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마라톤 여행 - 15
일자 : 2월10일(금), 구간 : 달성군 현풍읍 ~ 합천 적포교
달린 거리 : 37.3km, 누적 거리 : 469.7km
여느 때와 같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새벽에도 시시각각 현풍 지역의 기상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는데 예보상 비가 그치는 시간이 오후 3시에서 2시 1시 12시 11시 등 점점 시간이 당겨진다. 일단 출발 준비를 갖추고 실제 비가 그치기를 수시로 창문을 열어 체크한다. 어제 일기예보과 달리 8시 30분 정도 되니 비가 그쳤다. 마라톤화 끈을 좀 더 느슨하게 매고 숙소를 나선다. 우산을 놓고 나올까 하다 혹시라도 비가 내릴 수 있기에 우산을 들고 나왔다. 현풍읍은 동쪽에 참꽃(진달래)으로 유명한 비슬산이 높게 솟아있다. 비슬산을 오르지 못했지만 본 것으로 만족하고 현풍 백년 도깨비 시장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실내 시장을 통과하였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시장 상인들이 분주한데 오늘이 장날이었다. 출발지에서 한 컷하고 어제 산 우산을 손에 쥐고 오늘 달리기 여정을 출발 한다. 고맙게도 비가 일찍 그쳐 어제 예상보다 5~6시간 빠른 시간에 출발을 한 것이다. 국토종주 마라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냐고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반드시 길이 있다`라고 체험담을 얘기해 주고 싶다. 국토종주하면서 뜻을 한 곳에 모으고 달리니 주변의 여러 환경들이 뜻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을 많이 체험하였다. 아침까지 내린 비로 길은 젖어있었다. 현풍읍내를 지나 낙동강 제방위로 올라서 낙동강과 함께 달리니 낙동강 건너편 산 정상부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오늘 1차 경유지는 도동서원이다. 도동서원을 통과하기 위해 도동서원 터널을 통과하였다. 터널은 아마 팔당에서 양평으로 가는 옛 철로였던 국토종주길 9개의 터널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도동서원 터널을 통과하여 내리막길을 달려 도동서원 입구에 도착하였다. 도동서원 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어르신에게 갖고 있던 우산을 드리게된 이유와 국토종주 마라톤을 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도동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9개 서원 중 하나이다. 400년 된 은행나무를 한 컷하고 도동서원 내부를 구경하고 있는 데 문화해설사 선생님이 오셔서 서원을 소개해 주시고 도동서원의 유래와 서원의 공간 구성 등을 서원에 대해서 너무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요약하면 첫째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605년 건립한 성리학 교육 시설이다. 둘째 서원은 제향을 올리기 위한 건축물이 위치한 제향 영역, 유생들의 공부와 숙식을 위해 지은 건축물이 들어선 강학 영역, 서원 관계자들 모임과 유생들 휴식을 위한 교류 및 유식 영역으로 나뉜다. 셋째 현재 한국에 있는 670여 개 서원 가운데 대표적인 9개 서원이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도동서원에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있는 데 아까 우산을 드린 어르신께서 비타500 음료수 2개와 건빵 3봉지를 가지고 오셨다. 음료수는 해설사 선생님과 나눠서 먹고 건빵은 가방 무게 때문에 정중히 사절을 하였다.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서둘러 도동서원을 출발하였다. 도동서원 근방에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경관 때문에 카페 등이 여러 곳에 눈에 띈다. 도동리를 지나 왼편에 시골 동네 오른편에 낙동강을 끼고 달린다. 경상북도 국토종주길을 달리면서 농지에 한우 축사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실제적으로 경상북도는 우리나라에서 한우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지자체이다. 현지에서 본 대구 경북 지역 뉴스에서 현재 한우 가격이 폭락하고 있고 사료값은 많이 인상되었기 때문에 소 팔아서 소 사료를 구입해야 한다며 소가 소를 먹는다는 한우 사육 농민의 인터뷰와 중앙 정부에 한우 가격 폭락 대책에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농지와 연결된 국토종주길은 달성군 구지면을 지나면서 국가산업단지가 넓게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심사 근처를 우회하여 연결된 국토종주길은 곧이어 경상남도 창녕군으로 이어진다. 경북과 경남 지방 경계지역은 마늘 밭 농사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경상남도에 입성하여 이방면 시골 동네를 달리고 달려 낙동강 상류에서 7번째 보인 합천창녕보에 도착한다. 창녕보를 좌안에서 우안으로 넘어 합천군에 들어선다. 합천군 일대에는 전날 내린 눈이 길가 곳곳에 잔존해 있다.합천군을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황강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점에서 한 컷 찰칵하고 황강에 놓인 청덕교를 넘어 다시 황강이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방향으로 연결된 국토종주길을 달린다. 눈 때문에 길에 물기가 많은 편이다. 낙동강과 하나된 국토종주길은 제방위에 곧고 길게 이어진다. 오른쪽 엄지 발가락은 어제와 오늘 불편한 마라톤화 때문에 통증이 계속 있지만 체념하고 달린다. 아프다고 멈출 수 없고 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아마 이런 경우에 해당되겠지요? 30km를 넘어서는 해탈 주법으로 전환한다. 무념무상 주법, 페이스를 낮추면 30km 이상도 두렵지 않다. 약 4km 지점 전방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적포교가 보인다. 적포교까지 완경사이지만 언덕길은 계속 이어진다. 시간은 벌써 2시가 넘었고 허기지고 체력은 바닥이지만 적포교를 희망 삼아 초월 주법으로 달려 드디어 목적지까지 무사하게 도착하였다. 적포교에서 한 컷 찍고 삼거리 식당이 3시까지 영업을 한다기에 2시30분에 식당에 들어가 어탕국수로 점심 식사 주문을 하였다. 어제와 오늘 스포츠 드링크 1.5리터를 마셨더니 배에서 신호가 와서 급한 용무를 해결하였다. 어탕국수는 제피를 넣고 먹으라는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을 해주셔서 경남 지방에 온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음식도 맛있지만, 공기밥을 무료로 주겠다는 아주머니의 친절이 정감이 있어 참으로 고마웠다. 숙소 문제로 오늘도 장거리를 달렸다. 숙소에 도착하여 주인집의 도움으로 세탁을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을 찾았는데 오늘도 공기밥 두 그릇이다. 다행히 아침식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하며 숙소에 도착하여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첫댓글 15회차 완주 축하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이제 얼마 안남았네요.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