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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랑방 스크랩 밀양 천황산~재약산 산행 밀양아리랑대축제
최영기 추천 0 조회 21 09.06.26 01:0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밀양 천황산~재약산 산행

+ 밀양아리랑대축제

 

신명난 노랫가락처럼 봄 찾아드는 영남알프스

 

 

 

경남 밀양 천황산(天皇山·1,189m)과 재약산(載藥山·1,108m·수미봉)은 가을철 화려한 억새 풍광으로 이름난 영남알프스에서도 대표적인 산봉이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너른 안부와 재약산 남쪽 사자평 일원은 여름이면 생동감 넘치는 초원으로 물들었다가 가을이면 화려한 억새로 탈바꿈해 많은 등산인들과 탐승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두 산은 산 안으로는 목장이 들어설 만큼 부드러운 지형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바깥쪽은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 깎아지른 형세를 지니고 있다.

신라 고찰 표충사가 자리잡은 단장면 구천리 일원은 재약8봉이라 일컫는 기암괴봉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산내면 남명리 일원 역시 능선마다 곧추서 파고들 틈이라곤 전혀 없을 만큼 험준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철옹성 같은 영남알프스에도 봄이 스멀스멀 찾아들고 있었다.

산밑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산 안은 분홍빛 진달래꽃과 노란 생강나무 꽃이 곳곳에 피어나며 잿빛 산을 화사하게 꾸며주고 있었다. 밀양아리랑의 흥겨운 노랫가락처럼 봄이 찾아드는 천황산에 오른다.

 



▲ 노란 봄빛에 녹아들고 있는 얼음골.

오른쪽 골짜기가 얼음골이고 그 오른쪽 능선이 용아릉 B코스다.


스릴과 조망 만점의 용아릉 A길


봄 날씨는 하루 하루가 달랐다. 엊저녁 남명리에 도착할 때는 싸늘한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들어 아직 겨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나 싶더니 이튿날 아침 햇살이 내리쬐자 따스한 봄으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따뜻해지는데 영하 1℃란 말이야!”

얼음골 주차장 전광판에 ‘얼음골 영하 1℃·대기온도 11℃’라 표기돼 있다. 오전 9시를 조금 못 미처 도착한 대구 산친구들(회장 이용채) 회원들은 전광판을 보자마자 “산 밖은 이미 완연한 봄에 들어서 있는데 산 안은 아직 겨울인가 보다”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산 안 역시 봄이 찾아들고 있었다.

산사 들머리에는 껑충 자란 진달래나무들은 분홍빛 꽃을 하늘 향해 활짝 피우고, 천황사 대광명전(大光明殿) 앞마당 겹벚나무는 솜털처럼 가볍고새색시 볼처럼 불그스레한 연분홍 꽃을 피우고 있다. 이렇듯 화사한 봄을 맞아 벌과 나비들도 가만 있지 못한다. 꽃 찾아 꿀 찾아다니느라 정신 없이 웽웽댄다. 봄은 미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더욱 청초한 빛을 띠는 진달래꽃 터널을 벗어나자 찬바람이 쏴 불어온다. 밀양 최대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얼음골 결빙지(천연기념물 제224호·1970년 4월 24일 지정)다.

오늘 산행안내를 맡은 밀양 토박이 최정식(밀양대 OB)씨는 “크고 작은 돌들이 너덜을 이룬 이곳은 8월 초 얼음이 녹기 시작, 10월 중순경 바깥의 온도와 거의 같아진 뒤 날씨가 추워지면 오히려 바깥 온도보다 훨씬 따뜻해지는 신비의 명소”라 귀띔해준다.

“의성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를 해부한 곳으로 유명해요. 이렇게 서늘할 정도로 기온이 낮으니까 가능했겠죠?”


 


▲ (위) 가마볼계곡을 따라 오르는 대구 산친구들 회원들.

(아래) 얼음골 기암절벽을 등지고 자리 잡은 천황사.


“와 저기 봐. 정말 얼음이네. 고드름이 반짝반짝한데.”

허준과 얽힌 얘기가 전하는 얼음골에 얼음이 얼어 있든 말든 산기슭에는 따스한 봄이 스며들고 있다.

너덜 한쪽 바위틈에 뿌리내린 생강나무와 진달래나무는 노란빛·분홍빛 꽃을 피우고, 나무마다 막 돋아난 연둣빛 새순은 아기 새가 먹이 달라 혀를 내미는 듯 앙증스런 모습이다. 새 생명의 잉태를 위해 만물이 봄빛을 마시고 있었다.


“무슨 길이 이렇게 가팔라! 이 길이 맞긴 맞는겨? 입구에 위험하고 길도 없다고 표시가 돼 있던데.”

애독자의 제보에 따라 찾은 용아릉 A코스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3명의 여성 회원들은 용아릉으로 접어든 이후 내내 가파른 산길에 애를 먹는 표정이다. 얼음골에서 가마볼계곡으로 넘어서다 능선길을 따른 지 15분. 벌써 백운산 산허리를 가로지른 도로(24번 국도)가 발아래다.

그 뒤로 운문산(1,196.4m)에서 가지산(1,240m)으로 뻗어나간 해발 1,000m대 산릉이 하늘을 떠받치는 장성처럼 장엄하게 솟아 있다.

산 안쪽도 만만찮다. 능선 오른쪽 얼음골 너덜 위로 거친 암릉이 솟구친다. 용아릉 B코스다. 대구 여성산악인들은 저 암릉을 타게 될지도 모른다는 산행 계획을 듣곤 깜짝 놀란다.

 

백운산 쪽에서 기운찬 함성소리가 산들바람을 타고 귓전에 다가오자 위쪽에서 오르던 울산 등산인들이 “야호~”로 화답한다. 최정식씨는 아마 부산등산학교 학생들일 것이라 귀띔해 주고, 차재우(대구학생산악연맹 회장) 고문은 오늘 아침 얼음골을 향해 오던 중 백운산으로 교육받으러 가는 대구등산학교 강사와 학생들을 만났다고 일러준다. 백운산은 영남 산악인들에게 등반 열정을 키워주는 훈련장이었다.

“고헌산이 지금 난리라고 하네요. 산불이 엄청 크게 났대요.”

멋진 조망에 취해 있는 터에 이영철(대구 산친구들)씨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오늘 아침 고헌산 산행에 나선 선배들이 산밑에서 멍하니 산불만 쳐다보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준다. 그러고 보니 커다란 물주머니를 매단 헬리콥터들이 고헌산을 향해 연신 날아가고 있었다.

“어휴, 산에 처음 오는 사람을 이렇게 고생시킬 수 있는 거야.그것도 야근 마치고 퇴근하자마자 산행에 따라나선 사람을 말야.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해. 몸무게를 따져도 다른 데 말야.”

 



▲ (위) 용아릉A코스를 따르다 너럭바위에서 쉬고 있는 산친구들 회원들.

오른쪽으로 영남 클라이머들의 훈련도장인 백운산과 그 뒤로 가지산 능선이 바라보인다.

(아래) 천황산 정상에서 재약산을 향하는 산친구들 회원들.


능선을 따른 지 한 시간쯤 지나 얼음골에서 우리를 추월한 울산 등산인들을 만난다.

그 중 흙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쉬고 있던 한 사람은 “몸무게 100kg가 넘는 사람과 60kg대와 같으냐?”며 앞서 오른 일행에 대해 볼멘소리를 해댄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가 보다.

활짝 핀 분홍빛 진달래꽃에 코를 갖다 대더니 얼굴이 활짝 펴져서는 “그래도 산에 오니 이런 봄꽃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즐거워한다.

능선 곳곳이 바위를 이루고 쉼터가 수시로 나타나 순간 순간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그래도 산릉을 따라 숲이 너무 우거져 조망을 빼앗는 게 못내 아쉽다.

된비알에 죽을 맛인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침묵 속에 걷다 갑자기 고개를 번쩍 치켜든다. 시커먼 바위절벽이다. 10여m 높이의 절벽에는 굵고 가느다란 로프 두 가닥이 매달려 있어 남자들은 쉽게 올라서지만 팔 힘 약한 여성회원들은 저마다 애를 먹는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이현탁씨는 절벽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왼쪽으로 돌아서더니 “이쪽으로도 길이 있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벼랑길 못지않게 험악한 우회로다. 이끼가 두텁게 덮인 바윗길은 오히려 더 긴장케 하고, 조심스럽게 만든다. 그런데도 천년의 세월을 밟는 듯한 느낌이란 오묘하기 이를 데 없다.

재약산 바위꽃술에 올라 영남알프스 조망

된비알 능선을 벗어난 것은 정오경.

천황산과 능동산을 잇는 능선에 올라서자 환한 햇살이 내리쪼이고, 산들바람이 달아오른 열기를 식혀 준다.

이제 가지산~고헌산 능선뿐 아니라 능동산(983m)에서 배내고개와 배내봉(966m)~간월산(1,083m)~간월재~신불산(1,208.9m)을 거쳐 영축산(1081.2m)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이 한눈에 든다.

능선 갈림목에서 약 5분 거리인 샘물산장에 도착해 모처럼 일행 14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집에서 싸온 음식에 샘물산장 두부와 막걸리가 더해지니 점심상은 한층 푸짐해지고, 영남알프스 조망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화려한 점심상이 어디 또 있으랴 싶어진다.

엊저녁 늦도록 이어진 회식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 오전 내 표정이 일그러져 있던 조명숙 총무도 얼굴이 환해지고 말수가 늘어난다. 그러다 예까지는 배내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다가올 수 있다는 말에 “그럼 차 타고 오면 될 걸 뭐 하러 이 고생했냐”고 한마디 해댄다.

샘물산장은 만남의 장소나 다름없다.

조명숙씨와 같은 초행자, 산은 천황산이 처음이라는 초보자 그리고 머리 위까지 올라오는 커다란 배낭 메고 영남알프스를 한 바퀴 도는 등산 마니아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산 얘기를 나누고 정담을 주고받다가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며 각기 갈 길로 떠나간다.

 



▲ (왼쪽) 360도 조망이 가능한 천황산 정상은 촬영 명소다.

(오른쪽) 용아릉 A코스상의 절벽지대.

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팔힘이 약한 여성 등산인들은 애를 먹는 구간이다.


“가을도 좋지만 봄여름에도 좋아요. 사자봉 가는 능선은 5월이면 온통 철쭉꽃으로 빛나요. 여름이면 초원능선으로 반짝이고요.”

펑퍼짐한 능선 안부에서 12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샘물산장 주인 정지홍씨는 천황산은 가을뿐 아니라 봄여름에도 경관이 뛰어나 많은 이들이 몰려든다고 자랑한다.

푸짐한 점심에 배를 두둑이 불린 뒤 사자봉으로 향한다. 산길은 이미 봄을 듬뿍 먹어 푹신푹신하게 느껴진다.

간간이 반팔 티셔츠 차림의 등산인도 보인다. 산은 아직 잿빛인데 사람은 벌써 여름을 맞고 있나 보다. 잡목숲을 벗어나자 산릉을 따라 사자봉 정상으로 오르는 이들이 보인다.

“다리가 무겁긴 해도 멋지네요. 와, 높다. 하늘 위로 떴네. 훨훨 나는 것 같아.”

너럭바위 조망대에 올라서는 순간 모두 감탄한다. 이제 운문산에서 가지산으로 뻗은 능선마저도 발아래 놓인 것처럼 느껴진다.

산아래 마을에선 잔치가 벌어졌는지 흥겨운 노랫가락이 울려 퍼진다.

그렇지만 아무리 흥겹다 해도 지금 봄바람 타고 산릉 위를 나는 우리만 하랴. 

 

한걸음에 사자봉 정상에 올라선다. 팔도의 등산인들이 영남알프스 사자봉 정상에 봄 맞으러 모여들고, ‘天皇山 해발 1189m’ 표석 앞은 증명사진 찍으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하기야 능동산과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진 이곳만큼 멋진 촬영포인트가 또 어디 있겠는가.

정상에 머무는 사이 봄 햇살은 몸과 마음을 늘어지게 하고 춘곤증이 눈꺼풀을 천근만근 무겁게 한다. 차재우 회장은 샘물산장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킷을 벗어 젖히더니 이제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다.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대구 산친구들은 “위쪽 조망이 훨씬 좋다”며 아쉬워한다. 우리만이 아닌가 보다. 저마다 너럭바위에 돗자리 펴고 환한 얼굴, 흥겨운 목소리로 모처럼 따스한 봄 햇살과 장엄한 조망을 즐기고 있다.

“아무래도 그냥 못 가겠네요. 시원한 맥주 한 잔 더 해야지. 이 시원한 봄바람을 모른 체 한데서야.”

사자봉 정상에 도착할 즈음부터 불어댄 봄바람이 누런 억새를 부드럽게 뉘었다 곧추세웠다 한다.

안부 직전 간이식당(표충사 3.7km, 배내골 8km, 수미봉 1km, 사자봉 0.8km)에 닿자 이용채(대구산악연맹 부회장) 회장이 “시원한 봄바람에는 차가운 맥주가 어울린다”며 일행을 붙잡는다.

그리곤 식당에서 사온 캔맥주에 배낭 깊숙이 넣어두었던 간식에 비상식량까지 끄집어 내놓는다.

너른 억새밭에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재약산으로 향한다.

서쪽 표충사를 향해 기암절벽처럼 치솟은 8개 암봉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다는 재약산 등로는 미로다. 바위틈으로 비집고 들어서면 바위숲에 갇히고, 바위를 타고 오르면 위태위태한 암봉 끝이다. 그래도 좋다. 바위 꽃술 위에 올라앉아 산하를 내려다보는 형국 아니더냐.

 


▲ (위) 수많은 바위가 삐죽삐죽 튀어나와 바위꽃을 연상케 하는 재약산 정상.

(아래)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의 억새밭. 산길을 따라 데크가 깔려 있다.


신명난 봄 산, 신바람 통째로 빨아들여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다!”

어디 한 곳 빠져나갈 데 없는 듯한 바위숲을 파고들어 산정에 올라선다. 빙 둘러 산이다.

황원선씨는 산 안의 널찍한 분지를 이룬 사자평을 바라보며 “마적들이 숨어살기 딱 알맞은 곳”이라 말한다.

차재우 회장이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載藥山 1,108m’이라 표기된 정상석에 손을 얹자 여성 회원들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꼭 끌어안아야 첫 애인을 만날 수 있다”며 짓궂게 놀려댄다.

능선길은 진불암 진입로를 거쳐 다시 산길로 바뀐 다음 고사리분교 터로 이어진다.

1966년 산동초등학교 고사리분교로 개교된 이후 1996년 폐교될 때까지 30년 동안 3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고사리분교는 교사마저 철거돼 옛 모습을 찾을 길 없다.

그런데도 산골 어린이들이 진달래꽃 입에 문 채 까르르 웃어대고 재잘거리며 뛰어 노는 모습이 그려지고,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진짜요? 정말 한 시간이면 하산할 수 있어요?”

오후 4시 반, 옥류동계곡 건너 향로봉 기슭을 따라 이어지는 기나긴 산림도로를 바라보며 대구 여성 산악인들이 한숨을 푹 내쉰다.

오늘 산행 계획은 용아릉 A코스와 B코스를 잇는 것으로 다섯 시간쯤 잡았다. 그러다 사자봉 능선종주로 계획이 바뀌어 사자봉만 오르면 곧장 표충사로 내려서는 줄 알았다가 다시 재약산까지 잇게 되었으니 지칠 만도 했다.

표충사 내려가는 길은 세 가닥이다. 임도를 따라도 되고, 고즈넉한 옥류동천 계곡길도 있다.

대신 아직 가보지 못한 재약산 남서릉 허릿길을 따른다. 예상과 달리 너무도 완만한 허릿길에 모두 여유로움이 넘친다. 골짜기에 우거진 숲은 양털처럼 부드럽고, 골짜기 건너 임도는 머리카락을 곱게 가른 가르마처럼 예쁘게 이어진다.



▲ 천황산~재악산 개념도


한 시간쯤 내려섰을까.

표충사가 빤히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다다르자 온종일 먹이 찾아다니느라 지친 청솔모 한 마리가 힐끗 쳐다보고, 봄햇살 받은 나무들은 저마다 새순을 삐죽 내밀고 있다. 짐승이든 나무든 서산 넘어가는 봄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은가 보다.

바람이 휑 몰아치자 표충사 뒤란을 멋들어지게 장식한 키 큰 대나무들이 흰 꽃 활짝 핀 산벚나무를 향해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대고, 벚꽃은 대나무의 가슴을 더더욱 흔들어대려는 듯 꽃비를 퍼붓는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정든 임이 오시는데 인사를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벙긋.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봄바람에 산은 신명나고 있었다. 산은 그 신바람을 통째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 

 

 

제52회 밀양아리랑대축제
5월 6~10일 밀양시내 일원에서 열려

충의(忠義)·지덕(知德)·정순(貞純) 3대 정신의 뜻을 기리는 반세기 전통의 향토축제인 밀양아리랑대축제가 5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 밀양시 일원에서 열린다.

밀양아리랑대축제는 이 고장 출신 구국성사(救國聖師)인 사명대사의 충의정신과 조선조 성리학의 태두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지덕정신 그리고 죽음으로 순결의 화신이 된 윤동옥 아랑낭자의 정순정신을 향토의 기풍으로 진작하여 각종 경연대회를 통한 후진 양성과 문예진흥의 계기를 삼고자 매년 5월 초 개최하는 축제이다.

올해로 52회째를 맞이하는 밀양아리랑대축제는 6일 충의·지덕·정순 불씨채화 고유제를 시작으로 점필재 김종직 선생 학술대회, 7일 전야제 특별행사인 사명대사 평양성 탈환 재현, 8일 성화봉송 길놀이 퍼레이드·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및 서막식, 밀양아리랑 환타지, 9일 아랑규수 선발과 밀양아리랑 전국민요경창대회 및 제8회 밀양아리랑가요제, 10일 기축년 아랑 대관식과 아랑제향 및 시민화합 대동한마당 등의 일정으로 치러진다.



▲ 1.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보물 제147호).

밀양아리랑대축제 주무대는 영남루 맞은편 남천 둔치에 마련된다.

2.남천 둔치 주무대에서 열리는 아리랑판타지.

5월 8일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사진 밀양시청>

3. 5월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남루 누각에서 경연을 펼치는 기축년 아랑규수 제례 겨루기. <사진 밀양시청>

4. 밀양교를 건너고 있는 충의·지덕·정순의 가장행렬.

5월 8일 오후 5시 시청광장을 출발해 밀양교를 건너 남천 둔치까지 이어진다. <사진 밀양시청>


아울러 밀양역사문화유적지 탐방, 밀양아리랑 소망교 건너기, 밀양아리랑 가사 104자를 108m 광목천에 써내려 가는 밀양아리랑 서예 춤사위, 밀양강 수상에서 첨단미디어 장비를 이용한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스토리텔링 멀티빛쇼, 전설 속의 아랑을 테마로 밀양영화학교에서 특별 제작한 영화‘동지섣달 꽃’ 상영, 사랑방 이야기 여행, 다문화가족 어울림마당 등 다채로운 참여·체험행사가 밀양 남천 둔치 일원에서 영남루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밀양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인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도지정 무형문화재 무안용호놀이, 감내게줄당기기, 법흥상원놀이와 발굴문화재인 밀양 12차농악, 새터가을굿, 신선바위학춤과 타지역 우수 무형문화재 초청공연,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민속공연이 함께하는 화합의 하모니 축제도 마련되어 있다. 문의 밀양문화제집전위원회 055-353-3550, www.arirang.or.kr

 

 

산행길잡이
5월이면 신록과 철쭉으로 화려해져


천황산과 재약산은 지명 때문에 논란이 많은 산이다.

현재 1,189m봉에는 천황산, 남쪽 1,108m봉에는 재약산이란 이름이 새겨진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으나 원래 이 산 전체를 재약산이라 하고, 1,108m봉은 수미봉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따라 산길 갈림목에 간혹 천황산은 사자봉, 재약산은 수미봉이라 표기돼 있기도 하다.

천황산 등로는 얼음골과 표충사 기점이 대표적이다.

취재팀이 답사한 얼음골 용아릉 A코스는 험난한 바윗길에서 스릴을 맛보고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지대에서 장쾌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멋진 능선길이지만 간혹 추락사고가 일어나 밀양시에서 산행을 자제시키는 산길이다.

특히 하산길 절벽지대에서 사고가 한 해에 서너 건씩 발생하고 있어 능선상에는 ‘출입 금지’ 팻말을 설치해 놓았다.

산행은 얼음골 결빙지와 가마볼계곡을 잇는 등산로상의 능선 갈림목으로 입구에 ‘위험, 길 없음’ 표시가 돼 있다.

여기서 천황봉~능동산 능선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3분의 2쯤 올랐을 때 나타나는 절벽 구간에 대비해 15m 길이의 보조자일을 휴대하면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절벽 왼쪽으로 우회가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절벽 길을 곧장 오르는 편이 낫다.

샘물산장 이후로는 체력과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코스를 잡을 수 있다.

가장 짧은 코스는 샘물산장에서 사자봉 방향으로 10분쯤 가다 갈림목(얼음골 1.9km, 천황산 1.4km)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라 얼음골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후로는 사자봉을 넘어 간이매점이 서 있는 안부에서 오른쪽 표충사로 빠지는 길로, 표충사까지 3.7km, 약 1시간30분 거리다.

안부에서 재약산 정상과 사자평을 거쳐 표충사로 내려서려면 2시간30분 정도 잡아야 한다.

얼음골 매표소에서는 가지산도립공원이 입장료를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400원씩 받는다. 표충사 입구에서는 문화재 관람료가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 (왼쪽) 얼음골 (오른쪽) 돼지국밥

 

>> 대중교통


밀양행 노선버스는 부산·대구·마산 등지에서 운행한다. 서울에서는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역에서 05:30(KTX)부터 23:00(무궁화)까지 1일 43회 운행하며, KTX는 약 2시간15분(43,000원), 새마을호는 약 4시간15분(34,000원), 무궁화호는 약 4시간45분(22,800원) 걸린다.

대구→표충사  남부시외버스터미널(053-743-4464)에서 09:10, 13:15 출발. 약 1시간50분, 9,100원.
대구→얼음골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08:00, 10:00, 13:35 출발. 약 2시간, 10,500원,
대구→밀양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10회(08:00~18:05) 운행. 1시간20분, 7,000원.
부산→밀양  서부 시외버스터미널(사상·051-322-8301~2)에서 40분 간격(07:00~20:30) 운행. 1시간20분, 4,000원.
밀양→얼음골  시외버스터미널(055-354-2320)에서 07:00, 08:00, 09:05, 10:40, 11:30, 11:40, 12:20, 13:30, 14:30, 15:05, 15:15, 16:10, 17:40, 18:30, 20:00 출발하는 석남사행 밀성여객이나 농어촌버스 이용. 50분 소요, 요금 3,800원.
얼음골→밀양  얼음골 주차장(055-356-2811)에서 06:50, 07:10(농어촌버스), 07:50, 08:40, 09:40, 10:40(농), 11:40, 12:35, 13:35, 14:40, 16:00, 17:00(농), 18:00, 18:40 출발. 밀성여객 3,800원, 농어촌버스 1,800원.
얼음골→석남사(언양)  얼음골 주차장에서 09:55, 11:10, 12:10, 13:10, 15:55, 16:55 출발. 요금 1,800원.
밀양→표충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35, 08:45, 10:00, 11:20, 12:40, 14:20, 15:00. 15:10, 16:40, 17:30, 18:20, 19:20, 20:20 출발하는 밀성여객이나 농어촌버스 이용. 40분 소요, 요금 2,800원.
표충사→밀양  윗주차장에서 6:50, 07:00, 09:30, 14:20, 16:00, 18:00, 20:00 출발. 윗주차장에서 1km 떨어진 상가단지에서는 좀 더 자주 버스가 운행한다.
밀양 콜택시 055-355-5555.

>> 숙식


얼음골 

얼음골산방 356-5974, 별장민박 356-2901·011-9504-9902, 참조은민박 356-4016·019-547-4049, 뜨락산장 011-579-2975, 호박소가는길(식당·민박) 356-5185, 일일구민박 356-5119.
표충사  

알프스민박펜션 010-5135-6990, 재약상회(식당·민박) 055-352-1080·011-854-8460, 방갈로민박가든 055-352-1528, 강변펜션민박 055-352-1085·016-555-1085, 향수민박 351-1819·017-842-6337, 부산펜션 011-559-1041.
얼음골과 표충사 관광단지 일원에는 촌닭·염소 또는 산나물을 재료로 하는 전문식당이 많다.

돼지국밥은 밀양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돼지뼈를 푹 삶아낸 국물에 기름을 쫙 빼낸 돼지고기를 듬뿍 집어넣어 담백하면서도 든든한 음식이다. 밀양시내의 밀양돼지국밥(055-354-9599)이 현지 주민이 추천하는 음식점이다. 1인분 5,000원.
샘물산장 

사자봉 북동릉 안부에 위치한 샘물산장에서는 동동주(1되 6,000원), 라면(3,000원), 두부(8,000원), 도토리묵(8,000원) 등을 팔고, 민박용 방이 세 칸 있다. 6인 이용 가능한 방을 5만원 씩 받는다(침구 제공). 문의 055-356-7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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