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계림동 옛 시청사 부지의 주인은 결국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였다.
29일 동구청에 따르면 (주)필하임 플러스가 대형마트로 건축허가를 받아 교통영향평가, 건축허가 등을 통과한 옛 시청사 부지의 사업자가 지난 8월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로 변경됐다.
삼성 홈플러스는 현재 공정이 마무리 상태에 접어듬에 따라 홈플러스 계림점이라는 상호로 오는 12월말 개점을 준비하고 있고 현재 60명의 시간제 사원을 모집중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우회 진입’논란 여전
필하임 플러스는 지난 2005년 10월 옛 시청사 부지를 금호컨소시엄으로부터 사들였다. 부동산 자문과 쇼핑몰 건축이 주종인 필하임이 이 부지를 인수하면서 메이저급 대형유통업체가 `뒤’에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후 대인시장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필하임이 대형 유통매장 신축을 위해 제출한 교통영향평가(2006년 2월), 건축허가(2006년 9월) 등의 행정절차는 별다른 문제없이 통과됐다.
올 초 이 부지를 매입할 업체가 삼성 홈플러스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졌고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사업자변경을 통해 서류상으로 완벽하게 이 땅을 접수하게 됐다.
삼성 홈플러스가 제3자를 통해 행정절차를 밟은 뒤 이를 사는 `우회 진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전주에서도 이같은 과정을 통해 진출하려다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받으라’는 전주시와 법적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광주 경실련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 브랜드로 입점할 때는 지역상인들의 반발과 교통영향평가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 질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경제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홈플러스, 시장상인, 행정기관 등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상인들 “일단 지켜보겠다”
필하임 측은 대인시장 측의 반발로 건축심의가 잇따라 반려되자 시장측과 자녀직원 우선 채용, 발전기금 조성 등에 합의했다. 삼성 홈플러스도 지난 8월 사업자를 변경할 때 대인시장과 필하임 측이 맺은 내용을 승계하기로 했고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대인시장 번영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인시장 번영회 설진광 총무는 “홈플러스가 인력채용, 납품, 입점 등에 대해 필하임측과 맺은 계약조건이 유효하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다음달 초 임원회의, 시장상인들의 설문조사를 거쳐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상인들의 구체적인 입장을 수용할 수 있는 지 여부다. 대인시장과 필하임 측에서 맺은 계약조건 중 일부가 구체적이지 못해 자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필하임 측과 합의과정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시장상인들이 한목소리를 낼지도 미지수다.
대인시장 한 상인이 “홈플러스가 약속했던 합의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입점 반대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삼성 홈플러스 입점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