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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저는 햄치즈토스트를 좋아하는 재수생햄치즈에요!!
예비번호를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이글은 9월모의고사가 끝나고 하루 쉬면서 작성해둔 거에여.
저는 집을 떠나 대치동 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어요.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다들 대학에가서 새로운 친구들과 지내느라 바빠보였고
6,7년을 본 동네친구들과도 연락을 안한지가 몇달이 넘었었죠
혼자 매일 같은 스케줄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다보니
점점... 제 주변에 아무도 안남으면 어떻게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먼저연락을 하기가 꺼려졌던건 전화했을때 제가 모르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있거나, 혹시 대학교 수업중이라거나...그애들의 스케줄을 모르니까요...
어쩌다가 술을마신 친구들이 전화해서 혀꼬인 소리로 보고싶다고 말해줄때면 항상 수능끝나고 보자고 말하며 끊었지만
이젠 그런 전화마저 기다리게되었어요.
수능이 끝나고 만나더라도 1년이라는 공백이 서로를 어색하게 만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컸고요.
재수란 것은 제 인간관계를 정지시켜놓은 것 같았어요.
일회적이라도 사람과 대화하고 잠깐이라도 사람을 만나는 설렘을 느끼고 싶었던 것같아요.
살면서 한번도 해볼 생각을 안해봤던 건데 랜덤영상통화앱을 깔아보았습니다.
이성친구를 찾는 거라면 좀 부담스럽기도하고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어떻하지하는 생각이들어서
앱을 깔기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이성친구말고 그냥 가볍게 대화할만한 앱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이성친구를 목적으로하지않는 랜덤영상앱은 사실상 없었지만 거를 방법은 있단걸알게 되었지요
성별, 나이, 지역, 과같은 정보와 '친구가 필요해요', '연하가좋아요' '장기자랑 보고가세요' 이런 느낌으로 통화 상대의 통화 목적을 미리 보고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깔고서 며칠은 눈으로 구경만하고 실제로 전화를 해보진않았지만
누군가 제게 먼저 전화를 요청해왔습니다.
20대, 여자, 친구가필요해요라고 되어있었고
프로필은 없었습니다.
같은 여자였고 '친구가 필요해요'라고 목적을 밝혔으니 한번 받아볼까 싶었죠
여자분은 실명을 말씀드릴순 없으니 치즈라고 할게요.
치즈는 저와 동갑이였습니다.
생각보다 말도 잘통했고, 서로 잘 모르다보니 할말이 넘쳐났습니다.
소개하고 궁금한걸 물어보고, 관심사를 공유하고,,,
서로 친하지 않으니 적당히 배려하고 조심하면서 대화해서 오히려 편하고 좋은 대화였던것 같았습니다.
한.. 1시간정도 대화했고 식사를 하기위해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으니 팝업이하나 떴습니다.
남성회원에게 쪽지, 채팅을 신청하고 영상, 음성채팅으로 별을 적립받을 수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영상채팅은 1시간에 43200원을 적립한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헐... 그냥 통화만해도 돈을 준단 거야?
첫 통화가 꽤 만족스러웠던 터라 저는 이 앱을 이용해보기로했습니다. '애인이필요해요'의 목적을 적어두지 않은사람들이라면 부담스럽지 않게 재밌게 이야기만 나누고 돈도벌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게 몇칠을 사용했고 이상한 사람도 몇몇있었지만 대부분 매너있고 편안한 느낌이였습니다.
사회생활못하고 실제 인간관게에서 소외된 그런 사회부적응자들이 많을거란 제 편견과 달리 그냥 심심해서 한다거나, 호기심에 해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내가 편견을 갖고있었구나하며 반성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 저에게 영상통화요청을 보내왔습니다.
30대 남자, 장기자랑 보고가세요 라고 되어있었습니다.
잠시고민하다가 식사시간동안 20분정도만 짧게 하자 생각하고 받았습니다.
화면에는 얼굴이 아니라 손가락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틱, 틱, 틱
별안간 손톱을 깎았습니다.
"저기요? 안녕하세요?"
제가 말을 걸어봤지만 대답은 없었고 그냥 계속 손톱을깎았습니다.
뭐야 이상한사람이네 무슨 영통걸어서 손톱을깎아?
저는 뭐 암말안하고 통화만 연결해놓으면 돈을 받을수 있기에 개꿀이다 싶었습니다.
20분만하고 끊을 생각이였는데 남자쪽에서 별 대응이 없길래 돈을 벌어볼 요량으로 끊지않고 켜두었습니다.
화면은 2시간째 손톱을 깎은 후 그남자의 손이 사라진채 바닥만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다음날에 또 그사람에게 영통이 걸려왔습니다.
받아보니 또 손톱을깎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손톱이자란건지 또 손톱을 자를만큼 길어있었습니다.
다른사람손인가..? 저는 어차피 화면을 보지 않고 켜두기만할 생각이였기때문에 대수롭지않게 넘겼습니다.
그렇게 1주일, 그사람은 매일 제게 같은시간에 전화를걸고 손톱을깎았습니다.
이젠 저도 그 시간이되면 전화올때쯤 됬단걸 알고 기다리기도했어요.
제 학원 점심시간시작하는 시간에 귀신같이 알고 맞춰전화를 걸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에만 번 돈이 1몇만원 가까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니
혹시나해서 출금도해봤는데 진짜 통장으로 금액이 입금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날부터인지 그 손톱을깎는 틱, 틱 소리가 머리속에서 잊히지않고 메아리처럼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틱, 틱, 틱
그때부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손톱을 뜯다보면 손톱 아래 살부분에 살짝 딱딱한 표피?같은게 있잖아요.
그거 까지 뜯어버려서 제 손가락은 전부 피가맺히고 딱지가 앉았습니다.
머리를감을때나 스킨을 바를때마다 그 찌릿한 따가움에 고통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손톱을 계속 뜯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빨이나 손을사용했지만
나중엔
손톱으로 안뜯기는 작은 부분들은
커터칼을사용해서 뜯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도 계속 그 남자와 하루에 한두시간씩 영통을하고 있었죠.
항상 같은 손이 등장해서 손톱을깎는 모습..
제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은 단지 공부 스트레스 때문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까진 영통과의 연관성은 생각하지 못했죠.
이제 여러번 보다보니 궁금증이생겨서 자세히 그 남자의 화면을 살펴보았습니다.
바닥은 물에 젖어서 흐물흐물해진 키친타월이 널려있는게 보였고 뒤쪽으로 벽에는 농약칠때쓰는 큰 분무기같은게 여러개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특별할게 없었는데 손톱을깎는 손이 어떨땐 남자손. 어떨때 여자손
점 위치가 다르거나 성별이 다른. 그러니까
매번 다른 사람들의 손입니다.
저는 모형 손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 손들은 딱딱해보였거든요.
손톱을 자르면 조금씩 손가락을 움직일 법도한데
전혀 움직임이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유퀴즈에서 김새별?이라고 특수청소 업체분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보다가 그분의 유튜브채널도 찾아보게되었는데 특수청소 현장과 청소과정을 영상으로 남겨두셨더라고요.
그런데 그 영상에서 보이는 분무기나 키친타월에 약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어딘가 그 영상통화를 떠올리게했습니다.
피가 굳은 걸 청소하려면 약품을뿌려놓고 타월이나 그런걸로 덮어서 불려놓아야한다고해요.
흐물흐물해지면서 혈은과 타월이 함께 녹으면 그떄부터 혈은을 긁어서 재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부분을 보는순간
그 남자의 방바닥에 널려있던 젖은 키친타월과 농약담는 커다란 분무기가 떠올랐습니다.
설마...?... 생각할수록 영상에서 본 분무기와, 약품들이 비슷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꺼림직한마음에 확인을해보고싶었습니다.
물론 전화를 받지안는게 좋을거란건 알았지만
두려움보다 궁금한마음이 앞섰던것 같습니다.
어차피 휴대폰 화면 너머로 제게 해코지 할 방법도 없을거 아녜요.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고 저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역시나 화면에는 또 손이 등장했습니다.
뒤쪽에 약품통을 자세히 보려고하는데
쓰윽
슥
슥
슥
남자는 손톱을 깎는게 아니라 손을 자르고 있었습니다.
손가락 두번째 관절에 커터칼을 대고 천천히 앞뒤로 움직였습니다.
잘린 피부가 칼의 움직임에 따라 딸려 움직였고
선홍색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뼈에 칼이 걸리며, 뼈가갈리는 슥, 슥 슥, 소리..
예상치못한 장면에 저는 휴대폰을 던지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에어팟에선 끊기지 않은 통화소리가 계속 들리고 잇었습니다.
스윽. 슥윽. 스윽
뼈가 갈리는 소리.. 피가 떨어지는 소리...
저는 정신을 차리고 에어팟을 빼버린뒤 방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전화를 끊으려면 휴대폰을 들어올려야하는데
또 그 화면을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방밖 거실엔 하숙집 아주머니께서 유튜브를 연결한 TV를 보고계셨습니다.
어떤 성악가의 무대영상을 보고 계셨는데
그냥 학원가서 공부한다고 밖으로 무작정 나갔습니다.
4시간쯤 공부를하고 학원 문닫을때쯤 돌아와서
저는 이제 전화가 끊어졌을거라고 생각하고 방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통화는 아직 이어지고있엇습니다.
화면엔 새빨갛게 물든 흐물텅한 타월들이 바닥에 달라붙어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바로 통화를 종료하고 당장 앱을 지웠습니다.
그날부터였습니다. 제 머리속은 그 커터칼이 뼈에 걸리는 그 스윽스윽 소리. 그 소리가 지배했습니다.
어디에서, 무얼보든 제 머리속은 온통 그 소리 뿐이였습니다.
손톱을 칼로 뜯다가 어느날.. 손 마디의 주름을 따라 차가운 커터칼을 가져다 대는 상상을하는 절 발견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생각을한거야..?'
제손을 내려다보는데
손톱을 뜯은 부분에 몽글 몽글 피가 맺혀있는게 보였습니다.
피가 예쁘다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피가 나면 더이상 피가 나오지 않을때까지 쥐어짰습니다,
피가 손가락을타고 뚝, 뚝 방울져 쩔어졌습니다.
저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참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머리곳에선 그 손가락이 잘리던 순간의 피부들의 움직임이 계속 재생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어느저녁 저는 제 손가락에 칼을대고 말았습니다, 차가운 칼의 감촉과 걷잡을수 없이 터져나오는 핏물은 예쁘다보단 무서웠습니다.
아파서 칼을 앞뒤로 움직일수도 없었어요.
상처가 깊어서 응급실까지가서 꼬매야했고 부모님도 오셨죠...
저는 당장 재수를 관두라는 부모님을 말씀에.. 다신안그럴테니 시험 만은 보게해달라며 빌었습니다,
상담을 받고 독서실이아닌 집에서 공부하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받아냈어요,
상담을 다닌지는 2달이 되어가는데.
트라우마 치료라고해서 세로토닌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면서 그 소리나 기억들이 약해져가고 있습니다.
제 손을 보고 마음이 아프셨던 부모님께선 네일샵에 데려가셔서 제 손톱위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셨어요. 이젠 손톱을 뜯지도, 커터칼을 손에대는짓을 하지않습니다. 물론 앞으로도요,
그래도 아직 손톱을 깍는 모습을보면 그 소리와 화면들이 떠오릅니다,
그사람..데체..뭐하는 사람이였던 걸까요...
첫댓글 ㄷㄷㄷㄷ소름..
지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