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대동사람들의 작업물품 매장 리케아
리케아 내부
청주에 찾아든 행운
복대동사람들은 청주를 대표하는 공방이자 교육사업체이다. 문자 그대로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을 주요 무대로 하고 있는 복대동사람들은 청주에 새롭게 찾아든 행운이다.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청주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선물한다.
업사이클링 수업을 듣는 중인 근처 학교 학생들
"처음 공방에서 목공 일을 배운 뒤로는 설레서 잠도 못 잤어요. 너무 재밌어서 미치겠더라고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태어날 때부터 톱과 고무망치를 손에 쥐었을 것만 같은 복대동사람들의 최정민 대표는 요리사였다. 서울에서 요리사의 삶을 사는 중에도 끊임없이 마음 한 편이 텅 빈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곤 했다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여러 경험을 해보던 중에 찾아간 공방에서 그는 인생의 터닝포인트인 목공을 만났다.
목공을 배우던 초기에 버려진 서랍을 활용해 만든 선반
한 칸 한 칸 손수 작업한 작업물
그러나 목수로 살아가기에 서울은 각박한 도시였다. 제대로 된 공방 하나를 마련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평생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아이도 다 컸겠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 제2의 삶을 시작할 곳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2018년, 많은 후보들 중 최종으로 선택된 청주에 정착해 공방을 열었다.
아이들을 위한 사명감
치열하고 숨 가빴던 서울의 생활에 비해 청주에서의 나날은 여유로웠다. 그는 한가할 때마다 공방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곤 했는데, 어느 날 길가를 지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등교를 할 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같은 보호자와 동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동네는 그렇지가 않았다. 아이들끼리만 돌아다니는 모습이 유난히 자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동네에 대해 알아보니 맞벌이 가정의 비율이 지배적인데도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는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
복대동사람들 최정민 대표
"제 아이는 다 컸어요. 저 혼자서 키운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언제나 누군가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이젠 제가 그 빚을 갚아보려고요."
최 대표는 아이들을 키우는 건 부모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라고 말한다. 지역 사회의 미래를 일구어나갈 아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명감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가진 재능을 이용한 교육 사업 공모에 뛰어들었고, 덜컥 선정이 되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했다. 안정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발품을 팔다가, 뜻이 맞는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것이 복대동사람들의 시작이다.
타일이 떨어진 공간을 활용한 복대동사람들 로고
복대동사람들의 첫번째 사업은 동네 환경 개선을 위한 '쓰레기 제로 마을' 만들기였다. 공예선생님들이 모여 업사이클링 공예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에게 재활용하는 습관을 가르친다. 업사이클링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쁜 쓰레기'가 아니라 '재사용이 가능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일이다. 말뿐인 업사이클링, 허울만 좋은 리폼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버려진 침대 다리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조명을 만들었다
레이저 각인으로 원하는 문양을 새긴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든 학생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업사이클링뿐만 아니라, 최 대표는 경력을 살려 요리교실도 함께 진행한다.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맞벌이 가정이 많다 보니 요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달로 나오는 쓰레기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고려하여 친환경적인 요리교실을 운영한다.
병뚜껑과 버려진 탁자를 활용하여 만든 액자
복대동의 내일을 바꾸는 사람들
복대동사람들은 앞으로도 더욱 뜻깊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여 로컬 크리에이터를 모아 청년을 위한 강연회와 특별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또한 청주 지역 환경의 실질적인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기 위한 활동도 계획 중이다. 그중 하나는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텀블러나 개인 컵을 가져가면 생수를 무료로 제공해 주는 카페들을 청주 시내에 유치하는 것이다. 현재는 약 10곳 정도 모였지만 내년까지 100군데를 모집하는 것이 목표다. 초기에는 자비로 운영을 하다가 반응이 좋으면 주민 지원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재활용 관련 강의 자료를 시청 중이다
"정착한 지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는 이곳에 터를 잡은 게 꼭 운명처럼 느껴져요."
최 대표가 생각하는 청주는 '사람 살기 좋은 도시'다. 충북 지역 최대 규모의 도시이면서도 주변 도시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어른들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 대표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개인 작품을 작업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마을과 마을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며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 청주에 찾아온 복대동사람들이라는 이름의 행운으로, 마을은 오늘도 조금씩 행복해지고 있다. 운명처럼 만나게 된 복대동사람들과 함께 다시 한번 성장할 복대동을 기대해 보자.
작업 물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된 복대동사람들
여행정보
- 장소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신율로135번길 3, 103호
- 문의 : 010-7942-5551
- 이용시간 : 월~금 09:00~18:0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 이용요금 : 캔아트 5,000원, 접시 만들기 20,000원, 그 외 전화문의
숙박정보
- 가영당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미래지로 71-54 / 043-233-9966 / www.gayoungdang.com
- 메리제인호텔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짐대로72번길 13 / 043-234-1845 / cjmaryjanehotel.jalib.site
- 호텔락희 청주 :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대농로 47-2 / 043-909-5000 / www.lackycj.com
식당정보
- 마중한정식 : 보리굴비정식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반로 845-5 / 043-288-1259
- 성안골 : 영양돌솥정식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59번길 37-6 / 043-223-6118
- 야간비행 : 생삼겹구이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89번길 63 / 043-257-8222
(글) 변정택 여행작가
(사진) 이승훈 사진작가
※위 정보는 2022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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