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게 지대 좋아 게시글 미리보기 방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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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옛날에 회사보안요원 일을 하셨습니다.
일하시던 회사에 화재가 크게 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아버지는 다른 일을 찾으셔야했습니다.
당시 화재상황에서 대피 인도하시느라 퇴근시간 이후에도 무전을 사용했고,
화재사건이후 회사가 문을 닫게 되었으니,
그대로 저희집에 무전기가 2개 생기게 되었습니다.
칼라 폴더폰도 잘 나오던 때라서(2003~7?8?년대)
무전기를 쓰는 사람은 없었지만 어릴적 저는 아버지와함께 탐정 놀이를하며 집안에서 무전을하곤했어요
꽤 먼거리에서도 무전신호가 잡혀서 아버지께선 가끔 일터에서 내게 오늘 저녁에 밥을 집에서 드실지 밖에서 드실지를 무전을 쳐서 전달하곤하셨어요.
일자리를 잡을때까지 동네에서 일용직을 전전하셨던걸로 기억해요
저는 항상 허리춤에 무전기를 차고 있었는데
삐빅_
여기는 아빠다 오바 들리면 대답하라
_ 삑.
하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무전에서 들리면
제가 버튼을 누르면서 여기는 치즈! 아빠는 오늘 언제오나! 오바_ 하고 버튼에서 손을 때면
(버튼을 누르면서 말해야 전달되는 방식임. 삑. 소리가 누르는 소리 삐빅 소리가 버튼에서 손을 떼는 소리.)
얼마후 아버지의 답이 오곤했지요
그 답을 기다리는 그짧은 시간동안 설레는 마음으로
무전기를 들고 엎드려 있었던 기억이 선해요
어느정도 큰 후론 아버지와 무전기를 갖고 놀진 않았지만. 그 기억만큼은 갖고 있었어요
6학년이 되던해. 우리학교옆에 장애인복지센터가 생겼습니다.
장애인에대한 안좋은 시선이 많아서 오랫동안 지연되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주도하여 유치에 성공한 것이였죠
그시대 어른들은 선생님 말씀이면 왠만하면 다들 받아들이시는 분위기기도 했어요
그 근방의 장애인센터는 거기 뿐이라서 멀리에서도 센터에 오기위해 많이들 몰렸던 걸로 기억해요
학교선생님들은 복지관에서 교대로 무료수업을 맡으셨고
선생님들이 교류하시다보니 학생들도 자연히 복지관과 교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아침1,2,3교시, 그시간이 복지관과 교류하는 시간이였습니다.
나라에서 어떤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했던것 같아요.
교류라고해서 뭐 거창한게 아니라. 그냥 장애인 아이들과 같이 활동하고 놀고. 하는거에요.
나는 '원'이라는 아이와 짝이 되었는데 양 팔과 양다리가 없는 친구였어요
나보다 3살 어린 3학년이라고 했는데 마치 1학년처럼 체구가 작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처음엔 어린마음에 좀..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번 만나다보니 생각보다 웃음이 많고 나와 얘기도 잘 통했습니다.
그래서 점점 우리는 좋은친구가 되었어요
원이는 경찰놀이를 좋아했어요. 역할극을하면 꼭 경찰을 고집했었고요
그리고 또 책을 읽는걸 좋아했어요. 정확히는 읽는걸 듣거나, 책장을 넘겨주는걸 좋아했지요
외국 추리소설을 읽어주는걸 무지 좋아했는데
그때 저도 셜록홈즈나 애거서크리스티 전집을 독파하고 다니던 시기 였기 때문에
한번 대화를 시작하면 3시간동안도 말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1년동안 저희는 매주 금요일마다. 어떨땐 주말에도 찾아갔고 누구보다 친한 베스트 프랜드라고 자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원이의 부모님을 뵌적이 있었는데
원이네 아버지는 경찰에서 꽤 높은 직급이라고했습니다.
원이 아버지는 경찰서 내에서 축구동호회 회장이셨는데
복지관에서 특별활동이 있거나하여 기다리셔야할 땐 가끔 우리학교 애들이 축구하고 있으면 이것저것 가르쳐주시곤했습니다.
원이네 어머니는 원이 아버지와는 축구동호회끼리 단합회를하다가 만나셨다고합니다.
두분다 축구를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생각해보면 2002년 월드컵 이후로 그런게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이가 다리를 잃었을때.. 가족끼리 함께 취미를 공유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하셨습니다.
어릴적엔 원이와 축구도 참 많이 했었다고 말씀하시는 두분의 눈엔 즐거움이 가득했었습니다.
여름방학땐 비싼 아이스크림도 사주셨는데
엑설런트라고 제일 비싼 아이스크림이라서 못사먹었는데
그 걸 진짜 맛있게 먹었던게 기억이나요.
그렇게 잘 지내던 와중 원이와 떨어져야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제가 기숙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것입니다.
기숙을하는 중학교가 그시기에도 흔한건 아닌데.
기독교학교들은 정말 많았어요. 저희 부모님이 그기독교 제단 교회를 다니시기도해서
부모님은 내가 중학생이되면 꼭 그 기숙 기독교학교에 가길 바래셨거든요.
솔직히 나도 기독교에 꾀나 믿음이 깊었고,
함께 교회에 다니며 친해친 친구들도 다 그학교에 가던 터라 그냥 자연스럽게 진학하게 된 것 같아요
기숙학교와 복지관은 그닥 멀진 않았지만
전교생 기숙이니 앞으로 복지관에 오는건 뜸해질 수 밖에 없었지요.
원이가,, 엄청 슬퍼할거란건 안봐도 뻔했어요.
원이에겐 내가 첫 친구이고.. 그애에겐 제가 하나뿐인 친구에요.
가끔씩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느낄때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로 생각해왔습니다.
원이의 상황은 내가 이해해줘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더. 걱정이였습니다.
어떻게 얘기해서 달랠지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렸어요.....
그때 그 아버지의 그 무전기가 떠오른거에요
왜 이 생각을 지금에서야 했을까!!!
저는 원이가 그 무전기를 분명 좋아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전기 모델명을 검색하여 지원하는 km를 보니 대충 연락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폰은 걷어도 무전기는 잘만 숨기고 가져가면 안걸릴거에요.
베터리를 빼고 보면 그냥 수집품이라고 둘러대기에도 딱이고요
버튼을 누르면서 말을해야 전달이되니 조금 고민을 했는데.
아버지와 함께 고민한 끝에
버튼누르는 부분에 블럭을 하나 튀어나오게 뭍이고 단단히 고정했어요.
무전기를 엎어높고 몸으로 누르면 버튼이 눌려서 음성무전이 전달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였죠
저는 원이와 만나는 마지막날
원이는 제가 앞으로 방학때만 온다는 소식에 슬퍼했지만
무전기를 보여주자 금방 관심을 보였습니다.
무전기 베터리는 지금 나오는 건전지와는 다른 동그란 환을 자른 것같은 모양에 용수철 이 없는 옛날 건전지였어요.
기억하는 분도 있을것 같네요.
원이가 입으로 끼긴 어려울것 같아 복지관 선생님께 부탁드리기로 하고
건전지 몇알을 맡겼습니다.
삐빅_
여기는 치즈 대원, 원이 들리면 대답하라 ,
삑
원이가 재밋다는듯 버튼을 몸으로 누르고 말했습니다. 버튼이 눌리는 삑 소리가 났습니다.
삑. "여기는 원이 ! 치즈형 70밤만 자면 오는거지?"
금방 사용하는 원이를 보니 안심이였습니다.
"물론이야. 바로달려올께 우리 그래도 계속 이걸로 연락하자!" 한손으로 무전기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한 날 예상대로 휴대폰은 반납해야했지만
예상대로 무전기는 대충 수집품이라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그시기엔 휴대폰을 다 갖고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어린애들이 벌서부터 외물에 집착하면 안된다는.. 목사님의 신조 때문에 휴대폰은 교내에서 금지였거든요.
그날 저녁 화장실에서 원이에게 무전을 보냈습니다
삑
"원아! 나 이제 방에 들어왔어. 앞으론 7시이후에 무전하면 내가 받을께 알았지?"
삐빅--
그러자 곧 원이에게도 무전이 왔어요
우왁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무전을 보내자 마자 답이 오더라고요
삑 _
알았어 형! 학교는 어때? 사건의 냄새가 좀 나?크크" 삐빅
장난스런 원이의 목소리였습니다.
삑
""그래 임마 내가 보기엔 당장 내일부터 수사 시작해야할거 같아"
삐빅
완전 거짓말도 아닌것이 사실 여긴 옛날에 전쟁때 사용하던 군사 학교였던 곳을 개량한 학교라 뭔가 쎼함이 있긴했어요.
2002월드컵때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을 고려해 리모델링을하긴했지만 아직도 별관은 붉은 벽돌에 빛바랜 표지판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뭐 항상하던 시덥잖은 대화였지요
무전기 소리가 커서 들릴까봐 스피커부분에 어머니의 화장솜을 덧댄건
신의한수였습니다.
내 귀에 가져다 대면 명확히 들릴정도의 소리였기에 아마 조금떨어져있다면 소리가난지도 모를것이였어요.
(원이 무전기에도 스피커에 솜을 붙여서 음량 조절 해놨음. / 복지관 수업에 방해될까봐;;;;)
저희는 저희의 작전에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어요
그렇게 3주가 쏜살같이 지났습니다.. 중학교는 초등학교때보다 더 할게 많았습니다..
주말엔 집에갈 수 있긴했지만
주말오전 오후 예배를 드려야해서 가나 마나였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남아있었고요.
어차피 예배때 부모님이 오시기에 그때 만나면 되기 때문이기도했습니다.
그래도 짬을내서 원이를 만나러갈까 했지만
주말 잔류신청 하는 날에 물어봤을때
원이가 부모님과 여행을간다는 무전을 보내왔기 때문에
그냥 남아있었습니다.
어디로 여행을 갔는지 무전이 한동안 없었습니다.
아마 이 근방을 벗어났으면 무전이 안닿을 것이었죠.
다시금 무전이 온건 일주일이 더 지나고서였습니다.
삑
"형 나 여행 다녀왔어, 엄청나게 신기한것들 많이 봤다!!"
삐빅
한참을 얘기하다가 문뜩 원이가 말했습니다.
"나 오늘 엄마랑 아빠랑 축구했다"
"축구? 어떻게?"
"다들 재밌어해서 좋았어"
원이는 축구를 할 수 없을텐데
구경했다는걸까
그때 친구가 화장실문을 두드렸습니다.
신호였습니다. 선생님이 오셨나보다..!
급히나는 원이에게 작별인사를하고 수건들 사이로 무전기를 숨겼습니다.
그후로 항상 7시 땡하면 오던 원이의 무전이
7시 5분,
7시 8분,
7시15분... 7시 30분 점점 늦어져갔습니다.
답을하는 속도도 그랬습니다.
"형아 오늘도 축구를 했어!"
하고 무전이 와서
"재밌었겠네 누가 이겼어?"하고 물어보면
한.. 5분정도 있다가 답이왔습니다..
점점 대화의 간격이 벌어져갔습니다...
5분, 10분 .. 아무리기다려도 안오길래 무전기를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곧 시험기간이 되었습니다.
기독교학교는 좀 편할줄 알았는데 시험도 상시적으로 있었고, 성경책 필본도 하루에 많으면 3장 적어도 2장씩은 해야했습니다.
전 시험기간 1주일간은 무전을 못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리 말은 해뒀지만
30분을 기다려도 응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주말에 오신 아버지께 듣기론 원이는 당분간 복지관을 쉬고 집에서 부모님과 지낸다고 합니다.
원이가 나를 너무좋아해서 복지관에 계속 보낸 것이였고
두분이 휴가를 내서 집에서 원이를 캐어할 수 있게 된 것이였습니다.
원가 지내고있는 집은 복지관 바로뒤 산에 있는 별장이라고 들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 마지막 시험이 끝나 한숨을 돌릴수 있게 되어
그날 저녁7시 저는 무전기를 들었습니다..
어라?
버튼을 눌렀는데 삑_ 소리가 안났습니다.
벌서 배터리가 다 됐나?
나는 양말통에 숨겨둔 베터리를 꺼내 베터리를 갈고 원이에게 무전을 보냈습니다.
"원아 미안해 내가 좀 늦었지? 오늘은 뭐했어~?"
오늘은 20분쯤 기다리니 바로 답이 왔습니다.
"형아 오늘도 축구를 했어 ! 형이 일주일동안 연락 못한다고 했지만... 잘 기다릴 수 있어!"
원이가 아무래도 날짜를 잘못 센 모양이였어요
"응? 아니야? 이제 시험 다 물리쳤는걸 못한 얘기 다하자!!"
제가 무전을 보내기 무섭게 다시 답이 왔습니다.. 뭐야 내 무전 듣고 보낸건가..?
"축구를 하다가 조금 다쳐서 엄마가 무지 걱정했어"
"다쳤다고? 어디를 ? 많이다쳤어?"
또 무전을 보내자 마자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냥 좀 부딛혀서 멍이 들었는데 별로 안아팠어 ,,,아 근데 형 무전 없으니까 7시되면 너무 심심해
으으음 할말이 딱히 없다"
"미안 ㅎㅎ 공부하느라 바빴다구..."
응? 다시 무전이 없었습니다
뭐지? 잠시 기다려봤다. 뭐지? 삐졌나? 너무 오래 연락안해서?
"미안해 원아 너도 중학생 되보면 알껄!! 진짜 어렵다니까니깐!!"
무전을 보내고 다시 기다렸습니다.
역시 또 무전이 없었습니다.
또 다음날 7시 5분 무전이 왔습니다.
"형 안녕! 오늘은 자랑할 일이 있었어"
원이는 속사포처럼 계속 무전을 보냈습니다.
수학문제를 풀었는데 40개중에 40개를 다 맞았다면서
곧 중학교에 따라갈테니까 각오하라는것이였습니다
"푸흐 바보야 우리 나랑 너랑 3살차이라 너가 오면 난 고등학생된다구"
나중에 만나면 중학교 수학책을 보여주면서 기선제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억... 이게 머야...하면서 멍한 표정을 지을 원이가 상상이되서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또 무전이 없었습니다
아니 왜 자꾸 하고 자기하고 싶은 말만하고 자꾸 끊는거야..ㅡㅡ
다음날은 단축수업을해서 4시부터 시간이 비었습니다
무전을 보내볼까 싶어서 무전기를 꺼냈는데
스피커에 붙여둔 솜에서 얕은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귀를 대어보니 끊임없이 무전이 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삑_ 삐빅
삑 _삐빅
삑_
투닥탁탁탁
_삐빅
삑_삐빅
삑_
퍽 으윽
_삐빅
분명히 맞는소리..!
누군가 원이를 때리고 있다...!
전 급한 마음에 무전을 보냈습니다
삑
"원아!!원아 무슨일이야!!"
___삐빅
삑_
투닥탁탁
삑_
삐빅
삑_
흐으으
___삐빅
끊임없이 무전이 왔습니다
삑 __ 살려__삐빅
"원아..!!! 원아!! 조금만 기다려....!!"
저는 방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선생님께 말할 순 없었기에 목사님께 달려갔습니다..
목사님은 제가 3살이던 주일학교 시절부터 뵜기때문에
적어도 내가 부탁드리면 가장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난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목양실(목사님 사무실을 목양실로 부름)에 들어갔습니다..
"목..목사님.. 저좀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목사님은 남선교회장님과 장로님과 회의를하던 중이셨습니다.
세분이 한꺼번에 절 쳐다보셨습니드.
목사님께선 제 젖은 눈을 보더니 장로님과 집사님을 내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앉으라는 눈짓을 보내셨습니다
하지만 전 그럴 정신이 없었습니다. 설명할 새도 없었고요..
무전기의 스피커에 겹겹이 붙여둔 화장솜 때어냈습니다..
삐빅!!!
__ 쿠당당당탕_
삐빅
무전기의 버튼음이 방에 크게 울렸습니다.
목사님은 제 무전기를 바라보셨습니다.
삐빅!!__퍼억__으으ㅡㅡㅡ삑
맞는소리가 들리자 목사님은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셨슺니다.
"도와주세요.. 제 친구가 지금 위험한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니"
"어..어.. 휴대폰좀... 받을수있게 해주세요"
원이 부모님께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이 아버지는 경찰이니까 분명 빨리 찾아낼것입니다...
목사님은 즉시 전도사실로 전화를 하셨고.
그와중에도 계속 무전은 오고 있었습니다
난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삑__ .
..지 않니? 엄마는 항상 너와 축구를 하고 싶었단다? ___ 어...엄마.. 너무 아파요..그..그만
..__삐빅
아줌마??? 아줌마다...
지금 원이를 때리는건 아줌마다....
그러면...
어디에 전화해야하지 ....? 경찰에 전화하면
원이 아빠가 경찰인데 아줌마를 잡아갈까?
어떻하지...??
어떻하지???
목사님께 더듬더듬 지금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목사님은 목사님이 잘아는 경찰이 있다고 했고
그분에게 부탁해볼테니 우선 무전기 챙겨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라고 했습니다.
전 목사님의 차를타고 계속 무전을 듣고있었습니다
아줌마와 아저씨의 환호성이 이따금 들렸고
원이의 신음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나는 목사님의 지인이라는 분께도 더듬더듬 설명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지금 제 말이 어눌하단걸 알았지만 아저씨는 어떻게든 이해한 듯 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랑 무전을 했는데 얘가 지금 부모님한테 맞고있는것 같다고
곧 코드뭐? 라고하면서 뭔가 경고음이 들리고 경찰 아저씨 5분이 오셨습니다.
2분은 서류같은걸 결제받는다고 뛰어가셨고 (아마도 수색영장이지 않았을까 함부로 자택을 침입할순 없을 테니)
나는 나머지 3분과 함께 경찰차에 탔습니다
. 전 산속에 숨어있는 원이네 별장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삐빅 ____후윽 .. 후....후....으윽"
삑_
전 원이에게 무전을 보내려 버튼을 눌렀습니다.
경찰아저씨가 제게서 무전을 획 뺐었습니다
"진정해!!! 그쪽은 무전를 모르는것 같아. 괜히 신경돋굴필욘 없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였습니다.
지금 무전을하면 무전소리때문에 경찰이 출동한걸 들킬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당황해서 원이를 죽이거나..
아니면 도주해버릴 수도 있는것입니다.
빠르게 원이의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경찰들은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진입했고 저와 목사님은 경찰차안에 있었습니다
삐빅__ 후윽....으으윽....아...파..아파 형아.. ..흐윽 흐..윽__
무전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눈물이 너무나서 눈이 따가울 지경이였습니다.
조금만!!!
제발..
조금만기다려 원아!!
전 무전을 꼭 가슴에 안고 되네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그때 경찰차안에있던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삐빅!_ A-2 지하2층입니다. 어린아이 시신 발견했습니다._삑
어...?
삐빅_
혀..형아....아파....으으아.....아파
원이에게는 아직 무전이 오고 있었습니다.
잠시만..! 잠시만요!!원이아직 살아있는...데
"삐빅_ 현감반(현장감식반) 연락하겠습니다._상황실 연락해_삑"
아니야...아니야..!! 지금 나랑 무전하고 있다고요!!
전 목사님 손을 뿌리치고 경찰차 문을 열려 잡아당겼습니다.
경찰차문은 안에서 안열리게 설계되었다고 하더라고요
..
혼자 절망하고있는데
목사님이 경찰분꼐 전화했습니다. 지금 무전 계속 오고 있다고
그 너머로충격적인 말이 들렸습니다
양팔과 다리가 없는 남자 아이 시신을 발견했는데
아이 앞 바지춤안쪽에 무전기가 붙어있다고말이다.
얘가 아니냐고 말이에요..
틀림없는 원이였습니다.
맞으면서 무전기 버튼이 눌려서 계속 무전이 보내진게 틀림 없었습니다..
나한테 도와달라고 일부러 몸에 무전기를 붙이고 무전을 보낸것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계속 무전은 오고 있었습니다.
고통스런 신음소리 점점 느려지는 숨소리..
경찰들은 곧 차에 돌아와
제게서 원이의 숨소리가 들리는 무전기를 수거해갔습니다.
무전기를 뺏기지 않으려는 제게
차근히 되짚어 설명해주셨습니다.
무전기를 갖고있어봐야 그애를 찾는데 아무 소용 없을거라고.
이미 숨이 끊어진걸 확인했다고.
시험기간 전...
원이의 무전이 점점 늦어졌던 건 무건기의 베터리가 없어서 수신이 늦어진 것이였습니다.
제 무전기 배터리를 갈면서 왜 원이 무전기도 베터리가 없을거란 생각을 못했을까..
아마 별장에 있는동안 복지관에 가지 않았으니 베터리를 못갈았을 것이였습니다..
제가 원이와 연락을 못했던 그 시험기간동안에도
원이는 계속 내게 무전을 보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내 대답은 생각치 않고 속사포로 할말만하고 끊은 것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전의 수신은 베터리가 다해갈수록 더 늦어져서.... 그 딜레이가 누적되고 누적되어
지금이 무전은 지금으로부터 4일전에 원이가 보낸...무전이였던 것입니다
......
말도안돼....
수학문제를 다 맞았다고 자랑하던 원이를 놀릴 생각하며 웃던 그순간엔
이미 원이가 죽어있었던 시간이란 것입니다.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대고 누워 피가 섞인 마지막 숨을 내뱉고 있었을 것이란 거죠
전 죽은 사람의 무전을 받고 웃었던 거에요....
원이가 자주말했던 그 '축구를 했단말...'
.. 그 축구는 원이가 구경한게 아니였습니다
원이가... 공이였던...것입니다..
그순간 오래전 원이 아주머니와 했던 평범한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아주머니 원이 이름은 무슨 뜻이에요?"
"무슨 일이든 모나지 말고 둥글게 자라란 뜻이란다.
둥글게말이지 둥글게"
....이... 이 악마들...!
양팔과 다리가 없는 원이는 몸을 웅크려 공이되어서...
부모님께 차였겠지.
차이면서도 부모님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다들 즐거워하니까 나도 좋다고 생각했겠지.
전 석양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웅크린채 굴러다녔을 원이의 동그랗고 까만 그림자와
그를 차며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을 악마들의 까만 그림자를
석양으로 붉게물든 마당에 그려보았습니다.
쓰르라미의 차가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공허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후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사건이 보도되기도 전
두 연쇄살인마 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였기때문입니다.
정확하겐 기억 안나는데 지금찾아보니 유영철/ 강호순 ? 그 사람들이였던거 같습니다
원한 없이 아무나 아무나 막 죽이는 살인마라고 뉴스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하필 희생자가 저희 동네 근처에서 있었고
그시절엔 이런종류의 살인이 처음이였기에 경찰도 난리였습니다.
언론도 다 그사건만 집중했습니다.
원이사건은
범인이 고위경찰이니.. 수사도 흐지부지...
왜 집에 그냥 버려두고 간건지.
제대로 벌은 받았는지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버지께 듣기로는 지방으로 발령받고 감봉정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원이를 '원'으로 부르는것도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생각보다 많은 범죄들은 알려지지도 않은채..조용히 뭍힙니다.....하지만 저는 잊을수가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제게 무전을 보내던 차츰 느려져간 그애의 숨소리를.
첫댓글 실화..인가요?