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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16 오후 5:36:00 | 최종수정 2015-02-16 오후 5:36:30 | |
36강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뒷맛은 썩 개운치 않다. 대학축구 전통의 강호인 아주대의 얘기다. 약 3년만에 모교로 돌아온 하석주 감독 체재로 전환한지 2개월이 겨우 넘은 탓에 공-수에서 불안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아주대가 쌓아온 이미지를 고려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주대는 경남 통영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51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겸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 덴소컵 선발전 7조에서 승점 5점(1승2무)으로 한국국제대(승점 6점)에 이어 조 2위로 36강에 합류했다. 오는 18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천연C구장에서 신흥 강호인 한남대와 16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한국국제대, 대구예술대, 한려대 등 약팀들과 한 조에 속한 아주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나머지 세 팀보다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 있어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스쿼드의 무게감에서 세 팀을 압도하고 있는데다 특유의 공격력이 건재해 큰 이변이 없는 한 조 1위로 36강 진출이 확실시됐다. 첫 경기 한국국제대 전에서 4-0 완승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주위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2차전 한려대 전 이후 아주대의 구상은 삐걱거렸다. 한려대의 짜임새 높은 플레이에 오히려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문전 앞에서는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0-0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대구예술대 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후반 중반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자아냈으나 막판 윤태수(4학년)의 동점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이뤘다. 강팀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잔뜩 남겼다.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로 조 1위를 이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우리 팀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조 2위로 36강에는 올랐지만, 내용만 놓고보면 불만이 많다. 3년만에 모교로 오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내가 원하는 축구 색깔을 입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전과 달리 선수 개개인의 특징이 없어 스피드와 기동력이 떨어진다. 피지컬도 떨어져 여러모로 문제 투성이다." 2010년 12월 모교 아주대 지휘봉을 잡았던 하석주 감독은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남 드래곤즈 감독 직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모교로 돌아왔다. 2011년 대학선수권에서 모교 아주대를 11년만에 우승으로 이끈 하 감독은 전남 감독 시절에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앞세워 많은 팬들로부터 높은 지지도를 얻었다. 약 3년만에 모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게 됐지만, 가야할 길은 천리다. 4학년 선수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이름과 스타일 등을 외우지 못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머릿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하 감독의 우려는 실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국제대 전 4골을 제외하면 문전 앞에서 세밀한 마무리가 번번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상대 역습에 포지션 간격이 종종 벌어지는 등 극심한 공-수 불균형으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됐다. 무엇보다 게임메이커 곽성욱(4학년)의 부상은 아주대 전체에 큰 마이너스였다. 165cm의 작은 키에도 뛰어난 축구 센스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등이 돋보이는 곽성욱은 날카로운 패싱력과 슈팅력 등을 앞세워 아주대의 공격축구를 이끈다. 지난해 십자인대 파열로 고생했던 곽성욱은 대회 직전 또 한 번 발목부상을 입으면서 팀 전열에 이탈했다. 곽성욱의 부재로 미드필드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점이 아주대의 발목을 붙잡는다. "동계훈련 기간이 짧은데다 선수들의 부상도 속출하면서 제대로 된 훈련 조차 진행되기 어려웠다. 선수들의 이름과 플레이 스타일, 어느 포지션에 세울지 등을 염두해두고 연습경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 와중에 (곽)성욱이까지 부상을 입었다. 성욱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 경기력도 덩달아 저하되고 있다. 어려움만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4학년 선수들의 몸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조)주영이는 발목이 좋지 않아 동계훈련 때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강)태웅, (윤)태수, (안)세현이도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이전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경기 감각이 부족한 만큼 부상 선수들을 별도로 훈련을 시키는 것 밖에 없다. 휴식이 너무 많았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지방 하위팀들이 밀집수비를 펼치는 와중에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 쉽게 갈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문전 앞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다. 포지션 간격 유지 뿐만 아니라 수비라인의 발이 느리다는 것도 문제다. 순간 반응 속도도 느려 내가 추구하는 압박축구와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문제점이 너무 많다. 풀어야할 숙제가 산더미인 것 같다." 하 감독이 전남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아주대는 항상 공-수 불균형이라는 약점이 발목을 잡았다. 2선 윙어들의 공간 침투와 연계 플레이 등은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았으나 허약한 수비력으로 인해 공격의 파괴력이 묻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수 불균형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주대의 재도약은 쉽지 않다. 하 감독도 이 부분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 "실점을 안하고 골을 많이 넣는 축구를 지향한다. 그 이전 결과를 분석해보면 실점이 너무나 많았다. 실점이 많으면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어렵다. 아주대 감독 초창기에도 실점을 반 이상으로 줄이고 득점을 꾸준히 유지해서 성공을 거뒀었다. 실점을 줄이고 득점력을 높이는 것이 큰 숙제다. 기존 선수들이 아직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경향이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채워가야 할 것 같다."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수두룩하지만, 김준선(1학년)이라는 진주를 발굴한 것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유성생명과학고(대전) 2학년이던 2013년 백록기 대회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김준선은 탁월한 기동력과 공간 침투, 볼 키핑 등을 고루 갖췄다. 골 결정력도 갖추고 있어 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딱 부합한다. 대학 첫 공식대회부터 주전급으로 중용되는 등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김)준선이는 내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과 잘 맞는 선수다. 기동력이 좋고 근성도 갖춰 성인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1학년때부터 경기를 뛸 만큼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3년 전에도 1학년 선수들이 주전으로 5명이나 활약하며 팀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1학년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뛰어줘야 아주대 축구부의 미래도 밝다." 아주대는 하 감독이 지휘하던 2010년대 초반 대학축구를 주름잡는 강호로 군림했다. 탁월한 기동력과 선수 개개인의 멀티플레이 능력 등을 팀 색깔로 입히며 11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이를 계기로 전현철과 김태호(이상 전남 드래곤즈), 김용찬(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프로에 조기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하 감독이 아주대 축구부의 부활을 위해 꺼내든 키워드는 바로 기동력이다. "아주대 감독 초창기 때는 어려움이 컸는데 5~6월 이후 좋아지는 모습을 봤다. 상대를 압박하고 기동력으로 풀어갈 수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릴 것이다. 기술과 기동력이 동시에 떨어지면 상대를 절대 압도할 수 없다. 체력 운동은 하다보면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 운동량을 늘려서 선수 개개인의 정신적인 부분도 뜯어고칠 생각이다. 대회 후 1주일 동안 부곡으로 마무리 훈련을 떠난다. 지옥훈련을 하는 심정으로 내 스타일에 부합하지 못하면 낙오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4학년 선수들이 7명이나 있는데 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서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팀이 자연스럽게 좋아지리라 본다. 이제부터는 자유계약선수 제도로 전환되면서 좋은 선수를 선발할 수 밖에 없다. 4학년 선수들이 제 컨디션만 찾으면 내가 원하는 축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상 아주대 하석주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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