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드디어 골코에만 있다가 브리즈번에 진출했습니다.
사실은... 진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뻘쭘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지금 도서관에서 방 보러 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첫째날.
골코를 떠난다는 마음에 들떠서 3일전에(?) 미리 싸논 짐을 들고 인사를 합니다.
같이 사는 동생이 가지 말라며 형 가면 집은 누가 지키냐고 하는 것을 뿌리치고... ㅡㅡ;;
목표는 브리즈번 주변 관광입니다.
하지만 돌아다니다가 터 잡을 생각으로 있는짐 바리바리 다 싸들고 나옵니다.
일단 브리즈번 백팩커로 갑니다.
VIP카드 책자에 보니 사우스뱅크에 백패커가 있다 하여 일단 백팩커를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호주 온지 7개월짼데 첫경험 ㅎㄷㄷㄷ)
백팩커 이름은 Brisbne bckpackers resort.
16인실 21불인데 VIP 카드 있어서 20불에 들어갔습니다만 알고보니 8인실이더군요.
들어가서 인사를 합니다.
다들 하얀 친구들 밖에 없습니다.
영어 다들 잘합니다.
세명하고 인사 했는데 알고보니 영국 미국 스코틀랜드에서 왔습니다.
오오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한 영어 공부라고 속으로 좋아 합니다.
영국 친구는 영국 경제가 안좋아서 호주와서 셰프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튼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술도 한잔 하고 해야 하는데 샤워하고 잠깐 누웠는데 잠들고 맙니다. ㅡㅜ
둘째날.
일어나서 보니 방에 셰프한다는 친구 빼고 없습니다...
사실 인사만 나누었을뿐 별로 친해지지도 못 했기 때문에 미련없이 짐싸서 나옵니다.
그냥 백팩커 안내 책자에 설명이 나와있길래 그냥 한번 가보기로 하고
10분 동안 고민한 후에 무루라바로 향합니다.
어릴때 기차 타고 가는데 부모님 손잡고 간 이후로 이렇게 기분이 들뜬적이 없습니다.
랜즈보로우에 가서 버스로 갈아 탈려고 하는데 기차가 카불쳐에서 멈춰버립니다.
기차 운행 안한다고 안내원이 버스타고 가라고 안내책자를 손에 쥐어줍니다.
땡큐배리마치를 외치고 기다리는데 버스 시간이 30분 남았는데 너무 배고픈데 돈을 아끼고 싶어서
식빵 한줄 사서 집에서 가져온 마요네즈 발라서 먹습니다.
먹고 있는데 어린 넘들이 와서 담배피면서 어디 가냐고 물어봐서
랜즈보로우 간다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랜즈보'뤄'우 라고 가르쳐 줍니다.
속으로는 아니꼽지만 불량 청소년인것 같아 다시 땡스를 외친후 얼른 버스에 올라탑니다.
가는 내내 어떤 여자애들 두명이 영어로 막 떠는데 시끄럽다기보다 무슨 뜻인지 적당히 들려서
오 역시 호주온지 7개월 되니 귀가 뻥 뚤리는구나 하고 속으로 좋아합니다.
버스로 란즈보뤄우에 도착하고 버스를 갈아탈려고 보니 시간이 1시간 30분 남았습니다.
아까 떠들던 친구들도 같은 방향인지 밥먹으러 같이 가자고 합니다.
속으로 아 이것이 꿈에 그리던 외국친구도 사귀고 하는 여행인건가 생각하며 얼른 쫒아갑니다.
알고보니 미국에서 온 친구들이었습니다.(어쩐지 잘 들리더라니... 쌈장...)
미샤라는 친구는 선샤인 코스트에서 유니 다니고 있고
엘리라는 친구는 미국 미네소타에서 친구보러 왔다고 합니다.
같이 밥먹고 잘 알아듣지도 못 하면서 알아듣는척 하면서 수다도 떨고
같이 쇼핑도 하고(동네에 기념품가게 하나밖에 없습니다.)
엘리가 사진도 찍어주고(일본 인형을 발견하더니 너 닯았다고 들고 사진찍으라고 강요합니다.)
야한 마릴린 몬로나 입을만한 하얀 브라우스를 싸다는 이유만으로 삽니다.(5불)
엄청 큽니다. 너무 커서 가슴이 잘 안가려지겠다 수선해 입어야 겠다 등등 신나게 떠듭니다.
옆에서 뻘쭘하게 서있습니다. ㅡㅡ;;
소심하게 정말 살려구????;;;; 한번 물어봐 줍니다.
쇼핑을 마친후 버스를 기다리러 다시 갔는데 진짜 짧은 반바지 입고
아스팔트 바닥에 철푸턱 다리 쭉피고 앉습니다.
나는 옆에서 청바지 입고 뻘쭘하게 서있다가 소심하게 살짝 앉아 봅니다.
(걔네 아직 19살입니다. 참고로 저는 27살...)
갑자기 약하는 얘기를 시작합니다.
위즈 마리화나 엑스터시 어쩌구 저쩌구...
엑스터시는 정말 좋았는데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아 등등
둘이 한참 얘기하다가 제가 못 알아 먹는 줄 알고 우리 약 얘기 하고 있어 하고 알려줍니다.
솔직히 많이 못 알아들었지만 대화에 끼고 싶어서 대마쿠키에 관한 어디서 줏어들은 이야기를 던져봅니다.
엘리가 자기는 당근 먹어봤다며 어릴때 시험치는날 학교등교길에 친구가 줘서 모르고 먹었다가
시험보면서 시험문제가 너무 웃겨서 낄낄대느라고 시험을 못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보고 해봤냐고 물어봅니다.
당근 해봤다고 대답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안해봤다고 솔직하게 대답합니다. ㅜㅡ
그리고 한국에서는 불법이라고 말해 줍니다.
그러니 자기네 주에서도 불법인데 아는 사람만 있으면 다 산다고 알려줍니다.
사실 번호를 받고 싶었는데 좀 무서운 아이들인것 같아 포기 합니다. ㅠㅠ
물루라바에 도착해서 백패커를 찾아 갑니다.
버스에서 잘 못 내려서 뻘쭘하게 서있는데 아빠와 딸인듯한 사람들이 와서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백패커에 들어가니 방에 네달란드에서 온 친구가 있습니다.
같이 수다를 막 떱니다.
이친구가 외로웠나 봅니다.
같이 투어 가자고 합니다.
오오 그래 알았어 근데 일단 나 혼자 밤바다라도 보고 올께 하고 나갑니다.
혹시나 해서 호텔이나 리조트들 둘러보니 둘 다 꺼져 있습니다.
리셉션에 물어보니 여기는 9월부터 시즌 시작이라고 합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은 8월중순쯤 가서 자리 잡고 이력서 뿌리면 될것 같습니다.
나갔다 들어오니 만사가 귀찮습니다.
샤워하고 옵니다.
리셉션 문 닫았습니다.
다음날 투어 예약 못 합니다.
좌절합니다.
씻고 들어와보니 영국에서 온 커플이 있습니다.
좁은 침대에 둘이 마주보고 포개져서 얘기 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모르는척 해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애가 말을 겁니다.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거쳐서 호주까지 둘이서 여행다녔다고 합니다.
완전 부럽습니다. 나도 그런 여행 다니고 싶습니다.(여친님 직장그만두시면 가능합니다 ㅡㅡ;;)
영국 영어 어렵습니다.
Here 를 Hair 로 들었습니다.
완전 뻘쭘합니다.
자신감 상실합니다.
나 영어 진짜 못 한다고 입에서 술술 나와버립니다.
그렇지 않다고 위로 해줍니다.
좌절하고 로비에 가서 반지의제왕을 봅니다.
다 보고 올라와서 역시 잠깐 눕습니다.
잠들어버립니다.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갑자기 깹니다.
여자애가 갑자기 남자애한테 "Fuck me" 이럽니다.
남자 친구 불을 끕니다.
절박합니다.
이러다 또 잠 잘못 잘것 같습니다.
브리즈번 백팩커에서도 일찍 잠들었다 뿐이지 다른방에서 침대 삐그덕 거리는 소리 때문에 깊게 자지 못했습니다.
피곤합니다.
호기심이고 뭐고 다 없습니다.
인기척을 왕창 합니다.
갑자기 조용해 집니다.
남자친구가 나중에 하자고 합니다.
속으로 양심은 있는 커플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셋째날.
일찍 일어나서 아침 바다를 보고 옵니다.
등대도 있고 강아지 데리고 산책나온 사람들도 많고 풍경이 참 이뻤습니다
라고 써야 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골코에서 7개월 살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면서 내가 왜 여기 왔나 후회를 합니다.
여행 다 때려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가서 빈둥대다가 한국갈 결심을 합니다.
버스 타는데 분명 리촬지라고 했는데 못 알아 먹고 리'촬'지 라고 버스 기사 아줌마가 가르쳐 줍니다.
속으로 그래 니 잘랐다 하고 말아 버립니다.
지금은 다시 도서관 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__)
첫댓글 lol so funny !
We should catch up sometime and talk. Take care..!
오라버니 방 구했다 딴건 다 엉망인데 셰어메이트가 아이리쉬야 ㅋㅋ 이 친구말 알아먹으면 전세계 영어를 다 알아 먹을것 같다 ㅋㅋㅋ 놀러올 생각은 하지 말고 집이 무너질라고 한다 ㅋㅋ 수고!
wow -ㅅ - 이 모든일이 진정 2박 3일만에 이루어진 일인가요?
힘내시구요.. 남은 기간 좋은 추억 만드세요..
근데 단문형 글쓰기 유행인가요? ㅎㅎㅎㅎ
적어놓고 보니 엄청 길군요 저도 참 2박 3일동안 많이 경험한것 같아요. 난중에 친구랑 둘이서 차 렌트해서 번갈아가면서 운전하면서 백팩커투어 하고 싶습니다. 백팩커 너무 재밌고 친구 사길 기회도 많은것 같아요.
ㅋㅋ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당~~~여행이 유쾌하지만은 않네여ㅠㅠ
오옷,,,그럼 이제 골코가 아니라 브리즈번에서 사시는건가요?ㅇ_ㅇㅋㅋ
넹 브리즈번에 살아여 언제 또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ㅋ
아아, 님은 갔습니다. 골코에서 유일하게 아는 한국인님은 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전 골코 번화가로 나갈일이 없는건가요 ㅜ_ㅜ 모든일이 잘 풀리기를 16존에서 응원하겠습니다. ㅋㅋ 기차타고 브리즈번 가게되면 연락한번 드릴게요,ㅋㅋㅋ
언제든 연락해! 올때 패스포트 꼭 들고 오고 얼마전에 골코에서 아는 동생이 왔었는데 패스포트 없어서 카지노만 못 가봤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