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자해 행동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자살과의 관련성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국내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나, 그 심각성에 비해 관련 연구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여기에서는 청소년의 자해 행동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내면의 욕구나, 욕망을 추구하며, 자신의 마음속에 그려놓고 있는 이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스스로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며 살아가는데, 이러한 모습은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통증, 고통,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긴장하며 두려움을 갖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기 보호를 위한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강렬한 본능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자해는 자살의 의도 없이 자신의 신체 조직에 상처를 입히는 행위로(Favazza, 1998), 자기 보존과 번식을 추구하는 개체의 보편적인 존재 목표와 상반되는 행동이며(이경선,2012), 이성의 주된 특징인 자기 사리추구에 반하여 일어나는 것이라, 일반적인 인간 행동 중 역설적인 성격을 갖는 행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해는 자살 의도 유무에 따라 자살과 비자살적 자해로 구분되며, 삶을 포기하려는 자살과는 달리, 비자살적 자해는 자살을 회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이거나(Sutton & Martinson, 2004), 심리적 고통 해결, 긴장 이완의 의도를 가진다는 점에서 자살과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해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의 자살에 대한 두려움 감소는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며(Joiner, 2005) 과거의 자해 행동은 향후 자살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연구(Muehlenkamp & Gutierrez, 2007)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해 청소년 중 70%가 실제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한 연구를 볼 때 청소년의 자해는 임상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현재 임상 현장에 있는 상담자들에게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Nock, Prinstein & Sterba, 2009)
>> 청소년의 자해 행동 현실
자해는 보통 12세에서 14세에 시작되며, 청소년 시기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청소년의 14~15%가 비자살적 자해 경험이 있고, 영국의 경우에도 6,02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략 10% 정도가 자해 경험이 있으며, 대만 고등학생의 11.3%, 중국 청소년의 17%가 자해를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자해 행동의 증가로 인해 최근 DSM-5에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 범주로 분류하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상담 분야 중 ‘정신건강’ 관련 상담이 2013년 9.2%에서 2017년 16.0%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용인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2013 위기 청소년 포럼’에서 33.2%의 청소년 응답자가 자해 경험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강민아.2017)
자해 청소년들은 자해를 은밀하고 개인적으로 실행하며, 흔적을 감추려는 속성이 있어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Nock, 2010) 실제로 청소년들의 자해 경험 비율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 청소년의 자해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
청소년의 자해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 중에는 사회계층, 고용상태, 동거가족, 비정상적인 성격진단, 약물 오용, 범죄기록, 사회경제적 박탈 등이 있습니다. 정신과적 장애와 관련해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관련 증상, 우울, 성격장애, 대인관계에서서의 어려움, 사회적 통합의 어려움 등이 있으며, 아동기 경험 중 불안정 애착형성과 외상경험이 청소년들의 자해 행동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애 초기에 주 양육자 사이에서 안정적 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채 불안정애착을 형성하거나, 만성화된 외상을 경험하는 것은 성장과정에서 인지, 정서,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청소년기에 많은 내현화 및 외현화된 문제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고,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게 되며(김혜지,2016), 시간이 흘러도 자기를 통합하지 못하고 분열된 상태로 남게 되어, 통합되지 못한 자아는 타인과의 연대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고립감을 심화시키게 됩니다.
자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이나 사회적 체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거나 학대 혹은 거부를 당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의 이별이나 배반으로 인해서 애착대상을 상실하거나, 복합적인 외상 경험 후 단절의 느낌을 가지게 될 때, 사람은 고립감을 느끼게 되고, 자해가 그러한 느낌을 가장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신체에 고의적 상해를 가하기도 합니다. (Herman,1997)
자살 행동과 사회적 유대감의 상실 사이에도 정적인 관계가 있고, 자살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좌절된 욕구 중 하나가 소속감의 욕구입니다.(Joiner, 2005) 즉, 소속감의 욕구가 좌절되고 고립되었을 때 개인은 부정적인 정서 상태와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자신의 정서 및 행동에 대한 통제력 손상이 자살 위험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좌절된 소속감, 즉 고립감에 대한 국내 연구에서도 고립감과 자살 생각 사이에 유의미한 정적 관련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하정미,설연욱,좌문경,2010)
또한, 불안애착 집단은 긍정적인 사건은 우연으로 귀인하고, 부정적인 사건에 대헤서는 안정적으로 귀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김선희 등, 2001; 김용희, 2006)
불안애착 집단이 긍정적인 사건은 우연으로 귀인하고,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서 안정적으로 귀인하는 경향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마찬가지로 아동기 학대 경험도 초기 부적응적 인지 양식 및 부정적인 인지양식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성장과정에서 불안적 애착 및 복합외상 경험을 한 청소년은 적응적 인지조절 전략보다는 부적응적 인지조절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부적응적 인지조절 전력을 매개하여 자해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복합 외상 경험자들의 주의력과 의식 기능의 변화는 해리, 기억력 상실 및 이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Pelcovitz et al, 1997) 해리 경험의 경우, 신체적 도주가 전혀 불가능할 때 해리를 통해 정신적 도주를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분리되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이 지나칠 경우 다른 사람과 완전히 단절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결국에는 자기 통합에 실패하게 됩니다.
성인보다 청소년은 자신을 압도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해리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Putnam, 2003)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혹은 ‘내가 아니었던 것 같다’와 같은 느낌의 경험의 불연속성을 갖게 되는 해리 경험은 자기 파괴적인 측면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자해 행동 시 고통에 대한 인내력을 증가시켜 자해 해동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도는 OECD국가 중 꼴찌에 가깝고, 2007 이후로 9세에서 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자해(자살)로, 2017년 통계에서는 7.7%를 차지하였습니다.(통계청, 여성가족부, 2019)
이와 같은 심각성에서 불구하고 국내 청소년 대상 관련 연구는 매우 미미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의 자해 행동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자해 청소년들을 돕는 방법
자해 행동은 불안정 애착과 높은 연관성을 보여주었으며, 성장과정에서의 부정적 경험과 청소년기의 특성이 맞물려, 많은 부적응적 문제로 이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적 관계 안에서 안정된 애착을 경험하고,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 갇혀 고립되기 쉬운 자해 청소년들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인지적 왜곡을 통해 부정적 전략을 많이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이들의 왜곡된 사고에 초점을 맞춰 주변 상황과 자신에 대한 객관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긍정적 정서조절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교육 및 훈련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사회적 지지망을 넓힐 수 있는 기회 및 기술 훈련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직면하기 어려워 해리라는 보호장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 자해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더 이상 해리가 보호장치가 아닌 자기파괴적인 행동임을 직면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살 의도가 없은 자해 청소년들이 수용, 타인 비난을 많이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자살 의도가 있는 자해 청소년들은 부정적이며 부적응적인 전략을 많이 사용하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자기 비난적 전략을 많이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살 의도가 있는 청소년들은 이들의 개인내적 동기를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내적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 치료 접근이 매우 유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교우문제, 학습문제, 적응문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여러분의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방법 및 양육방법 자문과 자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자신감 회복, 자존감 상승,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문헌출처: 자해 청소년의 특성과 관련 변인 연구(한양대학교 대학원,아동심리치료학과,진선주,2019)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