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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동산님 추천한 시들― 스크랩 마네킹 / 조창환
동산 추천 0 조회 19 17.04.13 06: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마네킹 / 조창환

 

 

마드모아젤 양장점 앞을 십 년 넘게 지나다녔어도
쇼윈도 안의 마네킹 셋이 서로 흘끗거리는 건
오늘 아침 출근길에 처음 보았다

 

툴루즈 로트렉의 <물랭루즈>에 나오는
빨간 스타킹의 비뚤어진 무희 같은
키 큰 마네킹이 돌아서 있고

 

<7년 만의 외출>의 마릴린 먼로 같은
젖가슴 늘어지고, 음탕하고
맨 종아리 허벅지까지 드러낸, 백치 같은
거품 많은 마네킹이 마주 서 있다

 

은사시나무, 여름 달빛에 흔들리는
잎맥 가늘고 여린
바비 인형 같은 마네킹은 고개를 숙이고
안 보는 척하면서 눈길을 주고 있다

 

입술 삐쭉 내밀며 아랫도리 오므리는
저것들이 구미호 다 된 줄을
오늘 처음 알았다

 

퇴근길엔
학교 운동장에 세워둔 내 늙은 자동차도
너무 오래 쓸쓸한 어둠 속에 떨었노라고
암내 맡은 나귀처럼 툴툴거렸다

 

조창환 시집 <마네킹과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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