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면서 다른 각 나라의 설날 모습
대한민국 민족 최대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어느 분은 가족·친척과 함께 설을 보내거나 짧지만 긴 연휴를 제대로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설’은 우리나라 고유 명절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도 존재하고 있는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다가오는 설을 맞이해 다양한 풍습을 지닌 각 나라의 명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설은 음력 1월 1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이나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는 고유의 풍습을 가지고 있는데요.
설이 되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도 음식을 대접하게 되는데, 이때 반드시 대접하는 음식이 '떡국'입니다.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은 장수의 기원이 들어 있으며, 어슷 모양은 재물과 풍요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
일본은 한국, 중국, 베트남과 다르게 음력이 아닌 양력 1월 1일에 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설 풍습으로는 ‘오쇼가츠’라고 하여 온 가족이 모여 술과 음식을 먹고 친척 집에 방문하여 새해 인사를 나누는데요. 일본 연중행사 중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라고 합니다.
일본의 설 음식으로는 소바(메밀국수)를 먹고 있어요. 1월 1일에 먹는 것이 아닌 새해 바뀌기 전 12월 31일에 먹으며, 잘 끊어지는 메밀국수를 먹으면서 ‘한 해의 좋지 않은 일을 모두 끊어내고 정리하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
우리나라와 비슷한 설 풍경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설은 음력 1월 1일이며, ‘춘절’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풍요로운 가을걷이에 대해 감사하고, 올해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기 위해 생긴 명절이 바로 ‘춘절’입니다.
중국에서는 우리가 먹는 떡국 대신 곡물 반죽으로 만든 피로 각종 고기와 야채소를 싸서 찌거나 구워서 만드는 중국 전통 만두 ‘자오쯔(교자, 餃子)’를 먹는다고 해요. 많은 음식 중 ‘자오쯔’를 먹는 이유는 해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交子(교자, 짜오쯔)’와 발음이 같아 유래한 것으로 이 음식을 먹으면 귀와 입이 열려 복이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믿는 것에서 비롯된 풍습이라고 합니다.
춘절 아침에는 일찌감치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 사람들이 친지나 가까운 사람을 찾아다니며 세배(拜年)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축하와 덕담이 오가고 세뱃돈을 주는 것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는데, 홍바오[紅包]라고 불리는 붉은색 세뱃돈 봉투를 사용하는 게 특징입니다.
대만
대만의 설날 모습은 이름, 풍습, 먹는 요리까지 중국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다른 점은 연휴 기간인데요. 대만의 설 연휴는 10일부터 16일까지로, 설 전날인 음력 12월 31일 많은 상점이 일찍 문을 닫고 온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설날 새해 상차림에는 ‘닭 요리’가 꼭 등장을 하는데요. 그 이유는 닭을 의미하는 ‘찌(雞)’ 글자와 대만어 ‘집(家)’의 발음이 같기 때문에 대만 사람들은 첫날 가족 등의 건강을 기원하며 닭을 먹는다고 합니다.
대만에서도 설에 붉은 봉투에 담은 세뱃돈을 준다고 해요. 재미있는 건 보통 짝수의 지폐를 준비하는데, 이는 짝수(4 제외)가 행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베트남의 설은 음력 1월 1일로, ‘뗏(Tet)’이라고 부릅니다.
베트남 명절 풍습은 제사를 지낸 뒤 친척이나 주변 이웃들을 방문해 서로 덕담을 나누고 복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죠?
대표적인 설 음식은 한 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바인쯩’이라는 우리나라와 찹쌀떡과 비슷한데, 약한 불에 3시간 이상 쪄내야 하는 대표적인 슬로푸드로, ‘바인’은 빵, ‘쯩’은 자박자박한 물에 찌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바나나 잎으로 감싼 사각형의 찹쌀떡 안에 돼지고기와 녹두를 같이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죠.
그리고 베트남은 설날 전, 수박을 준비한 후 설날에 손님이 모이면 수박의 가운데를 자르는데요. 이유는 많은 베트남인이 자른 수박 속이 빨갛게 익은 정도를 보고 한 해의 길흉을 점치기 때문입니다.
몽골
몽골의 음력설 명칭은 ‘차가사르’이며, 직역하면 ‘하얀 달’이라는 의미입니다. 몽골에서는 흰색을 평화, 순수 등으로 상징하는 가장 좋은 색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날을 몽골 최대의 길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몽골인들은 새해가 되면 산에 올라 돌탑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행운을 비는 의식을 치르거나 설에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며 덕담을 주고받으며 빰을 대는 풍습이 있어요.
음식은 양고기로 속을 채운 만두(보쯔)나 우유로 만든 차갈릭 음식을 먹으며, 명절 때 인기 있는 선물은 사탕과 같은 단 음식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프랑스는 구정인 달이 없기 때문에 신정인 1월 1일에 새해를 기념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설 풍습은 그 해의 술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한 해가 지나도록 집에 술이 남아 있으면 다음 해에는 운이 좋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해가 지나기 전에 조금은 취하더라도 집안의 술을 모두 마셔 없앤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설 음식은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입니다. 갈레트 데 루아는 '왕의 과자'라고 불리며 프랑스의 공연자를 기념하는 축제음식으로 밀가루 반죽에 버터와 아몬드 크림, 설탕, 달걀 등을 넣은 둥그런 모양의 파이입니다. 파이를 만들 때 중간에 작은 조각 인형을 넣는데요. 파이를 나눠 먹을 때 인형이 나온 사람은 그날 하루 왕 대접을 받고 그해 1년 동안은 행운이 깃든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1월 6일 주현절에 새해를 기념합니다. 주의 공연 일이라고도 하는 주현들은 주로 가톨릭 국가에서 기념하고 있는데요. 주현절은 예수님이 25일 탄생한 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을 받은 날 혹은 동방에서 3명의 박사가 혜성을 따라 예수에게 도착한 날 세례 요한이 예수에게 세례를 준 날 등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풍습에는 베파나(Befana)라고 불리는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여기는데요. 그래서 이탈리아의 아이들은 자기 전 벽난로 옆에 베파나 할머니가 선물을 채워 넣을 수 있도록 양말을 올려 둡니다. 마치 산타클로스와 같은 개념입니다.
스페인
스페인에서는 새해가 되면 노체비에하(nochevieja)라는 행사를 지냅니다. 노체비에하는 '오래된 밤을 보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12월 31일 저녁에 1년 12달을 의미하는 포도 12알을 준비해 밤 12시에 정각에 울리는 12번의 종소리에 맞춰 포도를 하나씩 먹으며 새해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미국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임스퀘어 볼 드롭 행사가 대표적인데요. 12월 31일 밤에 모여 새해가 넘어가는 순간 타임스퀘어 건물에 있는 커다란 크리스탈 볼이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볼 드롭 행사 전후로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지는데요. 우리나라 싸이와 방탄소년단도 볼 드롭 행사 콘서트에 초청돼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신년 음식은 호핑 존(Hoppin' John)으로 콩, 야채, 베이컨을 볶아 밥 위에 얹어먹는 음식인데요. 본래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먹었던 음식이었으나 남북전쟁으로 인해 노예가 해방되며 미국 전형에서 먹는 음식으로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이란
이란이나 중앙아시아의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1월 1일이 아닌 봄을 새해 첫날로 여겨 기념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 신년인 노루즈(Noruz)는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의미로 노루즈 전부터 온 집안을 대청소하고 새해 당일에는 깨끗한 새 옷을 입고 온 가족이 명절 음식을 즐깁니다. 특히 풍요를 기원하며 봄을 상징하는 일이나 보리새싹을 곳곳에 두는 풍습이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설을 즐기는 모습에는 차이가 있지만, 가족, 친척 혹은 이웃들과의 정을 나누며 함께 한다는 의미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올해도 건강과 덕담을 나누는 행복한 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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