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신규발령을 받은 교사입니다.
청송의 저녁은 무척 심심합니다. 퇴근 후 집에 컴퓨터 들이고 롤도 하는데 이젠 롤마저 질려서 아무 글이라도 써보는 새로운 취미를 개발코자 청송 체험기를 올려봅니다.
1. 살인적인 방값
원룸인데…분명 흔하디 흔한 원룸인데 평균가가 월 50입니다. 차를 끄는 입장에서 국산차 몰고 검소한 라이더 생활을 하는데도 살인 월세를 감당하느라 카푸어 소리를 듣는 진귀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2. 저녁 6시 이후 강제 다이어트행
배민을 청송으로 지역놓고 돌려보니 온통 텅텅…
그 옛날, 가게에 직접 전화걸면 철가방 배달원이 가져다주던 추억의 배달음식의 향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가게들이 배달 안하는 곳이 많아 퇴근 후,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가서 6시 전에 저녁거리를 사재기하는 피난민 간접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 시간에 사재기를 하지 않고 방에서 롤하다가 시간이 지체라도 된다? 그날은 강제 라마단 행입니다.
알라의 가호를 느끼며 물배를 채워봅시다.
3. 따뜻한 인심.
택시비가 3000원 거리인데도 무조건 읍내5000 ,
읍외 8000이라는 통일된 콜비로 운영이 되는탓에
백숙에 술이라도 먹는날에는 택시비에 손이 벌벌 떨립니다….만 그럴일이 없습니다.
이곳 시골에서 선생님은 아직 먹어주는 직업군입니다.
광역시에서는 그저그런 직장인이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국회의원 부럽지 않습니다.
술먹고 택시 부르려고 하면 식당 아주머니가
“아이고 선생님, 어차피 손님 안오는데 태워다 드릴게예~”하면서 읍내까지 실어다줍니다.
동기가 와서 모텔에 바베큐 구워먹고 하룻밤 자고 체크아웃하면 모텔 아저씨가 “선생님 밥이라도 묵고 가이소~”하면서 가족분 아침상에 끼워주십니다.
대신 얼굴이 주민들에게 다 알려지므로 모텔 나갈때 제가 깨끗이 청소를 하고 나가야 덜 민망합니다.
이곳 주민들의 젊은 교사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4. 극하의 운전 난이도
청송…읍내 기준으로 신호등이 없습니다..(서행신호 제외)
여기서 2년간 운전하다가 포항 구미 경산 이런데에서 내가 목숨멀쩡히 운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코스가 단조롭습니다. 그냥 마을 도로가 원형트랙 구조입니다.
과장 보태면 그냥 기능시험 주행장 수준의 거리…
차선 변경, 우회전 하는법을 까먹어가서 관외이동 나중에 할때 연수를 들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5. 신선한 공기
진짜 여기와서 처음으로 “공기가 달다”라는 느낌을 받아봤습니다. 진짜 할거없는데도 공기 마시러 계속 밖에서 멍하게 서있게 되는 수준의 마성의 공기…
근데 머지않아 심심해지는데도 공기가 너무 좋아서 그냥 정처없이 서있습니다. 휴가 오기엔 최고의 장소입니다. (주거지로는…)
몇주간 겪어본 청송 체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래저래 낯설지만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모두들 행복한 교직생활 되시길 바라며
이만 총총..
ps. 글도 다 써봤는데 게임도 질리고 이제 11시까지 무얼해야할까요 ㅠㅠㅠ
첫댓글 ㅋㅋㅋㅋㅋ 경기도 시골 신규인데 공감되는게 많ㅇㅏ서 재밌어요 ㅋㅋㅋㅋ
거기도 그래요??ㅠ 저는 청송만 이런줄 알았네요 ㅠㅠ
@화학공학드래곤 1,4,5 똑같아요 ㅋㅋㅋㅋㅋ
샘 글 너무 재밌어요 자주 써주세요 ㅋㅋ
인디에도 올려주시면 인기 많으실드ㅅ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좀더 구석구석 청송을 체험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 계속 써주세요!
연재를 할 생각없이 써보았지만..너무 황송한 칭찬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시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도시의 교직생활에 청송휴가 간접체험같은 글이 되시길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좀더 다이나믹한 큰학교 가게되면 일기도 써보는 습관을 들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 글이 너무 재밌어요
재미없는 시골지역 썰이 재밌게 들어주시는게 아이러니하군요…
같은 경북 신규로서 재밌게 잘 읽었어요ㅎㅎ 다음글도 기대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생님 경북에서 같이 화이팅하시죠 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0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0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0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0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0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1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5 21:17
선생님 혹시 업무적인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완전 집돌이 성향이라 초임 몇년 시골 생활 할 각오하고 경북 쓸까 고민중입니다..
업무는 제가 꿀업무를 맡아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학바학이므로 업무폭탄 학교나 헬업무 걸리면…마음의 준비를 다져야할듯합니다 ㅠ
그렇군요..ㅠ 혹시 월세 50이면 방 평수는 어느 정도 될까요
@야호신난다 월세 50정도면 혼자살기엔 꽤 좋은방 구할 수 있는데 교대시절 살던 원룸 사이즈도 여기선 40-45를 넘나듭니다. 저 그냥 9월에 관사 지르고 못들어가면…끔찍하네요
방값 부담 장난 아니겠네요 ㅠㅠ
답변 감사합니다! 관사 꼭 들가시길..
@엔젤리나너우리 선생님 수업 6교시 중 1교시 밖에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학생들은 그동안 무얼 하나요..? 흐아 걱정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행복합니다..!ㅠ
ㅋㅋㅋㅋㅋ자주 올려주세여
저는 경북은 아니지만 외할머니댁이 청송이라 자주 가는 편인데, 밤에는 어두컴컴하더라고요
앞이 식별이 잘 안 될 지경... 아무리 쉬워도 운전 조심하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6 08:1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16 09:30
근황 알려주세요~~~궁금해여ㅎㅎ
선생님 글 꿀재므...
글정말 재밌게 쓰시네욬ㅋㅋㅋㅋ 파이팅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4.17 00: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8.15 00:13
선생님 혹시 방은 어떻게 구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