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우면 가벼워지니 비우라고 합니다.
마음 속에서 욕심을 덜어내면
삶이 편해진다고 말들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삶은 버리기와 바라기의 싸움이라고.
세속의 삶을 살아가는 내게
비우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것은
시지프스의 저주처럼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걸 나는 압니다.
그러기에 나는 애써서 비우고 버리려고
발버둥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본성이, 삶의 속성이 그러하기에
그저 바라기와 욕망이 너무 지나치지
않으려고 자주 기도를 할 뿐입니다.
삶이 끝나는 그날까지 그 가운데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니까요.
영국의 어느 백작 딸은 죄를 짓는 것이
두려워 성인이 된 이후 오로지 수도원에서
은둔자의 삶을 살다가 갔다고 하지요.
속세의 삶을 사는 한 양심을 속이고 죄를
많이 지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양심을 외면하고 죄를 짓게 되는 것은 이기
심이 부추기는 바라기와 탐심 때문이겠지요.
고도 자본주의로 발전하면 할 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것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때로 인간의
불평등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지고 고뇌하게
되지요. 그러다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답답해 하며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같은 책에 몰입하면서
그 원인을 찾아보려 하지요.
나는 인간의 탐욕과 적나라한 이기심과
때로는 연민으로 포장된 위선적인 이기심
때문이러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소외되고 버림받고 가난한
약자들을 위한다고 떠벌리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대다수 정치인들,
사회의 어두운 곳을 헤매매 봉사하고
희생하는 시늉을 하는 흰 옷 입은
검은 마음의 사회 운동가들,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한다며 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어린 양들을 착취하는 윤기나는 성직자들.
이들의 뒤틀린 탐욕과 위선들이 빈부격차를
더 벌리는 선봉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지극한 바라기가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준 고독한 천재들에게
가끔 감사하게 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들의 바라기의 모습이
마음에 가득 존경심을 채웁니다.
원자력의 기초이론을 정립하여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아인슈타인은 말년에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과학자가 아니라
구두 수선공으로 살고싶다고 자주
말했다고 합니다.
그의 이론이토대가 되어 개발된
원자탄이 수십 만명의 목숨을 앗아간데 대한
회한으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선하가도 하고 악하기도
한 불완전한 존재들입니다.
일찌기 공자는 중용을 제일의 덕목으로
설파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비극적이게도 나는 그
덕목을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
에는 악을 번성케 하는 자양분이라는생각이
들어 경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년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맹자의 성선설 대신
순자의 성악설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불완전하고 선악을 공유 하는 존재
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면서도 시시비
비를 가리기에 주저하지 않는 편입니다.
니도 잘못한 게 있고 너도 잘못한 게
있다는 양비론을 경계하게 됩니다.
그건 누구나 가장하기 쉬운, 어쩌면
용기없는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인간 행위 본질적인 문제, 이기심과 잘잘못의
크기와 그 정도, 그리고 실수인가 아니면
의도적이고 위선적인가에 따라 판단합니다.
## 저지난 해부터 모닥불 수준이던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심이라는 불이 연초
부터 활활 타올라 산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위가 용광로처럼 달아올라 평화를
잃어버린 날들이 지속되네요.
모두가 먹고 살기 위해서라지만
탐욕의 도가니에서 늙은 몸과
마음으로 견디는게 쉽지 않습니다.
어디 고요한 산사에 바람처럼 스며들어
한 일년쯤 지내다 왔으면 하는 맘
간절해집니다. 올 설에는 고향 부모님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혼자서 찾아뵙고 세배라도 드리고
고향 친구들과 어울려 한 일주일 머물다
오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그늠의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해서 내려올 생각하지도 마라고
당조짐을 하셨기 때문에 그 꿈도 사라지고
말아습니다.
이제는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 꼭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많이 연로하셔서
가까이서 지켜보는 게 여간 괴로운 게
아닙니다.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
지만 왜 아니 힘드실까요? 겉으로는 힘든
내색 안들어 내실뿐 기력이 달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세상 만사가 다 좋고 다 나쁠 수 없다는
것은 진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좋은
게 나중까지 좋다고, 지금 나쁜 일이 나중
까지 나쁠 거라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칠십이 넘어서면서 자주 하게 되는 생각은
이쯤 산 사람들의 삶의 행복과 불행의
총량은 비슷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지금의 내 삶이 윤기를 잃고 빠시락해진 탓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건강이든 뭐든 지금 가진 것에,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주 빠져드는 요즘입니다.
최근 선물로 받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를 내려 마시며 항기를 음미해봅니다.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로 하와인안 코나와
함게 워낙 비싸서 없는 살림에 사서 마시기
에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기에 아끼고
또 아껴 마시게 되네요. 블루마운틴은
바디감은 얕은 편입니다. 가볍고 상큼하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백조의 호수를 보는 듯한, 리듬 감있는
경쾌한 왈츠 음악을 듣는 듯한 맛이 납니다.
문득 엘리자베스 여왕이 좋아해 영국 왕실에
납품되는 커피를 지금 내가 마시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마치 왕족이라도 되는 듯이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게 거만해집니다.
어찌 이리도 틈만 생기면 겸손을 잊어버
리고 거만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셔본 커피 중에 내 입맛에는
하와이안 코나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빠듯한 형편으로는 추억 속의
향기를 그리워하며 입맛만 다실 뿐이지요.
아이나 어른이나 돈이 최고라는 게
또 진리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
지금에 와서야 그 말이 뼈에사무치니
역시 나는 보통 사람보다 늦게
깨닫는 늦둥이인가 봅니다.
첫댓글 긴....장문
뜻있는 글에 정감이 갑니다
햇살로님
안녕하세요.
두서없는
횡설수설을 잘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햇볕과 공기에서
봄 냄새가 느껴집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을 잘못 썼었네요.
죄송합니다.
장문
장문 보다는
요즘은 "사랑" 한마디면
되는것같은데 잘못하면 꼰대소리 십상이죠
우리 아들이 잔소리 꼰데소리 그만하라고 해서
알아서 한 소린데 글쎄 잘못해서 말한것아닌가 씁슬하네요.
ㅡ잘못했으면 다시 말해주세요ㅡ
바차여님
안녕하세요.
저는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
기분 어떤지 잘 모르지만
자식한테서 꼰대 소리들으면
참 헛 산거 같이 황당한
기분이 들것 같습니다.
아주 스스럼 없는 몇몇 친구 외에는 조언이나 의견도
부탁할 때 외에는 그저
맞장구 치며 들어주려고
애쓰지요.
그리고 노년에 접어드니
참 자유로워서, 원만한 사람
이라는 가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요구하지 않고 바라는 게
없고 그저 자기 성향대로
사는 게 진짜 자기로 사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