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배관 하자로 세대 누수 발생…공용이지만 전유부분에 설치됐다면 대표회의에 배상책임 못물어

[언제나그대로]

“공용배관 하자로 세대 누수 발생…공용이지만 전유부분에 설치됐다면 대표회의에 배상책임 못물어”

인천지법 판결

아파트 구조상 공용배관인 수도계량기 이전 배관 하자로 세대에 누수가 발생했어도 전유부분에 설치됐다면 입주자대표회의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강재철 부장판사)는 최근 인천시 서구 K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아파트 입주민 K씨를 상대로 제기한 수리비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대표회의는 원고 K씨에게 1백42만여원을 지급하고, 원고 K씨가 승소한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세대 내 전유부분에 설치돼 있는 배관과 계량기 후의 배관은 전유부분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 ▲이 아파트는 상수도 입상관(공동구)에서 분기돼 세대 방바닥 밑을 통과하고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통과한 후 세대로 분배되는 특수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 사실 ▲이 아파트 누수가 발생한 부분은 원고 K씨의 전유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나 수도계량기 이전 배관부분인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 K씨가 거주하는 세대의 누수는 계량기 이전 배관의 하자로 인한 것이며, 그 하자보수를 위해 이 아파트 전체의 수도를 차단했으므로 누수가 발생한 배관은 구조상 공용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누수가 발생한 배관을 공용부분으로 보더라도 이 배관이 원고 K씨의 전유부분에 설치돼 있는 점, 이 아파트 준공 당시 배관에 누수가 있었고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됐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비록 공용부분이더라도 전유부분에 설치된 배관의 유지관리의무는 직접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원고 K씨에게 있으므로 이 배관의 누수하자 역시 원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 배관의 누수에 대한 보수책임이 피고 대표회의에게 있다.”며 “보수비 등을 달라는 원고 K씨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이 아파트 입주민 K씨는 지난해 2월 세대에 누수가 발생해 설비업체 A사에 누수탐지를 의뢰했지만 누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어 입주민 K씨는 지난해 3월 세대에 다시 누수가 발생하자 설비업체 B사에 누수탐지를 의뢰, 수도계량기 이전의 상수도 배관에서 하자를 발견했고, 배관 수정, 바닥 미장 등의 보수공사를 실시해 검사비용 28만원과 배관 누수보수비 1백만원을 지출했다.

이에 입주민 K씨는 “공용부분 하자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지난해 5월 대표회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인 인천지법 민사54단독은 지난해 12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전유부분이 속하는 동 건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흠으로 다른 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흠은 공용부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을 종합해 보면 원고 K씨가 거주하는 세대의 누수는 계량기 이전 배관의 하자로 인한 것이고, 이 부분은 구조상 공용부분”이라며 “피고 대표회의는 원고 K씨에게 1백42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피고 대표회의는 1심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해 이같은 판결을 받았다.

한편 입주민 K씨는 2심 판결에 불복, 상고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