화령을 넘느라 체력도 소비했고 사진을 찍고 하느라 시간도 허비하였고 더워지니 체력도 떨어지고 삼중고를 겪으며 달리는 데 처음으로 강변 길을 달리는 마라토너를 만나 점촌 시내까지 거리를 물으니 3.5km 정도 남았다고 알려준다. 일그러지고 피곤에 찌든 내 모습을 본 마라토너가 화이팅을 외쳐준다. 해탈 주법으로 점촌 시내를 바라보며 달리고 달려 드디어 점촌 시내 입구인 영강교에 골인하여 식당으로 직행하였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이제는 숙박지를 찾아 터벅터벅 네이버 지도에 의존하여 길을 나선다. 쓸쓸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경선 폐선 철로를 촬영하고 어기적 어기적 걸어서 점촌 전통시장 근방 숙박지에 여장을 풀고 세탁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한다. 문경읍과 점촌시가 통합 문경시가 되어 점촌시 지역은 문경시 점촌동으로 변하였지만 옛 지명은 그대로 이어져 문경시청(점촌) 등으로 도로 표지판에 되어 있다. 과거 문경 탄광이 활성화 되었을 때는 점촌이 시가 되는 등 도시가 활황을 띠어지만 강원도 태백, 정선과 같이 새로운 에너지 때문에 석탄 산업이 사양화 길로 접어든 지금은 인구가 줄면서 도시의 경제력이 쇠퇴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거리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저녁은 문경 시내버스 터미널에 있는 순대국집에서 해결하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2.06 08:09
첫댓글 역시 꾸준함 대단하시네요
화이팅입니나
응원합니다
9회 차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9회차 보다 남은 거리가 더 멀고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컨디션 조절 잘 하셔서 남은 일정도
무사완주 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