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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居無事不寬恢, | 산거무사불관회 | 산속에 사노라니 모든 것에 너그러워져 |
別界林泉似畫開. | 별계임천사화개 | 별세상의 자연이 그림같이 열렸네. |
明月自虧還自滿, | 명월자휴환자만 | 밝은 달은 스스로 이지러졌다 다시 차며 |
白雲時去又時來, | 자운시거우시래 | 흰구름은 때때로 갔다가는 또 온다오. |
寒聲澗到千苞竹, | 한성윤도천포죽 | 차가운 시냇물 소리 우거진 대숲 속에서 들리고, |
春意庭存一樹梅. | 춘경정존일수매 | 뜰 앞 매화 한 그루엔 봄기운 남아 있다. |
至樂在中無處說, | 지락재중무처설 | 이 속의 지극한 즐거움 말할 곳이 없어 |
屢回清夜起徘徊. | 누회청야기배회 | 맑은 밤이면 여러 번 일어나서 배회한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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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居無事不怡情, | 산거무사불이정 | 산속에 사노라니 모든 일에 흡족하여 |
自在安閒自在淸. | 자재안한자재청 | 편안하고 한가롭고 마음도 맑아진다. |
寒暑雨風都不出, | 한서우풍도불출 | 추위, 더위, 비바람일 때 나들이를 전혀 안고 |
飛潛動植與俱生. | 비잠동식여구생 | 새와 물고기, 동물, 식물과 함께 산다오. |
一身利害商量熟, | 일신이해상량숙 | 한 몸의 이로움과 해로움도 곰곰이 헤아려 보고, |
千古升沈閱驗精. | 천고승침열험정 | 천고의 역사도 정밀하게 살펴봤다오. |
試問向來持世者, | 시문향래지세자 | 근래의 세상을 관장하는 이들에게 시험삼아 묻건데 |
我今和汝孰尊榮. | 아금화여숙존영 | 지금의 나와 누가 더 영화를 누린다고 하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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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居無事不消沈, | 산거무사불소침 | 산속에 사노라니 일마다 의기소침해져 |
歲暮陰岡雪正深. | 세모음강설정심 | 한 해 저무는 산등성이 북쪽에 눈이 깊이 쌓였네. |
文字可憐和氏璞, | 문자가련화씨박 | 문장이야 예쁘게도 화씨(和氏)의 보옥 같고 |
經綸已作古昭琴. | 경륜기작고소금 | 경륜은 벌써 고소(古昭)의 거문고로다. |
都無羨慕三公志, | 도무선모삼공지 | 삼정승의 뜻 쯤이야 전혀 흠모하지 않고 |
猶有追攀二帝心. | 유유추반이제심 | 요임금과 수임금만을 오히려 따른다오. |
遯世盆堅無悶操, | 둔세분견무심조 | 숨어 살 생각 더욱 굳어 울적한 마음 없고, |
不愁當代少知音. | 불수당대소지음 | 당대에 알아주는 사람 적은 것 근심하지 않는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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