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만추, 조락의 계절이다. 이번 가을의 마지막 산행은 용인시 석성산(471,3m)이다. 석성산은 한문 그대로 돌로 쌓은 산성이란 뜻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져 나온 한남정맥이 통과하는 산으로 부아산, 광교산과 더불어 용인지역의 3대 명산이며, 기암괴석이 빚어낸 아름다운 산세와 고즈넉한 사찰이 어우러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그리고 정상의 일출이 장관이라 새해 첫날 해맞이 장소로도 유명하다. 오전 10시경 기흥역 용인에버랜드 환승장에서 동기생 10명이 경전철을 탑승하고 어정역에서 하차한 후 용인동백호수공원을 거쳐 석성산 들머리 입구에서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정상을 가려면 어느 정도 각오를 다져야 한다. 등산로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등산로는 1구간 부터 6 구간까지 있다. 이중에서 3구간을 따라 이동하였다. 3구간은 동백호수공원에서 한숲공원, 팔각정, 송전탑을 거쳐 석성산 정상에 이르는 코스로 약 2,2km 이다. 목재계단을 올라서자 낙엽이 땅바닥에 수북히 쌓여있었으며, 단풍나무들은 시나브로 앙상한 가지로 변하고 있었다.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걷는 맛도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풍경이다. 약 300m 정도 올라가면 고풍스런 정자가 나온다. 이곳에서 부터 전인구 동기생은 맨발걷기 전도사로 자청하였다.
정자를 지나자 노란 옷을 입은 20여명의 유치원생들이 교사 인솔하에 이동하고 있었다. 유치원생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지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앉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한숲유아체험원으로 가는 도중이 아닌가 생각된다. 등산로에는 운동기구와 나무벤치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용인시박물관 옆을 지나 약 700m 정도 가면 송전탑이 나온다. 송전탑에서 숨고르기 하였다. 전인구 동기생은 이곳에서 맨발걷기를 종료하였다. 아마도 약 700-800m를 걸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까지는 약 1km를 동네 뒷산 산책하듯 걸을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힘든 고난의 길이 시작된다.
계속 고도를 높여가면서 거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야만 한다. 다리에 힘이 부치고 숨소리가 헐헐해지기 시작한다. 1코스,, 2코스 갈림길에서 휴식을 하면서 정완균 동기생이 준비한 홍삼즙을 복용하였다. 한결 원기가 왕성해지는 기분이었다. 등산로 위험한 구간에는 기둥과 밧줄로 난간을 설치하였으며, 경사가 가파른 암반 구간에는 나무계단을 조성하고 이정표도 설치하였다. 정상이 곧 다가올 것 같아도 자꾸만 멀게 느껴진다. 정상부근에 다다를 즈음에는 정상까지 목재계단으로 계속 이어져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올라선다. 힘들었던 순간은 사라지고 쾌감을 맛본다..
그러나 안개가 자욱하여 조망이 답답하기만 하였다. 건물들이 실루엣처럼 보였다. 김홍찬 회장이 지형설명하지만 눈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맑은 날에 산 정상에 서면 서편으로는 구성면 기흥읍 그리고 수원, 인천 앞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북쪽으로는 선장산(349,7m)과 할미산성, 에버랜드 뒤로 향수산(457,4m), 노고봉이 펼쳐진다. 용인시 포곡면 영동고속도로 에버랜드 길목 서쪽 산 정상에 자리잡은 할미산성은 진천, 안성지역 사람들이 서울을 갈 때 지름길이 됐던 옛길이었다. 산 정상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자 준비해온 간식을 섭취하였다.
고구마, 오이, 과일, 과자, 견과류 등을 모아놓고 보니 진수성찬이었다 약 30분 동안 정상에 머무르다가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산은 통화사, 메주고개, 00울타리를 거쳐 용인시청에 이르는 코스로 약 4km이다. 정상에서 하산하면 바로 봉수터가 나온다. 조선 후기에 설치된 용인 석성산 봉수는 안성 망이산 봉수에서 결집한 후 용인 석성산 봉수,성남 천림산 봉수를 거쳐 한양 목면산(남산) 봉수로 이어진다. 목재계단을 내려서자 바위 틈에서 근육질을 드러낸 채로 자라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 신기하였다. 전인구 동기생은 멋지다고 탄성을 자아낸다.
약 300m 정도 내려가면 통화사가 나온다. 통화사 주위에는 자연 석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성이 보이는데 석성산성이라 하며 보개산성이라고도 한다. 축성 연대는 475년 경이며 길이는 약 2km에 이른다. 석성은 천혜의 요새로서 경사가 완만한 반원형으로 남아있다. 전인구 동기생은 불교신자로 절을 향해 두손 모아 합장하였다. 이곳에서 용인시청 까지는 약 3,5km이다. 통화사 입구에서 약 300m에 이르는 길에는기와담장으로 난간을 조성하여 운치를 자아낸다.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면서 걷다 보면 메주고개(멱조현) 나온다.
메주고개는 용인 삼가동에서 어정을 잇는 고개다. 지금은 용인정신병원 쪽으로 새길이 나서 한적한 고개가 되었지만 수년전까지도 이 고개를 넘어야 수원에 닿을 수 있었다고 한다. 00울타리를 따라가다가 쉼터에서 휴식한 후 용인시청역으로 향했다. 용인시청역 부근 식당이 마음에 와닿지 않아 초당역 부근 남원 추억탕집에서 추어탕과 생선구이로 뒤풀이 하였다. 김제형 동기생이 스폰서하였다. 산행을 마치고 나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산행의 백미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다. 그러나 안개가 자욱하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화려하게 물들이고 우리 곁을 떠나가는 가을이 쓸쓸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동기생들과 함께 여인동락하며 즐기는 산행은 언제나 재미가 쏠쏠하고 삶의 활력소가 된다. 시종일관 산행을 이끌어준 김홍찬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여인동락한 동기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용인동백호수공원 따라 석성산 들머리로 이동 중 석성산 들머리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는 호젓한 등산로 한숲공원에 위치한 팔각정 전인구 동기생 맨발 전도사로 자청 유치원생들이 교사 인솔하에 지나가는 모습, 귀엽고 깜찍하다 등산로 곳곳에 운동기구 설치 용인시박물관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