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돈의 역사는 2층 지폐역사관으로 이어진다. 종이돈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들어 있다. 여기엔 일본 제일은행권, 일제 강점기의 조선은행권, 광복 뒤 한국은행권들이 발행 시기와 종류별로 전시돼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지폐는 997년 중국 북송시대에 사천지방에서 발행된 예탁증서 형태의 ‘교자’라고 한다. 주로 상인들 사이에서 사용되다가 1023년엔 교자발행소가 세워지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널리 유통됐다고 한다. 서양의 첫 지폐는 17세기초 영국에서 쓰였는데, 주화의 도난 방지를 위해 기관에 주화를 맡기고 받은 일종의 예치증서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이돈으로는 저나무 껍질로 만든 저화에 대한 기록이 조선시대 <대전통편>에 전하나 실물에 대한 자료는 없다. 지폐역사관에선 초창기 지폐로 13세기 중국 원나라 때 발행된 ‘지원통행보초’ 영국의 635파운드짜리 지폐(1699년) 등을 볼 수 있다.
일반 지폐와 ‘외화와 바꾼 돈표’라는 특수화폐가 함께 쓰이는 북한의 지폐도 흥미롭고, 은행권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전시물도 재미있다. 세계 각국의 지폐를 살펴볼 땐 그냥 둘러보기보다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물들을 눈여겨 관찰해볼 만하다. 유럽 지폐의 경우 그 나라의 국왕이나 유명 정치가의 초상이 많이 등장하지만, 최근엔 다양한 직업의 현대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지폐와 비교해 볼때 상식을 뛰어넘는 등장 인물이 많다. 민속학자(노르웨이), 여권운동가(뉴질랜드), 심리학자(오스트리아), 건축가(프랑스), 식물학자(스페인), 탐험가(스페인), 오페라 가수(체코)까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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